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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 10
S#1. 마을일각
허준과 양태, 손씨와 다희가...
이삿짐을 등에 지고...
머리에 인채 마을길을 간다.
새로 마련한 집으로 이사를 하는 듯...
S#2. 허준의 집
새로 마련한 집으로 들어오는 허준 일행.
폐가나 다름없던 집이 그동안 손질을 해서 말끔히
정리되어 있는데... 이고 진 짐을 푸는 일행들...
양태:(집안을 둘러보면서 손씨에게).마님... 어떻습니까?
이만하면 살만하지 않습니까?
손씨:(입가에 미소를 띠고)그래...그동안 자네가 애썼네.
시장하지? 내 얼른 저녁부터 준비함세.
양태:소인이 장작 패서 군불을 지피겠습니다요.
손씨...부엌쪽으로 가고...
양태는 뒤안으로 가는데...
허준...다희 옆으로 간다.
허준:이리 누추한 곳으로 당신을 데려와 미안하오.
다희:(미소띠면서)
옛날 대역죄인의 오명을 쓰신 아버님을 모시고 북청으로
유배갔을 때 살던 집은...금방 쓰러질거 같던 움막이였습니다.
그때... 군불도 지피지 못하고 모질게도 추웠던 겨울을 나면서...
한없이 서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여긴...바람막을 울타리도 있고...비 피할 지붕이 있는데 누추하다니요...
더구나 지금 제 곁엔 서방님이 계시지 않습니까.
다신 그런 말씀 마십시오.
허준:(안스러운 미소를 띠고 다희를 본다)...
당신이 그처럼 날 믿고 의지해 준다면...나도 절대로...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겠소.
두고보시오. 내 반드시 의원이 되어 어머님과 당신을 편히 살게 하겠소.
다희:편히 사는 것은 바라지 않습니다.
기왕 의원이 되기로 작정했으면
유의원보다 더 명망있는 명의가 되십시오.
허준:(그런 다희의 말에 어색한 미소를 띠고)
당치않소...스승님은...내가 넘기엔...너무 높은 산이시오. 감히 내가...
다희:(허준의 반응과는 달리 진지하게)
그리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여기...산음땅이 아니라...나라에서 제일가는 명의가 되셔야 됩니다.
서방님이 천한 신분이라고 받아온 모멸과 천대를 이기는 길은 그뿐입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제가 끝까지 내조할것입니다.
그런 다희의 말에...
허준의 표정이 굳어지는데...
이때 부엌에서 나오는 손씨...
그런 다희의 말을 들은 듯
손씨:(허준이 들으라는듯)지 분수도 모르고 나대면 다치기 쉬운 법이다.
손씨와 다희의 시선이 마주치면...두사람 사이에...어색한 긴장이 흐르는데...
손씨:옛말 그른거 없다...
뱁새가 황새ㅉ다가 가랭이 찢기 쉽상이지...
정도껏 살 궁리해.
손씨...뒤안으로 가는데...
다희...착잡한 심사인데...
허준 그런 다희의 표정을 의식한다.
S#3. 허준의 방(밤)
등잔불 아래 예진이 준
의서를 보면서 공부에 열중하는
허준. 한쪽에 다희가 바느질을 하면서...
그런 허준을 보면
허준...중얼거리면서...
의서를 읽고 외우기도 하는데...
S#4. 지리산 산중 일각(낮)
약초 망태기를 진 허준이
약초를 캐러 산을 헤메고 있다.
약초, 뿌리를 캐는 허준.
필사해온 종이를 보면서...
약초의 효능을 익하는데...
그러면서 헤매고 다는
허준의 모습이 몽탸쥬를 비춰지고
S#5. 산중 일각
사냥꾼 복장을 한
구일서와 양태가 산을 오르고 있다.
구일서, 활을 메고 있고 덫과
다른 사냥도구가 든 자루를 매고
있는데 양태는 커다란 창을 들고
신기한 듯 휘두르고 찔러보면서 간다.
구일서:그게 미늘창이라는거야.
고놈 끝에 있는 미늘이 노루새끼 목에 턱 걸리면
제아무리 용을 써도 안빠지지...
양태:(창을 쑤시는 시늉을 하면서)팔뚝힘만 있으면 창이야 아무렴 어떻수.
구일서:저런 무식하기는...
팔뚝힘으로만 쑤시면 거죽밖에 못뚫어.
온몸으로 밀어붙여봐야 비게살을 뚫는거지.
사냥꾼 노릇도 (머리를 가리키며)이게 돌아가야 하는거지...
자네처럼 무식하면 밥 굶기 쉽상이야.
양태:젠장...천양태 신세가 왜 이모양 이꼴이 됐나 모르것네...
구일서:(빈정거리고)그 모양 그 꼴 아니면 별수 있어?
양태:뭘 모르시나 본데...내가 허준이 형님하고...
용천살땐...무서운게 없는 놈이였소.
큰거 한건 하면 먹고 사는일 걱정없겠다, 기생년 치마폭에서.
허벅진 속살이나 주무르면서 세월 좋았지...
구일서:큰거 한건 이라니?
양태:(아차싶고)...
아니 뭐...째째하게 토깽이 잡는거 말고
사내다운 일 말이요. 우리 허준이 형님 하면...
평안도 함경도 일대는 물론이고...강건너 오랑캐들까지
모르는 사람이 없었수.
사람 눕히는 재주는 귀신같은 양반이라
한번 성냈다하면 산천초목이 벌벌 떨었지
구일서:(빈정거리고)그렇게 잘난 사람이...
왜 물지게 지고 약초꾼 노릇이나 하나 모르겠네...
양태:(떨떠름)...젠장...얼마나 더 헤메야 되는거유?
사방을 둘러보고...
구일서:(지고온 자루를 내리고)여기가 좋겠어...
등에 지고온 자루에서 덫을 꺼내서 설치한다.
구일서:창이야 급할 때 쓰는 것이고...덫을 쳐서 잡는거야.
여긴... 지리산 일대에서 맹수들이 제일 많이 나타나는 길목이지.
대낮에도 호랭이가 나타난다네.
구일서의 말에 양태 조금은 겁먹은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는데...
덫을 설치한 구일서가 그런 양태의 어깨를 치면...
양태 화들짝 놀란다.
구일서:이사람...뭘 그리 놀라...
양태:놀라긴 누가 놀라...
구일서:(피식 웃으면서)자...가세.
내 멧돼지를 구경시켜주지.
구일서 한쪽으로 가면...
양태...겁먹은 얼굴로...
얼른 구일서를 따라간다.
S#6. 산중 일각
양태와 구일서가 산중일각으로 오고...
구일서가 먼저 덫이
설치된 곳에 당도하는데...
구일서:(놀란 얼굴로)아니...이게 뭐야...
양태...얼른 구일서쪽으로 가면서...
양태:뭔 일이요...
양태가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구일서옆으로 가서 보면...
덫에 걸린채 죽어있는 멧돼지...핏투성이가 되어있는데...
배가 갈라져 있고 내장이 흩어져 있다...
멧돼지를 보는 일서의 얼굴...
사색이 되어있다...
이를 보는 양태의 눈...
놀라고 기막힌 듯 휘둥그레하다
양태:이...이게 어찌 된 일이요?
구일서:...
양태:아까 말한 호랭이 짓이요?
구일서:(고개를 저으며)
백정놈더러 배를 가르라 해도...이리 헤쳐놓친 못해...
양태:(겁먹은 얼굴인데)...그...그럼 누가 이랬단거요?
구일서:(기막힌 얼굴로 혼잣말로)
귀신의 장난이 아닌 다음에야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어.
양태:그...그만 내려갑시다.
구일서:내려가다니 미쳤어?
어느놈 소행인지, 내 그놈의 멕아지를 비틀어 놓기전엔
절대로 못내려가.
구일서...자루를 메고 한쪽으로 간다...
양태...그런 구일서를 보고 겁먹은 얼굴로
양태:가...같이 갑시다 형님...
양태...서둘러 따라가는데...
S#7. 산중 일각
구일서와 양태가
우거진 숲을 헤치면서 가는데...
이때 모퉁이에서 구일서와
양태가 약초망태기를 진...허준과
마주치는데...구일서와양태...화들짝 놀란다...
양태:혀...형님...
허준:왜 이리 놀라?
S#8. 산중 일각
바위에 허준과 구일서가 앉아있고...
그 앞에 양태가 서 있다.
허준:(웃으면서)그래, 귀신 소행이라도 된단 말이냐?
양태:(흥분해서)웃을일이 아니라니까 그러네.
형님이 그 모양을 직접 봤다면 절대로 웃지 못할거요.
허준:(구일서를 보고)어찌 된 일인가?
구일서:사냥꾼 노릇한지 십수년이 됐지만 이런 일은 첨이요.
뱃가죽이며 내장을 발라놓은 솜씨가 보통이 아니였어...
허준:(구일서의 심각한 표정을 보고 의아한 표정짓는데)...
이때 양태가 무엇인가 본 듯...
양태:혀...형님...
허준과 구일서 양태를 보면...
양태...놀란 얼굴로...
한쪽을 가리키면서
양태:저...저기 좀 보시오...
허준과 구일서가 자리에서
일어나 양태가 가리키는 곳을
보면...멀리 숲속으로 산발한 머리에...
기괴한 몰골을 한
사내의 뒷모습이 보인다...
사내가 어디론가 가는데...
구일서:...가 봅시다.
구일서...얼른 사내가 간쪽으로 간다.
허준도 궁금한 얼굴로
구일서를 따라가고...양태는 찜찜하고
겁먹은 얼굴로 두사람을 따라가는데...
S#9. 산중 일각
수풀을 헤치고 가는 사내의 뒷모습...
구일서와 허준 양태...멀찍히 사내를 따르는데...
사내, 어느 한곳에 이르면 발걸음을 멈춘다...
허준과 일서...양태...
몸을 숨기고 사내를 응시하는데...
구일서:저긴...내가...덫을 놓은덴데...
사내...칼을 꺼내고...
몸을 낯춰서...덫에 걸린 짐승의
내장을 가르는 듯 싶은데...
양태:...모...몰골이 귀신같수... 그만 갑시다.
허준:.(나지막하게)닥치고 있어.
양태:...나...난 가야겠수...
양태, 뒤로 물러나다가...넘어지는데...
그 소리에 고개를 획
돌려서 허준쪽을 보는 사내.
피묻은 칼을 들고 있는 모습이 기괴한다...
양태...기겁을 하고 줄행랑을 놓는데...
사내 역시...한쪽으로 급하게 몸을 피한다...
허준:가보세... 허준이 사내가 간 쪽으로 급하게 가고...
구일서도 따르는데...
S#10. 산중 일각
허준과 구일서 사내를
ㅉ아가는데...몹시 힘겹고...
구일서:저놈 저거...축지법이라도 쓰나...
웬걸음이 저리 빨라...
구일서 헉헉거리는데...
사내가 사라진 산모퉁이를 돌아가면
갑자기, 사내의 모습,
시야에서 사라지고 없다.
구일서:어...어디로 간거야?
허준과 구일서, 놀라고 당황하는데...
두사람 사내가 사라진 곳에 서서 둘러보지만...
사내, 흔적도 없다.
구일서:귀신이 곡할 노릇일세.
허준:멀리는 못갔을테니 갈라져서 찾아보지. (한쪽 가리키며) 난 이쪽으로
가볼테니 자넨 저 아래로 가보게.
구일서:알았수
구일서와 허준,
길을 나눠 자리를 뜬다...
S#11. 산중 일각
산속을 헤매는 허준...
사내의 행방을 찾지만...보이지 않는다.
이리저리 헤메는 허준의 몽타쥬...이어지다가
허준...어느지점에서 움막을 발견한다.
허준, 조심스럽게 움막을 향해 간다.
움막으로 다가간 허준...
긴장된 얼굴로 움막주위를 살피고...
인적이 보이지 않자 움막안으로 들어간다.
S#12. 움막 안
거적을 들추고 움막 안으로 들어서는 허준.
움막안은 비어있는데...
움막 한쪽엔 여러 종류의 칼들이 있고...
다른 한쪽엔...마른 약초들...
그리고 그 옆으론 책들이 쌓여있다.
허준...조심스럽게 움막안을 살피다가...
책 한권을 들어서 펼쳐본다...
책을 보는 허준의 표정이 놀라운 표정이 되는데...
허준...굳은 얼굴로 책장을 넘긴다...
이때 허준의 뒤로 다가서는 그림자.
책을 보던 허준이 돌아볼려는 순간...
허준을 후려치고. 허준 그 자리에서 쓰러진다...
S#13. 산중 일각
구일서가 혼자 산을 헤매고 있다.
S#14. 움막 안
움막에 쓰러진 채 의식을 잃고 있던 허준
문득 정신이 드는지 눈을
뜨는데 그러다...이곳이 어디라는 생각이
든 듯 몸을 벌떡 일으킨다.
가격을 당한 목덜미에 통증을 느끼고
아픈 신음을 토해내는데 이때
허준의 뒤에서 들리는 안광익의 목소리
안광익:남에 집에 들어와 늘어지게 잤으면 그만 물러가거라...
허준 놀라서 돌아보면...
움막 한쪽에 안광익이 있고...
안광익...자리에 앉아서...
붓으로 무언가 쓰고 있다.
허준:데체 뭘하는 분이시오?
뭘하는 분이길래...이 깊은 산중에서 짐승의 내장을 뒤지고 사는거요?
광익:(계속 시선은 자신이 쓰고 있는 책에 둔채)...
내가 뭘하는지 니놈이 알아서 어쩔것이냐?
허준:의원이시오?
광익:(그제서야 고개를 돌려서 허준을 본다)...
허준:...저기...의서들을 보았소...
신농본초경은 중국에서도 가장 오래된 본초서로 아무나 구할수
없는 서책이라고 들었소. 그런 귀한 의서를 본다함은
광익:(말자르면서)썩 물러가라지 않더냐!
허준:(당당하게)
무슨 연유로 짐승의 배를 갈랐는지 말하시오.
그전에는 갈수 없소이다.
허준의 대응에 안광익,
이놈 제법...이라는 눈빛...
광익:(입가에 야릇한 웃음을 띠고)짐승값이라도 내놓으라는 수작이냐?
허준:...
광익:지리산 산짐승이 니놈껏도 아닐진데...
내가 내장을 후비던...가죽을 도려내든 무슨 상관이냐?
(옆에 있는 허준의 망태기를 허준에게 던지듯 밀어주면서)...
약초망태나 들고...그만 나가보거라.
허준:...
광익:신농경본초까지 아는걸 보니 의원물 좀 먹었나본데...
어느 놈한테...배웠는지 한심하기 그지없구나.
행여 어디가 의원행센 말거라...
허준:(화가나서)...내 스승님이 누군줄 알고 그따위 막말을 하시오?
광익:약초라 하여 아무것이나 뿌리채 뽑는 니놈을 보면...
안봐도 뻔한게지...
허준:...?
광익:약초란 뿌리를 쓰는 것이 있는가 하면...
니놈이 캔 마황처럼 줄기만 쓰는 약재도 있는 법이다.
그걸 뿌리채 캐면...지리산 마황은 씨를 말릴 셈이냐?
허준:...
광익:뿌리를 쓰는게 어떤 것인지 줄기와 열매를 쓰는게 어떤 것인지를
잘 알아서 캐야지 함부로 약초를 다루는 놈은 의원될 자격이 없어.
허준:...
광익:지리산 산신령한테 요절나기전에 당장 꺼지거라.
광익...다시...붓을 잡고...
기록을 하기 시작하는데...
허준, 착잡한 얼굴로 있다가...
망태기를 들고...움막을 나선다.
S#15. 산중 일각
허준이 무겁고 착잡한
얼굴로 산을 걸어내려가는데...
이때 구일서가 그런 허준에게로 다가온다.
구일서:어찌됐소? 찾았소?
허준:...(고개를 젓는다)...
구일서:...나 이거야 원... 귀신이 곡할 노릇일세...
허준:...(무거운 얼굴)...
구일서:(그런 허준을 의식하고)...왜 그러시오?
뭔 일이 있었던거요?
허준:아닐세...그만 내려가세.
허준이 내려가면...
구일서 의아한 얼굴로 그런 허준을 본다.
S#16. 허준의 집 외경(밤)
S#17. 허준의 방
허준이 혼자 책상에 앉아서 의서를 보고 있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들고 상념에 잠기는데...
그런허준의 얼굴위로...
기괴하던 안광익의 모습이 떠오른다...
움막에서...붓으로 무언가 적고 있던 모습...그리고...
광익:신농경본초까지 아는걸 보니 의원물 좀 먹었나본데...
어느 놈한테...배웠는지 한심하기 그지없구나.
행여 어디가 의원행센 말거라...
허준:(화가나서)...내 스승님이 누군줄 알고 그따위 막말을 하시오?
광익:약초라 하여 아무것이나 뿌리채 뽑는 니놈을 보면...
안봐도 뻔한게지...
라고 말하던
안광익의 모습 등이 회상되고
S#18. 의원 전경(아침)
진료를 받으러온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그런 환자들의 행렬이
대문밖으로 이어진 모습...
S#19. 의원 마당
병사에서 나온 오근이 굳은 얼굴로...
급하게 의원마당을 가로질러
약재창고쪽으로 간다.
S#20. 약재창고
창고한쪽엔 예진이 병부를 작성하고 있고...
다른 한쪽엔 부산포와
장쇠 꺽쇠가 약재를 정리하는데...
그 옆으론 허준이 작두를
가지고 약재를 썰고 있다.
급하게 약재창고로
들어오는 오근...성난 얼굴로...
오근:영달이 어딨나?
꺽쇠:...도지도련님 심부름 갔습니다요...
오근:...한심한놈...
부산포:무슨 일입니까?
오근:의원밥 먹은지 수삼년 된놈이 더덕하고 도라지 구분도 못해?
장쇠:설마 그럴 리가 있습니까요?
오근:설마라니? 내가 없는 소리 한단말이야?
스승님께서 처방내리신 탕약을 잘못 다려와...
지금 내가 경을 치고 오는 길이야.
부산포:(히죽거리면서)영달이 그놈이 까막눈 아닙니까?
여기...이렇게 약재이름이 써 있어도...똥인지 된장인지...
모르는 놈입니다요.
꺽쇠와 장쇠도 히덕거리는데...
오근:니놈들도 마찬가지니 웃을거 없어.
부산포:(발끈하여)사람 무시하지마십시오. 알건 압니다.
오근:알긴 뭘 알아? 자네 도라지 약효가 뭐야?
부산포:(당황하는데)...그게...
오근:(꺽쇠와 장쇠를 보고)뭐야?
꺽쇠와 장쇠 역시...
무안한 얼굴로 어쩔줄을 모르는데...
오근:잘들한다...니놈들이 그러고도...의원밥먹는다고 나불댈거야?
(오근 한쪽에서 말없이...약재를 썰고 있는 허준에게) 자넨 아는가?
허준:...천식...소갈...중풍에 씁니다.
오근:(의외라는듯)...더덕은?
허준:(거침없이)폐, 비장, 신장을 튼튼히하고...고름 종기를 삭입니다.
오근:(부산포일행들을 보고)들었어? 한심한놈들...
오근 창고밖으로 나가는데...
부산포 일행들...떨떠름한 얼굴...
부산포:(들고 있던 약재를 바닥에 팽개치고)젠장...
부산포가...창고밖으로 나가면...
장쇠...역시 허준을 한번 노려보고
창고밖으로 나가는데...
꺽쇠 허준쪽으로와서...
꺽쇠:자네...대단하구만...그걸 어찌 알았나?
허준:(겸연쩍은 얼굴로)...병사에서 귀동냥으로 알았습니다.
병부를 작성하던...
예진의 그런 허준을 보고...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띤다.
S#21. 산자락 자갈밭(낮)
손씨와 다희가 비탈길 자갈밭을 개간하는지...
곡괭이로 땅을 파고...
광주리등에 자갈과 돌을 골라서...
머리에 이고...한쪽에다 버리는 일을 하고 있다...
다희. 몹시 힘겹지만 열심히 일하는데...
이때 한쪽에서 함안댁이 온다...
함안댁:성님...성님...
손씨:(보면)...
함안댁:유의원댁 마님이...좀 오랍니다...
손씨:알았네...
함안댁:(자갈밭을 둘러보고)하이고...어느 천년에 이걸 밭으로 만들래나.
손씨:자네 먼저 가보게.
함안댁:예...퍼떡 오시오.
함안댁이 한쪽으로 가고 나면...
손씨:(다희에게)어쩌겠소? 가시겠소?
다희:...(잠시 말이 없는데)...
손씨:지난번 처럼...그댁 마님께 고개 세우고 대들거면...
아예...가질말고...
다희:아닙니다...가겠습니다.
S#22. 의원 안채
안채 마당으로...손씨와 다희가 오면...
마당 한켠에서 일을 하고 있는 침모와...유월이...
그리고 오씨가 그들을 보는데...
손씨와 다희 오씨에게 인사를 한다.
오씨:(다희를 보고 빈정댄다)
어쩐 일이요? 지체높으신 아씨께서 누추한델 행차하시고...
다희:...
오씨:또 한번 시건방을 떨면...그땐 니 서방을 내칠것이니 그리 알아...
다희:...
오씨:어찌 대답이 없느냐?
다희:...알겠습니다.
오씨:(손씨에게)...여기...하동댁 도아서...음식 좀 장만하게...
손씨:네...
오씨:(다희를 가리키며)저 아이한텐...병사에 병자들이 쓰는 이불 호청 좀 빨라하고...
손씨:예...
오씨:(다희를 보고)병자들 쓰던 것이라...똥오줌 묻고.
피고름이 범벅돼 있으니 깨끗이 빨거라.
다희:네...
오씨:(함안댁을 보고)뭐하는가 앞장서게...
(손씨와 다희 들으라는듯)빨리 오시골 김진사댁하고
혼사를 매듭지어야지...
함안댁:네 마님...
오씨와 함안댁이 안채밖으로 나간다.
다희, 굴욕감을 참으면서
착잡한 얼굴로 서있는데...
침모:(그런 다희를 못마땅한 얼굴로 보고)뭘 뻗정히 섰어? 퍼떡 일안하고...
유월아...데려가서 병사 이불 호청 좀 걷어오너라...
유월:네...(다희보고)따라와요.
S#23. 의원마당 일각
병자와 보호자들로 북적거리는 마당...
영달과 장쇠, 꺽쇄등은 창고와
병사를 오가며 약재와
탕약을 나르느라 분주한 가운데...
부산포는 환자들 사이를 오가며
이들의 패찰을 확인하는데...
부산포:자...순번을 지키시오...어이...거기...조용히 해.
부산포 한껏 거드름을 피우다가...
환자중 중인의 갓을 쓴 사내에게 다가가는 부산포.
부산포:어디, 순번패찰 좀 봅시다.
사내, 부산포에게 패찰을 보여주면
부산포:이 순번으론 오늘 안에 진료받긴 글렀구만...
부산포의 말에 사내, 옆에 있는 병색 완연한 노인을 보고 부산포에게
사내:당장에 숨 넘어가는데 어찌 내일까지 기다리란 말이요...
부산포:뭐... 전혀 수가 없는건 아니고...(주위를 의식하고 은밀하게)
나 좀 봅시다.
부산포 한쪽으로 가면...
사내 부산포를 따라가는데...
이때...그 뒤쪽에서...그런 부산포와
사내를 보는...다른 환자와...보호자.
보호자...환자에게 무어라 귓속말을 한다.
S#24. 병사 일각
허준이 병사에서 쓸 수건을 들고...
병사쪽으로 가는데...
이때 부산포와 사내를 주시하던
환자 보호자가 허준에게로 간다.
보호자:이보시오.
허준:(보면)
보호자:나 좀 봅시다...
허준, 사내에게로 다가가면...
허준:무슨 일입니까?
보호자:저...순번 좀 댕깁시다.
허준:...?
보호자:(순번패찰을 보여주면서)이 순번으론...오늘안에 진료받기
어렵다오. 한번 봐 주시오.
허준:무슨 환잡니까?
보호자:천식이라 합디다.
허준:천식은 위급한 병자가 아닙니다.
위급하지 않으면 정해진 순번대로 진료를 할것이니 기다리십시오.
보호자:(얼른 돈을 꺼내서 허준에게 건넨다)...
허준:...(의아한 얼굴로)이게 뭡니까?
보호자:왜? 적어 그러슈? 내 지금 가진게 그거 밖에 없으니...
사정 좀 봐주시요.
허준:이러지 마십시오. 안됩니다.
보호자:(버럭)아니 그깟 순번 좀 당겨주는데 얼마를 더 챙길려고
이리 팍팍하게 구는거요!!
이때 한쪽에서 그런
허준과 보호자를 보는 도지,
그 옆에 오근과 예진이 있는데...
도지:웬 소란이냐?
보호자, 도지 일행을 보고 잘됐다 싶어.
더 역정을 내기 시작하는데
보호자:(화를 내면서)내 더러워서... 명의라고 소문만 자자했지.
순 날도둑놈들 아냐!
도지:도둑놈이라니?
보호자:순번 댕겨준답시고...병자들 돈을 있는대로 뜯어가니
도둑이 아니고 뭐요?
도지:돈을 뜯다니 그게 무슨 말이요?
보호자:유의원댁에 오면 일꾼들한테 돈푼이라도 쥐어줘야 치료고
뭐고 받을수 있는거 몰라서 물으슈?
삼동네 쪼무래기까지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웬 시치미유?
도지:(허준을 노려보고 보호자에게)
이 자가 당신한테 돈을 요구했단 말이요?
허준:(당황한)아닙니다.도련님...
도지:(버럭)하면, 자네 손에 든 돈은 뭔가?
허준, 당혹스러운데...
도지의 호통을 듣고...
부산포 영달 꺽쇠 장쇠도 다가오고...
이때 병사의 이불호청을
가져오던 다희와 유월이가
한쪽에서 그 모습을 지켜본다.
도지:장차 의원이 되겠다는 놈이 힘없고 약한 병자들에게
돈을 뺏는단 말이냐. 한낱 약초꾼에 불과한 놈이 그것도 권세라고
그걸 이용해 아버님 명성에 먹칠을 해!
허준:도련님,
도지:니놈을 믿고 약초꾼 소임을 맡긴 날 능멸한게 아니냐!
허준:아닙니다...그런게 아닙니다.
도지:닥쳐라...
예진:(안타까운)오라버니...고정하시고 자초지종을 들어보십시오.
예진이 허준의 편을 들자...
도지 참담함과 배신감을 느끼는데...
도지:자초지종?
내가 보았듯이 너 또한 보지 않았더냐?
모든게 명백한데 변명은 들어 무엇해!
저놈이 저렇게 오만방자한 것은 예진이 네 책임도 있다.
예진:...
도지:모든 일에는 순서와 단계가 있는 법인데
니가 그걸 무시하고 저놈의 허세만 키워놓았어...
의원은 커녕 인간도 안된 놈이 의서를 공부하는게 가당키나 한것이냐?
예진:(착잡하고)...
허준, 화살이 예진에게 돌아가자...괴로운데...
도지:(허준을 노려보고 단호하게)
너는 다시 물지게를 지고...의원에 허드렛일을 하도록 해라.
내 허락이 떨어지기전엔...절대로 의서를 봐선 안될것이며...
병사에 얼씬거려서도 아니될 것이다.
허준:도련님.
도지:내 말을 어길시엔...의원에서 내쳐질테니 그리알아!!
도지...찬바람을 일으키며 한쪽으로 가고...
예진...참담한 표정으로 있는
허준을 안타깝게 보는데...
부산포 일행들 냉소를 띠고...허준을 본다...
한쪽에선 그 모습을 지켜보는
다희의 눈에 눈물이 글썽해지는데
유월:뭐하시오...빨리 안채로 가야지...
유월 안채쪽으로 가면...
이불 호청을 든...다희...허준을 바라보는데
허준은 그런 다희의 시선을 의식못하고...
참담한 얼굴로 한쪽으로 간다.
S#25. 안채
유월이가 침모에게
귓속말로 무어라 전하는데...
하동댁:그게 정말이냐?
유월:예...지금 보고 오는 길입니다.
침모...안채로 오는...
다희가 들으라는 듯.
침모:유월이 너 안채고 부엌이고 주의깊게 살펴.
서방이 도둑질을 하는데...마누라라고 그냥 있겠냐.
유월:예...
침모와 유월...다희를
멸시하는 눈으로 보는데...
다희...그 시선을 피해 돌아서면...
눈에는 눈물이 글썽해진다.
S#26. 마을 주막
주막 한켠에 허준이
혼자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다.
착잡한 얼굴로 술잔을 비우는 허준.
S#27. 허준의 집 앞(밤)
다희가 싸릿문밖에 나와 서성이고 있다...
다희, 역시 무거운 얼굴인데...
이때 절망스러운 얼굴로 맥없이 걸어오던 허준이
먼시선으로...다희를 본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망설인후에...
다시 걸어가는 허준...
허준, 다희 앞으로 가는데...
다희와 허준의 시선이 마주치면...
허준, 입가에 애써 미소를 띤다.
허준:왜 나와 있는게요?
다희:...(허준의 미소가 안스럽고)
밤이 깊었는데 저녁은 드셨는지요?
허준:먹었소.(의식적으로 밝게)도지도련님이 날 잘 본 모양이요.
남들 보다 일찍 약초꾼 소임을 맡기더니...
병사 일에 수고 많다고...술까지 한잔 냅디다.
다희:...(눈물이 글썽해지는데 애써 참고)...
피곤 하실텐데 그만 들어가 쉬시지요...
허준:(미소띠면서)그래야겠소.
밤바람이 제법 쌀쌀하오...어서 들어갑시다.
허준이 싸립문안으로 들어가면...
다희, 얼른 옷고름으로
눈물을 찍어내고 따라 들어간다.
S#28. 허준의 방(밤)
불꺼진 방에 허준과 다희가 누워 있다.
어둠속...허준이 잠들지 못한채...
어둠속 허공을 응시하고
상념에 잠겨 있다.
허준, 긴 한숨을 쉬는데...
옆에 돌아누워 있는 다희 역시 잠들지 못한채...
안타까운 얼굴을 하고 있다.
S#29. 샘터(이른 아침)
샘터에서 물을 긷는 허준...
S#30. 의원 일각
물지게를 지고 온 허준이
독에다 물을 퍼 붓는다.
힘겨운지...이마에 맺힌 땀을 훔치는데...
S#31. 의원 일각
부산포, 영달 장쇠 꺽쇠가
마당 한켠에서 약재를 말리고 있다.
부산포:내손으로 요절을 낼 작정이였는데 도지도련님께서 먼저 손을 봐주실
지 누가 알았겠나.
영달:아주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속이 다 후련합니다요 형님.
그 자식 저혼자 깨끗한척 굴땐 언제고 뒷꽁무니로 호박씨를 까.
장쇠:그러니 음흉한 놈이라는거 아니야.
꺽쇠:다들 입조심들 하게
부산포 영달 장쇠가 꺽쇠를 보면...
꺽쇠:말이야 바른 말이지...
그동안...병자들한테 푼돈 뜯어쓴건 자네들 아닌가?
이번 일로 불똥이 튈 줄 모르니 조심들 하란 말이야.
부산포:(떨떠름하게)...남걱정말고...형님이나...허튼 소리 마슈.
한켠에서 임오근이 나타난다.
오근:다들 하던 일 정리하고...
장터거리 기방으로 가세.
장쇠:기방은 왜갑니까?
오근:도지도련님이...한잔 사신다네...
영달:야...오랜만에...기생년들 끼고 술한번 먹어보는구만.
다들...신나는 얼굴들인데...
S#32. 병사 마당
허준이 병사 앞 마당을 쓸고 있다...
마당을 쓸던 허준이 병사쪽을 보는데...
병사에서 신음을 하는 환자...
허준 얼른...병사로 간다...
S#33. 병사 안
허준...신음을 하던...병자에게로 가고...
허준:왜 그러시오?
병자:...(배를 감싸쥐고)여기...여기가...
허준, 병자의 배를 살피는데...
이때 병사로 들어오는 도지와 오근.
도지, 병자옆에서 수발드는 허준을 보고...
도지:병사엔 얼씬도 말라지않았나!
허준:갑자기...신음을 토해서...
도지:됐으니 그만 나가고 다신 기웃거리지 말아.
허준:예...
허준, 도지에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가는데...
S#34. 의원 일각
허준이...병사에서 나온 피고름 묻은 수건들을
빨고 있다 커다란 물통에...
잿물을 넣고...막대기로 휘휘저어서
수건을 빠는 허준.
이때 한쪽에서 부산포 일행들이 오는데...
다들 입가에 야릇한
냉소를 띤채 그런 허준을 본다...
이때 병사쪽에서 도지와 오근이 오고...
도지:다들 하던 일 마쳤으면...가지...
오근:자...가세...
일행들 대문밖으로 나가고
허준...막대기로 빨래를 저으면서...
나가는 그들의 뒷모습을
보는데...무언가 오기가 치미는 듯...
더욱 힘차게 막대기를 젓는다.
S#35. 의원 마당
물지게를 지고 마당을
질러 가던 허준, 예진과 마주친다.
두사람 어색한 침묵이 흐르는데...
예진, 허준에게 뭔가를 말하려는때...
허준, 목례를 하고 예진을 지나친다.
예진 안타까운 얼굴로 그런 허준을 보고...
S#36. 계곡
물지게를 지고...계곡을 내려오는 허준...
힘겨운지...한곳에 지게를 풀어놓고...쉬는데...
허준...이마에 맺힌 땀을 훔치다가...
숲속에서 뭔가를 발견했는지...얼른 그쪽으로 간다.
약초 한뿌리를 보고...조심스럽게 약초를 캐는 허준.
허뭇한 얼굴로...약초를 보다가
이내 자신의 처지를 깨달았는지
허탈한 표정이 되고...씁쓸한 미소를 띠는데...
그 순간... 안광익의 말이 떠오른다.
광익:(소리)약초란 뿌리를 쓰는 것이 있는가 하면...
니놈이 캔 마황처럼 줄기만 쓰는 약재도 있는 법이다.
그걸 뿌리채 캐면...지리산 마황은 씨를 말릴 셈이냐?
뿌리를 쓰는게 어떤 것인지 줄기와 열매를 쓰는게 어떤 것인지를
잘 알아서 캐야지 너처럼 함부로 약초를 다루는 놈은 의원될 자격이 없어.
지리산 산신령한테 요절나기전에 당장 꺼지거라.
안광익의 말을 떠올린 허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갑자기 눈이 빛나고...
지게를 버려둔채
갑자기 어디론가 급히 간다.
S#37. 산중 일각
허겁지겁 산으로 가는 허준...
S#38. 움막 앞
움막으로 온 허준, 움막 앞에 서서.
허준:어르신... 어르신 계십니까?
아무런 대꾸도 없고...
허준:어르신...계십니까?
아무런 대꾸가 없자...
허준이 움막안으로 들어간다.
S#39. 움막 안
움막안으로 들어온 허준,
움막안을 살펴보지만 안광익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다시 움막밖으로 나간다.
S#40. 산중 일각
안광익을 찾아서 산속을
헤메는 허준의 모습...몽탸쥬...
S#41. 계곡
지친 허준이 골짜기로 내려와...계곡에서 물을 마시고...
얼굴에 물을 적시면서 숨을 돌리는데...
이때 허준의 시선에...저멀리 계곡 한쪽 너럭바위위에...
안광익이...앉아서...도인술을 하고 있다.
(도인술은 일종의 기체조 같은 것으로...실제 액션은
자료 비디오를 참조 할것)...
허준이 숨죽여서 한동안 그 모습을 보는데...
허준, 안광익쪽으로 다가간다.
도인술을 마쳤는지...가부좌를
튼채...묵상을 하고 있는 광익...
허준:(다가가서)...어르신...
안광익은 눈도 뜨지
않은채 묵상을 하고.
허준:소인 허준이라 합니다...
어르신께 드릴 말씀이 있어 왔습니다.
안광익 여전히 눈을
뜨지 않고 묵상을 하고...
허준:어르신...
묵상을 하던 안광익이 눈을 번쩍 뜬다...
안광익과 시선이 마주친 허준...
흠짓 긴장하는데...
안광익 아무런 대꾸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너럭바위를 내려가... 산중으로 오른다.
허준:어르신... 어르신...
안광익 돌아보지도 않은채...
빠른 걸음으로 가고
허준이 그런 안광익을 ㅉ아간다.
S#42. 산중 일각
안광익, 산길을 걷고...
조금 뒤떨어진 곳에서 허준,
안광익을 쫓아간다.
S#43. 움막 앞(저물녁)
안광익이 움막 앞에 당도하고...
허준이 광익을 따라와서...
허준:어르신...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광익:난 니놈과 할 말이 없다...썩 물러가거라...
허준...광익에게 무릎을 꿇는다...
허준:소인 허준이라 합니다.
어르신께...의술에 대한 가르침을 받고 싶습니다.
소인을 거두어 주십시오...
광익:(허준을 보고 어이없다는 듯 껄걸 웃는다)...미친놈...
내 행색을 보고도 그런 말을 지껄이느냐?
난 가르칠게 없으니 물러가거라.
안광익 움막 안으로 들어간다...
허준:(안타까운 얼굴로)어르신...
움막안으로 들어간
광익 아무런 대꾸도 없는데...
허준 한동안 무릎을
꿇고 있다가 허탈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서서 내려간다.
S#44. 허준의 방
다희가...
등잔불 아래서 바느질을 하고 있다.
이때 손씨가...방으로 들어온다...
손씨...무슨 소리를 듣고
왔는지...다급한 얼굴인데...
손씨:준이한테 사단이 생긴걸 알고 있소?
다희:(차분하게)...네...
손씨:(기가 막히고)정말 우리 준이가...병자들 돈을 갈취했단말이요?
다희:그럴리 없습니다...
오해가 생겼거나...누명을 쓴게 분명합니다.
손씨:준이는 뭐라 했소?
다희:서방님한텐 아는 내색을 하지 않았습니다.
손씨:내색을 않다니...
바깥사람이 그 지경이 됐는데...어찌 모른척 할수 있소?
다희:안그래도 불편한 심사...저까지...건드려 무엇하겠습니까? (단호하게)
큰뜻을 세우자면 주변에 질시를 받는 일은 흔히 있을것입니다.
어머님께서도 무심한 듯 지나는게 좋을 듯 합니다.
손씨:(그런 다희의 반응에...기가 막히는데)...
S#45. 허준의 집 앞(밤)
양태와 구일서가 허준을 기다리고 있다...
두사람 모두 초조한 얼굴인데...
이때...한쪽에서 허준이 오면...
양태:형님...
허준:야심한데 웬일이냐?
일서:...의원댁에서 도둑놈으로 몰렸다는 말이 사실이요?
양태:(버럭)당치않은 소리 마시오.
아직 우리 형님을 모르시오?
일서:아니...소문이 그렇다는거지...
양태:형님. 이참에 당장 때려치시오.
그런 누명까지 쓰면서...대체 뭘 바라는거요?
허준:넌 상관하지 말거라.
(일서를 보고)...어머님과 안사람 귀에 들어가지 않게 입조심하게.
허준...싸립문안으로 들어가는데...
구일서:(혼잣말로)...뭐가 씌여도 단단히 씌였어.
S#46. 마당 안
허준, 손씨 방문앞에서...
허준:어머님...소자 다녀왔습니다.
S#47. 손씨의 방 안
손씨 무거운 얼굴로...
손씨:오냐...피곤할텐데 들어올거 없다...
그만 가서 쉬거라.
손씨...안스러운 얼굴로
그렁한 눈물을 훔쳐내는데...
S#48. 의원 일각(낮)
물지게를 지고...
수건을 빠는등 허드렛일을 하는
허준의 몽타쥬
S#49. 산길
산길을 걸어 움막으로 가는 허준...
S#50. 움막 앞
움막으로 온 허준이
움막앞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허준:어르신...소인 허준입니다.
아무런 대꾸가 없고...
잠시후...움막에서 나오는 안광익...
허준:(애걸한다)어르신...제게 가르침을 주십시오...
절 거두어 주십시오...
광익, 그런 허준을 본체
만체하고...산중으로 사라진다.
허준:어르신...
허준, 안타까운 얼굴인데...
(시간경과) 밤이 되었는데도
움막 앞을 떠나지 않고...
무릎을 꿇고 있는 허준...
이때 한쪽에서 안광익이 온다...
안광익 힐끔 허준을 보는데...
허준:어르신...거두어 주십시오...
광익:(약간 빈정거리면서)...잘난 니 스승을 두고
왜 나같은놈한테 매달리는거냐?
니놈 알다시피...난 산짐승 내장이나 가르고...
산속을 헤매 다니는 미친놈이다.
의술따윈 모르니...그만 물러가 이놈아...
허준:어르신께선 이미 제게 큰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소인처럼...무지한 놈도...
어르신의 의술경지가 심오함을 한눈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발 거두어 주십시오...
광익:(피식 웃고)...미친놈...
더 대꾸할 기운없이니...썩 꺼져.
광익...움막안으로 들어간다.
허준, 안타까운 얼굴로 그런 광익을 본다.
S#51. 산길(밤)
허준이 허탈한 얼굴로 산길을 내려가는데...
이때 한쪽에서 오던
삼적대사가...그런 허준을 본다...
허준은 삼적대사를 의식못하고 내려가고...
삼적대사...저놈이 이시간에
여긴 웬일인가 싶은 표정으로
허준을 보다가...산길을 간다.
S#52. 움막 앞
삼적대사가 움막앞에 이르면...
이때 움막안에서 들리는 안광익의 호통소리...
광익:아직도 안갔더냐?
백날 천날을 그래봤자 아무 소용없으니...
썩 물러가거라.
삼적대사 무슨 일인가 싶어 피식 웃고...
움막안으로 들어간다.
S#53. 움막 안
등잔불 아래서
붓으로 무언가 적고 있는 광익...
거적이 들쳐지는 기척을 듣고...
광익:네 이놈 어딜 함부로 들어오느냐?
광익 고개들 돌려 보면...
삼적이 웃고 서 있는데...
광익, 놀랍고 반가운 얼굴로...
광익:(자리에서 일어나면서)민세 아닌가?
삼적:...광인같은 꼴은 여전하구만...
(들고온 술병을 보여주면서)술생각이 간절할 것 같아 찾아왔네.
광익:(호탕하게 웃는다)...니놈 고기 생각나서가 아니고?
삼적:(역시 호탕하게 웃는데)...
S#54. 유의태의 방
유의태, 방안에 앉아 의서를 보고 있는데...
밖에서 오씨의 목소리가 들린다.
오씨(소리) :영감...접니다...
유의태:...(시선은 의서에 둔채) 들어오시오.
오씨, 문을 열고 들어와
유의태의 앞에 앉는다.
유의태:(서책을 넘겨보며) 무슨 일이오.
오씨:...도지 혼사문제로 긴히 상의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유의태, 고개들어 보는데...
그때 도지의 목소리가 들린다...
도지:(소리)소자 도집니다.
오씨:그래, 들어오너라...
도지, 들어와 앉으면...
오씨:(의태에게)그간 매파를 놓아 도지
혼처를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도지:(놀라 오씨를 본다)
오씨:오시골의 김진사댁에서 도지와의 혼인을 원하는 듯합니다
가문이 쇄락해...가진 재물이야 변변치 못하지만...
유서깊은 양반 가문에...처자의 생김도 곱고 참하기 이를데 없다합니다.
이참에 그댁과의 혼사를 결정짓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도지:어머님...
오씨:매파 말로는 그댁에선 한시라도 빨리 혼례를 올렸으면 한다는데...
영감의 의중은 어떠십니까.
도지:(다급해서)어머님 소자 아직 혼인할 마음이...없습니다.
혼사얘긴 거두어 주십시오.
오씨:그게 무슨 소리냐? 넌 이미 혼기가 지났어.
도지:소자...(망설이다가)오래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는사람이 있습니다.
도지의 말에 오씨
굳은 얼굴로 도지를 보는데...
오씨:누구냐? 마음에 둔 사람이 누구야?
도지:예진입니다.
오씨:(굳은 얼굴로)...뭐야?
너...지금 제정신으로 하는 말이냐?
네가 무엇이 아쉬어 그런 아이와 혼사를 한단말이냐...
아니될 말이다...아니될 말이야...
도지:어머님...
오씨:다신 입밖에 내지 말거라.
난 예진일 며느리로 받아들일수 없어.
도지:어머니 소자의 심정을 헤아려 주십시오
예진이와의 혼인을 허락해주십시오
오씨:(답답한 얼굴로 유의태더러)영감, 왜 듣고만 계십니까.
도지가 알아듣게 뭐라 말씀 좀 해보십시오.
유의태, 아무말 없이...
도지를 바라보다가...
유의태:네 뜻이 그러하고 예진이가 원한다면...
그리해도 좋을 듯 싶구나...
오씨:(기가 막히는데)영감!
S#55. 의원 마당
예진이 의태의 방앞을 지나는데...
이때 방에서 흥분한...
오씨의 목소리가 흘러 나온다...
오씨:(소리)그럴수 없습니다.
예진인 천지간에...혈혈단신 혼자뿐인 아입니다.
데체 그 아이 뭘 보고...우리집안에 며느리로 맞는단 말입니까?
난 허락 할 수 없습니다...
내 눈에 흙이 들어가지 전엔 절대로 그럴 수 없습니다.
그런 오씨의 말을 들은 예진...
입가에 씁쓸한 미소를 흘리고...
S#56. 약재창고(밤)
약재창고로 들어온 예진.
창고 한켠에 앉아 상념에 잠기는데...
눈에 눈물이 글썽해지고...
애써...씁쓸한 미소를 띠고...눈물을 찍어낸다.
S#57. 마을길(새벽)
허준이 물지게를 지고
의원쪽으로가고 있다...
S#58. 의원일각(이른 아침)
물지게를 진 허준이...물항아리쪽으로 가는데...
이때...허준앞에 예진이 나타난다.
예진과 마주친 허준...
어색한 표정으로...비켜 갈려는데...
예진: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허준:(예진을 본다)...
허준...물지게를 내려놓는데...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르다가...
예진:저는 병사에서 생긴 일이 오해라고 믿고 있습니다.
허준:...
예진:(들고 있던 의서 두권을 허준에게 내민다)...
오라버니께선 금하셨지만...가져다 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이번 일로...의술에 대한 열성을 꺽지 마십시오.
허준:아닙니다.
잘못되면 아씨께도 누가 될 일이니... 저는 개의치 마십시오.
아씨의 배려는 마음깊이 새기겠습니다.
이때 한쪽에서 그런
허준과 예진을 보는 도지의 굳은 얼굴.
허준, 다시 물지게를 지고...
의원일각으로 가는데...
그런 허준을 보는 다희의 시선...
도지, 참담하고 분노에 찬 얼굴로 돌아선다.
S#59. 의원 마당
도지와 오근...부산포 일행과 예진이 서 있으면...
한쪽에서 의태가 온다...다들 긴장하는데...
의태...일행들 앞에와서 서서 일행들을 보는데...
의태:(일행들을 둘러보고)허준이는 어딨느냐?
다들 도지의 눈치만을 보는데...
도지:불미스러운 일을 저질러...
다시 물지게를 지고...허드렛 일을 하라 했습니다.
의태:불미스러운 일이라니?
도지:병자들과 그 보호자들로부터 금품을 갈취하였습니다.
의태:그게 사실이더냐?
도지:제 눈으로 분명히 목격하였습니다.
의태, 말없이 잠시 생각하는데...
그런 의태를 보는
예진의 안타까운 시선.
의태:(침묵하다가)병사로 가자...
의태...병사쪽으로 가면...
일행들 의태를 따른다.
S#60. 움막 앞
허준이...움막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
S#61. 계곡 너럭바위
너럭바위에서 도인술을 하고 있는 안광익...
너럭바위 밑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허준.
S#62. 움막 앞(밤)
허준이 움막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
(산새 울음만이 정막하고)...
시간이 경과하여...새벽이 오는 듯 싶은데...
이때... 움막안에서 안광익이...
나와서 허준을 본다...
안광익:그놈...참...뚝심 한번 지독스럽구나. 들어오너라...
안광익 움막안으로 들어가면...
허준 감격스런 얼굴로...고개를 들고...
허준:어르신...
그런 허준의 얼굴에서
E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