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배추가 김장 김치로 거듭 나던 날
2021년 10월 28일 목요일
음력 辛丑年 구월 스무사흗날
제목 : ♡배추, 김장 김치로 거듭나다!♡
주연 : 강원도 봉평 설다목에서 자란 고랭지 배추
조연 : 1) 평창 봉평 설다목에서 자란 무우, 청갓
2) 산골 부부가 손수 길러 빻은 고춧가루
3) 보물섬 남해 해풍 맞고 자란 마늘
4) 아내가 손수 달인 갈치속젓, 멸치액젓
그리고 멀리 강경에서 공수한 새우젓
5) 봉평産 대파, 쪽파와 경북 청도産 미나리
6) 2년간 간수를 뺀 전남 신안産 천일염
그 외 엑스트라
1) 전남 광양産 매실로 담근 매실액
2) 경북 영주産 생강을 말려 빻은 생강가루
줄거리 요약
김장하기 전날,
1) 배추는 4등분으로 쪼개 간수를 뺀 천일염으로
절여 하룻밤 재운다. 중간에 한번 뒤집어 골고루
절여지게 한다.
2) 무우는 배추 두 포기에 하나 분량을 준비하여
70%는 갈아서 즙을 내고, 30%는 무채를 썰어
놓는다.
3) 커다란 대야에 무즙, 무채에 고춧가루, 간마늘을
넣고 잘 버무린 다음 청갓, 대파, 쪽파, 미나리를
넣고 버무리면서 매실액과 생강가루를 적당량
넣는다.
4) 갈치속젓, 멸치액젓, 새우젓을 적당량 넣은 다음
버무리고 맛을 보면서 간을 맞춘다.
5)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게 덮어 숙성을 시킨다.
김장하는 날
1) 절인 배추를 3개의 대형 대야에 물을 받아서
차례대로 거쳐오며 잘 씻어 염기를 뺀 다음
채반에 담아 물기를 뺀다.
2) 그 사이 전날 준비하여 숙성을 시켜놓은 양념의
맛을 다시 보며 간을 맞춘다.
3) 그 다음이 바로 김장담그기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절인 배추 켜켜이 양념을 고르게 잘
바르는 일, 소넣기를 하여 김치통에 가지런히
담아가며 사이사이에 섞박지를 조금씩 넣는다.
덧붙임
1) 우리는 일체의 MSG같은 조미료는 넣지않음.
2) 고장에 따라, 각 가정의 취향에 따라 여러가지
첨가하는 것들이 많은 것으로 알지만 너저분한
것을 싫어하는 우리 부부의 입맛에 맞춰 담그는
것임.
입동을 열흘 정도 남겨둔 10월 막바지 산골 부부는
겨울채비의 백미라고 할 수가 있는 김장을 하였다.
지역의 특성상 겨울이 빨리오고 거의 반년 가까운
동절기가 이어지는 우리고장 평창은 김장을 하는
시기가 여느 고장에 비해 빠른 편이다. 거의 대부분
입동 무렵에 김장을 한다. 그 만큼 추위가 빠르게
몰려오기 때문에 이 시기가 한창 김장철인 것이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유명하여 세계인의 입맛을
사라잡은 김치, 바로 이 김치를 담그는 대한민국의
김장문화가 지난 2013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위원회에서 세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우리 고유의 전통적인 김장문화를 세계에 알렸다.
아내와 함께 김장을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 고유의 전통적인 김장문화가 점점 쇠퇴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이러다가 김치종주국
명성을 호시탐탐 우리 문화를 자기들의 것이라고
우겨대는 중국이나 일본에게 빼앗길까봐 염려가
된다고... 식생활이 서구식으로 변해가는 요즘의
젊은이들은 소중한 우리의 음식인 김치를 기피하는
듯한 풍조가 다분히 엿보이기 때문에 우리 부부는
이런 우려를 하게 된다. 다른 문화도 중요하겠지만
이 김장문화 만큼은 대대손손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