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지방 출장이 잦지만, 2~3일에 한 번은 8시 넘어 늦게 퇴근하는 경우가 있다.
늦게 퇴근하는 날엔, 집에서 저녁 차리기 귀찮아 집 근처 이마트를 자주 들리곤 한다.
그냥 동네 마트에 들러도 되는데, 굳이 이마트를 자주 찾는 "웃기고 슬픈 이유는"...
....저녁 9시 10분쯤 수산물, 정육 코너에 가면 어김없이 담당직원이 "할인 가격표"를 붙이고 있다.
모둠회, 참치회, 연어회, 초밥 등 반이상 할인한다.
가성비 높은 싱싱한 수산물을 골라 먹을 수 있는 재미가 솔솔 하기에, 동네 이마트를 자주 찾게 되더라.
솔로라 아무도 챙겨주는 이 없기에, 혼자라도 영양가 있는 음식 골고루, 자주 먹자는 마인드 때문이다.
....평소 집에서 반찬이나 간단한 요리를 즐겨하는 편이고, 야채나 음식 재료를 쌓아 놓는 스탈이
아니기에, 이마트에 들러 신선한 야채나 음식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자주 들린다.
특히...부추김치, 미역줄거리, 무생채, 배추겉절이, 가지무침은 "자칭 수준급"이다.
거실에 별도 상을 차려 퍼질러 앉아 티비 리모컨 손에 쥐고...
마트서 구입한 보쌈, 족발에 막 만든 배추 겉절이와 부추김치를 얹어 담금주 한 잔과 한 입 먹으면...
캬~~그냥 직이더라....ㅎㅎ
내가 만들었지만, 그 환타스틱한 맛에 "벅찬 감동"마저 느낄 때가 있다.
이 순간만큼은 골치 아픈..."인연이든, 여자든" 다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마트에 자주 들리는 또 다른 이유는, 장 보는 시간엔 "잡념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하루중 이 시간이 가장 "평온하고, 평화로운" 시간이다.
그리고 아래 위층을 장 보러 걷다 보면, 꽤 운동이 된다.
가끔, 오래전 딸내미 카트에 태워 장 보러 다닐 때의 "풋풋했던 추억"이 떠오를 땐...
훈훈한 느낌과 순간 콧등이 찡하게 전해 오는 "묘한 기분"을 은근히 즐기기도 한다.
....이마트를 자주 들리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홀로 생활에서 오는 "적적함, 심리적 공허감"을 잊을 수 있는 "치유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북적거리는 사람들 틈에서 "찐한 사람 향기"를 맡을 수 있는 따뜻한 정겨움이랄까.
이 시간만큼은 "휴머니스트로 변신"하는 나를 발견한다.
내가 사는 동네가 은퇴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라, 어두워지면 동네가 완전 "절간으로 변한다"
사람이 그리울 때, 사람 냄새 맡고 싶을 때...이마트가 최고인 것 같아 자주 들리게 되더라...^^
예전엔 마트 가기 귀찮아 그냥 동네 마트를 자주 다녔는데, 언제부터인가 대형 마트를 다니면서
"소소한 행복"을 느낀다.
건강한 두 다리로 아무 간섭 없이 내 맘대로 골라 먹을 수 있고, 내 취향에 맞는 다양한 물건을
고를 수 있는 "홀가분한 자유로움"에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이 무척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50 중반을 넘기며 이제 제법 철이 들었는지.....
"큰 행복만이 삶의 목적이며, 삶은 항상 행복해야 한다"는 전제는 상대적으로 불행감만 도드라지게
한다는 것을 깨닫곤 한다.
이 마인드를 바꿔야 좀 편안해지지 않을까 싶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욕심을 부린다면...
튼실한 그녀 손 잡고 카트 끌며, 도란도란 정겨운 대화 나누며 함께 장 보는 상상을 해본다...^.^
첫댓글 오~~~
지금도 너무 잘사시는거애요
인생 모 별거 있나요
소소한 행복 이것이 대단히 중요하지요
지금처럼 살아도 나쁘지 않을것 같은데요
굳이 하나를 얻기위해서 열을 잃은 일은 업기를요~
요즘 아침에 눈을 뜨면, 마음에 걸리는 게 없어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여기에 마음 맞는 짝이 생기면, 더는 바랄 게 없는 삶이
될 것 같아요.
하나를 더 얻어 다른 하나를 잃더라도....
욕심은 좀 부리고 싶어요...ㅋㅋ..^^
상상이
현실이 되시길요 ~~^^
지금
너무도 잘 사는것 같음ㆍㅎ
요즘 혼자지만, 제법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연애다운 연애, 영화 같은 사랑 해보고
싶어요.
제 삶에 마자막 바람입니다...ㅎㅎ^^
<그녀 손 잡고 카트 끌며, 도란도란 정겨운 대화 나누며 함께 장 보는 상상>은 지두 가끔 해유~~~!
^(^
아마 우리 솔로 남성분들의 공통된 바람이 아닐까 싶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