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개헌 국민 투표 마무리 후 조기 대선 발표
우즈베키스탄 EMERICs - - 2023/05/12
☐ 우즈베키스탄, 중단됐던 개헌 추진... 국민들, 개헌안에 압도적 찬성
◦ 카라칼팍스탄 공화국 시위로 중단되었던 우즈베키스탄 개헌 논의
-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Shavkat Mirziyoyev)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2021년 12월 개헌 의견을 제시한 이후 2022년 초부터 우즈베키스탄에서는 개헌을 위한 논의와 절차가 진행되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국민을 사회와 국가보다 더 중요시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민의 이익을 위해 개헌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정부, 정치 전문가, 의원, 시민사회 대표단으로 구성된 개헌위원회를 구성하였으며, 의회에서도 개헌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또한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개헌안에 반영하겠다며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개헌에 대한 국민의 지지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국민투표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 2022년 6월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개헌안을 발표하였으나, 7월 우즈베키스탄 내 자치공화국인 카라칼팍스탄(Karakalpakstan)에서 개헌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우즈베키스탄 내 소수민족인 카라칼팍인들은 기존 헌법에 보장되었던 국민투표를 통한 독립 가능 조항을 비롯하여 자치권을 인정하는 조항들이 개헌안에서 삭제되거나 조정된 것에 문제를 제기하였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시위대를 진압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21명이 사망했다. 이후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카라칼팍스탄의 수도인 누쿠스(Nukus)를 방문하여 카라칼팍스탄 대표단에 사과했으며, 개헌 과정은 잠정적으로 중단되었다.
◦ 우즈베키스탄, 2023년 개헌 재추진... 국민투표서 개헌에 압도적 찬성 확인
- 카라칼팍스탄 시위 이후 해가 바뀌고 개헌에 대한 논의가 재개되었다. 2023년 3월 6일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의 상하원, 대법원 대표들과 국민과 전문가들이 제안한 20만 건에 달하는 의견을 검토했다. 이후 우즈베키스탄 의회는 개헌 국민투표 날짜를 4월 30일로 확정하였으며, 3월 10일 우즈베키스탄 하원은 전체 137명 중 134명의 찬성으로 국민투표안을 승인하였다.
- 이번 개헌안에는 대통령의 임기 조정 및 인권 관련 내용이 추가되었으며, 현행 헌법의 65%가량이 수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개헌안에는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의 임기를 기존 5년에서 7년으로 연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우즈베키스탄이 세속 국가라는 점도 명시되었으며, 국가가 국민들의 권리와 자유, 범죄가 확정되지 않은 피의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사형을 금지한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이외에도 노동권 보호, 저소득층의 주택 지원과 보건 위생 강화, 환경과 지속 가능한 발전의 법제화 등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 4월 30일 이루어진 국민투표에서 국민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개헌이 확정됐다. 이번 국민투표는 개헌안에 대한 찬반을 묻는 투표였다. 이번 국민투표의 투표율은 84.51%였으며, 이 중 찬성 90.61%, 반대 9.39%였다. 이 중 유효표는 99.56%, 무효표는 0.44%였다.
☐ 개헌을 통해 재집권 가능해진 현 대통령, 조기 대선 요구
◦ 국민투표 이전부터 재집권 문제 제기... OSCE, 국민투표에서 다원주의 부족했다고 지적
- 2021년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개헌 의견을 피력한 이후부터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장기 집권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우즈베키스탄의 시민 기자인 오타베크 바키로프(Otabek Bakirov)는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진의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만약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임기를 연장하려고 개헌을 추진하는 것이라면 우즈베키스탄은 퇴보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 이번 개헌 과정을 살펴본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Organization for Security and Co-operation in Europe)는 우즈베키스탄의 개헌 과정에서 다원주의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OSCE는 이번 개헌을 통해 우즈베키스탄 헌법이 더 많은 권리와 자유를 보장할 수 있게 되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남겼다. 한편 OSCE는 단편적인 정치 환경으로 인해 개헌 과정에서 반대 의견이 부족했다고 논평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번 개헌 투표를 참관한 외부 전문가들은 우즈베키스탄이 기술적인 부분에서 많은 개선을 이뤄냈지만, 여전히 국제적인 수준의 투표 과정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고 평했다.
◦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조기 대선 발표
- 개헌 국민투표가 끝난 5월 8일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7월 9일 조기 대선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새롭게 바뀐 우즈베키스탄 헌법에 따라 앞으로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대통령 임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세계와 우즈베키스탄 주위의 상황이 어렵고 복잡한 만큼, 우즈베키스탄의 개혁을 위해 가장 적합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현재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임기는 아직 2년이 남은 상황이다.
- 전문가들은 조기 대선에서도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재선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에 맞설 야당이나 야권 후보가 사실상 부재한 가운데 7월에 열릴 조기 대선에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출마한다면 손쉽게 승리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경제 분야에서는 목화 산업의 민영화, 생목화 수출 금지를 비롯해 급진적인 개혁을 이루는 데 성공했지만, 정치 분야에서는 개혁이 상당히 더딘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개헌으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대통령 연임 횟수는 초기화되었으며, 조기 대선에서 승리하여 재선하는 경우 2040년까지 재임이 가능하다.
< 감수 : 이평래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bne Intellinews, Uzbek President Mirziyoyev calls snap presidential election to gain new mandate, 2023.05.08.
Al Jazeera, Uzbekistan’s leader calls for snap presidential election in July, 2023.05.08.
OSCE, Uzbekistan’s constitutional referendum seen as continuation of reforms but process weakened by lack of genuine pluralism, international observers say, 2023.05.01.
The Diplomat, As Expected, Uzbek Constitutional Referendum Approved, 2023.05.01.
The Guardian, Uzbekistan votes on clause that could extend president’s rule to 2040, 2023.04.30.
RadioFreeEurope/RadioLiberty, Uzbekistan To Hold Referendum On New Constitution That Would Allow President To Run Again, 2023.03.10.
eurasianet, Uzbekistan: April 30 date set for constitution referendum, 2023.03.10.
Uzbekistan Newsline, Uzbek President inquires about results of study of public proposals on amendments to Constitution, 2023.03.07.
eurasianet, Uzbekistan takes another go at constitution overhaul, 2023.02.27.
[관련 정보]
1. 유럽안보협력기구, 우즈베키스탄의 개헌 과정에서 다원주의가 부족했다고 지적 (2023. 5. 3)
2. 우즈베키스탄, 4월 30일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 개최 (2023. 3.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