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이나 조중동의 [훈계]를 보면 반드시 나오는 것이 양쪽을 싸잡아 비난하는 것인데 대표적인 것이 양쪽을 향해서 고소를 취하하라는 것입니다.
참다 못한 이혜훈 의원이 우리는 고소를 한 일이 없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밝히기에 이르렀습니다.
이해경에 대한 고소가 있었지만 이해경의 경우는 개인에 대한 고소고발이므로 당이나 조중동이 나서서 고소를 취하하라고 할 사안은 아닙니다.
한나라당 지도부나 조중동이나 김재정의 고소고발을 놓고 고소를 취하하라고 엄청난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고소를 취하하는데 무슨 명분이 필요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런 소득 없이 소를 취하한다면 이명박에게 쏟아졌던 모든 의혹을 인정한다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고민입니다.
그렇다고 고소를 그냥 밀고 가자니 검찰이 계좌추적이라는 칼을 번득이며 기다리고 있어 그야말로 진퇴양난입니다.
소 취하 하는데 당이 나서서 명분을 줘야 할만큼 사태가 만만치 않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당 지도부의 논리는 고소를 취하하면 검찰이 계좌추적을 할 명분을 잃게 된다는 것인데 이것을 왜 당이 나서서 종용을 해야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명빠들 주장은 계좌추적을 해서 아무것도 안나오면 박 대표가 타격을 받게 되므로 당이 박 대표를 지켜주기 위해 소 취하를 종용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그들의 희망사항일 것입니다.
그렇게 믿는다면 이명박은 고소를 강행해서 자신의 결백을 밝히는 게 더 도움이 됩니다.
결백이 밝혀져서 좋고 덩달아 단번에 박근혜 캠프를 압도할만한 도덕적 우위를 점할 수도 있게 됩니다.
이명박에게 경도됐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당 지도부가 박근혜 캠프를 초토화시킬 이런 좋은 기회를 왜 스스로 막으려고 그토록 애를 쓰는지 그 이유가 아리송합니다.
당 지도부의 취하압력이 박 대표를 위한 것이 아니라면 결국 이명박을 위한 것이라는 결론인데 이는 당 지도부 역시 계좌추적을 하면 뭔가 나올 것이라는 상당한 우려를 가지고 있음을 말해 주는 것입니다.
만에 하나 김재정의 계좌에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다면 당으로서는 그동안 밀어왔던 특정인을 버려야 하는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인데 이런 사태는 아마도 당 지도부로서는 악몽이 될 것입니다.
고소를 취하하더라도 검찰이 독자적으로 수사를 계속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과연 소 취하가 계좌추적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인지도 의문입니다.
이런 경우 소 취하는 또 다른 자충수가 됩니다.
김재정으로서는 계좌추적을 막기가 만만치 않게 된 것입니다.
고소를 취하하더라도 유승민,이혜훈 의원이나 서청원씨의 경우 이미 고소를 당함으로써 훼손된 이미지를 보상받을 길이 없습니다.
따라서 고소가 취하된다면 이들은 실추된 이미지를 보상받기 위해 캠프와는 무관하게 개인적으로 김재정을 무고죄로 고소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이번에는 검찰이 김재정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할 수 있게 됩니다.
이 경우에도 계좌추적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됩니다,
이명박 캠프가 고소 취하를 놓고 고민하는 또 다른 이유일 것입니다.
박근혜 캠프는 공식적으로 소 취하를 환영한다고 밝혔지만 개인적으로 고소하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습니다.
김재정이 이명박 캠프와 상의도 없이 독자적으로 고소고발을 결행했다면 이들이 박근혜 캠프와 상의 없이 독자적으로 고소고발을 결행한다 해도 아무런 하자가 없습니다.
만일 고소하는 데 부담을 느낀다면 같이 고소당한 경향신문이 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고소 취하는 무고죄로 고소당할 것을 각오해야 합니다.
어떤 경우든 계좌추적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인데 결국 계좌추적 때문에 이명박 캠프나 당 지도부나 좌불안석인 것입니다.
당이 김재정에게 고소를 취하할 수 있는 명분을 주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면 불이익을 당한 쪽에서는 검찰에게 계좌추적을 할 수 있는 명분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 이번 사태의 핵심입니다.
만일 당 지도부가 이명박 캠프에 명분을 주기 위해 고소당한 의원들에게 징계절차를 감행한다면 징계 당한 의원들은 무고죄로 고소한다는 역공을 취할 수 있기 때문에 당은 함부로 움직일 수 없게 됩니다.
불을 끄려다가 휘발유를 끼얹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소 취하하라고 목소리만 높였지 실질적인 행동으로 명분을 주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마음은 굴뚝같아도 징계절차에 들어가기도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아무런 명분이나 실리 없이 무조건 소 취하하는 방법뿐인데 이것은 모든 것을 인정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견디기가 어려워집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계좌추적을 허용함으로써 결백을 밝히는 것인데 과연 결백한지가 문제이고 혹시 결백하지 않더라도 법망에 걸리지 않을 만큼 정교하게 모든 것을 준비해 놨는지가 관건입니다.
수 십 년 전부터 출마를 예상하고 그때부터 용의주도하게 모든 것을 준비해 왔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허점은 있게 마련입니다.
결국 검찰에 의해 이런 허점이 발견될까봐 전전긍긍하는 것인데 그렇게 보면 준비 역시 충실하지는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왜 고소고발을 강행했다는 건지 고소고발이 최대의 실책이라는 명빠들의 비명소리가 자욱한데 이명박 캠프가 이 정도의 시나리오도 생각 못하고 고소고발을 결행했는지 의문입니다.
아무리 당 지도부가 취하하라고 압력을 넣어도 그것이 하나의 명분은 될 수 있을지언정 충분한 후퇴의 명분은 될 수 없다는 것이 고민입니다.
당에 SOS를 쳤다는 말은 그래서 나오는 것인데 SOS를 받아도 말만 해 줄 수 있을 뿐 역풍 때문에 행동은 불가능합니다.
이것이 당 지도부나 이명박 캠프의 한계입니다.
이제 유승민 의원등은 소 취하에 전제를 붙일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습니다.
사과하지 않으면 무고죄로 고소할 거라는 뉘앙스의 말 한마디만 흘리면 됩니다.
고소고발을 남발함으로써 가장 아픈 약점을 그대로 노출시키는 우를 범했으니 누구를 탓할 일도 아닙니다.
고소를 취하 하든가 계속 밀고 가든가 둘 중에 하나인데 취하할 경우는 우선 극진한 사과가 있어야 할 것이고 계속 밀고 갈 경우에는 완벽한 준비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어느 경우든 그리 쉬운 선택이 아니기 때문에 오늘도 머리 꽤나 아플 것입니다.
고소 취하 여부는 죽느냐 사느냐를 의미하기 때문에 이미 올라탄 호랑이 등을 어떻게 내려올 것이냐와 같습니다.
과연 무사히 호랑이 등에서 내려올 수 있을까요?
언제나 그렇듯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오는 것이 문제입니다.
무궁화사랑.
첫댓글 그야말로, 진퇴가 양난이군요..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네..그렇습니다...겁도 없이 호랑이등에 올라 탓다가 내려오는게 걱정되겠군요..ㅎㅎㅎ 철부지들은 자주 그래요...
잘 읽었습니다...이놈들이 어떤 잔머리로 버티는지 봐야지요
그런데 5년이상 된 계좌도 추적할 수 있습니까?
언제나 고마우신 무궁화 사랑님 이곳 분당에도 오늘밤에 정말 많은 비가 오네요 늘 건강하세요
무궁화 사랑님 !! 전여옥에 대해서 글좀 올려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