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raise me up2.mp3
그를 처음 본 건 작년 갈라콘서트장에서다.
앙상블 멤버들 속에서 더블베이스를 불고 있던 그가 유독 내 눈에 들어왔다.
그의 정지된듯한 모션은 각별했다.
오늘 또 그를 만나러 간다.
운전대 잡고 혼자 차 안에서 만나면 무슨 말을 할까 생각하다 좋아서 웃고, 생각하다 좋아서 웃고...
이런 한량이 또 없다.
작년 콘서트장에서는 뒤쪽에서 보았는데, 오늘은 중간 정도의 좌석이라 그를 조금 더 가까이서 보았다.
정확한 구멍을 짚는 정확한 힘, 입을 떼는 순간의 박자표현등 저 포스! 정말 멋지다.
어느 땐 멜로디보다 베이스가 이끌어간다는 기분이 들게 하는 현란한 연주.
다섯명의 연주자들 악기마다 마이크를 꽂았다.
그럼 트레몰로 하모니카도 가능한건가?
곡이 끝날때마다 물을 마신다, 그는.
또 여유롭게 관중석을 바라보며 분다.
세번째 곡부터는 나도 몸이 흔들어진다.
네번째 곡 연주가 너무 좋아 기립박수했다.
집에 와서 보니 히사이시 조의 음악이다. 역시 다르다.
다섯 연주자 모두 '나는 절대 들러리는 안 선다'는 듯한 포스다. 한 명 한 명이 각자 다 주인공인 것처럼.
하모니시스트 전재덕이 나왔다.
눈을 감고 들으니 전재덕의 명품소리가 돋보인다.
피아노와 하모니카의 협연. 발박자 소리가 들린다. 어려운 리듬이다.
그 어려운 리듬을 노래도 아닌, 하모니카로 청각에 의지해 연습하며 명연주를 보여주니, 대단하다.
그가 보지 못하지만 환호하며 기립박수했다. (기립박수하니까 생각나네. 내 아이들이 변했다. 연주회에서 기립박수와 환호하는 모습을 이제는 세련된 관중이라고 여긴다.)
하모니카를 흔들며 퇴장하는 모습이 소년같아서 웃었다.
이렇게 관람하는 건 재밌고 쉬운데, 연주자는 얼마나 고된 연습을 했을까.
마지막 곡 <캐리비아의 해적>은 편곡을 해서 대곡을 만들은 듯 싶다
이 곡의 OST를 다시 들어봐야겠다.
다섯명의 앙상블.
음악에 취해있는 그 순간이 행복인 사람들......
공연이 끝나자마자 그를 찾아갔다.
어렵게 만나 싸인을 받고, 꼭 하고 싶었던 말 ' I wanted to see you !'와 몇 마디를 나누었다.
연주할 때의 그는 군인처럼 절도있고 냉철해보이는 모습이 도도하게까지 느껴졌는데, 가까이서 보니 그도 역시 소년처럼 해맑다.
그를 코앞에서 보다니, 한량에게 이런 행운의 날도 있구나.
첫댓글 멋진곳을 다녀오셨군요.
문샘의 하모니카 사랑하시는 모습이 멋지게 그려 집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네. 제가 운이 좋았어요^^
참 감사한 일이죠.
하모니카가 제 일상에 깊이 들어와 있네요^^
참 감사한 일이예요^^
트레몰로 하모니카도 마이크를 악기에 직접 꽂아 쓸 수 있나요?
넘 궁금해서요.
귀여운 햔량 정숙샘!!!
보고싶고 하고싶은건 꼭 하는 사람
그치요?
보기좋아요.
깔려있는 you raise me up !
이 아침에 차분해져서 좋네요.....땡큐~~
제 모습 그대로 읽어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저 있는 그대로 봐 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보고 싶고 하고싶은 거... 다들 그렇게 살지 않나요?
남들에 비해 제가 더 많이 하는가 싶기도 하네요.
그렇게 살 수 있는 현실이 고마워요^^
행복한 나날 되세요, 박샘^^
가고 싶었는데...
부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