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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야곱의 우물가 원문보기 글쓴이: 장미원
위기상담 정 태 기 교수
1. 위기의 원인 위기는 어떤 경우에 발생하는가? 이미 제1장 위기 속의 현대인에서 외적인 요인을 다루었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개인적으로 느끼는 위기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우리는 이 땅에서 살아가는 동안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요인들과 연관을 맺으면서 살아간다. 1) 음식, 공기 그 외의 생활 필수품 2) 자아 정체성 3) 친밀하게 도움을 주고받는 가까운 이웃 4) 내가 소속되어 있는 집단 5) 내가 존경과 인정을 받고 있는 나의 역할 6) 경제적 안정 7) 나로 하여금 목표를 세우게 하고 주위 세계를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가치와 의미를 지닌 체제
위기란 자신의 삶에 중대한 위협을 느낄 때 일어나는 공포의 감정이다. 삶의 기둥 같은 어떤 대상을 상실했을 때 사람들은 눈앞이 캄캄해지는 절망을 맛본다. 그것이 사랑일 수도 있고, 권력이나 재물일 수도 있으며, 또는 명예나 그밖에 자신의 중요한 삶의 원동력일 수도 있다. 여하튼 바로 그것을 상실했을 때 사람들은 소망을 잃고 허둥대게 된다. 인간은 감정의 존재이다. 그래서 감정이 통하는 사람이나 어떤 대상에 애착을 느끼게 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부모와 자식은 깊은 애정으로 뭉쳐진 관계이다. 이러한 관계에서는 서로간에 일체감을 느끼게 된다. 어떤 사람과 일체감을 느끼는 경우 그의 삶은 이미 내 삶의 일부가 된다. 뿐만 아니라 그에게 일어나는 희로애락의 감정까지도 나의 경험이 된다. 일체감을 느끼는 대상에게 즐거운 일이 일어나면 나도 즐겁고 그가 상처를 입으면 나도 고통스럽다. 인간은 누구나 이와 같은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므로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그리고 심리적으로 자신을 지탱시켜 주었던 대상을 상실하면서 이러한 관계가 소멸되면 큰 충격과 고통을 받는다. 인간은 누구나 위기의 가능성 가운데 살게 되는데 이는 언제든지 자신과 밀접한 대상을 잃어버릴 수 있는 가능성 속에 있기 때문이다.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준비를 미처 갖추지도 못했는데 위기의 태풍이 매섭게 몰아칠 수 있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나 심장마비 같은 돌발 사태로 뜻밖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위기 당사자는 더욱 심한 충격을 받게 된다. 충격이 심하면 방황이 길어져 고난의 수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충격과 위기는 생활 가운데서 우리의 역할이 변화할 때에도 나타 날 수 있다. 예를 들면, 23세의 김 여인은 삶의 모든 면에서 어머니의 도움에 의존하며 살아왔다. 결혼 후 남편과 아파트로 이사한 김 여인은 한 달쯤 후에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 우울증의 원인은 아직도 어머니에게서 심리적인 독립을 하지 못한 김 여인의 정서상태에 있었다. 김 여인은 결혼을 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독자적으로 독립하지 못하는 심리적 지진아였던 것이다. 감정적으로 밀착된 관계일수록 오해나 갈등이 생길 때 크게 상처를 받는다. 그래서 일체감을 느끼는 대상과의 관계가 위협을 받게 되면 위기의식을 느끼며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져든다. 일체감의 위기는 다음의 세 가지 경우로부터 일어난다.
첫째, 자신의 삶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던 사람을 상실하거나 상실의 위험에 부딪쳤을 때 일체감의 위기가 발생한다. 위기의 두 번째 원인은 새로운 상황과 대면하게 될 때, 즉 우리의 존재에 위협적인 인물 또는 위협적 사건에 직면하게 될 때 위기를 경험하게 된다. 위기 발생의 세 번째 원인은 지위와 역할의 상실, 변화에서 온다.3)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는 심혈을 기울여 할 일이 있고, 거기에 따른 지위와 역할도 갖고 있다. 오랫동안 한 방면의 일에 종사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일과 일체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때, 사람에 따라서는 무의식 가운데 자신의 일과 역할을 자기 생명의 일부처럼 여기게 되는 일 중독자가 될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할 때 자기가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이야기한다. 당신을 누구라고 생각합니까? 라는 질문에 거의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목사, 선생, 의사 등 자신의 직업을 댄다. 이는 바로 자기의 일과 역할을 자신의 삶과 동일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이런 것들이 위협을 당할 때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Ⅱ. 위기특성 1) 사람이 위기에 처하면 여러 가지 부정적인 감정이 외부로 발산되게 되는데, 이때 발산의 대상이 위기 당사자와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일 확률이 높다. 당사자가 가족들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면 가족들이 가장 먼저 피해를 입을 것이고, 교회와 가장 밀접했었다면 목회자를 중심으로 한 여러 교우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많다. 위기에 처한 사람이 분노의 감정을 느낄 경우, 이전 같으면 쉽게 처리할 수 있었던 일도 충동적이 되면서 자제능력을 상실하거나 약화되기 때문에 비이성적으로 표출되기 쉽다. 이들이 느끼는 분노의 감정은 적당한 명분과 대상을 만나기만 하면 폭발해 버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목회자가 미리 알고 대처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리하면 위기 당사자의 가족이나 교회가 큰 상처를 받지 않고도 이를 해결할 수 있다. 남편이 위기에 처했을 때 아내와 다른 식구들이 언제 어디서 터져나올지 모르는 분노의 감정을 미리 대비할 수만 있다면 보다 쉽게 위기를 탈출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나 많은 부부들이 상대방의 위기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부정적으로 대처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심지어는 이혼에 이르는 경우까지도 비일비재하다.
2) 과거에 위기를 성공적으로 처리해 본 경험이 많으면 많을 수록 다음에 오는 위기도 성공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 똑같은 위기에 직면해서도 사람에 따라 대처하는 반응이 모두 다르다. 예를 들어 병원에서 암이라는 치명적인 진단을 받았을 경우, 어떤 사람은 충격이 너무 커서 정신장애를 일으키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게 자기의 죽음을 받아들인다. 이런 상이한 차이는 지나온 삶에 그 원인이 있다. 과거에 위기를 실패로 대처해 온 사람이나 큰 위기의 경험이 없이 살아온 사람은 죽음이라는 충격 앞에서 정신착란을 일으킬 수 있는 반면, 많은 위기를 잘 대처해온 사람은 죽음이라는 선고 앞에서도 대범할 수 있는 것이다. 또 과거에 위기를 실패로 대처한 사람은 다음에 오는 위기 앞에서 과거의 실패 경험이 가중되어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목회자는 위기에 처한 사람을 대할 때 그의 지나 온 삶을 파악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위기를 어떻게 대처하면서 살아왔는가를 알고 그를 도와야 한다.
3) 일정 기간 여러 가지의 위기가 거듭될 때도 위기의식이 가중되어 그만큼 대처하기가 힘들어진다. 위기 상담을 하다 보면 어느 한 가지 위기로 인해서 오는 사람은 드물고, 대체로 여러 위기가 겹친 경우가 많다.
4) 위기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위대한 신앙과 위대한 역사는 대부분 하나님을 체험한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이들은 거의가 위기 가운데서 하나님을 만났었다. 이런 점에서 위기에 처한 사람은 하나님을 만날 수 있고 위대한 역사의 주인공으로 변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위기가 어떻게 이런 기능을 하게 되는 것일까? 위기에 부딪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속에서 신을 만나고자하는 심리가 생긴다. 사람은 위기에 처하면 방어심리가 약화된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를 다른 사람에게 내어주지 않으려는 자기 보호심리가 있다. 자기 방어심리는 가정집의 대문과 같아서 대문이 굳게 닫혀 있는 집에는 들어갈 수가 없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문을 닫고 산다. 그러나 일단 마음의 문(방어심리)이 열린 사람은 무엇이나 받아들일 수 있고, 받아들인 것이 놀라운 생명의 씨앗이라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복음을 받아들여 기적의 역사를 이룬 사람들은 거의가 복음을 향해 마음의 문을 열었던 사람들이다.
그런데 마음의 문이 위기에 처하게 되면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동적으로 열리는 기적이 일어난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열리지 않던 문이 위기 상태에서는 자동적으로 열리게 되므로, 복음의 씨앗을 심기에는 하늘이 내린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마음의 문이 열린다는 것은 자기가 신뢰하는 사람의 도움을 전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위기 당사자가 변화를 일으킬 만한 도움을 줄 수만 있다면 그의 인생을 바꾸어 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마음의 문이 활짝 열린 상태가 얼마나 지속되느냐가 문제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기는 하나 그렇게 오랫동안 지속되지는 않는다. 어떤 사람에겐 몇 시간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겐 며칠 동안일 수 있으며, 또 어떤 사람에겐 몇 달 동안 계속 될 수도 있다. 할펀(Halpern)은 위기 상태의 순간을 다음의 그림에서 잘 설명해 주고 있다.
평상시 마음 위기의 마음 정상적인 상태의 사람은 밑변이 넓은 정삼각형의 심리구조를 갖고 있어서 외부의 어떤 영향에도 안전하다. 누군가가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이 상태를 변화시키려 해도 노력에 비해서 효과는 미미할 뿐이다. 그러나 위기 상태에 있는 사람은 역삼각형의 심리구조를 보이고 있다. 이런 사람은 어느 쪽으로든 넘어질 수밖에 없는 찰나에 있는데, 문제는 어느 쪽에서 영향이 주어지느냐이다. 위기의 사람은 판단기능의 상실 또는 약화로 어느 쪽의 유혹에도 쉽게 넘어갈 수 있다. 이때 부정적인 유혹이 주어지면 위기 당사자는 자신도 모르게 파멸의 수렁으로 빠져들 수 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건전한 영향력이 주어진다면 그는 이전의 삶과는 다른 더 높은 차원의 삶으로 성장할 수가 있다.
Ⅲ. 위기예방상담 효과적인 위기예방 상담을 위해서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어떤 사건들이 위기의 파동을 일으키는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의 홈즈와 레어(Holmes and Rahe)는 우리의 일상생활 가운데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위기사건을 긴장과 충격의 정도에 따라 다음과 같이 열거했다. 그들은 배우자의 사망을 가장 큰 충격으로 가정해서 100점으로 설정하고, 다른 사건들을 이것과 비교했다. 이 방법은 서양 사람들의 경우이지만 우리에게도 위기의 종류와 충격의 정도를 생각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홈즈와 레어는 1년 동안에 겪은 여러 위기들로부터 받은 충격을 종합해서 분류했는데 1년 동안의 총 충격 점수는 다음과 같다. 아래의 분류 표를 살펴보면, 1년 동안에 300점 이상의 충격이 가해질 때 90퍼센트 정도의 사람들에게서 2년 내에 건강의 이상이 발생했고, 150-299점의 충격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50퍼센트가 건강의 이상을 경험했으며, 150점 이하의 사람들 중 30퍼센트가 건강의 이상을 느꼈다고 한다.
위기 충격 평가 척도
고려해야 할 사실은, 위의 도표에서는 배우자 사망이 제일 높은 충격 점수로 나와 있지만 모든 사람이 다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의 경우는 자식 사망이 배우자 사망보다 더 큰 충격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 위의 도표는 참고사항일 뿐 실제 충격 점수는 아니므로 위기당사자를 잘 알고 있는 주위 사람이나 목회자가 그의 상황을 고려해서 책정해야 할 것이다. 이를테면, 집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에도 화재보험에 들어 있는 사람과 아무 대책 없이 일을 당한 사람이 느끼는 충격도는 천양지차일 것이다. 똑같이 재산을 잃었을 때에도, 재산에 큰 가치를 두지 않고 정신적이나 영적인 데에다 가치를 두는 사람과 물질에 최대한의 가치를 두는 사람이 받는 충격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며 그 대처방법도 크게 다를 것이다. 예를 들어 은퇴의 경우를 보아도, 어떤 사람은 은퇴 후에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은퇴 전후에 죽어 버리는 사람도 있다. 이 경우, 전자에게는 은퇴사건이 그렇게 큰 충격을 가하지 않는 반면, 후자에게는 300점을 훨씬 능가하는 타격을 주어 사망을 일으키게까지 하는 것이다. 위의 두 사람은 무엇에서 차이가 나는 것일까? 그것은 두 사람의 정신자세와 은퇴 후를 준비하는 마음과 살아오면서 어려움을 극복해 온 방법 등에서 큰 차이가 날 것이다.
Ⅳ. 위기개입방법 1. 위기 파악 문제 해결을 위해서 상담자는 위기에 처한 사람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위기상황에 대한 분명한 이해 없이 위기에 처한 사람을 돕는다는 것은 효과적인 방법이 못 된다. 다음은 위기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들이다.
1) 위기가 그 사람의 일상생활에 어느 정도로 손상을 끼치고 있는가, 위기에 접어 든 이후로 그의 생활양식이 그 전과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비교해 본다. 2) 그는 현재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수행할 수 있는가, 학생이면 학업을, 직장인이 면 직장 일을 할 수 있는가? 3) 자기가 취한 행동에 대해서 책임을 질 수 있는가? 4) 그의 위기 상태가 주위 사람들의 삶에 장애를 주고 있는가, 그의 가족들이 그 사람의 위기로 인해서 어느 정도 스트레스나 상처를 입고 있는가? 5) 그는 과거에 치명적인 위기 경험을 가진 적이 있는가, 있다면 어떻게 그 위기에 대처했는가를 안다. 만일 그가 위기를 성공적으로 대처했었다면 그 경험이 이번 위기도 성공적 으로 대처하도록 촉진제의 기능을 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과 거의 실패의 기억 때문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6) 현재 위기 당사자가 자살이나 타살의 위험성이 있는가? 위기가 극도에 달하면 쉽게 죽음에 대한 유혹에 빠지기 때문에 그 가능성을 신중하게 생각하고 대처 해야 한다. 7) 위기 당사자가 현재 절망적으로 보이는가 아니면 어느 정도의 소망을 보이고 있는가? 8) 그는 고도의 위기의식으로 인해서 현실감각을 완전히 상실했는가 아니면 조금 이라도 살아있는가? 9) 위기 당사자 주위에 그가 위기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인적 물적 자원은 어느 정도로 존재하는가? 위의 상황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다면 상당히 구체적인 위기 대처방 법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2. 위기 해결 가능성 진단 클라인벨(Howard Clinebell)에 의하면 위기에 부정적으로 대처하는 사람과 긍정적으로 대처하는 사람의 반응은 서로 다르다. 보통의 경우, 위기 초기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다가 상담이 진전됨에 따라 긍정적인 반응으로 전환된다. 위기 상담자는 이 두 가지 반응에 예리한 통찰력을 발휘해야 한다.
부정적인 반응 1) 문제가 있음을 거부한다. 2) 문제를 회피한다(예를 들면 술이나 마약). 3) 도움을 구하거나 받아들이기를 거부한다. 4)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거나 참을 수가 없다. 5) 위기의 본질과 해결을 위한 대안을 탐색하지 못한다. 6) 위기를 유발하고 아물게 하는 책임을 다른 사람들에게투사한다. 7) 친구나 가족 또는 자기를 도울 능력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멀어진다.
긍정적인 반응 1) 문제에 직면한다. 2) 문제에 대한 이해를 강화한다. 3) 원한이나 불안, 죄책감 같은 부정적 감정들을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4) 문제처리 책임을 받아들인다. 5)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어떤 대안을 탐색한다. 6) 상황에서 변화가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분리하고, 불가능한 것을변화시키려고 귀한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는다. 7) 자기의 기대 가운데 너무 웅대하고 부담이 되는 면이 있으면 포기한다. 8) 친척이나 친구, 또 전문인 가운데서 자기를 도울 수 있는 사람들과 대화의 길을 열어 놓는다. 9) 작은 문제일지라도 건설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 단계를 밟는다. 3. 관계 형성 위기를 겪고 있는 사람을 효과적으로 도와주기 위해서는 먼저 이루어야 할 조건이 있다. 그것은 좋은 인간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이다. 효과적인 인간관계 수립을 위해서는 위기 당사자와 도와주는 사람 사이에 신뢰감이 형성되어야 한다. 신뢰감 형성을 위해서 위기 개입자가 위기 당사자를 이해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위기 개입자의 말과 태도는 두 사람의 관계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 예를 들면, 얼마나 마음이 아프세요?라든가, 얼마나 화가 나십니까? 등의 표현은 위기 당사자의 신뢰감을 강화시켜 줄 수 있는 좋은 언어들이다. 다시 말해서 상대방의 가슴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쁨, 슬픔, 분노, 공포의 감정을 이해해 주고 공감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나는 당신을 이해합니다 와 같은 표현을 쉽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 위기에 처한 사람은 자기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를 잃은 어머니에게 그와 똑같이 아이를 잃어버린 아픔을 이미 경험한 또 다른 어머니가 찾아와, 나는 당신의 아픔을 이해합니다 라고 위로한다면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위기 개입자는 위기 당사자를 향해서 '입술의 대화를 피해야 한다. 입술의 대화란 마음에 없는 말을 의미한다. 마음에 없는 말을 무심코 내뱉을 경우, 곧 상대방에게 불신의 감정이 전달되고 만다. 사람은 영감을 통해서 상대방의 마음을 느끼도록 창조되었다. 상대방의 아픔에 대해서 별다른 느낌 없이 말로만 공감을 표현한다면 곧 상대방의 가슴에 불신의 느낌으로 전달될 것이다. 마음은 눈, 얼굴 표정, 몸짓을 통해서 상대방에게 전달되는데, 입에서 전혀 다른 분위기의 말이 나오면 신뢰감이 사라져 버릴 것이다. 신뢰감이 없는 대화나 인간관계로부터는 어떤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 신뢰감을 형성하는 대화를 위해서 주의해야 할 점은 대화를 방해하는 소음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화벨 소리나 사람들의 떠드는 소리 등은 주의를 산만하게 해서 대화의 소통을 차단하고 신뢰감 형성에 장애를 가져온다. 그리고 불필요한 전문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전문용어를 사용해야 할 경우 상대에게 그 뜻을 함께 설명해 주는 것이 좋다.
위기 개입자가 위기 당사자를 어떤 방법으로 상담할 것인가에 대해서 칼 로저스(Carl Rogers)는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해 준다. 누구나 위기를 만나면 정상에서 벗어나 이상성격적이 되는 경향이 있다. 즉, 충동적이고 비논리적인 사람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위기를 만난 사람을 대할 때 이전에 알고 있던 정상인으로서 그를 대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는 위기로 인해서 정상적인 반응을 할 수 있는 기능이 약화되었거나 상실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위기 당사자를 대할 때는 새로운 사람을 대하는 것처럼 조심해야 한다. 필자도 한때 그때까지 살아온 삶을 포기해야 되겠다고 생각할 만큼 커다란 위기에 직면한 적이 있다. 그때 가까운 사람들의 말 한 마디가 얼마나 큰 힘이 되고, 큰 상처가 될 수 있는가를 뼈저리게 실감했다. 주위 사람들은 무심코 가볍게 내뱉는 말이었지만 인생의 기로에서 있던 나에게는 천근 만근의 무게를 지니고 있었다. 이토록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위기 당사자에게 치유와 성장을 촉발하는 상담방법으로서 로저스는 세 가지 조건을 들었다. 로저스는 상담자와 내담자 관계에서, 내담자가 상담자로부터 세 가지 조건만 경험할 수 있으면 내담자 자신에게서 치유와 성장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세 가지 조건이란 첫째로,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보여 주는 일치성(Congruence)인데, 여기에서의 일치성이란 상담자의 정직하고 솔직하고 순수한 모습을 일관성 있게 보여 주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으로는 내담자에 대한 상담자의 무조건적인 존중(Unconditional respect)이다. 내담자가 어떤 환경에 처해 있더라도 그를 한 인간으로 존경해 주는 것이다. 세 번째로, 내담자의 아픔을 상담자가 이해하고 공감해 주는 태도(Empathic Understanding)이다. 위의 세 가지 태도는 예수님이 마음에 상처 입은 사람들을 치유하실 때 보여 주셨던 치유방법이기도 하다.
위기 상담자와의 관계형성을 클라인벨은 더 구체적으로 세분해서 제시한다.
1) 사랑의 경청을 하라. 비판적이 아닌 태도와 상대방이 체험하고 있는 아픔을 보 살피는 마음으로 들어 주라. 만일 자신이 상대방과 꼭 같은 위기를 만났다면 어 떤 심정이 될 것인가를 생각해 보라.
2) 상대의 아픔에 동참하고 공감해 주어서 상대로 하여금 상담자인 나 자신의 따 뜻한 마음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라.
3) 상대가 위기상황을 대처하려고 애쓰는 동안 나도 그와 함께 동참해서 위기 해 결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는 마음을 상대가 알도록 하라.
4) 가능하면 자주 상대방에게 확신감을 불어 넣으라. 위기를 대처해 갈 수 있는 능 력을 위기 당사자인 상대가 지니고 있음을 깨닫게 하라.
5) 필자가 클라인벨의 위기 상담을 위한 관계형성에 한 가지를 더 첨가한다면, 위 기 당사자 의 감정발산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라는 것이다
위기 당사자에게서 복합감정이 발산되지 않으면 위기 대처 능력이 생성되기 않기 때문이다.
4. 핵심 문제 규명
위기 개입자와 위기 당사자간에 신뢰 관계가 어느 정도 형성되고 위기 감정도 누그러지면 위기 당사자로 하여금 자신이 처해 있는 위기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흔히 위기의식에 빠져 있는 사람은 왜곡된 사고와 복합적인 감정을 갖게 되기 때문에 위기상황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혼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위기 개입자는 이런 위기당사자에게 냉정을 되찾도록 도와주고 위기상황을 분명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격려해 주어야 한다.
1) 문제의 영역을 파악하게 한다.
2) 위기상황을 분석하면서 해결 가능한 문제와 해결 불가능한 문제를 구분하도록 돕는다. 흔히 위기에 빠진 사람은 해결 불가능한 문제를 가지고 시간을 낭비하 는 경향이 있는데, 위기 개입자는 해결 불가능한 문제에서 해결 가능성이 있는 문제로 관심을 전환해 가도록 도와야 한다,
3) 우선적으로 대처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가를 파악하도록 돕는다.
4) 어떻게 문제를 대처해야 할 것인가를 돕는다.
5) 다른 해결 가능성들을 생각해 보도록 돕는다.
6) 문제를 해결하는데 자신의 재능이나 주위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다. 위기에 빠진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만 온 정신이 집중 되어 있기 때문에 자기 외적인 존재가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 리라는 사실을 깨 닫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위기 개입자는 이러한 사실을 깨닫도록 자극함으로써 위기 처리과정에 큰 도움 을 줄 수있다.
7) 위기 해결을 아주 작은 단계에서부터 점차적으로 풀어가도록 돕는다.
5.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
위기 개입단계에서의 위기 개입자의 마지막 임무는 위기 당사자로 하여금 자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가도록 돕는 것이다. 마지막 단계에서 위기 개입자는 아래와 같은 몇 가지 원칙을 가지고 위기당사자를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다.
1) 위기 당사자가 문제해결의 주인공으로 참여해야 한다. 위기 당사자의 활발한 참 여 없이 제3자의 의견에 끌려 다니는 상황에서는 건전한 치유와 성장을 기대하 기 어렵다.
2) 위기 당사자는 자기 능력과 수준에 맞게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 위기 당사자의 능력을 무시하고 지나치게 부담을 준다면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 위기 개입 자는 이럴 때 현 명한 판단을 해야 한다.
3) 위기 대처방법은 위기 당사자의 환경과 생활양식에 어울려야 한다. 그 사람의 살아온 문화적 배경과 삶의 스타일 및 신앙의 형태에 어울리는 대처방법이어야 한다.
4) 대처방법은 실제적이며 구체적이어야 한다. 위와 같은 위기 개입원칙을 생각하면서 클라인벨이 제시하는 위기 대처 행동방법을 들어본다.
1) 자신이 생각해 온 문제에 대해 성취 가능한 목표를 세운다. 2) 자기 시간과 능력에 맞는 목표달성을 위한 행동계획을 세운다. 3) 어려울 때는 옆에서 지원하는 상담자가 있음을 확신시킨다. 4) 성취 가능한 희망을 제시하면서 돕는다. 위기 당사자의 책임과 능력을 촉진시키 기 위해 기도와 같은 신앙 지원을 이용한다. 5) 작은 부분일지라도 위기 당사자가 상황을 개선할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인정 해 주고 존중해 준다. 그럼으로써 그의 긍지심이 강화되어 간다. 6) 행동계획이 각 단계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를 위기 당사자와 자주 의논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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