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읽기] K-방역에서 궁금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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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에서 궁금한 것들

 입력 2021.08.04   [마음 읽기]  

흔히들 한국어는 표기와 발음이 일치한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버스’ ‘돈가스’라고 쓰지만 소리 내어 발음할 때에는 다들 ‘뻐스’ ‘돈까스’라고 말한다. 상당수 한국인들은 그런 불일치를 의식하지도 못한다.
 

만원 지하철은 어떻게 괜찮나
왜 수천만 명에게 용돈을 주나
‘짧고 굵게’의 근거는 무엇인가

그러다 어떤 특정한 단어에 이르러 불쑥 위화감을 느끼고 만다. 왜 ‘짜장면’이라고 말하는 음식을 ‘자장면’이라고 쓰라고 하는 거냐, 하고. 그럴 때 국립국어원 같은 기관은 동네북이 된다. 결국 짜장면은 복수 표준어가 됐지만.
 
나도 자장면이 뭐냐, 짜장면이지, 하고 불만을 터뜨리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국립국어원의 설명을 접하고 불만의 수위는 상당히 낮아졌다. 외래어 표기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는데, 그 원칙들이 ‘짜장면’에서 서로 충돌했다. 국립국어원은 그 상황에서 자신들이 어떤 가치를 우선하는지 충실히 해명했고, 찬성하지는 않았지만 그 결정을 이해할 수는 있었다.
 
전염병 대응에도 여러 원칙이 있으며, 그 원칙들은 많은 지점에서 첨예하게 맞부딪힌다. ‘값싸고 질 좋은 물건’처럼, ‘철저하되 편안한 방역’도 애초에 무리한 요구이리라. 당국의 고충을 십분 이해한다. 헬스장에서 틀 수 있는 노래의 박자 같은 지침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따지고 싶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로감이 쌓이면서 스멀스멀 위화감이 올라온다. 이제 나는 아래 의문들에 대해 설명을 듣고 싶다. 제대로 된 설명을 들으면 좀 더 잘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원칙을, 철학을 듣고 싶다. 이유를 이해하면 언뜻 부조리해 보이는 정책도 보다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말이다.
 
첫째, 지하철은 아침저녁으로 미어져 나가는데 왜 택시 승객 수는 규제하는가. 그리고 이용자들이 띄엄띄엄 앉아 모니터를 쳐다보는 PC방이 왜 식당보다 더 세게 철퇴를 맞는가. 혹시 지하철과 식당은 손대기 부담스럽고 택시와 PC방은 만만해서인 건 아닌가. 방역 수칙이 대상에 따라 강약이 달라진다고 느끼는 사람은 나 하나뿐인가.
 
둘째, 왜 수천만 명에게 25만 원을 주는 건가. 25만 명에게 수천만 원을 줘야 하지 않나. 지금 사람들이 재난지원금을 쓰면 코로나 사태 피해 업종이 아니라 수혜 업종으로 돈이 더 흘러가는 거 아닌가. 피해 업종을 파악하는 게 어렵나? 2년 전 납세 실적으로 금방 알 수 있지 않나. 나라가 장사를 막은 노래방과 유흥주점 주인들에게는 미안하지도 않은가.
 
셋째, 이 상황을 왜 ‘짧고 굵게’ 해결해야 하는가. 버티기 힘들어 뵈는 이들이 너무나 많은데, 짧고 굵게 마치려다 사회 어느 구석이 부러지거나 부서지는 건 아닌가. 가늘고 길게 가는 게 차라리 낫지 않나. 혹시 다른 사안은 보지 못한 채 오로지 ‘확진자 수를 줄여야 한다’는 도그마에 갇힌 건 아닌가.
 
전염병 전문가들은 자영업자의 고통을 넘기기 쉽고, 경제 전문가들은 환자와 의료진의 고통을 어떻게 줄여야 하는지 모른다. 양쪽의 고통 모두 엄연한 실존이기에, 총체적 고통을 고민할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새로 생긴 방역기획관이 그런 자리인 줄 알았는데 그냥 연락관이라고 한다. 그러면 ‘짧고 굵게’는 무엇을 근거로 어디서 낸 전략인가.
 
지난해 한국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이 3079명이다. 그 하나하나가 가슴 아픈 비극이었다. 이 죽음들을 막는 방법은 간단하다. 자동차 운행을 금지하면 된다. 그러나 아무도 그런 주장을 펼치지 않는다. 그로 인해 치러야 할 사회적 대가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비정한 산수라고 욕할 수도 있으리라. 나는 고통의 철학이라고 부르련다. 지난해 한국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숨진 사람은 917명이다. 교통사고와 달리 바이러스는 전파된다. 더 위험하다. 그러나 그걸 어느 선에서 막을 것인가에 대한 엄혹한 고민은 마찬가지로 필요하다.
 
기쁨의 철학도 필요하다. 때로 그것은 위생적으로 완전무결한 상태를 의미하진 않는다. 한때 방역 당국이 결혼식에 친족만 49명까지 참석할 수 있다는 지침을 내렸다. 세상에 친구 없이 결혼식을 올리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만원 지하철이 어쩔 수 없다면, 결혼식장에 대해서도 보다 관대해져야 하지 않을까.
 
확진자가 매일 수만 명씩 나오는 영국에서 사람들은 마스크를 벗고 유럽축구선수권대회를 관람했다. 그게 잘한 일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 삶에 결혼식 피로연과 축구가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컨트롤 타워가 어떤 고통과 기쁨의 철학을 지니고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지, 설명을 듣고 싶다.
 입력 2021.08.04

장강명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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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ng**** 2021-08-04 22:56:42 신고하기

  아니 아무리 완벽한 정부라 할지라도 어떻게 개별 사안 하나하나를 다 충족시킬 수 있겠는가? 철저한 고민은 필요하겠지만, 이처럼 하나하나를 다 걸고 넘어지자면 그냥 비난을 위한 비난 밖에 더 되겠는가? 적당히해라 인간아

  29pn**** 2021-08-04 17:50:46 신고하기

  지하철 방역은 항상 궁금했어..젤 위험해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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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 2021-08-04 16:56:58 신고하기

  몇 가지 언급하면, 애초 '자장면'을 주장하는 한 분이 권위를 내세워 국민들은 다 '짜장면'이라고 하는데 '자장면'으로 관철시켰고(결국 국민들 '소견'을 인정해 줌), PC방은 모니터만 들여다 보는 것이 아니고, 사발면 먹고 떡볶이도 먹는 곳이어서 식당보다 통제가 쉽지 않고...'짧고 굵게' 처리하지 않으면 그놈의 빨리빨리를 외치는 언론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고, 길게 보자는 의사는 원수가 되어 이 나라를 떠나야 할 것이다. 그나마 지하철은 1분 30초 마다 한 번씩 조금씩이지만 공기를 바꾸고 사람도 바뀐다. 그리고 언급한 내용에서 부분적으로는 공감하는데...만화가 허영만 선생의 좌우명이 무엇인지 아는가...'나보다 못한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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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yds**** 2021-08-04 16:35:24 신고하기

  🌌이미 너덜너덜한 걸'레가 된 🎱코로나쇼 천막극장의 🎱백신사기 🌒사기꾼들만 모인 청와대의 막장 발악🌌🎏🌌🎭 [출처: 중앙일보 07-09] 사흘연속 1000명대…곧 '3인모임 금지' 🧿 [중앙일보 07-07] 하루 1145명, 4차 유행 시작됐다 🌒반인류 사기꾼들, 모조리 곧 종말처리>수용소행🎆🎆🎆 코로나쇼를끌고막가는면역학계가변종과변이를섞어쓰고있다🌌 🌒mutant/variant 유전자염기서열분석을눈에안뵈는핵산말고뭔그래프로해서다🌌CGA 솜사탕의표준을정하고다른여럿을점수매기는식으로넘어간다🌌 그런사이비를숨기려고맘대로코드즉b117,p1,b1617로때린다🌌 그연구자들은막간다는걸서로알고들있지만밝히면밥줄끊긴다🌌 백신을여러번맞아야중증이나사망에이르지않는다고도으른다🌌

• conh**** 2021-08-04 11:02:29 신고하기

  제가 대신 대답해드리지요. 오로지 권력유지를 위한 표, 그 하나만을 목표로 철저한 정치방역입니다. 무능한 자들이 그것만은 참으로 유능하네요. 국민이 우둔한건지는 모르겠지마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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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2021-08-04 10:21:45 신고하기

  [문재인정부]는 모든 것을 [정치논리]로 판단한다. [정치 백신][정치 재난지원금][정치 인원재한] ... [정치 군대]. [내편]을 만들기 위한 [국민 편가르기]. [20년 정권유지]에 필요하다면 ... [북한 김정은] 이용한 [대선용 보여주기 쇼]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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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udn**** 2021-08-04 07:03:58 신고하기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컨트롤 타워 즉, 책임자가 누군지를 찾아내는 일이다.작금의 Kill 방역은 모두가 책임자 아니라며 뒤에 숨어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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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t**** 2021-08-04 05:18:36 신고하기

  K-방역이 주먹구구식이란 생각이 나 뿐 아니었구나. 장 소설가의 질문에 정부는 대답을 해야 한다. 지체없이 그래야 국민의 인[출처: 중앙일보] [마음 읽기] K-방역에서 궁금한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