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마(愛馬) 아반떼
최 순 태
내가 운전면허증을 취득하고 나서 맨 처음 구입한 자동차는 엘란트라였다. 전 차주가 6년 동안 이용했던 중고차였는데 12만Km가 넘은 운행거리가 계기판에 찍혀 있었다. 아무튼 그 차를 구입하고 도로 연수를 거쳐 당시 근무처이던 중구청까지 차를 운행하였다.
그러나 몇 년을 타다보니 잦은 고장으로 차 자체 가격보다 수리비용이 더 많이 들더니 마침내 김천을 다녀오다 도로에서 엔진이 꺼지는 난처한 상황을 겪게 되었다. 견인차에 끌려서 집까지 와서 차량 정비소에서 간단한 처치를 받았으나 계속 고장을 일으켜 폐차업체에 연락하여 가져가게 하였다.
첫 번째 만난 나의 자동차가 폐기처분을 위해 실려 가는 모습을 보니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나중에 남에게 물어보니 폐차할 때도 일정 부분 돈을 받고 처리해야 하는데 그냥 준 것이 못내 아쉬웠다.
이후 고향에 갈 때 자동차대여업체에서 차를 빌려서 볼일을 보기도 하였다. 차를 이용하다 갑자기 없어지니 많이 불편하였다. 또 다시 중고차를 살까 하다가 다른 사람이 타던 차의 상태 등에 대한 확신도 없어서 새 차를 사기로 하였다.
지인의 추천으로 만난 자동차 회사 영업사원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적당한 차를 구입한 것이 지금 내가 이용하는 아반떼이다. 차 구입 후 근무지가 주로 지하철 역세권이어서 구태여 차를 이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아 출퇴근용으로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고향에 갈 때나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떠날 때만 이용하였다.
2004년에 출고한 내차의 주행거리는 14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아직도 40,000km가 약간 넘을 뿐이다. 앞으로 적성검사기간이 끝나는 시기인 약 10년간만 운행하고 아이들에게 차를 주고 그때부터는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이동하고 싶다.
카카오톡에 올린 글을 보니 우리나라의 중산층 기준은 우선 50평 이상의 아파트소유자, 은행 현금 잔액 3억 이상, 2,000cc 이상의 자동차 소유, 가계 부채가 없어야 하며, 1년에 한번 이상 해외여행을 다녀올 것 등을 충족시켜야 한단다.
그러나 영국이나, 미국, 프랑스의 경우 중산층의 기준은 우리나라와 사뭇 다르다. 그들은 문화적인 생활을 즐기는 인생을 살 때 중산층이 된다고 여기고 있다. 여기에서 보듯이 우리나라에서는 자동차의 크기가 중산층의 평가요소가 됨을 알 수 있다.
나는 이러한 결과를 볼 때 우선 서글퍼진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부(富)가 쌓이면 큰집을 사고, 자동차의 크기부터 늘리는 경향이 있다. 그리하여 남의 집에 살면서도 자동차는 구입하여 어디를 가던 주차난이 심각하다. 이웃나라 일본은 자기 집에 주차장을 확보하지 못하면 자동차를 구입할 수 없도록 법에 규정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규정의 도입이 시급하지만 자동차 회사들의 무차별적인 로비로 인하여 실현하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다.
도로 곳곳에 넘쳐나는 불법주차로 교통이 불편하여 화재나 사고가 났을 때 불법주차차량 때문에 구조 차량이 진입하지 못하여 귀중한 재산과 생명을 제때 구하지 못하는 일이 허다하다.
제발 차를 가진 사람들은 될 수 있는 한 차량을 일정한 주차장에 세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불법주차를 해서 과태료 처분을 받기도 하고 차량이 견인된 부끄러운 일이 있었다. 이제부터라도 이러한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며칠 전 상인네거리에서 삼륜차를 본 일이 있다. 어릴 때 삼륜차로 물건을 운반하고 차를 이용하여 장사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는데 오랜만에 다시 목격하니 기분이 묘했다.
지금 국회에서 소방관련 기본법이 발의되어 계류되어 있으나 의원님들이 처리에 늑장을 부리는 바람에 언제 시행이 될지 모른다. 꼭 필요한 일은 서둘러서 사고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인명을 구조해야 할 것 아닌가?
제발 국회의원들은 국민을 생각하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 자기들의 세비를 올리는 일은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고 정작 필요한 법안의 통과를 미루는 것은 무슨 연유인지 모르겠다.
최근 미세먼지 대문에 국민들이 몸살을 겪고 있다. 미세먼지는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한다. 그 중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의 배기가스로 인한 이유도 한몫을 한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앞으로 전기자동차의 보급과 사용이 필요하여 우리 대구시에서도 전기자동차를 구입하는 사람들에게 각종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온갖 정책을 다하고 있다. 또한 운전자 없이 스스로 운행되는 자동차도 시험단계에 있으나 아직은 단점이 많다고 한다.
자동차를 소유하여 운행만 하면 무엇 하겠는가? 그것보다 자동차를 운행하는 사람들의 의식수준부터 개선해야 한다. 차를 몰고 도로에 나가면 사람들은 급해지고 언성을 높이게 된다. 더러는 욕도 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가장 교통사고율이 높은 나라로 낙인찍혀 있다. 이러한 일은 결코 자랑스럽지 않다. 내가 겪은 실례를 들어보겠다.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 내의 경로당 쪽에서 나오던 차가 경로당 쪽으로 진입하는 나의 차와 맞닥뜨리게 되었다.
내가 후진을 하여 비켜주는데도 빨리 하지 않는다고 경적을 울리는 현상에 아연실색한 적도 있다. 남을 배려하는 운전습관을 가질 때 사고는 줄어들 것이고 명량한 교통문화가 형성된다.
우리 모두 노력하면 사고율도 크게 개선되지 않겠는가! 모든 일은 실천이 중요하다.
첫댓글 선진국의 중산층 기준과 우리의 기준이 사뭇 다름은 그것이 곧 문화 수준의 차이라고 생각 되어집니다. 그와 함께 어떤 차를 소유하고 어떻게 운행해야 하는 지에 대한 도덕적 수준이 정립될 때까지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많이 배웠습니다.
우리나라도 급격한 경제 성장에 힘입어 자동차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좀 비약 한다면 차량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도로에는 운행하는 차량이 넘치는데 골목 골목에 주차된 차량을 보면 가관입니다. 매연 , 주차난, 교통사고 뭔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싯점이 아닌가 생각 하면서 잘 읽었습니다.
자동차가 생활의 필수품이 되면서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비하면 운전자의 · 의식이나 정책이 뒤 따르지 못하고 있는거 같습니다. 조속히 자동차문화의 선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감사합니다..최상순드림
우리 나라의 교통 문제, 환경문제, 운전자의 의식 수준... 두루 두루 통차라을 하시면서 적어 주신 글을 읽으며 저도 많이 반성하고 깨우칩니다. 감사합니다.
최선생님 같은 분이 국회에 나가서 교통분과 위원이라도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안은 것이 아쉽습니다. 아반떼가 새차나 다름없겠는데 애마처럼 잘 관리해온 결과라 봅니다. 애마가 활기차게 달리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88 년 처음차를 산 후 지금 3번째 차를 삿습니다. 부자들의 소유물인 줄 알았던 차를 사자고 할 때 나는 정신이 없었습니다. 물론 몇몇 친구들이 차를 삿지만 차를 살 형편이 아닌데 좀 사치스러운 느낌이 들어 2 년 후쯤 사자고 달랬지만 남편의 고집을 꺾을 수가 없었지요. 운전을 할 줄 모르는 저는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했습니다. 70 이 넘으니 남편이 내가 볼일이 있으면 기사노릇 자창합니다. 내가 기사를 두니 교통이 복잡지 않고 되나 실감합니다.
자동차는 이동의 수단이지 사치의 수단이 될 수 없음에도 우리의 현실은 부의상징이 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도 자기의 필요에 따라 소형차를 선호하는 추세로 가고 있습니다. 또 남을 배려하는 운전문화도 조금씩은 정착되어 가고 있는 듯합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