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간만에 생방으로 경기를 보았습니다.
오늘 경기를 평한다면 그냥 Good Game이었습니다.
어떤 다른 의미를 찾을 필요가 없이,
그냥 보는 것을 즐기면 되는 그런 경기였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전반, 특히 2쿼터의 경기내용입니다.
아예 처음부터 쉬드에게 포스트업 공격을 시키기로
마음먹은 모습이었습니다.
오늘 2쿼터 쉬드는 3번의 포스트업을 연속으로 시도했고,
그중 2개를 성공시켰습니다.
포스트업 공격 자체도 좋았지만,
그 포스트업이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도 나무나 깔끔하였습니다.
특히 2쿼터에서 에디와 레이가 동시에 윙에서 3점라인을 따라 달려나오고,
3점라인 밖에 있던 쉬드가 재빨리 페인트존으로 들어가
포지셔닝을 하고 포스트업을하는 장면은
개인적으로 최고의 장면으로 뽑고 싶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결과 수치가 아닙니다.
시도했다는 자체와 그 횟수가 중요한 것이고,
나아가 포스트업이 이루어지까지의 과정과
이후의 과정이 더 중요한 것입니다.
이전까지의 보스턴의 공격은 외곽에서 페인트존으로 들어오는 흐름이었습니다.
3점을 통해 수비범위를 넓혀 놓고,
이후 컷인 이나 백도어 혹은 포스트업 공격을 더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때문에 3점이 난조를 보인 최근의 경기들에서 어렵게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그런데 오늘은 정반대였습니다.
철저하게 빅맨들의 포스트업으로 페인트존을 공략했습니다.
이후 적절한 3점 슈팅의 분배를 통해 게임의 흐름을 가져왔죠.
농구에서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하여지는
<인사이드-아웃사이드>게임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여기서 제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보스턴이 <인사이드-아웃사이드>게임을 해야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밑줄까지 그었습니다.)
보스턴은 이미 자신들의 정체성을 슈팅팀으로 정했습니다.
그것이 결코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돌파와 포스트업의 비중을
얼마나 적절하게 맞추어줄 것이냐가 문제인 것이지요.
공격과 관련된 부분에서만 본다면
현재 보스턴의 팀운영이란 점퍼와 포스트업의
황금비율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경기는 그 황금비율을 찾을 수 있는
어느 한 단편을 볼 수 있었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한물 갔다고? 누가 그래? 데려와봐!! 라쉬드 왈라스!!-
오늘 최고의 선수는 누가 뭐래도 쉬드입니다.
오늘 쉬드의 모습은 지금까지 팬들이 바랬던 그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페인트존에서 포스트업 득점을 올리고,
가끔 3점 라인으로 올라와 상대 수비범위 넓혀주고,
수비를 통해 상대 공격수를 잡아먹어 버리는....
완벽했습니다.
특히 4쿼터 보쉬에 대한 수비는 감탄을 할 수 밖에 만들었습니다.
- 포스트업? 그거 뭐죠? 먹는 건가요? 캔드릭 퍼킨스!!-
7-7의 야투성공...
스탯만 본다면 오늘 잘 주어먹었구나 하실지 모르겠지만...
놀라지 마십시요.
전부 포스트업 득점이었습니다.
아직 여러가지로 어설픈 모습입니다만...
하루, 하루 성장해가는 모습이 분명히 보이기에,
조금은 기대해봐도 좋을 듯 싶습니다.
- 오버 더 보쉬!! 폴피어스... -


오늘 피어스의 플레이는 딱 한가지 밖에 기억나지 않네요.
워낙 임팩트가 강해서 말이죠.
결과야 좋지 않았지만,
07-08시즌 이후 본 피어스의 덩크 중 가장 시원한 덩크였습니다.
오늘 마지막으로 수비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일전에 어느 분이 적어주신 것으로 아는데,
모든 전술의 궁극적인 목표는 <수적우세> 즉, 다굴입니다.
다수가 한명을 상대로 공격을 가하는 것이죠.
히딩크가 했던 <포메이션이란 그저 숫자놀음일 뿐이다.>라는 말도 이와 통한다는 생각입니다.
오늘 보스턴의 수비가 그랬습니다.
철저하게 보쉬를 상대로 다굴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쉬드, 가넷, 퍽이 돌아가면서 경기 내내 1:1 매치업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경기 내내 오버가딩과 클로징 가드를 통해
공을 받는 것을 떠나 포지셔닝 하는 것조차 힘들게 괴롭혔습니다.
여기에 1쿼터부터 경기 막판까지 계속된 신경전 또한 상당했구요.
그런의미에서 오늘 보쉬의 20-10의 더블더블은 역으로
보쉬라는 선수의 대단함을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오늘 경기 재밌었습니다.
피어스의 인유어페이스라든지,
쉬드의 포스트업이라든지...
그간 보고 싶었지만,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것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경기였습니다.
보는 눈도 즐겁고,
기분도 상쾌해지게 만들어주는 Good Game이었습니다.
첫댓글 오늘 보수동은 간만에 아주 재밌게 경기를 하더군요. ^^
근래 보스턴이 안좋다고 해서 봤더니 무난하게 이기는 경기를 봐버렸네요. 이상태로 쭉 가다보면 빅베이비도 돌아오고 타이론루도 로스터에 끼면 더 무서워 지겠어요. // 보쉬도 정말 올스타 포워드라는... 가넷, 쉬드, 퍽과 매치에 볼에서 조금만 눈을 때면 론도가 훔쳐가더군요.. 그래도 꼬박꼬박 넣을꺼 다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