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아들에게
..............랭스턴 휴즈
아들아, 내 말 좀 들어보렴.
내 인생은 수정으로 만든 계단이 아니었다.
거기엔 압정도 널려 있고
나무가시들과 부러진 널반지 조각들.
카펫이 깔리지 않은 곳도 많은 맨바닥이었다.
그렇지만 쉬지않고 열심히 올라왔다.
층게참에 다다르며,
모퉁이 돌아가며
때로는 불도 없이
깜깜한 어둠 속을 갔다.
그러나 얘야, 절대 돌아서지 말아라.
사는게 좀 어렵다고
층계에 주저앉지 말아라
여기서 넘어지지 말아라
얘야, 난 지금도 가고 있단다.
아직도 올라가고 있단다.
내 인생은 수정으로 만든 계단이 아니었는데도...
- 휴스. 제임스 랭스턴 -
어머니
................이해인
당신의 이름에선
새색시 웃음 칠한
시골집 안마당의
분꽃 향기가 난다.
안으로 주름진
한숨의 세월에도
바다가 넘실대는
남빛 치마폭 사랑
남루한 옷을 걸친
나의 오늘이
그 안에 누워 있다.
기워 주신 꽃골무 속에
소복이 담겨 있는
유년(幼年)의 추억
당신의 가리마같이
한 갈래로 난 길을
똑바로 걸어가면
나의 연두 갑사 저고리에
끝동을 다는
다사로운 손길
까만 씨알 품은
어머니의 향기가
바람에 흩어진다.
어머니
........... 서정주
애기야......
해 넘어가, 길 잃은 애기를
어머니가 부르시면
머언 밤 수풀은 허리 굽혀서
앞으로 다가오며
그 가슴 속 켜지는 불로
애기의 발부리를 지키고
어머니가 두 팔 벌려
돌아온 애기를 껴안으시면
꽃 뒤에 꽃들
별 뒤에 별들
번개 위에 번개들
바다의 밀물 다가오듯
그 품으로 모조리 밀려 들어오고
애기야
네가 까뮈의 이방인(異邦人)의
뫼르쏘오같이 어머니의 임종(臨終)을
내버려두고 벼락 속에 들어앉아
꿈을 꿀 때에도
네 꿈의 마지막 한 겹 홑이불은
영원(永遠)과 그리고 어머니뿐이다.
어머니
.................조병화
어머님은 속삭이는 조국
속삭이는 고향
속삭이는 안방
가득히 이끌어 주시는
속삭이는 종교
험난한 바람에도
눈보라에도
천둥 번개 치는
천지 개벽에도
어머님은 속삭이는 우주
속삭이는 사랑
속삭이는 말씀
속삭이는 生
아득히, 가득히
속삭이는 눈물
속삭이는 기쁨.
카페 게시글
문화 사랑방
어머니......제임스 랭스턴 외 조병화, 서정주, 이해인
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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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0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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