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군 ‘쌍매훈련’, 13일부터 ‘자유의 방패’ 연합훈련… 北,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
공군의 F-15K 전투기(위 두 대)가 8일 미 공군의 A-10 공격기와 함께 전술 비행을 하며 열추적 미사일을 따돌리기 위해 사용하는 섬광탄(플레어)을 투하하고 있다. 한미 공군은 6일부터 10일까지 연합작전 수행능력 강화를 위한 ‘쌍매훈련’(대대급 연합 공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13일부터 한미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 연합훈련이 열리는 상황에서 북한이 9일 오후 6시 20분경 북한 남포 일대에서 서해 방향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군은 밝혔다. 북한이 서해로 미사일을 쏜 건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여 만이다.
공군 제공
합참 “北, 서해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여러 발 동시 발사 가능성”
한미일, 미사일 정보 공유 내달 협의
美정보당국 “김정은 핵포기 없다”
북한이 9일 오후 서해 방향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합참을 북한이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동시에 발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때 통상 택하는 목표 지점인 동해가 아니라 중국과 인접한 서해여서 의도가 주목된다. 북한이 서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6시 20분쯤 북한 남포 일대에서 서해 방향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비행 시간은 수십 초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미사일에 대해 실시간 항적을 탐지했지만 탐지 시간이 매우 짧아 미사일의 종류가 무엇인지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후 합참은 “북한이 같은 지역에서 수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했을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서해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두고 군 내부에선 최근 미국이 B-1B, B-52 등 대표적인 공중 전략자산을 동원한 한미 연합훈련을 서해에서 잇달아 진행하고 있는 것에 대한 반발 성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군 관계자는 “중국 코앞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기 때문에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전략폭격기 B-1B를 투입해 진행한 한미 연합 공중 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반발해 서해상으로 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했다.
미국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8일(현지 시간) ‘2023 정보기관 연례 위협평가’에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핵을 포기할 의지가 없다”며 “미국과 동맹국에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정보당국이 공식적으로 북한이 핵 포기 의지가 없다고 평가한 것은 처음이다.
보고서는 “김 위원장은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독재정권의 궁극적인 보장 수단으로 본다”며 “시간이 지나면 핵보유국으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장은 이날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으로서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미국과 동맹을 상대로 주기적으로 공격적이고 안보를 불안정하게 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앤서니 코튼 미 전략사령관도 “KN-28로 불리는 새 ICBM은 북한의 전략적·안보적 도전이 계속될 것임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달 8일 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한 고체연료 추정 ICBM을 ‘KN(Korea North)-28’로 명명한 것이다.
북한 도발이 고도화하면서 한미일 간 안보 협력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9일 한미일 3국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 위한 ‘한미일 방위실무자 협의’(DTT)를 4월 중순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한미일 정상은 북한 미사일에 대한 실시간 경보, 정보 공유에 합의한 바 있다.
손효주 기자, 워싱턴=문병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