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은 영어로는 ‘엄부렐라(umbrella)’라고 합니다. 이 말은 그늘을 뜻하는 라틴어 ‘옴브라(Ombra)’에서 유래했습니다. 어원에서 짐작할 수 있듯 서양의 우산, 엄브렐라는 비가 아니라 햇볕을 가리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졌습니다. 지금으로 말하면 양산입니다.
유럽에서 우산은 오랫동안 여성 전용이었습니다. 남성들은 비 오는 날이면 우산대신 모자를 쓰거나 마차를 탔으며 심지어 그대로 비를 맞기도 했습니다. 그 이유는 우산을 쓰는 남자는 나약하다는 고정관념 때문이었습니다. 남자들이 우산을 드는 경우는 동행하는 여성을 보호하려는 때 뿐이었습니다.
러시아와 극동을 오가며 무역업을 하던 영국 신사 조나스 한웨이(Jonas Hanway)가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나섰습니다. 그는 우산 대중화를 위해 고민하다가 비 오는 날 자신이 만든 우산을 쓰고 마을을 돌아다녔습니다.
이러한 그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참지 못했습니다. 그에게 돌맹이질을 하는가 하면 쓰레기를 집어 던지며 놀려댔습니다. 심지어는 그를 호모라고 비난했습니다.
마부들은 그가 우산을 쓰고 가는 모습을 보면 일부로 물웅덩이로 마차를 몰아 그에게 물벼락까지 주었습니다. 우산의 대중화가 이루어지면 마부들의 생계에 치명적인 영향이 미치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1786년 그가 세상을 떠날 때에는 남자들이 비싼 마차를 부르지 않고 우산을 쓰게 되었습니다.
조나스 한웨이는 1750년부터 무려 30년 동안 외출할 때면 항상 우산을 갖고 다녔습니다. 그 덕분에 고정관념은 깨어졌고, 남자들도 우산의 덕을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구한말 개항 이후 선교사들에 의해 들어 왔는데, 1950년대까지는 부유층의 상징물이었습니다. 그러다가 1953년 최초의 국산우산인 협립 우산의 탄생을 계기로 1960년대 중반부터 대중화가 이루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