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직 꽂다운 나이의 사회 초년생입니다. 제 모습이 너무 밉고 그런 제 자신이 슬퍼서 한탄해봐요. 어디가서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을까요? 이럴 땐 인터넷이라는 공간이 참 편한 것 같아요 어려모로...
저는 평범하디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어요. 집 근처 초중고 나오고, 성적 대충 맞춰서 이 지역 대학 갔어요. 휴학을 했어서 아직 졸업은 안했구요. 집은 나름 신축 아파트, 크게 부족함은 없이 컸어요. 개도 키우면서.
제가 일학년때부터 쭉 다닌 초등학교에 6학년때 어떤 애가 전학오더라구요. 해외에서 쭉 살다 왔다며, 다 아는 얼굴 뿐인 애들 사이에서 엄청난 화제였죠. 얘를 첨 봤는데 완전 원어민 같은 영어실력에 조금 탔지만 서구적이면서 예쁜 외모...다들 친해지고 싶어 했어요. 근데 우연찮게도 제 짝궁이 되더라구요 선생님이 저보고 친구 학교 생활 도와주라고 부탁까지 하시면서요. 그때부터 엄청 친해졌어요 제가 한국 문화에 소개시켜주고 같이 놀면서...근데 그 때 부터였을까요 묘한 차이가 느껴진게? 대중교통을 처음 타본다던 친구가 정말 의아하긴 하더라구요.
그렇게 일년을 잘 지내고, 중학교 올라 갈 때. 친구는 급 국제학교로 전학간다 했어요. 전 당연히 저와 함께 옆 중학교를 갈 줄 알았던 친구랑 멀어져서 속상한 마음 뿐이였죠. 그 어린 나이에 국제학교 학비가 연 몇천이고 뭐고 알게 뭐였겠어요? 마냥 이별이 슬펐습니다. 그래도 연락하고 지내자며, 웃으며 졸업했죠. 근데 국제학교로 전학을 간 친구는 그제서야 자기 자리를 찾은듯 너무 잘 지내더라구요. 그 친구들이랑은 근사한 옷 입고 파티하고, 학교에서 견학으로 스페인을 가며...그때부터 다 똑같은 똑단발을 하고 학교앞 분식점에서 떡볶이 사먹는 제가 비참하리만큼 평범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를 올라가니 그 차이는 더 심해지더라구요. 공부는 어중간하게 하지, 학원비는 더 들지, 과외를 하기는 하는데 비용적으로 부담스럽지...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이러고 있나 싶고. 야자하고 오면 밤 열시. 티비 삼십분 보는 것 조차 행복. 근데 친구는 아니더군요. 학교에서는 프로젝트로 다큐멘터리도 만들고, 영어 디베이트 대회도 나가고, 여전히 학교 행사로 여기저기 다니며 축구 경기하고 파티하고. 학원도 유학원이다 보니 월 몇백씩 드는 수업 턱턱 듣고 싶은만큼 듣고. 물론 친구도 자기 나름의 스트레스가 컸어요 부모님 두 분 다 서울대 나오시고 외할아버지는 의사고 하니 자기도 부담이 크더라구요. 근데 미국 입시가 기본적으로 한국 입시보다 널럴한 듯 했어요 쳇바퀴 굴러가듯이 생활하는 수험생은 전혀 아니였다고 해야하나.
그렇게 아등바등 고등학교를 견더내고 나니, 저랑 제 주변은 인서울 할 수 있을까 고민중인데 몇천만원짜리 유학 컨설팅을 받은 친구는 아이비리그를 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더군요. 아이비리그가 뭔 지 그때 친구 덕에 처음 알았어요 저는ㅋㅋ정말 저랑 동떨어진 세계인거죠. 그리고 돈을 부은만큼 떡하니 정말로 아이비리그를 붙더랍니다. 전 인서울도 못했어요 그치만 자취할 필요가 없다며 부모님은 안심하시더라구요.
이제 입시도 끝났다며 편하게 만난 친구는, 신용카드를 들고 다녔어요. 전 월 20만원 받았는데 얘는 살면서 용돈을 받아본적이 없더랍니다. 가보고 싶는 곳이 있대서 아묻따 콜 하고 갔더니 인당 오만원 하는 일식집...친구가 미안하다며 자기가 샀어요. 자기도 그렇게 비쌀 줄 몰랐다며. 근데 그 때 제 기분을 누가 알까요 그 비참함을...그 와중에 처음 먹어보는 우니가 너무 맛있었는데 목이 다 매이더라구요.
그러고 친구는 미국을 갔어요. 월 이백만원씩 내며 아파트에서 지내면서 서울에 날고긴다는 집안 애들이랑 어울리며 청담에서 양주 마시고 툭 하면 친구들끼리 유럽이며 휴양지며 놀러다니더라구요. 가족이랑도 꼭 일년에 한두번은 발리라던지 여행가고. 한국 들어올때마다 만났는데, 스위스가 너무 좋았다며 눈을 반짝이면서 얘기하는데 눈물 날 뻔 했어요. 스위스는 제 버킷리스트거든요. 제가 가본 가장 좋은 곳이라고는 제주도 밖에 없는데, 제가 파리가 더 좋은지 런던이 더 좋은지 왈가왈부하는 친구 말에 어떻게 공감을 할까요?
제가 휴학해서 알바하며 자격증 공부할 때, 이 친구도 뒤늦게 휴학하더니 테니스 레슨 받으면서 마사지 몇십회권 끊더군요. 그리고 놀기만 하기 뭐하다며 과외를 시작하는데 시간당 5-10만원 받으며...정말 돈이 돈을 부른다는 말이 실감났어요ㅋㅋ전 개고생하면서 시간당 9000원도 못 버는데. 개 같이 대하는 진상손님 때문에 속상해서 울 때, 친구는 과외생 부모님들한테 샤넬 부로치 선물 받고 있었어요.
그리고 복학해서 취준하는 저는 현실이 생각보다 더더욱 막막하고 차갑더라구요. 이럴거면 대학 왜 나왔나 싶을 정도로 제 자리는 없어요. 근데 친구는 실컷 놀다가 초봉 7천 받고 들어가더라구요 학벌과 영어실력으로 자격증 하나 없는 애가. 자격지심이라면 자격지심이고 고약한 시기질투라면 그게 맞아요. 그래도 이건 너무하지 않나요? 저랑 같이 아트박스 가고 하던 친구가 이제는 저와 그냥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이 돼 버렸어요.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된건지, 가슴이 막 답답해요.
그래도 하나 내가 낫다 싶은건 연애였어요. 전 연애를 꾸준히 다 오래 했고, 얜 남자를 거의 안사겨봤어요 늘 좋다는 남자는 정말 많았지만. 근데 썸타거나 남친이 생기면 얜 인당 15만원짜리 정식, 청담에 고급바를 남친의 외제차 타고 다니며 놀고, 전 남자친구랑 손 꼭 잡고 버스 타고 다니고 참..ㅋㅋ. 남자친구를 너무 사랑하고 소소한 행복이 감사하지만, 왜 얘는 이런 대우를 받고 사는데 전 그러지 못할까요?
애초에 자본주의 사회에서 금수저로 태어난거, 그거 참 축복이죠. 근데 예쁘기까지 하고 성격도 호탕한 친구가 전 사실 미워요. 원래는 이런 마음이 없었는데 점점 생기는 제 자신도 미워요. 그리고 그런 환경에서 그런 사람들과 어울려 노는 친구가 점점 선민의식이 생기며 묘하게 저를 자신과 다른 부류라고 생각하는게 느껴지는게, 말 못하게 비참해요. 취직도 어렵고 코로나 때문에 집에 쳐박혀있는 요즘 제 인생이 비교되는게 불쌍해서 씁니다. 친구랑 연을 끊어야 해결 될 일인지, 이 우울감은 시간이 갈수록 깊어져만 가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네이트판만 봐도 부자에 대해 비판적이고 선민의식을 욕하면서 왜 저 같은 사람이 솔직한 감정을 내비추면 부자 편 들어주는지 모르겠어요. 반대로 제 친구가 제가 피해의식 느끼는 것 같다는 글을 작성했더라면 제가 이렇게 욕 먹었을까요 아니면 친구를 욕하는 댓글들이 달렸을까요?
+ 댓글들 다 봤어요. 이런 질투랑 피해의식 나쁜거 저도 알고 도덕적으로는 옳지 않겠죠 그치만 제가 언제 교모하게 친구랑 까내렸어요? 그냥 모든걸 쉽게 얻는듯한 친구의 생활이 부럽고 평범한 저랑 비교된다 했지? 제가 언제 저는 공부를 죽어라 했는데 놀고먹기만 한 친구랑 결과가 달라서 억울하다 했나요? 마치 자긴 내 상황이면 안그럴 자신 있는 도덕적인 인간이듯 가르치려 들면서 반말로 지랄한다느니 뭐니 욕하는 댁들은 참으로 인간성이 잘 나셨네요.
그리고 친구가 저랑 적당히 비슷하다 한 것은 얘가 준재벌 급도 아니고 재산 몇십억 정도 되는 수준이라서 한 말입니다. 네 저랑 비교 했을 때는 터무늬 없이 부자 맞는데요, 요즘 잘 사는 사람이 많아서 몇십억 정도 가지고 몇 안되는 부자라고 칠 수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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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왜케 날서있어 참..
친구 후려치는거 .. 그래 그건 나쁘지 근데 난 저 글쓴이가 그냥 안쓰럽다.... 저기 댓글들도 그렇고 여기 댓글들고 그렇고 다들 날카로운거같은데 저 글쓴이는 그런 친구의 노력마저 진짜 ‘몰라서’ 일수도 있을듯 저 글쓴이는 경험해본적도 없고 앞으로도 아마 경험할수도 없는 그런 인생일테니까
어휴 이해는 가는데 그 마음 빨리 버리는게 행복해지는 길임..
읽다가 내림..솔직히 세상에 나보다 잘 사는 사람들 널리고 널렸는데 계속 은근슬쩍 친구 폄하하면서 한탄하는거 본인이 살아온 인생을 스스로 부정하고 갉아먹는 행동 같음...그 친구가 글쓴이를 잘못 사귀었네, 친구도 아니네 뭐네를 떠나서 생각이 너무 건강하지않다 어쩌다 한번 부럽다 하면서 잠깐 시기할 수 있고 나도 그런적 있어서 이해하지만 그걸 넘어서 저런식의 피해의식까지 가지고 있는건 본인 스스로가 힘들텐데 안타깝다 걍
나도 부자아니지만 너무 심한데 열등감이.. 그렇게 비교하다보면 세상에 자기보다 잘난거밖에 없겠다 친구 덕에 안먹어본거 모르는거 알게되고 좋을것같은데
난 진짜 아무리 부자인 사람 옆에 있어도 아무 생각 안 들던데 금고에 금괴가 있다는 말 듣고도 아 그렇군 이러고 더 이상 안 나가. 부럽다는 맘도 일절X. 유학을 가려도 영어로 자소서 쓰고 면접보고 이러면서 노력을 들여야하는건 마찬가지고.. 비교가 열등감을 부르고 열등감이 시기질투를 부른다고 생각.. 글쓴 삶에도 분명 소중한 가치들이 있을텐데 남의 삶 때문에 이렇게 휘둘리는건 건강치 않은 것 같다ㅠㅠ
뭔 마음인지 이해는 가는데 자격지심 너무 심하다
친구가 배경이 좋은 것도 있지만 다 거저 얻은 건 아닐텐데 전부 후려쳐버리면 안되지.. 연 끊는게 좋을 듯..
열폭오져
열폭오짐 네 인생을 돌아보길
친구 무시하고 하나하나 재면서 피해의식가지는 시간 보내는 대신에 더 인생에 도움되는 일을 했으면; 그리고 친구는 하루빨리 손절해줬으면 좋겠네 친구라는 이름 붙이고 저러는 거 소름끼치니까
이런걸로 뭐라고 안하고싶은데
인서울도 못하고서 아이비리그한테 열폭오지네
지가 흔히 말하는 sky갔으면 과외로 저렇게받고 어울리는 사람들이 달라졌을꺼임. 왜 외부환경탓을함?
아이비리그 졸업생보고 실컷 놀다가 좋은 곳 취업이라니^^,,,,,그런 합리화도 대단하다 진짜 감히 할 수도 없던 합리화임
서로 안보고 사는게 글쓴이나 저친구에게도 좋을듯
열등감 가지는 건 이해하지만 그게 다 스스로를 갉아먹는 행동인데 안타깝다 나도 그럴 때 인간관계 차단하고 살았는데 저 글쓴이 마음도 건강해졌으면 좋겠네
안타깝지만 친구도 뒤에서 노력한게있을텐데 있으니까 붙은걸꺼고 하 모르겠다 그래도 안타깝다 ...
열등감 이해함ㅋㅋㅋㅋㅋㅋㅋ저친구도 속으로는 알고있을껄 그 친구가 돈만 부은게 아니라 노력도 했다는걸...그런데 그걸 쓰면 인터넷에서도 위로못받으니까 저렇게 쓴 거겠지..
현타오고 허무하고 부러운거 다 이해감.. 근데 아이비리그 간 친구 노력을 폄하하는건 좀... 나도 저런 금수저친구가 옆에 있어서 하는말인데 정말정말 어렵고 힘들겠지만 신경안쓰는데 제일 최고 ㅠㅠ
글쓴이가 노력해서 SKY를 갔으면 격차가 많이 줄어들고 열등감을 안느낄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아님. SKY 다녀서 과외로 돈 좀 더 벌고, 대기업 들어간다해도 그 격차는 따라잡을 수 없음. 그러니까 열등감을 느끼는 거고.
개인의 생각이나 노력을 탓할게 아니라 점점 사회경제적 지위가 고착화 되어가는 현실도 돌아볼 필요가 있을듯.
물론 글쓴이처럼 친구 질투하고 자기 처지 원망해봤자 본인만 피곤함.
나도 저런 일은 아니지만 심각하게 열등감을 느껴본 사람으로서 일단 잠시동안이라도 친구와 거리두고 나 자신 찾기 해야함.. 내 정신 건강이 제일 우선임 ..ㅇㅇ
걍 열폭같음 다른건 어떡해 인정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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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글쓴이가 머 잘못했음..?
3 설령 열등감이라고해도 그럴 수 있는듯 나이먹을 수록 점점 차이나는게 느껴질 수 밖에없음 저 글쓴이가 알아서 처신할텐데 원글 베플들 대단한 성인군자 납셨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