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산의 일각
조옥잠 (Rachel Cho)
반갑습니다. 저는 현재 한동국제법률대학원 2학년에 재학중인 조옥잠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저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어 너무 감사드립니다. 저의 이야기는 2001년 어느 추운 겨울저녁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저녁 저는 자원봉사활동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습니다. 늘 혼잡한 시장 골목을 거쳐 집으로 귀가하던 나는 그날 어느 중년아저씨의 거칠고 큼직한 손에 들려진 꽃다발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그당시 저는 그 모습이 세상에서 참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인권모임에서 번역을 돕고 있던 나는 그들의 고단한 삶과 고통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을 하게 되었고, 하루의 일을 마치고 귀가를 서두르는 그 아저씨의 일상적인 모습에서 평범한 삶의 행복을 본 것 같습니다.
코리아드림을 가지고 고국을 떠나온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에겐 가족은 너무 멀리 있었고, 꿈은 너무나 많은 시련들로 가리워져 있어 그들의 삶은 평범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 날 나는 변호사가 되면 참 좋겠다라는 어이없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바라보고 행동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참 동안 나는 그 생각을 잊고 있었습니다.
2002년 월드컵의 열기로 떠들썩하던 그 무렵, 나는 처음으로 한동국제법률대학원 (HILS) 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친구가 알려준 홈페이지를 방문했던 나는 하나님의 인재를 양성한다는 설립이념에 상당히 고무되었습니다. 그 당시 하나님을 알지는 못했지만, 하나님의 이름으로 많은 선행을 베푸시는 이들을 통해 하나님이 어떤 분일까라는 의문을 품고 있었고, 돈과 명예를 최우선 목표로 삼는 세상의 수 많은 변호사와는 다른 변호사가 되고 싶은 소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HILS로 왔습니다.
포항에는 포항공대만 있는 줄 알던 내 친구들, 사이비종교를 믿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했던 가족들을 뒤로하고 이곳으로 왔습니다. 불확실한 것이 싫어 복권 한 장도 사는 것을 아까와 하던 저는, 졸업생도 없고, 말만 들으면 알 것 같은 대학도 아니고, 모든 것이 불확실하던 이 곳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순진한 배짱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 드리고, 하나님과의 만남으로 저의 광야생활은 축복 속에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울보가 되었습니다. 수업도 힘들었고 익숙했던 생활들에 대한 그리움도 가득했습니다. 친구들과의 QT시간은 저에게 큰 도전이 되었습니다. 자꾸 나를 버리라는데 어떻게 버려야 할지 몰라 힘들었고, 혼자서 붙잡고 있던 많은 고민들은 결국 저를 압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새로운 삶 속에서 나의 연약한 모습들과 직면하는 날들이 많았고, 부족한 나를 밀쳐내며 미워하고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고통 속에 하나님이 함께 한다는 강한 믿음이, 나의 눈물을 보시며 안타까와 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저를 위로했습니다. 하나님을 알기 전 저는 그냥 한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더 나은 세상에 대한 기대는 있었지만,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HILS에서 나는 변화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계획안에 내가 있다는 사실은 너무 흥분되는 일입니다.
이 모든 변화는 단지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빙산의 일각이라는 이 말은 제가 유행시킨 여러 용어중의 하나인데, 저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해 1학년 형법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라크 전쟁에 관련된 UN 문서를 나눠주시면서 그 내용 중에서 국제법적으로 의미가 있는 단어들을 10개씩 골라 발표해 보라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우연찮게 선생님께서 저를 지명하셨습니다.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저는 제가 고른 단어를 당당하게 대답했습니다. "Tip of Iceberg (빙산의 일각)." 순간 교실은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한참을 웃으시던 선생님은 제 학부전공을 물어보셨습니다. 영어영문학과라는 대답에 교수님께서는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차렸지만, 이미 수업시간은 수습불가능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렇게 저의 시작은 많은 혼란과 실수들로 채워졌지만, 저는 지금 당당히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런 실수투성이에 부족한 저도 하나님은 쓰시기로 작정하셨다는 것입니다. 올 한해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많은 일들을 통해 나는 내가 아니라 하나님을 바라볼 때 어떤 일들이 행하여 지는지, 기도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체험했습니다. 학교에서 치러진 모의재판(Moot Court) 과목에서 예상치 못했던 8강 진출과 Rotary 장학금을 받게 된 일들이 그 중의 하나입니다. 이 일들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자신감을 회복시켜 주셨고 저의 길을 예비하고 계심을 증거해 주셨습니다.
저는 지금도 여전히 울보입니다. 이제는 더욱더 감사함으로 눈물을 흘리고, 내가 아닌 다른 이를 위해 애통함으로 눈물을 흘리길 원합니다. 하나님은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과 기쁨을 주신다는 것을 믿는 모든 이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사람이 마음속에 자기의 길을 정하지만 그 길을 인도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우리의 모든 삶을 선하게 인도하실 것을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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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멘!! 은혜스런 간증문에 하나님 계획하심이 가득함을 느낄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언니, 사진 너무 잘 나왔어여~ 원래 이쁘지만^^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부럽습니다
감동적이다....아~ 누나가 '빙산의 일각'의 주인공이었구나...ㅋㅎ ^^
너무 은혜롭네요. :) 한 사람씩 부르시고 그 분의 계획을 이루어가시는 주님...정말 놀라우신 분이예요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