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농촌의 인력난 얘기를 하면서 농촌에서 일할
외국인노동자를 데려오도록 해야한다는 주장을 듣고 어이가 없어서 몇자 적어봅니다.
실제 농촌에서 농사를 짓는 분들의 얘기를 참고해서 쓰는 글임을 먼저 밝힙니다.
기계화된 외국의 농업 ...
한국보다 인건비도 싸고 땅값도 싼 중국 농업도 한국과 비슷하거나 한국보다 기계화가 더 잘되어있다고 합니다.
2014년 기계화율이 61%이고, 쌀, 옥수수, 밀의 기계화율이 75%입니다.
현재 한국은 쌀농사의 기계화율이 94%이고 밭농사의 기계화율이 55.4%입니다.
이 수치는 중국에 곧 따라잡힐 수준입니다.
문제는 중국의 경우 농기계의 수준이 동일한 종류의 품질도 비슷한(또는 더 나은) 농기계 가격이 한국보다 훨씬 싸다고 합니다.
전세계적으로 농업은 이제는 기계화가 대세입니다.
블루베리 수확기계,
복분자 수확기계
당근 수확기계.
각종 밭 작물의 파종기계 등
한국에서는 거의 기계화가 안되어있는 수확 단계에서의 기계들이 이미 사용중이고 이 덕분에 과거에 100명이 일하던 것을 1명이 하면서도 생산성은 훨씬 더 높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고작 농업 대책이라는 것이 저렴한 외국인 쓰게 해달라는 것이더군요.(일부 농민들의 요청)
아무리 저렴해도 월 100만원의 월급인데, 이미 지자체 단위로 스마트 두레산업이라는 이름으로 도시의 실업자나 은퇴자들이 농번기에 임시로 일하는 사업을 시행중입니다. 이 사람들의 임금이 보통 100만원 내외입니다.
거기다가 인근 도시의 학생들은 때마다(농번기)에 사회봉사 점수에 농촌일손돕기가 포함되어있습니다.
특히 수확기 같은때에 집중해서 몰려옵니다.
영남지역에서 과수농가를 하는 친인척분과 호남지역에서 밭농사와 논농사를 짓는 지인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런 스마트 두레사업이나 무료봉사를 통한 인력동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을 쓰게해달라는 배경에는 알고보니 굉장히 악질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보통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농장주는 그 지역에서 대농, 또는 일정규모 이상의 농가입니다.
이 농장주들은 월100만원 주고 외국인을 고용해서는 자신의 농지에서 일을 시키고는 남는 시간에 다른 농가에 그 외국인 노동자를 마치 농기계 빌려주듯이 일당 얼마씩 돈을 받고 임대를 합니다.
단지 인력부족때문이라면 스마트 두레 사업 같은 사업을 통해서 지자체가 사람을 구해다 줍니다.
사회봉사라는 이름으로 농번기에 학생등을 투입하죠.
그게 어려우면 요즘 인력시장에 일이없어서 생계걱정을 하는 실직자들 많습니다. 그런데 그들을 쓰기 싫다는 것이죠.
문제는 더 있습니다.
한중FTA, 한미FTA 등으로 물밀듯이 외국산 농산물이 들어오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보다 더 저임금인 중국같은 국가에서 그 저임금조차 아끼겠다고 기계화로 비용을 절감한 농산물들이 들어오려고 준비중입니다. 한국에 특화된 작물을 키워서 팔겠다고 준비중인 지역들도 꽤 있습니다. 이들 지역은 우리가 알고 있는 질낮은 농산물을 팔려는게 아닙니다. 저임금+기계화된 작업으로 좀더 좋은 양질의 농산물을 좀더 저렴한 가격에 팔려고 준비중인 지역들입니다.
그런데 한국은 그에 대한 대비책으로 고작 외국인노동자나 더 많이 데려오게 해달라고 합니다.
그것도 반인권적인 응큼한 속내를 숨기고 말이죠.
이런데가 농촌뿐일까요?
요즘 한국의 건설업계가 어렵다고 합니다.
특히 해외 수주에서 중국업체에 밀린다는 얘기가 자주 나옵니다.
그런데, 그 배경에 대해서 아시나요?
따지고 보면 그 배경에는 외국인노동자의 과도한 채용이 있습니다.
한국은 지난 십수년간 외국인노동자를 지나치게 받아왔습니다.
이때문에 특히 직접적인 생계에 위협이 된 분야가 바로 건설업-건설 노동자입니다.
노가다판의 90%가 외국인일 정도입니다.
작년인가 최경환 재정부장관이 실생활경제를 알아본다면서 성남인력시장에 새벽에 방문했을때 거기있던 노동자들이 대번에 한 얘기가 외국인 좀 단속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위례 신도시 건설현장에서만 봐도 90%가 외국인 불법체류자가 일거리를 다 장악해서 생계가 극히 어렵다고 했습니다(그런데, 위례 신도시 건설현장을 뒤져보니 장부상으로는 외국인 노동자가 없었죠) 10년동안 노가다 품삯이 오르지 않는다고도 호소했습니다.
이게 왜 건설업 경쟁력 상실과 연결되냐하면, 2006년인가에 나온 건설업계보고서가 있습니다.
거기에 따르면, 지금처럼 저임금 따먹기를 목적으로 외국인노동자를 중심으로 (건설업계의) 노동시장이 돌아가면 기술력이 축적이 안되고 능력있는 인재들이 건설판을 떠날것이라고 대책을 세워야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 결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기술력이라는 것은 연구실에서만 쌓이는 것이 아닙니다.
현장에서 현장 노동자들의 숙력기술도 중요한 자산입니다.
그런데 지난 십수년간 한국의 건설업은 한국인 노동자를 배제하고 좀더 싸게 쓰겠다며 외국인노동자를 중심으로 채용했습니다. 그 결과가 지금의 경쟁력 상실입니다.
뭐, 국가의 중요한 기밀을 요하는 방산업체에서도 장부상으로는 한국인으로 해놓고 외국인을 쓴다고 하니, 다른 산업이야 말해서 무엇할까 싶기는 하네요.
농업 일자리 얘기하다가 빠졌는데, 이런식으로 들어온 외국인노동자는 한국 생활에 익숙해지면 원래 계약된 일자리에서 이탈하여 다른 곳에 불법취업하고 그 분야의 노동시장을 어지럽힙니다.
아렇게 연쇄반응을 하면서 한국의 노동시장은 엉망이 되고, 일자리는 잠식되고, 임금은 올라가기는 커녕 하락하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해서 산업 경쟁력이라도 개선되면 좋겠지만, 오히려 산업의 경쟁력을 상실하게 만든다는 것은 이미 건설업에서도 입증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