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유난히 나와 코드가 비슷한 사람을 만나게 되지요.
좋은것이 생기면 그사람 얼굴이 떠오르고 맛난것 먹을때도 그사람 얼굴이 떠오르고...
저에게도 그런 보석같은 사람이 있습니다.감사할 일이지요.
언니가 없는 저에게 때론 친언니처럼 때론 엄마처럼 절 챙겨주는 맘이쁜 언니를 위해 메밀꽃 기행을 떠났습니다.
아는사람은 다아는 역마살 동화나라와 나이 마흔넘도록 세상사 구경이라곤 집과 일터밖에 모르는 언니....당연히 여행의 준비는 이 동화나라의 몫이였죠.
강풍에 폭우라는 일기예보때문에 캔슬할까 했더니"그넘의 날씨가 뭐라구 우리판을 깨니?"하는 언니의 한마디에 찍소리도 못해보구 숙소부터 점검.
메밀꽃축제가 유명세를 타면서 축제기간에 맞춰 휘.팍에서 저렴하게 내놓는 패키지상품을 열흘전에 예약해 두었기에 다시한번 확인사살하고 문막휴게소에서 만나 휘팍으로 출발~~여기서 살짝 일이 꼬입니다.
경제관념이 투철한 우리의 언니께서 차 두대로 움직이는건 애국자적인 태도가 아니라는 말썸에 결국 뭔일이 생겨도 견적이 덜나오는 제 방방카를 휴게소에 버려두고 가기로 결정.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제차는 무탈하니 자리 잘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끌고오기 위해 고속도로타고 남원주I.C를 나오는데 문제가 터져버린거예요.그넘의 통행카드가 24시간이 지나면 할증요금을 물어야 한다는군요.제가 문막I.C하행선을 탔으니까 문막에서 최장거리인 부산까지 요금을 내야한다는거예요.도로공사 직원도 이런경우가 처음인지 황당해하면서 한참을 망설이더니 그냥 남원주까지 왕복요금만 달라 그러더군요.으..나두 얼마나 당황스럽던지..그 직원표정이 뭐 이런 어리버리 아지매가 다있나하는 얼굴이었어요@.@
다시 돌아와서 휘팍으로 가는길.
제가 운전을 했으면 눈감고도 잘댕기는 길이라 기냥 날랐을꺼인데 운전대가 내손에 있지 않은 관계로 전 옆에서 전방에 카메라 나온다,여기부텀 차선이 늘어나니까 옆으로 빠져라,요기는 풍속이 세니까 속도 줄여라 등등 살아있는 네비역할하느라 답답해 죽는줄 알았슴돠.
휘팍에 도착해 예약해둔 방으로 입실.
남동생이 예전에 휘팍에서 스키강사 알바를 한덕에 콘도보다 호텔이 시설이 좋다는 소스에 따라 호텔로 방을 잡았는데 정말 맘에 쏘옥 들었어요.
일정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뭔가 미비한 구석이 있음 괜스리 미안해지고 신경쓰이는데 언니랑 함께오신 직장 동료분도 맘에 들어하시고 방 잘잡았다 칭찬해주시니까 맘이 놓이더라구요.
패키지에 포함된 조식도 정말 수준급이었어요.몇가지 메뉴중 저흰 올갱이해장국을 먹었는데 충주에서 먹던 원조보다 더 맛있었답니다.
그리고 전날 저녁 휘팍 근처"삼성 우렁촌"이란곳에서 먹은 우렁쌈밥도 별미였어요.근처로 여행을 가신다면 동화나라를 믿어보심 후회 안하실겁니다.
둘째날.
밤새 접시깨느라 시간가는줄 몰랐던 세여인네는 올갱이 해장국으로 든든히 요기를 하고 봉평으로 출발.
제경험상 휘팍에서 행사장으로 들어가는 길은 안밀리는게 정상인데 무슨일인지 관계자들이 길목을 막아놓고 장평쪽에서 오는 입구만 사용하게 하는 바람에 주행사장까지 가는 도로가 걍 주차장이 되버린거예요.
여기서 살아있는 네비의 활약상이 돋보였죠.봉평에서 횡성쪽으로 가다가2~3분거리에 이효석생가로 들어가는 길이 있는데 사람들이 아직 그길을 모르나보더라구요.줄줄이 서있는 차들을 보고 혀 끌끌 차주면서 우리는 룰루랄라 느긋하게 구경을 시작했답니다.
역시 울동생은 모르는게 없다는 언니의 아부성 칭찬까지 들으니 어깨가 으쓱으쓱.
여행전 충분한 정보입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님들도 아셨죠?그러니까 다른님들이 필요로하는 정보가 있으심 어여들 풀어 놓으세요.작고 하찮은 정보라도 꼭 필요한 사람들이 반드시 있으니까염.얘기가 또 삼천포로 빠지네요.
이효석생가는 그냥 평법한 시골집이예요.너른 마당에 이쁜 나무도 있고.
이곳에서 코흘리고 소여물주며 자랐을 작가를 상상해봤어요.이소설을 쓰면서도 자기가 자란 이집이 이렇게 많은 사람의 발걸음이 닿게 될지 상상이나 했을까?..어쩜 일껏 공부시켜 놓았더니 돈안되는 글쟁이 노릇이나 한다고 부모들이 속 꽤나 끓였을거야...동화나라만의 엉뚱한 상상을 하면서 울집 삐약이도 동화리를 빛나게 해줌 좋겠다는 정말이지 엉뚱한 기대까지 품어보았지요^^
효석생가옆 식당에서 온통 메밀로 차려진 점심을 배가 터지도록 먹고 멀리서 달려와준 언니들을 위해 메밀차 선물도 사고 마당 한켠에 있는 약수로 입가심.
주행사장인 메밀밭은 올해부터 입장료를 천원씩 받더군요.그곳의 꽃이 키도크고 사진찍기엔 딱인데 비가와서 꽃대도 많이 넘어가 있구 땅도 질퍽거리고 게다가 입장료까지 받으니 의외로 들어가는 사람이 많지 않더라구요.워낙 봉평천지가 메밀밭이라 사진찍을 곳이야 많으니까 그렇기도 하겠죠.
축제장답게 갖가지 공연들도 많고 메밀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어보는 체험장도 있고 어른이고 아이들이고 다같이 즐길수 있는 축제마당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가 간 날이 그 유명한 봉평장이 서는 날이었어요(2일,7일) 장구경을 하면서 봉평장에 얽힌 추억담이며 봉평장돌아 제천장으로 넘어간다는 장돌뱅이들의 삶이며...소설속 내용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더군요.
갈길이 멀기에 근처에 있는 무이예술관이랑 유인촌씨가 새로 오픈한 소극장까지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여행이었지만 비님이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하지않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했던 좋은 여행길이었습니다.
여행이란게 그렇거 같아요.막상 가서보면 별거 아닌듯 기대치에 못미치는게 다반사죠.하지만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동안의 설레임과 오래도록 기억되는 여정이 있어 즐겁지 않던가요?
축제는 이번 주말까지랍니다.
계획하고 계신분은 서둘러 오시구요.이번이 여의치 않으신 분들은 담기회라도 꼭 들러보세요.오시기전에 "메밀꽃 필 무렵"은 필독이구요^^
요즘 감기 참 매섭습니다.여행길엔 옷 든든하게 챙겨가세요.저처럼 콧물 훌쩍거리며 휴지 축내지 마시구요^^;
첫댓글 뭐 ..동네 가면서 그리 부산함을 떨드래요~집에 와서 자고 다시 가면되지~울집에오시던지 방준비다해놨구만은~어여자소~`욕봤는데~`
참 잼있게 읽었습니다. 안녕히 주무시고 계시죠?
아---참 메밀 다 뽑는다는것이 깜박 했네...........잘 봤시우............톨게이는 나갈때 차가 고장나서 그랬다고 하면됨......
금요일 가려고 예정인데... 고민입니다,,넘일찍차가 떠난다해서..가족들아침도 못 주게생겻슴니다 가족아침이냐,,..벼르던 메밀밭이냐,,, 그것이 고민입니다^^
재미있께 즐감했슴니다 이효석 메밀꽃 필무렵 ~~~ 다시한번 읽어보겠슴니다
그대님 하루쯤은 가족들이 스스로 챙겨도 괜찮을거 같으니까 봉평 가심이...하루 or 일년??
동화나라님 못보고 와서 섭섭했어요ㅜㅜ 그래두 일행과 좋은 시간 보냈다니 좋네요^^
살아있는 네비역할, 확인사살.....ㅋㅋㅋㅋㅋㅋㅋㅋ동화나라님 글을 읽고 있노라면 항상 웃게 되네요
역시 여행정보, 여행후기 부지런히 올리시는군요....유인촌이 폐교 매입해서 연극인들 양성도하고 소극장 만들어서 공연도 한다는건 신문에서보고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어제 오랜만에보는 두사람이 있기에 동시 다발적으로 채팅 신청을 했더니 두분다 나를 외면했소.......누구냐면 빌보드행님과 동화나라,당신이요!!.....두사람 담에 만나면 내 쇠주 한잔씩 더 드리리다......안주는 나의 잔소리오....^^
여행은 떠나기전의 설레임과 준비하는 동안의 즐거움이 80% 이상이다........ 꽃찌님 말씀
휘.팍에서 봉평까지 얜 거주하는곳이 세곳있죠. 담주에 또가는데 삼성 우렁촌 맛만없어봐라...기냥 동화리 앞으로 다 달아놓을겨.........*^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