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앙)Starless
보스포루스 Boğaziçi 해협은 북으로는 흑해, 남으로는 마라마르해를 잇습니다. 마라마르해는 그리스로마신화에 수없이 나오는 바다, 에게해와 닿아있습니다. 이 해협을 중심으로 유럽과 아시아가 나뉘고, 우리가 잘 아는 콘스탄티노플과 이스탄불이 이곳에서 번성했습니다. 로마제국과 동로마제국, 오스만제국에 이르기까지 이곳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 수천년간 지속됐구요.
보스포루스 해협의 금각만 Haliç에는 갈라타 다리 Galata Köprüsü가 있습니다. 이 다리는 6세기 경 유스티아누스 1세의 기록에 처음 나오고, 1453년 콘스탄티노플 함락 당시 오스만투르크의 부교로 다시 등장합니다. 1502년에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 의해 다리 설계가 이뤄졌으나 실제로 만들어지지는 않았답니다. 이후 부교 형태로 존재하던 갈라타 다리는 1994년 현재와 같은 모습이 되었습니다. 다리 위로 트램이 다니고 수많은 낚시꾼들로 유명합니다.
이스탄불에서의 둘째날 신시가지를 향해 갈라타 다리를 건넜습니다.
네. 전부 낚시꾼들입니다. 열심히들 잡더군요.
뭘 좀 낚았나, 호오 물통이 가득하네요.
다리 아래로는 수시로 유람선이 지나갑니다. 보스포루스 해협의 유람선은 꽤 잘 팔리는 상품이에요.
멀리 갈라타 탑 Galata Kulesi도 보입니다. 본래 제노바인들이 지은 탑으로 이스탄불에서 가장 높은 탑이었는데, 뭔가 불쾌했는지 아흐멧 2세의 명에 따라 너프됐답니다. (탑의 높이를 낮췄습니다?)
반대 방향으로는 보스포루스 해협입니다.
멀리 전파탑처럼 보이는게 있어서 물어보니 맞다네요. 우리 남산타워와 비슷한 역할을 한답니다.
목적지는 고등어케밥입니다. 모두가 먹어보라는 고등어케밥을 찾아 에밀 아저씨의 가게로 향했습니다.
케밥이 문제가 아니라 동네가 너무 이쁘네요. 스케줄이 아니었다면 아마 골목골목 뒤지고 다녔을 겁니다.
에밀 아저씨는 별명이 수퍼마리오인데, 노점에서 아예 가게를 차려 들어간 것 같았습니다. (나중에 보니 다른 곳에도 같은 이름이 있던데, 실제로는 좀 더 복잡한 애기가 있지 않나 싶었습니다만.)
어쨌든 먹어봐야죠. 열심히 생선을 굽고 계신 아저씨입니다.
먹느라 정신을 못차려서 음식 사진은 없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고등어케밥은 에밀 아저씨한테 안먹어도 됩니다. 이스탄불에서 제일 잘하는 집 나중에 알려드릴게요. 어쨌든 저 가운데 자리에 앉아서 먹었는데, 동물들이 와서 구경을 하더군요. 평화롭게 닝겐들을 구경 중인 고양이와 갈매기와 닭입니다.
우엥하는 고양이구요.
다시 다리를 건너 유람선을 타러 갑니다. 해질 시간이 가까워오네요.
튀르키예의 바다는 터콰이즈빛이네요. 당연한 얘기일까요.
부킹닷컴으로 예약하고 갔는데, 네, 그럴 필요 없었습니다. 현매가 좀 더 싸고, 배편은 정말 많습니다.
멀리 예니 모스크 Yeni Camii를 배경으로 뭔가 매우 이슬람스러운 배들이 떠있네요. 터번을 쓴 것 같기도 하구요.
배 위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언제나 아름답네요. 조금씩 빛이 잦아들구요.
아시아 사이드에는 귀여운 배가 떠있네요. 짱구의 옆 얼굴 같아요.
해가 지네요.
한참을 나아갔던 배가 돌아오는 길은 어느새 어스름이네요. 광안대교 아니에요. 보스포루스 대교 15 Temmuz Şehitler Köprüsü에요.
오늘의 마지막 풍경은 손톱달이 떠있는 바다네요. 아름다웠어요.
첫댓글 클리앙 댓글 중---
명랑사회
2010년에 MB 때문에 열받아 회사 때려치고 와이프와 여행 중 터키에 2달정도 머물렀는데. 그때와 크게 바뀐게 없는것 같아 반갑고 그립기도 하네요. 다시 오자고 했었는데 15년이 지나도록 삶에 치여 살고 있어서 씁슬합니다.
Starless
@명랑사회님 머지 않아 좋은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
billncoo
@명랑사회님 우리나라,중국 빼고는 대부분의 나라들이 10년전이나 20년전이나 풍경들이 거의 비슷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