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좋아 산첩첩 오지마을에 Second house를 마련하여
꽃을 가꾸며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우산을 얌전히 받쳐든 모습이 예쁘지요?
요즘 산버섯이 한창이라 독버섯 식중독으로 시골 병원이 붐빈다고 합니다.
일주일만에 가보니 세상에나, 마당이 온통 버섯 천지입니다.
모르는 버섯이라 겁이 나서 함부로 먹어볼 수도 없는 일,
오늘 따낸 버섯이 세숫대야 한가득은 될거에요.
요기도 이렇게 살포시 고개를 내밀기 시작하고요 ,
이렇게 마당 곳곳에 숨어있다가 주인만 없으면 하나 둘
무장공비 출현하듯 합니다.
여긴 아예 버섯 병정식 같지요? 대장은 앞에 졸개들은 뒤에... .
현관문 바로 앞인데 이렇게 수북하게 나 있네요.
요기도 버섯~ 종류도 가지가지.
저 버섯부자지요?
이 버섯들이 먹는 버섯이라면 얼마나 좋을꼬... .
얘들, 미처 따내지 않으면
잔디 위에 시커멓게 썩어 물이 질질 흐르고,
얼마나 볼성사납다구요. 에효~
저녁볕 받고 있는 한련화입니다..
장마땐 이파리 아래에서 꽃을 피우더니
요즘은 꽃송이가 모두 잎 위로 올라와있습니다.
이제 곧 겨울이 닥칠테니 어서어서 벌과 나비를 불러들여
자기네 종족을 늘리려는 본능이 아닐까 싶어요.
다육이들이 예쁘게 물들었습니다.
아파트에서도 다육이를 좀 키우고 있는데 시름시름한 그애들과 달리
여기 아이들은 색도 곱고 짱짱합니다.
햇볕과 바람이 얼마나 고마운지 새삼 알겠습니다.
식물도 이러니 사람은 더 말할 나위없지 않을까요?
♬보라색 고운꽃 도라지꽃 아기별이 몰래 내려와~
뭐 그런 동요가 있지요. 정말 별같습니다.
작년에 면내 장날 한홉을 사다 뿌렸더니
올해 몇송이 피어올라 이렇게 눈을 즐겁게 합니다.
돌많고 메마른 곳이라 도라지 뿌리가 곧게 내리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이리 꽃을 피우니 기특합니다.
먼지 알갱이만한 씨앗이 어쩜 저리 예쁜 꽃을 피우는지... .
무슨꽃일까요?
맞습니다. 참취꽃입니다.
재작년에 뒷산에서 몇포기 캐다 심었는데
나물도 좋지만 꽃도 참 단아하고 예쁩니다.
그런데 얘들 번식력이 어찌나 대단한지
꽃만 보고 얼른 베어내야지 그냥 두었다간 밭이 온통 취밭이 됩니다.
두엄더미에 저절로 난 단호박 한포기가
이만큼 열매를 맺어주었습니다. 언제 따는지 몰라 내버려두고 있었더니만
썩고 벌레먹고 온통 상처투성이입니다.
어떤 아주머니 말씀이 꼭지가 말라갈때 따면 된다고 하시네요.
진작 여쭈어볼 걸 그랬습니다.전 또 늙은호박처럼 서리올때 따는 줄 알고... .
용담이 피기 시작합니다.
꽃이 참 오묘하지요?
하긴 뭐 모든꽃은 다 오묘한 것 같습니다만.
뿌리가 쓸개처럼 써서 용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꽃모양도 색깔도 기가 막힙니다.
마당을 빙 둘러 심은 한련화가 이리 예쁜데
말수 적은 우리 바깥 주인
예쁘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길래
"내가 한련화 심기를 참 잘했지, 그지?" 하고 옆구리를 찔렀더니
"그려그려, 당신은 뭐든 다 잘하는 일만 있어."하고 얼버무립니다.
옆구리 찌르기 전에 참 예쁘다고,
당신이 이꽃 심기를 백번천번 잘했다고 칭찬해주면
밥상이 대번에 달라질텐데... .
아내는 남편의 칭찬을 먹고 자라는 나무인걸 모르나 봅니다.
여긴 마당입구 끈끈이대나물 밭입니다.
작년이맘땐 꽃이 흐드러져 볼만했었는데
올해는 영 자라지를 않습니다. 이것도 긴 장마때문인지 원... .
올봄 피라칸사를 한그루 심었는데
가을이 되니 저렇게 열매가 발갛게 익었습니다.
피라칸사는 남부지방에서만 노지월동 가능한 나무라는데
화원주인께서 기후가 변해 중부지방도 이제 가능하다고 하셔서
허허실수삼아 심어보았습니다.
올 한해 지나보고 월동이 잘되면 몇그루 더 심어보려합니다.
겨울에 발간 열매 참 볼만하거든요.
화무십일홍이라지요?
지난주 그리 예뻤던 꽃무릇이 다 시들어갑니다.
아쉽습니다, 아쉬울때 떠나야 더 아름답게 기억되겠지만
그래도 너무 일찍 져버리는 것은
꽃이나 사람이나 너무 안타까운 일입니다.
짧고 굵게 사는 것도 좋지만
나이를 먹고 보니 가늘어도 길게 살고 싶은 욕심이 슬며시 생깁니다.
그래서 요즘 제 소망이 '늙어서 죽기' 입니다.
그렇다고 벽에 뭐 칠할때까진 곤란하겠지만.
아이들이 햇빛을 그릴때 노랗게 색칠하는 이유를 알만하지요?
석양무렵의 우리동네 저녁모습입니다.
우리동네 너무 첩첩산중이지요?
하하..6.25때 인민군도 안들어온 동네라는군요.
하루 여섯번 있는 버스 타려면 20분 족히 걸어나가야 합니다.
오늘아침 운무가 좋길래 한커트 눌렀는데
영 분위기를 못살렸습니다.
찍사보다는 아무래도 싸구려사진기 탓... 하하
전깃줄이 너무 심란하지요?
한전에 신고했더니 어쩔수없다하여 포기했지만서도
사진 찍을 때마다 눈에 거슬립니다.
세상 일이 늘 나쁘기만 한것은 없듯 이 골칫덩이 전깃줄에
봄이면 뻐꾸기가 앉아 뻐꾹 뻐꾹 울고,
참새들이 종종종 앉아 때론 즐거움을 주기도 합니다.
무슨꽃일까요? 엉겅퀴를 닮았다구요?
맞습니다. 이건 곤드레나물꽃입니다.
5년전 처음 이사갔을 때
마을 부녀회장님이 어린 곤드레나물을 몇포기 주시길래 심었더니
어찌나 무성히 잘자라는지 감당못해 다 뽑아내고 다섯포기만 남겼습니다.
그래도 나물 실컷 먹습니다.
식당에서 먹는 곤드레나물 비빔밥은 맛있습니다만
저는 양념을 잘 못해 그런가 삶은 나물이 별 맛 안나더라구요.
'고려엉겅퀴' 라는 다른 이름처럼
정말 엉겅퀴꽃을 쏙 빼닮았습니다.
가을이 깊었습니다.
황금물결 출렁이는 들판에서는 콤바인 소리가 요란하고
이집 저집 감나무에서 감이 예쁜 불을 켜고 동구밖을 내다봅니다.
오늘은 어제 죽은 그가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라지요?
신이 주신 오늘에 충실하면서
작은 것에 만족하면서
우리 모두 행복하십시다.~~~~~~
첫댓글 버섯부자 글도 잘쓰시고 표현력도 좋으시네요 감하고 갑니다
독버섯 부자..하하..재미있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피곤이 전부 풀리는것 같아요~시골풍경과 함께 꽃들을 정성스레 가꾼모습이 많이 보여요~마음도 사랑이 넘칠것 같아 보여요^^
꽃을 가꾸면 마음도 예뻐지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헤헤~
감사요^^
감사합니다.
버섯부자라 해서 업으로 하시는 줄 알았네요..자연과 함께 하는 삶이 마냥 부럽습니다..잘 보고 갑니다~
하하..독버섯 부자지요 . 오래전엔 마당이 산이었나봐요. 가을이면 저렇게 버섯이 수도 없이 돋아나네요.잔디를 뚫고 올라오는 것을 보면 버섯의 생명력이 대단하지요?
ㅎㅎㅎ 잘보았습니다.
하하..감사합니다.
곤드레나물이 있는 곳이면 혹시 강원도 부근이나 홍천아닙니까
혹시 홍천 부근이시면 저랑 내통을 해 보고 싶어서요
저는 양평군과 홍천군의 경계에 있는 곳에 세컨하우스가 있는데 너무 이쁜집 구경 해 보고 싶네요
꽃너울님 글을 보고 너무 감동적이고 어쩜 글도 맛깔스럽고 정원도 정리정돈을 아주 잘해 놓은게 ~~~맘에 드네요
사실 주마다 가면서 쉬로 간다고 가는데 사실 쉬지도 못하고 허리 펼 시간도 없지요
그래도 참 행복하시지요~~~저는 알 것 같습니다
여물리님 안녕하세요? 홍천사시는군요. 홍천은 산좋고 물좋은 아름다운 곳이지요. 전 충북에 삽니다. 말씀대로 쉬러가는게 아니고 풀만뽑고 일만 하다옵니다만 돌아오는날은 어떻게 일주일을 기다리나 꼬박꼬박 손꼽으며 기다린답니다. 같은 마음이라 반갑습니다. 여물리님댁 사진도 좀 올려주세요.
어머^^ 넘 멋진 정원이네요^^ 요즘 들이 많이 피어 행복하시겠어요^^ 저까지 덩아 행복해집니다^^
감사합니다. 꽃은 만인의 공통어같습니다.
정감나는 풍경만큼 글솜씨도 맛깔스럽내요^^제꿈이 오지에서 사는건데,,,,그럴날이 있을지모르겠내요^^
조금씩 추진해 나가시면 꿈이 이루어지겠지요? 저 역시 꿈만 꾸어오다가 아이들 교육이 끝날무렵 실행에 옮겼습니다. 전원주택으로 가시면 연락주세요 꽃씨 나눔해드릴게요. 감사드려요 은주생각님.
곳곳에 핀 꽃들이 정말 아름다운 정원이네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질것 같아요~
조호은 정원수도 없고 그저 풀꽃들인것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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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보시는 안목이 참 높으십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농담이구요.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휴, 청초님댁이 좋더만요. 저흰 그냥 풀꽃들 뿐입니다.
용담 너무 예쁘게 폈네요^^ 정원이 자연과 함께 있어서 더욱 화사하네요
용담 예쁘지요? 색도 모양도 너무나 묘해서 자꾸 들여다 보아지는군요. 네..울도 담도 없어서 산과들이 모두 저희 정원이지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