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앞에 있는 화분속의 꽃이름은 무얼까.
이름을 알고 있을 만큼 난 해박하지 못했고 그만큼 유명하지 못한 꽃이다. 그래서 작은 화분속의 꽃에게 내가 이름을 지어주었다.
꽃집에 직접가서 이름을 물어보긴 했지만 수다 떠느라 정신없는 아줌마에게 이쁜 화분꽃은 무시당하고 말았다.
"그래.. 내가 지어줄께. 너는 항상 꽃이 피고 항상 건강해 보여 그리고 작은 화분속에 있지. 아! 이런. 그런데 너의 이름을 이런너의 겉모습만으로만 판단하기는 싫구나. 무슨 방법이 없을까.?"
좀더 특별한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다. 낮에 텅비어 있는 집을 지키는 유일한 생명인데 소홀할수 없었다.
"그래 그래. 너에게 어울릴만큼 좋은 이름이 있단다. 에스메랄다!!가 좋겠구나. 뜻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어느 유명한 책에서 주인공의 이름이었어. 예쁜 집시 소녀였지. 너도 그 집시소녀처럼 혼자이고 이쁘고 매력적이거든!!"
이름이 조금은 어려운 듯해 보이긴 하지만 무슨 보석이름 같았다. 그래서 에스메랄다를 기억하고 있었던 것 같다. 마치 에메랄드같은 느낌이 들어서.
에스메랄다는 나에게 있어 매우 특별한 꽃인데...
어느날 길을가다 에스메랄다와 같은 꽃들이 즐비한 것을 보았다. 새로 지어진 다리에 미관상 좋게 하려고 시에서 만든 큰 화분속에 빽빽히 가득했다.어린아이들은 그 꽃들을 마구 따서 다리밑 물위에 뛰우기도 하고 올라가 밟기도 하고 친구들과 아무렇지도 않게 꽃을 망치고 있었따.
그날부터 에스메랄다는 내게 더욱 특별한 친구가 됐다.
'알고보니 너는 볼품없는 꽃이었어. 그래도 너만큼은 내게 특별하단걸 알아줬음해~'
에스메랄다에게 직접말은 못하고 속으로만 더욱 사랑을 주었다.
그러는 사이에 벌써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시험기간에는 너에게 잘 챙겨주지도 못해 항상 미안했는데 이젠 걱정마~"
방학한 첫날부터 에스메랄다와 나는 더욱 깊은 사이가 되어갔다. 유난히 혼자인걸 싫어하는 내게 에스메랄다는 열명의 친구보다 갚진 친구가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식구들이 아침에 일을 나가면 나는 집에 혼자 남아서 에스메랄다와 주절주절 대화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