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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일욜부터 어제까지 fully 1주일 동안 정기회의차 독일출장 다녀 왔습니다.
예전엔 시차도 피곤함도 하룻밤만 푸욱 자고나면 가뿐하게 극복됐는데..., 이제는 나이? 때문인지 쉽잖군요ㅎㅎ
1. 독일 남서부 작은마을 Gengenbach의 흔한 아침 풍경입니다^^
시차 때문에 아침 일찍 깨서, 식사하기 전에 잠시 거닐면서 찍은...
2. 첫 날 저녁식사
정기 Asia Pacific미팅외에 별도로 부서간 미팅 때문에 먼저 도착한 일행과 함께 3명이서 음식 하나씩 시켜서 share 해 봤습니다.
1) Chicken Cordon Blue (닭 가슴살 스테이크)
첨 먹어봐서 비교하기가 머 하지만, 세 음식 중에선 내 입맛엔 제일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
2) 독일식 슈니첼
역시 같은 이름의 음식이라도 나라마다 특색이 있더군요.
전통 Vienna식 슈니첼은 어린 송아지 고기로 만드는데, 독일에선 돼지고기 슈니첼이 일반적입니다.
그리고, 여긴 소스도 뿌려 먹으니 훨씬 덜 느끼해서 좋았습니다ㅎ
3) 독일식 사슴고기 굴랴쉬
전통 헝가리식 굴랴쉬는 국물이 많은 스프형식인데, 이 곳은 양념 불고기 같이 나옵니다.
상대적으로 먹거리가 부족한 독일에서도 나름 괜찮은 것 찾아 먹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ㅎ
4) 겨울철 독일에서 맛볼수 있는 Gluhwein글뤼바인 (뜨거운 와인)
독일인들이 겨울철에 보온용으로 마시는 와인으로서, 뜨겁게 데워 마시는 정종과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어떤 와인을 사용하냐고 물으니 병째로 가져다 주고 보라고...^^
3. 사무실 앞에서 찍은 유일한 사진 한 장
사무실 사진 안 남기면 독일 맛집 투어 간 걸로 오해하실까봐...ㅎ
4. 4일차 저녁은 와인테이스팅으로...
Tasting을 이끌어 준 분은 이 지역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champion소믈리에라고 스스로 소개했습니다ㅎ
말투나 행동이 너무 여성스러워 조금 부담스럽긴 했다는...ㅋ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소주를 세계 최고라 생각하는 나 같은 사람에겐 쪼매 지겹긴 했지만, 8가지 Gengenbach산 와인을 하나씩 맛보는 재미도 나쁘지 않았답니다^^
마지막 입가심은 항상 슈납스 한 잔으로~ :)
5. 예정보다 조금 일찍 마친 어느 날,
저기 보이는 언덕에 산책겸 올라가서 Gengenbach의 야경을 구경했습니다.
시골 마을이라 그런지 공기도 아주 맑고, 구름이 없는 밤 하늘에선 별이 쏟아질 것 처럼 많이 보였답니다^^
7. 5일차 저녁식사는 이탈리안 식당 La Grappa에서
피자+맥주, 파스타+와인
이태리 음식은 여러명이 이것저것 종류대로 시켜 나눠 먹을 수 있어 참 좋은것 같습니다^^
마지막 입가심은 그라파grappa로 ㅋ
한국식 ‘파도타기 원 샷’으로 두 번 돌렸지요. 첨에는 못 한다고 사래를 치더니, 한 번 하고 나더니 한 번 더 하자고 역 제안을 하더라는... 😉
그 동안의 느끼함을 많이 해소해 준 스파이시 소스^^
8. 독일에서의 마지막 저녁식사는 Frankfurt에서.
지난 일요일부터 금요일까지 6일 동안 이 작은 도시에서 호텔-사무실-회의-식사-호텔만 반복했더니 그 곳에서 벗어나고 싶었답니다ㅎ 그래서 금요일 밤 비행기로 떠나는 다른 국가일행과 함께 무작정 ICE타고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으로 향했지요. 다행히 투어시즌이 아니라서 역주변 호텔을 잡는데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체크인 후 방에 짐 풀어 놓으니 밤 8시반.
어디서 식사할까 고민중에 글로벌 여행모임 Travel Club site에서 회원들이 강추하는 이태리 식당이 있어 택시 타고 갔습니다.
‘Insieme Bar Restaurant‘ ; 중앙역에서 택시로 10분정도 거리에 있는 이태리 식당
분위기도 깔끔하고 테이블마다 장미 한 송이와 촛불이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식기와 cutlery들도 가지런히 정성스럽게 세팅되어 있었습니다. 돌아보니 대부분 가족손님과 깔끔하게 차려입은 연인들, 그리고 독일에 사는 이태리인들이다. 여행자는? 없다 ! 흠... 맛이 꽤 괜찮을거 같다는, 시작부터 기분 좋은 느낌을 줬습니다.
특히 쉐프는 물론 서빙하는 모든 분들 모두 이태리인들이라는 사실이 맘에 들었습니다.
원래 이태리인들의 수다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1주일 동안 다소 투박하고 딱딱한 독일(어) 환경 속에 있었더니 바짝 자세를 낮춘 이태리식 밀착? 메너가 그날따라 더 친절하게 또 정감있게 느껴졌습죠ㅎ
뭘 먹을까... 메뉴판을 고르다가 1주일 동안 고생한? 저 자신을 위해 쉐프추천 세트메뉴를 과감히 선물했습니다.
맛은 어땠냐구요...!?!
한마디로......... 엄~~~청 훌륭했습니다 !!!
내가 지금까지 먹어 봤던 그런 이태리 음식이 아니었답니다. 아니, 태어나서 지금껏 먹어본 서양 음식들 중에 가장 맛있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습니다!!!
서양음식을 먹으면서 이런 느낌은 처음인데..., Starter부터 메인,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음식 하나하나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이렇게 혀에 착착 감기는, 감칠 맛을 느낀건 난생 처음이었습니다!!! 분명 미식가들이 이런 짜릿한 느낌 때문에 그토록 맛 집을 찾아 헤매는구나...라는 공감이 들 정도!!!
자꾸 느낌표를 남발하는 듯해서 거시기 합니다만, 저 같은 공돌이 출신이 가진 표현력으로는 감히 이 느낌을 표현할 단어가 없어서임을 널리 이해해 주시길...ㅎ
이 정도 음식수준이라면 저 가격의 최소한 2~3배는 더 받아도 되지 않을까... 솔직히 계산하면서 조금 미안한 느낌이 들었다고 고백합니다.
혹시 프랑크푸르트 가실 분 계시면 ‘Insieme Bar Restaurant‘ 초강력 추천합니다 !!!
이 레스토랑을 추천해 준 Travel Club에 다시한번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음식 먹으면서 이런 행복한 느낌을 자주 경험할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
9.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서 공항가는 기차를 잘못타서, 공항까지 10분 거리를 두시간 반을 돌아오는 바람에 하마터면 한국행 비행기를 놓칠 뻔...
다행히 비행기가 1시간 지연되었으니 망정이지...헐... 놓쳤을 상황에 대한 상상 만으로도 끔찍했습니다ㅋ 비행기 연착 소식이 이렇게 기쁘게 다가올 수도 있다니... 역시 세상사 모든 것은 새옹지마인 것 같습니다.... 🙂
또 배웠습니다.
1)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기차 타기 직전에 반드시 플랫폼 번호 다시한번 확인이 필요합니다.
10여분 전까지 분명 그대로 였는데, 출발 몇 분 전에 플랫폼 변경 방송이 있었답니다ㅠ
영어로도 방송했을 텐데, 주변이 너무 시끄러우니 외국인은 제대로 듣기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예전에 비행기 Gate No가 바뀌는건 봤지만, 기차 플랫폼이 바뀌는건 첨이었습니다ㅠ 타기 전에 꼭 다시한번 확인하시길...
2) 의인?을 만나다.
기차 잘못 탄 사실을 확인 하고선, 승무원에게 물으니 다음 첫 정류역까지 1시간 걸린다고 했습니다 ㅠ
어떻게 하지...? 난감해 하며 허탈하게 앉아 있었는데.... 잠시 후 앞 자리에 앉은 독일여성이 메모지를 하나 건네 줬습니다 “얘기 들었는데, DB(독일철도청)앱 검색해 보니 이 스케줄이 제일 빠른 것 같다”며 수기로 써 준 메모였습니다!
모른척 넘어 갈 수도 있는 일인데, 마음에서 우러난 작은 친절에 감동했습니다.
‘독일에서 나를 구해? 준 가장 아름다운 독일여성으로 기억하겠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기념사진 한 장 찍었습니다 ㅎ
10. 상식 : 독일 택시는 신용카드를 안 받는다?!
Frankfurt와 원 방문지였던 Offenburg택시들 모두 신용카드를 거부하고 현금만 요구했습니다.
독일 같은 선진국에서 신용카드를 안 받는다니... 궁금한 건 잘 못 참는 성격이라 Frankfurt택시기사에게 물었지요.
택시기사 왈, 신용카드 수수료가 자그마치 19%라고...!! 이런...!!! 그래서 신용카드를 받을 수가 없다고.
Frankfurt를 포함한 독일 여러도시에선 택시요금지불 시 신용카드 수용을 법으로 강제하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반면, 뮌헨을 비롯한 도시들에선 법으로 신용카드 수용을 강제화하고 있는데, 대신 택시 요금은 그 만큼 더 비싸다고...
설명을 들으니 충분히 이해할 만 했습니다.
아마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많은 도시들이 후자에 속하지 않을까... 추론해 봅니다. 나중에 뮌헨가면 또 물어봐야죠 머...ㅎ
결론은 ?
독일택시는 도시마다 신용카드를 받는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법으로 신용카드를 무조건 받도록 규제한 도시도 있고, 그렇지 않아서 신용카드를 거부할 수 있는 도시도 있습니다. 즉, 도시마다 다릅니다.
일단 프랑크푸르트, Offenburg에서 택시 탈 땐 가능하면 현금을 준비해 두는것이 좋겠습니다...^^
만약 현금이 없으면? 그때는 현금 없으니 카드로 지불할 수 밖에 없다고 얘기하면 받아 줄 겁니다. 테워주고 돈 못 받는 것 보단 카드로라도 받는게 나을테니까.
현금이 있다면 현금으로 내 주는 배려도 좋을 것 같습니다. 19%의 수수료는 누구에게나 큰 부담이닐테니까요^^
이상, 독일 1주일 출장 후기 였습니다^^
첫댓글 해외여행에다 독일 출장까지 새해 벽두부터 바빠서 좋아 보입니다.?
독일 참 깨끗하고 정돈된 느낌이다.^^
말씀대로 정신 없네여...ㅎ
물론 기차역 주변은 좀 지져분 합니다만, 다른 곳들은 잘 정돈되고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답니다^^
독일은 왠지 낯선것 같은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요... 남해에 가면 독일마을이라고, 예전 독일 간 간호사 분들이 귀국해서 사시는 마을이 있는데 몇번 가봤지만 영 낯설두만요.. 그래도 기회되면 꼭한번 가보리다...
출장도 저래 폼나게 다니니까 꼭 여행같구먼요.. 고생하셨어요...
덕분에 독일 잘 구경합니다..
뭔가 좀 딱딱한 느낌이랄까...
철저히 메뉴얼에 따라 움직이는 사회이다 보니 우리에겐 인간적인 느낌이 상대적으로 덜 느껴지는게 사실이지요.ㅠ 그래도 배울것이 참 많은 곳임에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연초부터 세계를 무대로 마구 달리시는구나..보기 좋고..
하시는 모든 일도 화이팅 하세요..독일도 참 가보고 싶은 나라네요..
일주일 마라톤회의는 한계를 시험하는 것 같았답니다ㅋ. 하지만 피할수 없으니, 주어진 환경하에서 최선을 다해 즐겨보려 노력했습니다 ^^
형도 화이팅요~^^
장대표 독일로 출장갔다왔네요...유럽으로 가는 것은 너무 힘들어ㅠㅠ 나도 학생들과 출장...좀전 도착ㅠㅠ
잘 다녀오셨나요?^^
학생들과의 출장은 어떤 분위기일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잼 있을거 같기도 하고, 챙겨야 해서 스트레스 받을거 같기도 하고... ㅎ
올해는 segway tour 안했는가봐...ㅎ
새로운 그림 자주 보여줘서 고마우이~~^^
올해는 추워서... 와인테이스팅으로 대체했습니다^^ 덕분에 더 빡시고 길어진 회의일정으로...ㅎ
우와~ 출장 후기가 이정도면 보고서는 우와~ 역시 대단하십니다. 저기 이태리 식당은 꼭 가보고 싶게 잘 쓰셨습니다!! 이정도면 저는 10점 만점에 10점 드립니다. ㅎㅎ
프랑크푸르트 가면 꼭 한번 가 보시게^^
독일은 감자+소시지=질림 으로 생각 했었는데, 나름 먹거리가 좋았다니 이제 전문가 되셨네...장대표 멋진 사진 구경 잘 했어요....
울동기 권기원~~
오랜만...ㅎ
올 한해도 각자 열심히 잘 살자~~^^
저도 소시지 감자 돼지껍데기 맥주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나마 독일에서 먹거리 찾은 걸로 만족하렵니다^^
기원형의 여행기... 참 멋있습니다 ㅎ
역시 호바트는 미팅도 여유있네.
우린 온통. 숫자뿐인데.ㅠㅠ
영국엔 요리책이없고
프랑스엔 철학책이 없고
독일엔 유머책이 없다는데
그래도 미소가득한 사진들보니 유머는 없어도 맛난 음식들 즐기며 재미난 시간 가진듯하네. 부럽네, 부러워..
일주일 내내 아침8시부터 오후6시까지 숫자로 입씨름 한 후 저녁 먹을 때의 모습만 추려 드린 거랍니다^^
독일에 유머책이 없는건 확실한거 같아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