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탐험사 100장면 52 단독으로 대서양을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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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4.04.19. 16:25조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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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탐험사 100장면
단독으로 대서양을 날다
기구로 혼자서 가장 멀리 난 조 키팅어(1984년)
요약 1984년, 조 키팅어 2세는 풍선 ‘로시 오그레이디’를 타고 ‘혼자서 가장 멀리’ 나는 기록에 도전했다. 당시 그는 쉰이 넘은 나이였고, 착륙하는 도중 바람에 기구가 휩쓸려 발이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5만 6,688km를 83시간 40분 동안 대서양을 단독으로 횡단했고 또 가장 멀리 난 기록을 세웠다.
5,240m 상공에서
조 키팅어 2세는 알프스 산맥에 이르자 기구 비행을 시작한 뒤로 제일 높이 상승했다. 산소 마스크를 쓴 것은, 산소가 부족해서라기보다 피로를 이겨내기 위해서였다.
1984년 9월 14일 오후 8시 20분, 미국 대서양 연안에 있는 메인 주 캐리부에서 2,900m3짜리 헬륨 풍선 '로시 오그레이디'호가 하늘로 떠올랐다. 이 기구를 조종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 1978년 쌍두독수리 2호로 대서양 횡단 기구 비행에 최초로 성공한 맥시 앤더슨의 친구이자 미국 공군에서 대령으로 전역한 조 키팅어 2세였다. 그는 쉰이 넘은 몸으로 '혼자서 가장 멀리'나는 기록에 도전했다.
키팅어의 비행 기록을 시간대 별로 간단히 살펴본다.
10시간째 : 출발해서 10시간이 될 때까지 계속 고도를 높인 끝에 마침내 3,000m 상공에 다다랐다. 거기에서 로시 오그레이디호를 이틀 안에 유럽까지 날라다 줄 시속 106km짜리 서풍을 만났다(바람은 얼마 안 있어 시속 98km로, 나중에 프랑스를 벗어났을 때는 시속 43km까지 떨어졌다).
18시간째 : 뉴펀들랜드 해안을 벗어나 대서양에 진입할 무렵 가솔린 곤로에 불을 붙이자 갑자기 불꽃이 튀면서 곤로에 불이 붙었다. 키팅어는 즉시 소화기로 불을 껐지만 무심코 이런 말이 튀어나왔다.
"소방서는 너무 먼데,"
어쨌든 큰 사고는 아니었다.
40시간째 : 대서양 상공 한복판 3,600m 상공을 날고 있는데, 비행이 너무 순조롭다고 생각할 무렵 갑자기 쿵 하는 폭발음과 함께 기구가 휘청할 정도로 큰 충격이 덮쳐 왔다. 다이너마이트 만 파운드를 터뜨린 것같이 엄청난 충격파였다. 로시 오그레이디호 위를 높이 날고 있던 항공기가 음속을 돌파하면서 낸 소리였다.
60시간째 : 눈 아래 스페인의 비스케이 만이 보였다. 이로써 키팅어는 한 가지 기록-대서양을 기구로 '혼자' 건넌 첫 기록-을 세운 셈이다. 이제부터는 얼마나 더 멀리 날아서 최장거리 단독 비행 기록을 세우느냐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지금까지 60시간을 날아오는 동안에 그가 잔 시간은 2시간도 안되었다. 그런데도 그의 정신은 맑았고, 몸의 감각 반응도 정상이었다. 앞으로 남은 '착륙'에 대비하려면 이 두 가지는 꼭 필요하다.
70시간째 : 프랑스와 스페인의 경계인 피레네 산맥을 넘고 있다. 경도로 보아서는 파리에 도착한 셈이다. 이제부터 날아가는 거리는 그것이 10km이든 20km이든 모두가 장거리 신기록이다. 키팅어는 산소통의 산소를 힘껏 들이마시면서 호흡을 가다듬었다.
정신 무장을 단단히 하고 피로를 이겨 내는 데 심호흡해서 산소를 많이 들이마시는 것처럼 쉽고도 좋은 운동은 흔치 않다. 그는 고도를 높이기 위해 음식 일부와 빈 산소통, 옷 몇 벌을 밖으로 던졌다.
80시간째 : 이 여행에서 최고 기록인 5,240m 상공까지 올라갔다.
83시간째 : 3시간 동안 고도를 4,800m나 낮추었다. 고도 450m를 유지하면서 이탈리아 상공을 날고 있자니 바람이 초속 12m로 강하게 불기 시작했다. 눈 아래 숲 사이로 자동차 도로들이 보였다. 키팅어가 지도를 보니 이탈리아의 카이로 몬테노테였다.
83시간 40분째 : 키팅어는 착륙하기로 결심하고 기구를 동쪽으로 조종하여 나무가 우거진 한 언덕을 향해 하강했다. 미국 땅을 떠난 지 83시간 40분 만인 1984년 9월 18일 오후 2시(현지 시각)였다. 그런데 지상 3m 지점에 이르러 기구가 느닷없이 불어온 강한 바람에 휩쓸렸다. 곤돌라가 땅에 세게 부딪치자 키팅어는 허공에 내던져졌다가 땅에 떨어지면서 오른발을 부러뜨리고 말았다.
키팅어는 근처에 먼저 착륙해 기다리고 있던 헬리콥터 요원들에게 구조되었다. 그의 친구 셰리 리드가 연신 키팅어를 껴안으면서 외쳤다.
"해냈어요, 해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