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시안게임을 둘러싸고 또 다시 병역특례 논란이 불붙고 있습니다. 병역특례는 전두환정권 당시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의 스포츠 순위를 높이고 메달을 많이 따기 위해 1981년 병역특례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병역법 시행령에 따라 올림픽 3위 이상 입상자,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 국제예술경연대회 2회 이상 입상자 등에게 군면제 특별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벌써 45년이 된 시행령입니다. 이 제도가 도입된 당시와 지금은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처음 이제도가 도입될 당시에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은 당연하고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는 선수는 김포국제공항에서 서울시청에 이르는 카퍼레이드도 벌였습니다. 아직 스포츠의 약소국이었던 한국이기에 스포츠 진흥과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기위한 제도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올림픽에서도 적어도 10개이상의 금메달이 쏟아지고 아시안게임에는 수십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지난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금메달 42개를 획득했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병역특례가 너무 흔하게 되어버렸다는 지적이 당연히 나오는 것입니다.
병역특례를 주는 이유는 해당 선수들이 국위를 선양했다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스포츠의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스포츠 수준을 향상시키고 스포츠 강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스포츠를 통한 병역특례가 가장 효율적이라고 본 것입니다. 연금지급도 비슷한 사안입니다. 하지만 경제적 수준이 높아지고 프로팀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연금지급은 그다지 메리트가 없고 그 대신 병역특례가 엄청난 특혜로 자리잡게 됩니다. 특히 축구와 야구 농구 등 프로팀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한국의 스포츠 수준은 이제 탈아시아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속에 45년전에 만들어진 시행령에 따라 지금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무조건 병역특례를 주는 것에 대해 반대의견이 속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특히 며칠전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야구팀에 대한 국민적 거부반응이 대표적입니다.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나라도 한국 일본 대만 중국 등 몇나라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제대로 프로야구 선수로 구성된 나라는 한국밖에 없습니다. 일본은 사회인야구팀이 항상 참석합니다. 일본은 아시안게임 자체가 아마추어 경기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야구의 경우 방송국에서도 실황중계를 하지 않습니다. 시청률이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만도 프로팀이 있지만 6개정도에 그치고 관중들도 만명이하입니다. 인구수에 비해 그래도 야구만은 잘 한다는 평을 듣고 있지만 그냥 실업선수 수준팀정도로 보면 됩니다. 중국도 그냥 실업팀 수준입니다. 그러니 야구에서 우승한다고 해도 국위선양과는 별 관계가 없어 보입니다. 한국의 경우도 병역특례가 없다면 프로선수들도 참여를 꺼렸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축구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야구보다는 참가국도 많고 수준도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하지만 한국축구가 아시안게임에서 이미 3연속 금메달을 획득했을 정도로 아시아권에서는 강팀입니다. 물론 한국보다 상대적 강팀이라는 일본은 한국에 비해 아시안게임에 나오는 각오가 강하지 않습니다. 일본에는 병역특례 이런 제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국가대표팀으로 가기위한 중간단계이자 올림픽 대표팀 선발에 끼기위한 징검다리 정도로 판단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한국 축구와 야구선수들이 죽기살기로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보고 병역특례가 무섭다는 말이 국내에서뿐아니라 일본과 중국 대만 등지에서도 강하게 나오는 지경입니다. 물론 국제대회에서 우승해서 선수들에게 병역특례를 주는 것을 뭐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다지 강팀들 그리고 수많은 국가팀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아닌 몇몇 나라와의 경기끝에 우승했다고 병역특례를 주는 것은 이제 좀 고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대단히 많은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오히려 불모지나 마찬가지인 육상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선수들에게 병역특례를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등장합니다. 이번에 남자 400미터 계주에 참석한 한국 선수 4명의 대활약을 보면서 저런 선수들이 병역특례를 받아 더욱 노력해 세계속에 한국 육상을 빛내는 계기로 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국민이 많다는 것입니다.
법도 시대가 변함에 따라 바뀌고 현실에 맞게 수정돼야 마땅합니다.벌써 45년이나 된 병역특례 시행령은 수정돼야할 대표적인 법령으로 꼽힙니다. 국위선양의 개념으로 볼때 한국의 위상을 세계에 떨치는 BTS 멤버에게 병역특례를 줘야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그 멤버들은 극구사양하고 모두 병역의무를 완수했습니다. BTS와 아시안 게임 한국야구대표팀을 비교해서 국위선양을 누가 더 해냈는지는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부디 4년후 아시안게임에서 또 다시 병역특례로 소란스럽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2026년 9월 30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