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어요.
때 맞춰 식사 준비하고 깨작깨작 먹어치우는 과정 말예요.
일(이나 놀이)에 열중해있다가 그만 먹을 때를 놓치고,
갑자기 참을 수 없는 허기를 느끼고,
뭘 먹을까, 어떻게 만들까 30초 안에 결정을 내려서는,
번개같이 후닥닥 준비해서 너무 맛있다고 호들갑 떨어가며 먹는 그 쾌감.
정기적이고 규격화된 식사로는 이 요란스러운 쾌감을 느낄 수 없잖아요. 하아.
(이렇게 써놓고 보니 확실히.. 좀.. 변태. -_-;;)
알아요.
어느 쪽이 옳고 효율적인 것인지는.
다이어트는 곧 규칙적인 생활습관. (음식 섭취, 활동, 수면 포함.)
이쪽이 옳고 합리적이고 효율적이고 나 자신을 위하는 길이죠.
알지만..
싫어요.
비록 내가 옳다고 인정하고 스스로의 의지로 받아들였다고는 해도,
그런 규칙이라고 해도,
규칙이 싫은 걸 어떡해요. T_T
불쑥 불쑥 치밀어오르는 반감.
이걸 처리하기가 힘들어서 순간순간 인상을 박 긋게 된다구요.
아.. 시간 되었으니 밥 먹어야지.. 할 때.
어.. 시간 아직 안 되었으니 물 마시면 안 돼.. 할 때. (얘가 젤 심한 스트레스.)
1. 그래도 운동을..
스트레스 해소겸. 너무 늘어지는 몸도 추슬러볼겸.
우산 들고 나가서 30분쯤 화난 사람처럼 씩씩대며 걷다 왔습니다.
운동을 하겠다는 의식은 없었고 좀 걷고 싶었던 것뿐이에요.
효과는.. 별로. -_-
이 비오는 와중에 비포장도로를 미친듯이 달려가는 차의 운전자들은 도대체 어떤 놈들이란 말입니깟!
(그거 대비해서 짧은 반바지 입고 나갔었지만 허벅지까지 튄 흙탕물에 분노.)
오늘 더 필요한 건 스트레칭이나 근력운동이 아니라 명상인 것 같죠?
2. 먹은 것.
아침(오후 3시): 잡곡밥 1/2 공기. 구운김. 물김치 건더기만. 컵케익 하나. 커피 한 잔.
먹는 걸로 해소될 스트레스가 아니라서 컵케익 하나 더 집으려다 말았습니다.
간만에 먹는 빵인데도 맛있다는 느낌이 아니고..
아. 먹는 게 즐겁지 않아서, 응.. 이것도 굉장히 싫어요.
맛을 느끼는 거, 씹는 거, 목으로 꼴깍 넘기는 거, 모두 즐거움이었는데 말예요..
요즘은 뭘 먹어도 그닥 맛있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으니.
여전히 주스나 탄산음료는 맛있지만..
이건 벌컥벌컥 들이킬 수 없잖아요.
마시는 건 뭐든지, 얼마든지.. 라는 체질이라 원없이 마신다면 몇 리터라도 해치울 수 있는데.
"그건 안 돼." 라고 스스로를 통제하고 있는 것.
통제할 수 있다는 자기만족만으로 누르기엔 통제에 따르는 스트레스가 너무 커요.
(뒤집어 생각해보면.. 그 동안 음료 때문에 찐 살이 정말 만만치 않을 거라는 소리.)
점심 먹을 시간인데..
아우. 먹기 싫어요.
3. 생활습관.
다 때려치우고, 깨어서 지금까지 내내 인상 긋고 있으니 빵점.
음식 조절하고 부지런히 움직이면 뭐하냐구요.
기분이 이렇게 바닥인데.
4. 잡담.
궁극의 만병통치약, 아이돌로 이 스트레스를 극복해보려고 노력중입니다만..
피어난 꽃처럼 화사한 "옵빠"의 얼굴을 봐도 뭐.. 별로.
그냥 "사뿐히 망해버린 하루"로 선포하고 그 동안 마시고 싶었던 음료나 종류별로 한 잔씩 다 마셔볼까.. 이러고 있습니다.
레몬콕. 망고. 구아바. 탠저린. 자몽. 라즈베리. 앗삼에 연유 듬뿍. 구즈베리 잼 넣은 러시안 티. 무알콜 피나콜라다.. 아아.. 비도 오는데 핫초코!
.. 한 잔씩만 들이킨다고 치고 대충 계산해도 1800kcal로군요.
관두고 녹차나 마시자.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