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에서 정형돈은 '모짜르트' 가 아닌 '살리에리' 가 되고 싶다고 했다. 누구에게나 주목을 받고, 사랑을 받는 모짜르트가 아니라 조용하고 잔잔하지만 주위를 빛낼 수 있는 사람, 정형돈은 바로 자신이 그런 사람이 되기를 원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묵묵한 성실함이, 겸손한 자기 위안이, 누구보다 객관적으로 자신을 파악해내는 그 날카로운 분석력이 정형돈 자신을 '살리에리' 에서 '모짜르트' 로 격상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알고 있을까.
정형돈의 '두 가지 행운'
[개콘] 에서 활약하던 정형돈이 [무한도전][상상원정대] 등을 통해 본격적인 버라이어티 진출을 꿈 꿨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형돈의 '실패' 를 예상했다. 정형돈보다 훨씬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박준형이나 정종철이 이미 쓴맛을 볼만큼 본데다가 [개콘] 류의 스탠딩 프로그램에서 활약한 개그맨은 버라이어티 쇼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이 마치 '진리' 처럼 받아들여지던 때가 바로 그 때였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예상이 적중하기라도 하듯 버라이어티 진출 초기, 정형돈은 [만원의 행복][상상원정대][무모한도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 밀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 를 내지 못하고 주저 앉기 일쑤였다. 당시 정형돈이 등장한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시청률 한 자릿수를 기록하며 고전에 고전을 거듭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었다. [만원의 행복] 은 프라임 타임이 아니라고 쳐도 '코미디 대부' 인 이경규와 함께 한 [상상원정대] 의 조기종영이나, 좀처럼 반전의 기회를 만들지 못했던 [무모한도전] 은 정형돈의 버라이어티 진출에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러나 정형돈은 비록 '실패' 로 끝난 게임이었던 [상상원정대] 에서 두 명의 '사람' 을 만나게 되며 일생일대의 기회를 맞이하게 된다. 정형돈의 '버라이어티 데뷔' 시절부터 함께 했던 이 두 명의 사람은 정형돈을 '출발' 시키고, 정형돈을 '완성' 시키는데 지대한 공을 세우며 정형돈의 영원한 인연이 됐다. 그 사람들이 바로 이경규와 김태호 PD다.
정형돈이 MBC에서 이경규를 만난 것은 우연인지, 필연인지 가늠할 수 없지만 희대의 행운임은 확실했다. 그는 강호동에 이어 '대부' 이경규의 최측근으로 버라이어티에 안착할 수 있는 '뒷배' 를 마련하면 한 두번의 실패로 평가받지 않을 기반을 닦아냈다. 이경규와 정형돈은 [상상원정대] 뿐 아니라 [웃는 Day][그랑프리 쇼, 여러분][몰래카메라] 등의 프로그램에 동반 출연하며 인연을 이어가게 되는데 이 후, 이들의 인연은 자타공인 세상이 다 아는 "규라인" 의 직계 혈통으로 이어지게 된다.
코미디를 주로 하다가 버라이어티로 넘어 온 정형돈에게 이경규가 남겨준 것은 바로 '버라이어티 쇼' 에서 필요한 '감' 이었다. [상상원정대] 당시 무리한 애드립으로 프로그램의 흐름을 끊는 정형돈을 호되게 나무랐던 이경규는 그 후에도 정형돈의 영원한 '코미디 스승' 으로 자리잡으면서 MBC 예능 프로그램에서 정형돈이라는 이름의 코미디언을 차세대 MC로 성장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경규가 정형돈을 물심양면 밀어줬던 이유에는, 이경규의 말을 빌리자면 "싹수가 보였기" 때문이었다.
정형돈은 이 때, [상상원정대] 에서 '이경규' 와 함께 '김태호 PD' 도 함께 만났다. 정형돈에게 김태호 PD와의 만남은 이경규만큼 파격적인 행운이었다. 정형돈과 김태호 PD는 [상상원정대] 에서 '의기투합' 한 뒤 끊임없는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서로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후, 김태호 PD는 [무리한 도전] 의 담당 PD로 합류하게 되면서 정형돈과 다시 한 번 만나게 되고 [무한도전] 으로 이어지는 지금까지 김태호 PD와 가장 많은 '회의' 를 하는 [무한도전] 의 멤버는 바로 정형돈이다.
정형돈의 '무한도전'
김태호 PD와의 만남에서 미루어 볼 수 있듯, 정형돈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 [무한도전] 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무한도전] 에서 정형돈은 '건방진 뚱보' 에서 '어색한 뚱보' 로 변모했고 그것을 고유의 캐릭터로 고수하며 버라이어티 쇼에 완벽하게 안착할 수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정형돈은 '웃기지 못하는 코미디언' 의 전형성을 그대로 자신에게 투영함으로써 '웃겨야만 하는' 버라이어티 쇼에서 아주 새로운 캐릭터로 탄생하게 된 것이다. 결국 [무한도전] 에서만큼은 정형돈이 '웃기지 못한다는' 사실은, 모순적으로 '웃기기 때문에' 용서 받았다.
다른 멤버들에 비해 존재감은 떨어지지만 정형돈은 다른 쪽에서 활약하는 것으로 [무한도전] 의 확실한 핵심멤버로 부상했다. "유재석과 함께 가장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사람이다." 라는 김태호 PD의 증언처럼 정형돈은 웃기지 못한다는 자신의 컨셉트를 치명적인 약점에서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동시에 [무한도전] 의 인기를 리드하는 성실함과 꾸준함을 동시에 보여줬다.
[상상원정대] 때부터 인연을 맺었던 김태호 PD는 정형돈의 이런 '콘셉트 쇼' 에 가장 먼저 그가 소화할 수 있는 역할을 부여한 사람이었다. "매거진 T" 의 증언처럼 정형돈은 [무한도전] 에서 자신의 실제 모습을 공개하면서 쇼 안에 ‘리얼리티’ 를 가져오는 캐릭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고, [무한도전] 은 정형돈을 통해 버라이어티 쇼에서 ‘리얼’ 버라이어티 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이 후에도 [무한도전] 은 정형돈의 집 청소해주기, 이사 도와주기 등 리얼리티적인 요소가 필요할 때마다 정형돈을 앞세우게 되고, [무한도전] 에서 그는 결코 가볍지 않는 존재감을 가지게 된다.
이렇듯 정형돈은 [무모한 도전][무리한 도전][무한도전] 으로 이어지는 3년의 시간 동안 [무한도전] 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동시에 자신의 재능과 성실함을 묵묵히 증명하는 것으로 시청자들의 '인정' 을 받았다. 정형돈이 [무한도전] 을 통해 걸어온 길은 화려하다거나 폭발적이지는 않았지만 딱 정형돈만큼 무뚝뚝하면서도 꾸준했다. 지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았던 정형돈의 '진심' 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열게 하고 종국엔 감동케 했다면 너무 지나친 과찬일까.
정형돈의 '아름다운 도전'
[무한도전] 의 성공 이 후, 정형돈은 남부럽지 않은 버라이어티계의 '차세대 MC' 로 자리매김했다. 마치 '박명수의 프로그램' 처럼 비춰졌던 [지피지기] 에서 오히려 빛을 발했던 것이 정형돈이었다는 사실은 그의 내공이 결코 녹록치 않은 것임을 증명한 것이기도 했다. 이 후, 기존 [무한도전] 에서의 활약에 더해 [브레인 배틀][우리 결혼했어요][도전 1000곡] 에 메인 MC 또는 고정 패널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케이블 TV [식신 원정대] 에까지 투입됐다. 3년의 시간 동안 치뤄졌던 정형돈의 '버라이어티 실험' 이 이제야 진면목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상상원정대] 의 실패와 [상상플러스] 에서의 도중하차, [무한도전] 에서 '어색한 뚱보' 로 구박 받던 그 순간까지도 그는 결코 낙담하거나 상심하지 않았다. 정형돈은 가장 정형돈다운 방식으로 스탠딩 코미디언이 어떻게 차세대 MC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줬고 누구도 도전하지 못했던 새로운 캐릭터로 예능계의 신기원을 이룩하며 시청자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정형돈은 버라이어티 쇼에 '무모한 도전' 을 하던 지난 3년의 시간 동안 수 많은 프로그램의 부침을 맛보며 지금까지 성장했다. 그리고 그는 그 '시련' 의 과정 속에서 이경규, 신동엽, 유재석, 이휘재 등 동시대 내로라 하는 최고의 MC들과 호흡을 맞추며 자신만의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미덕을 보여왔다. 그것은 결코 '재미없다, 있다' 로 좌지우지 될 정도의 가벼운 것이 아니기에 더욱 의미있는 '길' 이었고 '도전' 이었으며 '끈기' 였다.
물론 지금의 정형돈은 아직 '살리에리' 이며, '모짜르트의 피아노' 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실함과 꾸준함으로 동시대 차세대 MC 중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의심치 않는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 처럼 꾸준하고 성실하게 방송을 해 나간다면 '모짜르트' 유재석의 '피아노' 정형돈이 언젠가는 유재석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진짜 MC 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것을.
넘치는 아이디어와 재능으로 사람들의 편견과 선입견에 당당히 부딪히면서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새로운 장르를 발굴했고, 이제는 메인 MC로의 시험대에 당당히 올라 또 다른 '도전' 을 하고 있는 지금.... 정형돈의 모습은 그 어떤 MC의 모습보다도 '아름다운 도전' 으로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첫댓글 오오 멋진데용 ^^ 직계혈통 ㅋㅋㅋ상상원정대는 진짜 좋았는데 하지만 아무래도 놀이기구는 한계가 있어서;;
이기사는 너무 많이 봤어...그리고 도니형은 제2의 유재석이 될수없음...도니형은 그냥 도니형만의 스타일을 찾아 갈뿐...누구를 따라갈려고 하면 실패함....
달님은 햇님과 캐릭터가 틀림 ㅋㅋ달님은 달님만의 스타일이 있음!화이팅!
출처가 어딘지 모르지만 이런 기사 도니형한테 아무 도움 안됨. 도니형은 도니형 스타일을 만들어야 함. 지금 예능계는 완전 전쟁터이자 연예인들의 [화수분]임. 도니형 프로그램 많이 없어진 걸 보면 알겠지만, 왕비호 한민관 황현희 같은 신인들 끼어들려고 하고 위로는 OLD 개그맨이 다시 등장하려고 함. 영화계 탤런트, 가수들도 호시탐탐 자리를 노리고 의외로 자리잡고 있음. 이경규님 김용만님이 완연한 내리막길이라는 사실은 비밀도 아님. 유재석님 강호동님도 지금이야 전성기지만 [화무십일홍]이라고 언제 식상할지 모름.그 사람들 롤모델로하다가는 망하기 딱 좋음.. 도니형은 도니형만의 스탈이 있고 그쪽으로 가야함. 파이팅!
제2의 유재석이되는것보다는 제1의 정형돈이되는게 나음;
이거 여러번 본 글인데...
물론 도니가 제2의 유재석이 되기를 도니팬들은 모두 간절히 바라지만 너무 성급하게 볼 필요는 없다고봐요. 좀더 시간을 가지고 도니가 더 성장하기를 바래야겠죠. 이런글들이 너무 기대감을 높이는측면이 있어서 도니에게 부담을 주지않을까 그런생각도 들더군요. 도니본인이 생각하고있는것도 있을테니 팬으로서 그냥 지켜보는게 제일 좋을듯싶어요.
달님은 달님만의 스타일이 있으니...^^ 화이팅! 부담갖지마세요!! 곧 빛을 보는날이 있을테니 자신감만 듬뿍가짐돼요~!!!홧팅
난 왜 이 기사를 첨 봤지.. 난 허울만 팬이었나봐 ㅠㅠ
미래의 최고 MC보단 현재의 인간적인 도니님의 매력을 안쓰신듯... ^^ .. 도니님 닥치는 대로 멘트날리셔두되여.. 기본적으로 배려하는 맘이시니 걱정이 없습니당.. ㅋㅋ
보고 또 보고..근데 이거 기사는 아닌거 같은데요..단순히 블로거 글.
이건 기사가 아니죠...
굳이 제2의 유재석이 될 필요가 있나요? 저는 이제 슬슬 유재석씨 진행방식도 지겨워져 가는데... 게다가 이젠 이런 글도 지겹다는...
오오오 감동이다^^ㅎㅎ 화이팅 형돈이형~~
히히히 이기사분 누구징 너무 잘쓰시네 글고 보는 안목도있으시고 ㅋㅋ
저는 제2의 유재석이 될 필요 없다고 봅니다. 제 1의 정형돈이 되시길 바랄뿐입니다.
이기사 이번꺼임?
아..글 잘보았네요. 그리고 형돈형 화이팅!
형돈오빠는 형돈오빠일떄가 가장 아름답고 좋다구요~~ㅋㅋ
와~~ 글 잘썼돠.. 넘넘 마음에 드는 군용~~ 도니오빠 발전하는 모습니 뿌듯합니다.^^*
천의얼굴님에 대공감하는 1인ㅋ
이런 기사 너무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중복아닌가요..?^^;;
열심히 하는 도니님의 모습을 많이 볼수있엇으면 합니다...
제2의 유제석이아니라 제1의 정형돈~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