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학동 벼룩시장이 그리운 날에|
황학동 벼룩시장이 그리운 날에 이젠 완전히 옛모습이 없어졌다는 황학동.
어느 날 티비 프로그램에서 보여줬던 황학동 벼룩시장을 보고 하철 지도를 들고
상경했던 그때.지방 촌놈(?)이라 지하철 지도 없이 서울구경 가기가 두려웠던
그때에 늘 마음을 포곤하게게 해준 곳이황학동 벼룩시장이었다.
가끔 서울 나들이를 하면 빠지지 않고 들렀던 곳.
지금도 가끔 청계천 다리 밑에 자리했던 그 시장이 그리울때가 있다.
5000원을 주고 샀던 마치 빵 같은 느낌이었던 황토색 가죽 구두,
30000원을 불렀던 가격을 25000으로 깍아서 샀던 여전히 세련된 가죽 점퍼.
깨끗하게 새로 손질까지 되어 있어서 사자마자 입어도 전혀 손색이 없던 그 가죽점퍼를
오래도록 입고 친구에게 물려 주었었다. 그 뿐인가? 12000원 주고 샀던 뮤직박스.
시중에서 파는 작은 음악상자가 아닌 커다란 유리상자로 만들어졌던 그 뮤직박스는
정말 무거웠지만 맑은 소리를 낼 줄 아는 물건이었다.
구제라고 해서 고급상점에서 50000-10000원까지 거래되었던 핸드백도
그곳에서는 6000원에 살 수 있었다. 여러가지 진귀한 골동품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맛보곤 했던 1500원짜리 잔치국수.길게 뻗쳐 있었던
그 많았던 노점 상가들이 이젠 사라져 버렸다니 새롭게 단장된 청계천 다리는
많은 이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했다지만 왠지 아직도 황학동 벼룩시장이 그립기만 하다.
방콕에서 만날 수 있다! 황학동 벼룩시장
방콕에 오면 빠지지 않고 가는 주말 시장 짜뚜짝.
하지만 여행자들에게 짜뚜짝에 가려 보이지 않는 골동품 거리가 있다.
짜뚜짝 시장을 가는 버스에서 짜뚜짝에서 한정거장 전에 내리면 보이는 그곳.
어느 날 버스를 잘못내려 발견했던 그 거리에서 황학동 벼룩 시장의 옛모습을 그대로 보았다.
황학동 벼룩시장 마냥 도로가에 길게 펼쳐져 있는 방콕의 골동품 시장.
약간은 새련된 느낌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포근한 구석이 있는 곳이다.여행자보다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그래서인지 현지의 맛을 보기 충분하다.
사실 나이드신 분들이 더 많은 곳이기도 하다. 어지럽게 쌓아있는 물건들
하지만 잘고르기만 하면 돈 버는 느낌을 주는 곳임이 틀림없다
오래된 것들은 향기가 있다.
오래된 것들은 향기가 있다. 그것은 무엇일까? 그리움이나 향수 같은 향기가 아닐까 싶다.
거의 벗겨지고 헐어 보이는 물건인지만 왠지 가치가 있는 것 같이 느껴지는...
그것은 바로 우리의 그리움이 쌓인 물건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은 과거의 향기들...아무리 발전된 현재를 갖고 있어도
가슴 깊이 채우지 못하는 어떤 것들...
이제 그 느낌들을 만나로 가보는 것이 어떨까?
장농속에서 나온 것들
바로 옆에 있으면서 알아채지 못하고 그리워만 하고있지는않을까?
집안 구석구석 어딘가에 쌓여 있을지도 모르는 것들을마냥 그리워만하는 것은아닌지
디카 시대에 외면받기 시직한 우리의 오랜 수동 카메라. 사실 자동카메라 시대부터 외면 받기 시작했었다.
그때부터 장농속에서 잊혀져 간 수동 카메라들.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수동 카메라와 함께....쭉 피면 아주 긴다리를 자랑했던 삼발이.
구식 썬글라스들...이젠 부모님의 앨범에나 나올듯 하다.
하나 둘씩 쌓여진 시계들...이제부터라도 찾아내어서
다시 귀중함을 부여해 주는 것은 어떨런지?
이제 장농을 뒤져보자!!!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했었을때 가진 가구가 거의 없었다.
동네에 누가 버리고 간 물건이 없는지 살펴보기도 했었는데 그때 냉장고를 발견했다.
누군가 청소를 깨끗히 한채 버리고 간 물건이었다. 아마 누군가가
줏어가기를 바라고 놓고 간 것 같다. 내 대신 그 큰 냉장고를 짊어지고 한걸음 한걸음
무거운 발을 떼던 동급생 친구.“어제 오지 그랬어. 텔레비젼도 2개나 버렸었는데…
”우리를 지켜보시던 근처에 사시던 아주머니가 말씀하셨다.
어제 올것을…하며 얼마나 후회를 했던지
그 후로.가끔 동네를 산책하다 버려진 물건들이 보이면 들고오기 시작했다.
서랍장…이것은 정말로 고전적인 느낌이 물씬나는 것이었다.전신거울…
약간 깨져 있었다. 깨진 거울은 남의 것을 가져다 쓰지 않는 법이라고 했었지?
하지만 테두리를 금색 페인트로 칠해 놓으니 왠지 환상적인 분위기를 갖은 예쁜 거울만 같았다.
뒤이어 장만(?)한 커다란 책상… 친구와 둘이 그것을 낑낑대며 들고 오는데
그 추운 겨울에도 온몸에 땀이 쏟았었다. 하지만 훵했던 작은 방이 그 책상으로 인해
갑자기 서재스런 분위기까지 풍겼으니...
그 방을 나오면서 새로 들어 온 새내기에게 모든 물건을 물려 주고 왔을때의
왠지 모를 뿌듯함 그애는 얼마나 그 물건들을 고맙게 여겨줬는지 그 마음도 고마웠었다.
구식 전화기의 멋진 자태
아빠방에 한가득이었던 레코드 판들. 바늘 상할까봐
건들지 못하게 하셨지만 몰래 틀어보곤 했던 그 오래된 판에서 아빠의 향기가 흐르고 있었다.
드시지도 못하시는 술을 진열하기 좋아하셨던...나중에 성인이 된 우리들이
몰래 홀짝 거렸던 그 술들.술병이 비면 혼날까 두려워 콜라도 부어 넣고 했던 기억이 새록...
먼지 모를 '상'들이 가득 있었던 아빠의 책장.삼국시대가 떠올랐던 모조품들
스윽스윽. 면도하시던 모습
아빠의 파이프..할아버지의 것이었다고 했던 .
성하지 않지만 아직도 누군가에게 눈길을 받는
손잡이는 없어도 무늬가 화려한 주전자
멈춰 버린 시계들...하지만 너무 근사한 모양이다
목이 빠진 군인의 장난감 차. 하지만 왠지 사고만 싶다.
다 써 버린 빈병들. 누군가의 눈에는 예뻐 보이겠지
이미 다 써버린 공중전화 카드들. 많이도 모았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다시 도움을 주기를 기다리는 듯 다시 손질된 모습으로 ..
구부러진 못들도 빠질 수 없다는 듯이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것들
언니동생과 싸우느라 바뻤던 어린시절.
그래도 왠지 꿈이 있었던 시절이었다. 화가도 되고 싶었고 소설가도...
대통령도 꿈꾸었던 순진했던 시절. 그때를 떠오르게 해주는 잡동사니가 있다.
남동생만 사줘서 늘 싸움을 번지게 했던 게임기.
잡동사니..서랍을 뒤져보자...다 갖고 있을듯 한 것들.
작은 장난감들...패스트 푸드점 해피밀세트에 나오는 것 같기도
라이오 테이프들....공부는 안하고 음악만 듣는다고 무참히 부수어 지기도 했다.
아빠가 선물해 주었던 쌍안경
잠자리 안경들...80년대 가수들의 트레이드 마크
하나씩 집에 두었던 트로피
중국의 h0t였던 f4!!!
소장했던 미티카들 오빠 언니 동생들과
전쟁을 치루던 생각이 떠오르면서 그 시절이 그리워지고 말았다.
같이 나이를 먹어가는 느낌
어느 순간부터 같이 나이를 먹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야 마는데..
왠지 서글퍼지는 그 느낌들이 전해오는 물건들이 있다.
다시는 사용되지 않을 오래된 동전들..
먼지에 쌓여 있는 어릴적 단골 친구 자동차 장난감...
너도 이제 오래되었구나하며 말을 걸게 된다.
열심히 모았던 연예인 사진들. 가끔 그들 생각을 해본다.
(비가 당당히? 물론 이것은 오래된 사진에 끼어 있는 사진들일뿐이다^^)
나이를 먹는것이 무엇인지 말로 설명할 수 없지만 이제 어린 나이가 아니구나
하는 것이 느껴질 때가 가끔씩 있다.. 가령 이런것?
테이프 듣던 시절은 어디로?그 많던 테이프는 어디로 갔을까
갑자기 군인 아저씨들이 어리게만 보인다.문득 젊은 연예인들이 너무 어리게 보인다.
주위 친구들이 하나 둘씩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는다.
새치라도 발견하면 예전에는 행운이라던데 했는데 이젠 화들짝 뽑아버리기에 바쁘다.등등
우리는 아마 같이 나이를 먹어가는 걸까.
마루에 거려있던 괴종시계.집들의 선물용으로 좋았다.
따뜻함을 주는 공동품 사장들.점점 없어져 가는 옛것들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이런 거리의 시장들이 오래 오래 갔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제 무조건 부수지만 말고 보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으면 하는 제안을 슬그머니 해본다.
우리의 색이 점점 없어져 가는 것 같아 아쉬움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의 색은 무엇이었을까? 현재 우리가 가진 색은 어떤 것일까?
이제부터라도 없어져만 가는 우리의 색을 보존해야할 것만 같다.
이런 예전의 색을 그대로 갖고 있는 것들이 너무 차가와져만
가는 사회를 따뜻하게 만들어 주지는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