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고기 ‘수은·납’ 중금속 범벅.. “이래도 먹겠습니까”
환경단체 울산·포항·부산서 무작위 샘플 조사, 기준치 10배 넘는 곳도 “대책 필요”
민중의소리 김보성 기자 vopnews@vop.co.kr
2018-08-07 16:57:10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활동가들의 고래 포경에 대한 규탄 퍼포먼스. 자료사진ⓒ김철수 기자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고래고기에서 상당량의 중금속이 검출돼 논란이 일 전망이다. 환경단체와 동물보호단체는 분석결과를 근거로 당국에 포괄적인 실태 조사와 관련 업소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7일 환경보호단체 시셰퍼드 코리아(Sea Shepherd Korea)에 따르면 최근 울산, 부산, 포항의 식당과 어시장에서 밍크고래로 시판되고 있는 고래고기 표본을 무작위로 구해 조사한 결과 대상의 46%가 중금속 오염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업소 중 하나꼴로 중금속 오염 고기가 발견된 셈이다. 이 중에는 수은 및 납이 기준치의 10배를 넘어선 표본도 있었다.
울산고래축제가 개최된 지난 7월 이 단체는 13곳의 업소에서 고래고기를 직접 구입해 조사에 들어갔다. 표본은 지방층과 살코기 부위의 각 시료로 나눠져 순천향대학교 환경보건학과 산업보건연구실에 의뢰해 정밀 분석됐다. 기준치는 현행법 상 고래고기에 대한 기준이 없어 식약처의 일반어류 오염도를 참고했다.
결과는 예상보다 심각했다. 분석대상에 포함된 모든 시료에서 검출 한계 이상의 중금속(수은, 납, 카드뮴) 양이 검출됐고, 이 중에서 현행 오염 기준치를 초과한 표본은 총 6개(46%)에 달했다. 오염 빈도는 수은>납>카드뮴 순으로 많았다.
일부 고래고기 표본의 경우는 수은과 납의 오염도가 허용 기준치(0.5 mg/kg)의 10배를 초과하기도 했다. 시셰퍼드 코리아는 “수은 농도의 의미는 체중 60kg 인 성인이 100g 만 먹어도 일주일 섭취 허용량, 즉 잠정주간섭취허용량(PTWI)를 초과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밍크고래는 주로 크릴과 새우를 먹기 때문에 최상위포식자인 돌고래보다 중금속 오염 축척도가 낮은 편이다. 그런데도 표본에서 중금속 오염도가 높다는 것은 부실한 감시망의 틈을 이용해 둔갑 유통된 사례일 가능성이 높다고 시셰퍼드 코리아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중금속 초과 표본을 ‘돌고래’ 또는 ‘상괭이’ 둔갑 유통 사례로 가정하고, DNA 검사를 통한 종판별 검사를 추가로 의뢰할 예정이다.
현행법상 보호대상해양생물인 남방큰돌고래나 상괭이를 유통·판매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이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같은 결과를 받아든 환경 및 동물단체는 담당부처의 무대책을 강하게 규탄했다. 핫핑크돌핀스의 조약골 대표는 <민중의소리>에 “해양수산부는 책임을 떠넘기고, 식약처는 소관 밖이라며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대표는 “현행법상 고래고기에 대한 중금속 기준이 없고, 음식도 아니다. 그런데도 수백 톤 수천 톤이 팔려나간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국제포경위원회조차 지난 2012년 만장일치로 중금속으로 고래고기가 건강에 해롭다고 발표했다”면서 “책임있게 조처를 하지 않고 있는 당국에 경고와 고래 보호 차원에서 해당 단체가 중금속 검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시셰퍼드 코리아와 핫핑크돌핀스 외에 동물을 위한 행동, 울산 녹색당,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등도 해수부, 식약처, 울산 남구청이 즉각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이날 행정당국의 ▲고래고기 오염실태 전수조사 및 불법 유통 근절 단속 ▲밍크고래 보호대상 지정 등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중금속 고래고기가 계속 유통될 경우 국민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기적인 검사와 오염 업소 공개를 통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전세계에서 고래고기를 식용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노르웨이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불법으로 포획한 고래가 시중 유명 고래고기 전문식당 등에 대량 유통되기도 한다. 관련 자료 사진ⓒ부산해운대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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