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절벽이 예상보다 빨리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이번 주 코스피지수가 소폭 상승한 가운데, 최근 일주일 동안 연일 하락하던 완성차업체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대다수의 전문가는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한 영향으로 상승 흐름을 보인 것으로 풀이했다.
국내 대표 완성차업체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최근 1주일 동안 각각 2.1%와 7.8% 상승했다. 현대모비스 주가도 6.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1% 올랐다.
주가가 상승하며 자동차 ETF 수익률도 좋았다. 미래에셋TIGER자동차 & 유통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 삼성KODEX자동차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 , 한화아리랑자동차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은 한 주 간 6%에 가까운 수익률을 올렸다(11월29일 기준). 이 ETF들의 1개월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거나 0~1% 상승한 정도다.
최근 몇달 새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 악재가 끊이질 않았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7~8월 노조의 파업 여파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며 3분기 실적에 영향을 끼치고 주가도 많이 하락했다.
파업이 끝나자 북미 연비 과장 광고 문제가 불거졌다. 이달 초 미국 시민단체가 현대차가 연비를 과장 광고했다며 현대차 미국법인을 법원에 제소하며 사건이 알려졌다. 이 소식에 당시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자동차 부품주들의 주가도 함께 급락했다. 현대·기아차는 즉시 사과 광고를 게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일주일 간 주가가 상승한 것은 그동안 지나치게 주가가 많이 하락한 것에 대한 반등 작용이라고 설명한다. 송선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수요가 둔화되고 완성차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된 동시에 연비 하향 문제까지 겹치며 실적이 부진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에 그동안 주가가 많이 하락했다"며 "낙폭 과다에 따른 반등작용이 이번주 주가 상승에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BRICs에서 국내 완성차가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는 소식과 미국 내 자동차 판매 대수가 예상보다 양호할 것이란 전망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가가 계속 승승장구 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연비 문제가 언제쯤 완벽히 해소될지 불확실하고 파업, 연비 소송 등의 일회성 비용이 실적에 얼마큼 영향을 끼칠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남경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완성차 업체의 모델이 대부분 노후됐고 신차 공백기에 진입하며 판매 증가 흐름이 둔화되고 있다"며 "현재 직면한 문제들이 하나씩 해결되면 주가도 확실히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선재 연구원은 "지나치게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에 좀 더 상승할 수는 있겠지만, 특별히 상승을 이끌 이슈가 나온 것은 아니므로 박스권에서 머물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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