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러 서머스란 사람이 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한 자리 먹었다. 85년엔가 세 페이지짜리 논문인지 아티클인지를 선보였다. 노벨상 수상자인 뉴욕타임즈 논설위원(?) 폴 크루그먼이 감명을 받았지 싶다. 신문에 소개를 하고 대중화시켰다. 이름하여 케첩경제학.
아티클의 내용은 세 페이지짜리답게 간단하다. 그다지 명료하지는 않다. 영어 특유의 문체이다 보니 번역하기에 영 지랄맞다. 서미스가 말하는 경제학은 다음의 두 가지가 있다.
정통경제학 : 어떤 상품과 재화의 가치를 평가할 때, 원가를 따진다. 본질적가치 혹은 내재적가치를 찾으려고 한다. 물론 수급현황 등 시장요인도 파악하려 한다. 나를 포함한 폭삭쟁이덜이 좋아하는 접근법이다. 주식에서는 이러한 접근을 대략 기본적분석(fundamental analysis)라 할 테다. 하람님이 강조하는 '원가'도 같은 류다.
케첩경제학 : 원가? 기본적분석, 내재가치, 본질적가치? 그런 것 필요없다. 오로지 수급만이 중요하다. 가격을 어찌 파악하냐고? 여기 케첩 2리터짜리가 있다. 이넘의 값은 케첩1리터짜리 두 배쯤 잡으면 된다. 끝! 간단하고 명료하다. 골치 아프게 거품이니 바가지니 그딴 것 필요 없다. 상품간의 상대적인 가치가 중요하다. 좀 모양을 달리하지만, 주식의 기술적분석(technical analysys) 혹은 차트쟁이(chartist, chart analysist)와 닮은 구석이 많다.
정통경제학은 말한다. 시장은 단기적인 요동을 치지만 장기적으로 본질적가치/내재가치에 수렴한다고. 단기적인 요동은 내재가치를 찾아가기 위한 자연스러운 마찰이다. 만일 이 마찰이 극심하여 내재가치에서 위로 크게 벗어난다면 거품이다. 반대라면 언더슈팅.
케첩경제학은 애초에 내재가치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는다. 어쩌면 정말로 시장을 믿는 진정한 시장론자인 것이다. 효율적시장가설(efficient market hypothesis)가 제시한 최강모형(strong efficient)을 믿는 듯하고, 시장은 마치 늘상 파레토효율을 달성하는 듯하다. 시장이 알어서 내재가치를 만들었을 테니, 난 그넘을 기준으로 다른 넘을 평가하면 되는 거얌. 쉽게 키맞추기 하는 것이다.
둘 모두 이론적이고 개념적인 것이다. 따라서 현실세계에서는 이 둘이 짬뽕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이외에도 많은 시장 교란요인이 있어 사람들은 머리가 빠개진다. 다 무시하자. 내재가치와 키맞추기 이 둘에 집중하자.
우리 폭삭론자들은 그간 부동산시장에 거품이 만땅이라고 계속 증명해왔다. 여러 척도에 따라 내재가치 이상의 가격을 보인다는 것이다. 기본적분석에 따라 이넘의 미래는 이미 결정되어 있다. 흐미, 결정론! 이넘의 운명은 구조적이고 필연적인 것이다.
그런데... 이 빌어먹을 집값과 땅값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정부가 막아서? 정부 힘이 그리 센 건가? 한은이 질러대서? 뭐, 돈이 좋긴 하지! 하우스푸어들이 버텨서? 그래, 목숨 걸고 발버둥치고 있기도 해. 그런데, 찾아보면 꽤 많이 떨어지기도 했다. 우리 폭삭쟁이들 눈에 덜 떨어진 것이지. 이리 하여 키맞추기 케첩경제학이 왕성하게 활동할 공간이 확보된다.
암튼, 짱뽕의 세상답게, 내재가치와 키맞추기가 동시에 왕성하게 작동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내재가치를 좇아 가격이 내려가고, 다른 편에서는 높은 가격을 보고 낮은 넘들이 올라간다. 어떤 넘은 덜 떨어지고 어떤 넘은 폭삭한다. 이 움직임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피려면, 기존에 어떠한 양극화(불균형)가 있었는지 알아야 한다.
1. 지역별 양극화: 수도권 Vs 지방. 강남과 버블세븐, 노동강 Vs 강북. 이외 이 나라 전체.
2. 주거형태별 양극화: 단독 Vs 아파트. 등등
3. 면적별 양극화: 소형 Vs 중형 Vs 대형
4. 햇수별 양극화: 대단위 공동주택 구축 Vs 신축
5. 소유권: 전세/월세 Vs 매매값. 전세가비율, 월세비용
6. 기타 다수: 모든 경제적 변화는 필연적으로 불균등 변화상을 낳는다!
이런 다양한 측면의 대결국면에서, 현재 여러형태의 키맞추기가 케첩경제학의 원리에 따라 진행되고, 내재가치가 결정론에 따라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큰 방향은,
1. 내재가치와 키맞추기가 동시에 작동 => 수도권 거품이 빠진다. 지방은 오른다. 지방의 상승은 내재가치가 아니라 믿고 싶지만, 확신하지 못한다. 조금 오버슈팅한다는 느낌이다.
2. 키맞추기만 작동 => 다른 쪽 거품이 쌓인다 => 전월세비용 상승과 집값 하락. 단독가격 상승. 오피스텔 등 임대수익형주택 상승 등
3. 키맞추기만 작동 => 두 쪽 모두 거품이 꺼진다 => 대형 대폭 하락, 소형 소폭 하락.
여러 양극화에 대해, 어떠한 움직임이 있는 것인지, 사람마다 분류가 달라진다. 내재가치에 대한 개념과 수준이 다를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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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누구나 정리해낼 수 있다. 그 다음이 문제다. 예측과 미래에 대한 것이므로. 우리 폭산쟁이들은 대개 내재가치에 대해 일정부분 동의하는 구석이 있다. 그래서 방향성에는 큰 이견이 없다. 그러니까 다같이 폭삭쟁이인 것이다.
차이는 폭삭의 깊이와 속도에서 나온다. 어떤 이는 대충 떨어지면 되었다 싶다 하며 만족하려 한다. 나는 난폭한 폭삭쟁이라 지하 100층까지는 뚫어야 만족할 듯하다. 이 정도에 따라 이곳에서는 사람을 적대시하는 경향을 드러낸다. 소폭의 폭락쟁이를 폭등론자로 몰아붙이는 것이다. 이런 자세는 정당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같은 편을 배척하는 것이기도 하다.
속도에서, 어떤이는 초읽기에 돌입했다고 단언한다. 나는 말라죽을 팔자라며 초를 치고 김을 뺀다. 다른 폭삭쟁이만큼 진도 빼는 데 다급하지 않기에 나는 가면 쓴 폭등론자로 몰린다. 천천히 빠질 것을 예상하기에 나는 현실적응과 때로는 현실순응적 자세를 권한다. 정말로 폭등론자처럼 보인다. 괜히 쓸데없이 힘빼는 게 안쓰러워 폭삭론의 골간을 흔들어댄다. 네들이 믿는 게 틀릴 수도 있어! 내 생각엔 틀린 거란 말얌. 이제 나는 X맨과 스파이가 된다.
이 게시판의 다수는 하나같이 폭삭쟁이들이다. 그럼에도 분란이 끊이지 않는 것이, 바로 이 폭삭의 깊이와 속도에 대한 생각이 다르고, 따라서 현실적인 대처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어쩌면 차이는 소소한 것일 수도 있다. 과연 우리가 낯을 붉히고 열을 올릴 필요가 있는 것일까.
물론 제 지갑이 말하는 사람이 더러 보인다. 음흉하게 감추지 않고 까놓으면 된다. 그럼 딱히 언성이 높아질 이유는 없다. 이곳이 또한 주테크 방을 겸하고 있는 곳이므로.
안티들아. 그러니까 제발 귀찮게 하지 말고, 좀 놓아주라. 나 이참에는 할 일이 없어서리 쪼메 오래 머물러야 하지 싶거덩.^^
첫댓글 제 아디를 언급 하셔서 어쩔수 없이 댓글 달자면....
주식에 비유하면....
저같은 스타일의 투자자들을 주로 가치 투자자라고 불리우고...
해당 기업의 실적과 자산과 같은 내재가치를 분석하는데 주안점을 두죠...
때문에 블루칩이나 옐로우칩 위주로 거래를 합니다.
케쳡쪽의 투자자들을 기술적 투자자...즉, 챠트쟁이라고 불리우고..
주로 급등락이 심한 코스닥 저가주 위주로 매매를 하죠.
주식매매하는 개미들이 대다수 실패한다고 결론 내려진 배경에는 개미들의 대부분이 이 챠트쟁이 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대략 주식 매매한지 12년 정도 됬는데....
처음 투자금 대비 2,000% 이상을 벌었으니....
저에 한해선 가치투자가 적성에 맞는듯 싶습니다.
제 아디를 언급하고 마지막 단어에 안티들아~라고 하니 저를 포함한건지 궁금하긴 한데..
아쉽게도 전 다른사람 글을 안티 할만큼 오지랖이 넓진 않아요...
그러나 잘못된 정보를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안티로 구분한다면 저도 안티로 속하겠죠.
어찌됬든 님하곤 서로간에 대화를 그만하기로 했으니 이글을 끝으로 그만했으면 좋겠구요.
대화를 단절한 상대의 아디를 언급하는건 별로인것 같네요.
다시 대화를 이어갈 생각이 아니시라면요
저는 HTS 차트 5년 넘게 만들었구, 종목/조검검색 몇 년간 만들었구, 시스템트레이딩 수식엔진도 만들었답니다. 저 증권관련 코딩 많이 했습니다. 주로 기술적분석에 대한 것이죠.^^ 이 참에 화해합니다. OK?
그리고 추가로 한가지만 더 말씀 드리자면...
전 폭락 론자가 아니에요.
사실 폭락하든 말든 관심이 없어요..
거품덩어리 명품에 관심을 갖지 않는것과 일맥 상통하죠.
그러나 그 거품이 거품이 아닌양 거짓말 하는 사람들때문에 원가논의를 시작하게 된것이구요.
앞으로의 부동산이 폭락할지..하락할지...아니면 오히려 반등할지는....
제가 신이 아닌 인간이라 알수가 없습니다.
때문에 당연스럽게 그 시기 또한 알수 없는 것이구요.
제가 주장하는건 항상 한가지....
원가 분석상 현재의 부동산엔 거품이 많이 끼었다~~ 이정도죠
화해의 손길을 거절할 만큼 원수 지간도 아니니...화해 하시죠.
사실 제글이 돌직구 형태라...님이 조금 기분 나빴을 수도 있을거란 생각은 드네요...^^
하람 님의 글 내용을 보니 저랑 딱히 부딪힐 일도 없지 싶습니다. 가끔 재미있는 대화 나눌 수 있기를 빕니다.^^ 이게 다 썰렁섭섭이 때문이래요. 섭섭이랑 어울려다니면 죄다 도매값으로 넘어가버리니... 섭섭이는 반성하라! ^^
ㅋㅋ 잘나가가다 촌부는 왜 또 끄집어내남 ...가던길 잘들 가면 될 일..ㅋㅋㅋ 개인적으로 유감 없음...ㅋㅋㅋ
걍 시골의 파지 줍는 촌부가 쓰잘데기 없이 찌꺼리는 농으로 받아 들이면 감지덕지 ㅋㅋㅋ 쪼매 있으면 치매 패치 처방 받아야 할지도 모를텐데 ㅎㅎㅎ...
ㅋㅋ..보기좋게..마무리~~~..그러고보면. 하람님글은.가치투자자 다운 글이었네요.. 2000%..어메.. 대단한 인내력과 자기ㅁ믿음의 소유자일듯..
가치투자자란게..인내력없이 힘들진데..
그래봐야 고작 20배 정도 입니다.
450만원으로 몇백억을 벌었다고 설레발 치는 꾼(?)들 수익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경제학을 놀리는 유명한 구절들 몇 개 있잖습니까. 돈이 없어도 돈을 얘기할 수 있다. 돈이 없어도 부자랑 얘기를 나눌 수 있다. 내가 왜 실업자가 되었는지 그 까닭을 알 수 있다. ... 대학원 댕김서 못된 것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 탓이 아닐까 합니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 것이겠지만...^^
보기좋네요. ^^...
가격을 어찌 파악하냐고? 여기 케첩 2리터짜리가 있다. 이넘의 값은 케첩1리터짜리 두 배쯤 잡으면 된다. 끝!
케찹경제학 이라 ㅎㅎ..위에 압축되게 요약하여 설명 한게 맞나?..오 대단히 심플하게 정리 하였다..짧게 표현 하자면 깜놀...
촌부가 좋아 하는 음식 중의 하나가 대게찜...꽃게찜..인데 ㅎㅎ 1*2 케찹은 아니더라 ㅎㅎㅎ
너 돈있냐?...내용을 전달 함에 있어 압축된 간결한 내용이라 뜻의 전달에 아주 적당한 표현이라 생각을 혀 ㅋㅋㅋ 촌부도
너 짬이 되냐?...ㅋㅋㅋ 촌부가 만든것인데 우째 별로인가?...ㅋㅋㅋ
개굴개굴 KO까지 가네. 짧은 지식 가지고 기고만장 하더니 꼴 좋다. 허허허허허허. 덕은 겸손에서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