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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춘천에서 최고기록 깨겠다” - ‘마라톤계의 샤라포바’로 불리는 영남권 최고수…이민주 | ||
지난 6월 9일 오후 2시, 부산 동백섬에서 이민주(35)씨를 만났다. 전날 서울에는 비가 내렸고, 이날도 오전까지 비 예보가 있던 터라 걱정했는데 다행히 날씨가 화창했다. 바람결에 바다내음이 물씬 실려오는, APEC 정상회담이 열렸던 누리마루 주차장에 본지 취재팀이 차를 대자마자 그녀 또한 기다렸다는 듯이 도착했다. 처음 만나는 사이였지만, 차에서 내리는 그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트레이드마크인 긴 생머리에 운동복 차림이었기 때문이다. ![]() [사진설명]대학 3학년이던 1992년부터 긴 생머리를 유지하고 있다. 머리 감은 뒤엔 드라이어로 말리지 않고, 밖에 나가 그냥 말린다. 이젠 자신의 트레이드마크가 됐기 때문에 계속 이 스타일을 유지할 생각이다. 훌쩍 큰 키(172cm)의 그녀는 마라톤 고수답게 늘씬하면서도(52kg) 움직이는 동작에 힘이 넘쳤다. 실제로, 사진 촬영을 위해 달리는 포즈를 취하는 그녀를 보고 있노라면 서양 영화에서 주인공을 태우고 달리는 멋진 갈색 말이 떠올랐다. ‘철인’인 남편의 달리기도 수준급 그녀는 마라톤대회에서 과감하고 대범한, 혹은 패셔너블한 복장으로 달리는 주자로 잘 알려져 있다. 평상시 차림도 예외가 아니었다. 귀고리를 2개 하고 나타났는데, 오른쪽은 하이힐, 왼쪽은 핸드백 모양의 귀고리였다(이 귀고리는 취재가 끝난 뒤의 식사 자리에선 월드컵 열기를 반영한 축구공 모양으로 바뀌었다). 특히 오른쪽 귀에는 귀고리 구멍이 2개나 있었다. 원래는 불교 신자인 친정 엄마가 해준 ‘만(卍)자’ 귀고리를 하나 더 하고 다녔는데, 이날은 착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비싼 귀금속 귀고리는 하지 않는다. 금속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서민 체질’이어서 시장에서 싸구려를 사서 달아도 아무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 오른손에는 건강 팔찌를 하고 있었고, 왼손에는 마라토너들의 상징인 시간을 체크할 수 있는 전자시계를 차고 있었다. 그녀는 이날 혼자 나오지 않았다. 그녀를 차로 ‘모시고’ 나온 사람은 남편(40)이었다. 남편이 경찰 공무원(경사)이라는 점은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것도 강력계에서만 12년을 근무한 베테랑 형사라는 점도…. 그러나 남편의 겉모습은 전혀 경찰관 같지 않았다. 현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에게는 죄송한 얘기지만, 강력계 형사들 중에는 ‘조폭보다 더 조폭 같은’ 분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었다. 남편은 그야말로 백면서생(白面書生) 같았다. 호리호리한 몸에 하얀 피부, 거기에 조용하고 차분한 말투까지…. 그래서 손해가 많다고 했다. 가령, 히로뽕 밀매 현장에 구매자를 가장해 나가는 ‘작업’이 생기면 여지없이 그가 선발된다고 했다. 자칫하면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는 위험한 일인데도 다른 동료들은 형사티가 너무 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가 뽑힌다는 것이다. 하지만 외모만 보고 그를 얕봐선 곤란하다. 태권도 2단, 유도 2단의 실력을 갖춰 ‘무도(武道) 특기’로 경찰에 선발된 현장 요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철인3종 마니아이다. 현재 부산 엑스테라철인클럽(cafe.daum. net/xiron)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오는 8월 제주 국제아이언맨대회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그녀를 마라톤에 입문시킨 주인공이며, 달리기에서도 풀코스 3시간28 분, 하프 1시간29분, 10km 39분의 최고기록을 갖고 있다. 그는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길 꺼렸다. 거친 범죄 용의자들을 많이 상대해야 하는 직업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얼굴 등이 알려졌을 경우 혹시라도 사랑하는 자신의 가족에게 해가 미칠까 염려해서였다. 처음 참가한 대회서 2위 차지 2003년, 그녀는 이런 남편의 권유로 운동을 시작했다. 처음엔 남편과 함께 철인3종 경기를 할 생각이었으나 사이클을 타다가 넘어져 크게 다친 뒤 달리기에만 전념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처음 참가한 대회는 그해 3월에 열린 PSB 부산 마라톤대회. 이날 열린 대회에 그녀는 바로 톱을 입고 참가했다. 요즘이야 그런 차림의 여성 달림이들이 많이 늘었지만, 그때만 해도 반팔이나 민소매 경기복(싱글렛)이 아닌 톱을 입고 대회에 참가하는 여자는 한 명도 없을 때였다. 게다가 계절은 아직 겨울이 끝나지 않은 3월이었다. 당연히 “어, 저 여자 뭐야?” 하며 많은 사람들이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10km에서 2위를 차지한 뒤 그녀는 그 차림 그대로 시상대에 올랐다. 여자의 적은 여자인가? 남자들보다 여자 참가자들이 더 질시의 눈으로 쳐다보고, 뒷공론도 많은 걸 느꼈다. “사실은 남편이 ‘주야, 이거 한번 입어봐라’ 하며 톱을 권했어요. 의외죠? 처음엔 제가 오히려 거부감이 들더군요. 그런데 입고 뛰어보니 편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옷이 편해야 몸의 리듬이 부드러워서 좋은 기록을 낼 수 있거든요. 그 뒤로 계속 톱이나 스포츠 브라를 착용하고 뛰게 됐죠.” ![]() [사진설명]작년 3월 동아 마라톤을 전후해 오른쪽 장경인대를 크게 다쳤다. 당시 25km 지점부터 통증을 느껴 대회를 포기할 생각까지 했었다. 대회 뒤에는 계단도 혼자 못 내려왔다. 정형외과에 다니며 치료받았는데, 부상 회복에 45일이 걸렸다. 치료받을 때는 달리기를 완전히 쉬었다. 처음 1주일 동안은 뛰고 싶어서 미칠 지경이었고, 그 뒤 달릴 수 있게 되니 너무 행복했다. 그 경험이 있어서 몸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 얼마 전엔 2시간55분대 주자인 김영아(32)씨가 수영복 같은 삼각팬츠 모양의 러닝복 하의를 입고 뛰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녀는 그런 차림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할까. “아무래도 눈에 띄는 옷차림을 하면 심리적으로 더 잘 뛰려고 노력하게 돼요. 잘 뛰지도 못하면서 옷차림만 야하면 뒷말이 더 많아질 테니까요. 영아씨야 실력이 출중한데 삼각을 입건 뭘 입건 무슨 상관이겠어요.” 첫 대회에서 입상을 한 건 그녀의 몸 속에 뛰어난 마라톤 유전자가 잠재돼 있었기 때문인지 모른다. 어릴 때 그녀는 육상부 활동을 했을 정도로 달리기에 소질을 보였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한 건 부산 문현초등학교 5학년 2학기 때였다. 그녀의 작은언니가 같은 학교 육상 선수였는데, “제 동생도 잘 뛴다”고 교사에게 추천해서 그녀 또한 육상부가 됐다. 그 당시 그녀에게 육상을 지도해 준 사람은 현재 부산에서 마라톤 훈련단인 ‘천마회’를 이끌고 있는 김대상(57)씨였다. 선수 출신인 김씨(1976 조선일보 마라톤대회에서 2시간24분16초 기록)는 그녀의 처음이자 마지막 육상 스승이어서 지금도 늘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한번은 600m 대회에 나가서 1분43초로 대회신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그 덕택에 수영여중에 육상 특기생으로 입학했다. 그러나 육상은 중3 때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빈혈이 너무 심했기 때문이다. 운동을 힘들게 해서인지 아쉬움은 안 남았다. 또한 운동을 일찍 그만둔 탓에 육상계에 아는 사람들도 없는 실정이다. “시상대에 자주 오르고 싶다” 하지만, 마라톤 유전자는 집요했다. 결혼해서 딸까지 낳은 30대 주부를 들볶아 다시 달리게끔 만든 것이다. 첫 대회에 참가한 뒤 그녀의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10km와 하프 코스에선 따라올 여자가 없었다. 본격적으로 달리기를 시작한 뒤 몇 번이나 1등을 차지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1등을 놓친 유일한 대회는 가슴에 새겨두고 있다. 바로 올해 열린 밀양 하프마라톤대회였다. 이 대회에서 그녀는 이정숙(41), 심인숙(39)씨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를 골라 다니면서 입상하는 사람들을 두고 비아냥거리면서 하는 말이 있다. 바로 ‘상금 사냥꾼’이라는 말이다. 그녀는 자신이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자신은 연고지인 부산과 경남권 대회만 참가한다는 것이었다. 지난 5월에 열린 아디다스 킹 오브 더 로드가 자신이 참가한 유일한 서울 대회라고 했다. 그녀의 남편 또한 건강뿐 아니라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도 잦은 대회 참가는 만류하는 쪽이다. 그러나 일단 대회에 나가면 그녀는 강한 승리 욕구가 발동한다. 다른 사람에게 지는 게 죽기보다 싫은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상대의 가장 꼭대기에 올라서는 게 좋다. 꾸준한 노력을 통해 실력을 갖춘 사람이 1등을 하고 싶어하는 욕구, 이것이 과연 비난받아야 할 일일까? “요즘은 잘 뛰는 언니들이 너무 많아요. 전부 다 라이벌이에요. 지금으로선 저보다 앞서있는 사람들을 추월하는 것보다 현재의 제 위치를 지키는 게 더 힘들 지경이에요.” >>Full Story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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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한탄강 레포츠축제 15일 개막 | ||
(철원=연합뉴스)2006 철원 한탄강 레포츠축제가 15일부터 17일까지 강원도 철원군 고석정과 서바이벌장, 번지 점프장에서 개최된다. 이번 축제에서는 잠곡 저수지를 출발하는 철인 3종경기(수영 2㎞, 사이클 90㎞,마라톤 21㎞)와 래프팅대회, 번지점프 대회, 서바이벌 게임이 마련된다... >>Full Story | ||
대전마라톤대회 9월 17일 개최 | ||
2009년 전국체전 대전개최를 기념하고 시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마라톤대회가 열린다.대전시체육회(사무처장 김석기)는 TJB대전방송과 공동으로 오는 9월17일 둔산대공원-천변도시고속화도로 일원에서 ‘제7회 대전마라톤대회‘를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Full Story | ||
고창 고인돌마라톤 11월 개최 | ||
(고창=연합뉴스)전북 고창군은 11일부터 9월30일까지 제4회 고인돌마라톤대회의 참가 신청을 받는다. 고창군과 생활체육협의회, 고창 고인돌마라톤 동호회 주관으로 오는 11월19일 오전 10시 공설운동장을 출발하는 고인돌마라톤은 올해부터 기존 하프(21.0975km),단축(10km), 건강(5km)코스에 완주코스가 신설됐다... >>Full Story |
첫댓글 정말 멋집니다. 주로에 멋진여성들이 많으면 더 즐겁지요.
마라톤여성 전문가입장에서 보건대, 좋아요..아주 좋아요...... 그런데 남편기록은 나열하고, 정작 본인기록은 업네요. (옥의티 발견...!!)
여성분이 마라톤을 하면 더 아릅답게 보입니다. 좋은글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