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관련 기업이 몰리는 지역 내 부동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차전지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는 반영구적 배터리다. 전기차, 무선 가전, 로봇, 사물 인터넷 등 4차 산업 상품을 움직일 필수품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용 이차전지 수요만해도 올해 687GWh에서 2035년 5.3TWh(1TWh는 1000GWh)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관련 기업 입주가 지역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새로운 석유(new oil)’라 불릴 정도로 산업 가치가 유망하고 최근 정부가 2026년까지 39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6대 첨단산업’에 이차전지가 포함되면서 이차전지 수혜 지역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차전지에 2026년까지 39조원을 투입해 세계 1위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국내 생산 용량을 지금보다 50% 이상 늘어난 60GWh까지 늘리고 전고체 배터리 같은 ‘게임 체인저’ 기술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조선, 자동차, 반도체에 이어 이차전지가 미래 국내 경제를 먹여 살릴 핵심 산업인 만큼 관련된 기업 입주가 중장기적으로 지역 가치를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업계는 전했다.
실제 지방 부동산 침체 속에서도 이차전지 일대 부동산은 선방하고 있다. 국내 1위 이차전지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에코프로비엠 등이 위치한 충북 청주 청원구 오창읍이 대표적이다.
오창읍 인근에 위치한 ‘롯데캐슬 더 하이스트’는 올해만 60건이 거래돼 청원구에서 거래량 1위를 차지했다. 전용면적 84㎡ 타입은 지난 3월 4억원을 다시 넘어서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분양한 단지인 '테크노폴리스 힐데스하임’은 1순위 청약에 평균 48.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차전지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중인 삼성 SDI가 위치한 천안도 비슷한 상황이다. 삼성 SDI와 마주하고 있는 성성동 ‘천안시티 자이’ 전용면적 84㎡는 올해 3월 5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1월 거래보다 1억원 이상 상승한 것이다.
이차전지 산업을 선제적으로 거머쥐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해 이차전지 거점 도시가 속속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에서는 음성군이 대표적이다. 이차전지 시험인증 특화 클러스터 조성 ▲이차전지 기업 유치 ▲미래 모빌리티 핵심산업 육성 등에 집중하고 있다.
기업들의 투자 러시도 이어지는 중이다. 이차전지 전극 전문 생산기업 JR에너지솔루션이 음성군에 5년간 3056억원을 투자하며 본사도 음성군으로 옮기고 용산산단에 연내 가동을 목표로 공장을 신설한다.
앞서 이스라엘 태양광업체 솔라엣지테크놀로지스 자회사인 코캄도 음성 충북혁신도시에 연간 생산량 2GWh 규모의 배터리셀 공장 '셀라2'를 완공했다. 기가급 공장 설립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에 이어 네번째이다.
성본산단에는 이차전지 전자석 탈철기를 제조하는 대보마그네틱, 이온교환막을 제조하는 더블유스코프코리아, 전해질 고기능성 첨가제를 제조하는 렉쎌, 이차전지 전해질 첨가제 및 반도체용 전자소재를 제조하는 국전약품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차전지 분야 대표 대기업이 추가 입주도 전망된다. 인근 지역 공인중개사는 “인곡산단에는 국내 대표 배터리 업체 투자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아직 최종적으로 절차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미 지역 중개업소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와 관련된 내용이 입소문을 타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관심도 꾸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업 단지를 배후요소로 둔 지역의 부동산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최근 충북 음성 ‘음성 우미린 풀하우스’는 계약률이 상승하고 있다. 이는 음성군에 이차전지 관련 기업이 몰린다는 소식에 따른 기대감인 것으로 풀이된다.
장경철 부동산퍼스트 이사는 “이차전지와 연관된 기업들이 입주하고 있고, 지역에 산업단지 개발이 꾸준해 중부권을 대표하는 산업도시로 입소문을 탔다”며 “미래가치가 높아 아파트 가치가 오를 것으로 생각하는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