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장마비가 내리긴 하지만, 연일 계속되는 날씨에 더위 먹지 않고(?) 잘들 계시는 지 모르겠습니다.
더위 탓인지, 아님 삼복더위에도 불구하고 얼어버린 경기 탓인지 카페에 글도 뜸하고 지인들의 연락도 예전같진 않네요.
지난 주 16일은 바쁜 일이 있어 그냥 넘기고 말았는데, 오늘 우연히 달력을 보니 이번주 토요일이 중복이더군요. 이번만은 그냥 넘길 수 없다싶어 도시락편지 여름편의 두번째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영대문화카페가 처음 문을 열었던 해에, 종철형이 복날이라며 삼계탕사진을 올렸던 생각이 나네요
선조의 지식과 노하우로 남은 여름 자~~알 견뎌내고, 또 힘차게 달려가야지요.
군생활할 때, 부대에서 이름없는 잡종개를 한마리 길렀는데, 초겨울엔가 강아지를 세마리나 낳았습니다.
그래서 붙인 이름이 차례대로, '초복, 중복, 말복-제 홈페이지 보신 분은 같이 찍은 사진이 있을텐데...'였던 기억이 납니다. 그후 그놈들의 운명이
어떻게 됐는지는 제대하는 바람에 잘 모르겠습니다. 이름대로 되지 않았기를....
어쨌거나 오늘은 복날음식이 주제입니다.
먼저, 삼복은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에 들어 있는데, 하지 후 셋째 경일을 초복, 넷째 경일을 중복, 입추 후 첫 경일을 말복이라 하여,
이를 삼경일(三庚日) 혹은 삼복이라 합니다. 복날은 10일 간격으로 오기 때문에 초복과 말복까지는 20일이 걸리지만, 해에 따라서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 간격이 되기도 하는데 이를 월복(越伏)이라고 합니다.
복의 어원에 대해서는 신빙할 만한 설이 없지만, 조선 후기에 간행된《동국 세시기》의 기록에 의하면 "상고하면《사기》에 이르기를
진덕공 2년에 처음으로 삼복 제사를 지냈는데, 성 4대문 안에서는 개를 잡아 충재를 방지했다고 하였다."라는 내용이 전하는데, 이로 보아 삼복은 중국에서 유래된 속절로 추측됩니다.
삼계탕은 어린 토종닭에 찹쌀·마늘·인삼(수삼)·대추 등을 넣고 끓여내는 탕으로 여름이 되어, 식욕이 떨어지고 만성피로 등 이른바 여름을 타는
증세가 나타나 땀을 많이 흘려 기운이 빠지고 입맛을 잃기 쉬울 때 먹으면 보신효과가 매우 높은 한국 전통 음식입니다.
이러한 음식을 한더위 속에서 굳이 땀을 흘려가며 먹으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름철에는 바깥의 상승된 기온 때문에 체온도 함께 올라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피부 근처는 다른 계절보다 20∼30%의 많은 혈액이 모이게 되지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체내의 위장과 근육에서의 혈액순환은 잘 되지 않게 되고, 체온이 체내로만 몰리게 되므로 상대적으로 체내의 온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이로 인해 以熱治熱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때문에 여름철에는 덥다고 차가운 음식만을 섭취할 경우에는 오히려 위장과 간을 손상시키기 쉬우므로 오히려
따뜻한 음식으로 위장과 간을 보호해주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지요.
한방에서 닭에 대한 문헌 내용을 찾아보면 중국 본초서인 本草綱目에서는 補陽, 補益시켜 속이 차가워지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또한 許浚선생이 지은 東醫寶鑑에서는 "닭고기에는 독이 약간 있으나 허약한 것을 보호하는데 좋기 때문에 식사요법에 많이 쓴다. 그러나 풍이 있는 사람과 뼈에 열이 있는 사람[患骨熱人]은 적당치 않다. 대개 털빛이 붉은 닭고기의 기운은 심(心)이 들어가고 털빛이 흰 닭고기의
기운은 肺로, 털빛이 검은 닭고기의 기운은 腎으로, 털빛이 누런 닭고기의 기운은 脾로 들어가는데 어느 것이나 다 肝으로 돌아서 간다."하고, 또한 "닭은 巽과에 속하는데 肝火를 돕는다"라고 하여 닭은 오장을 충실하게 하지만 그중 특히 간으로 들어가 간의 陽氣를 도움으로서
체내의 부족한 양기를 보충하는 효과가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네요.
이처럼 소나 돼지와 달리 종교또는 정치, 경제적인 이유로 지구상에서 널리 사랑받고 있는 닭은 조류 중에서 가장 먼저 사람에 의해서 축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금화된 시기는 약 3000~4000년 전인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현재 사육하고 있는 닭은 모두 야계에서 축화된 것이고, 축화지역은 아직도 야계들이 살고 있는 동남아시아지역으로 말레이시아에 사는 적갈색의 메가포드 또는 무덤새의 후손입니다. 인더스 강의 계곡에서 처음으로 기르기 시작했고, 중국에서는 이미 기원전 400년 경에 기르고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중국을 거쳐서 들어 온 것으로 추측됩니다.
결국 닭의 기원 문제는 원종 문제로 이는 인도와 동남아시아 지방에 널리 분포되어 현존하는 야계(jung fo-wl)와 이미 감종된 야계일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설입니다.
서양에 전해진 시기는 상당히 늦었는데, 그리스에 전해진 것은 기원전 5세기경으로, 무역로가 열린 후에 페르시아에서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당시 엄청난 재산을 가졌던 것으로 유명한 크로이소스 왕(BC 560~546재위)이 다스렸던 아나톨리아 서부의 고대 국가 리디아를 통해서 그리스로, 그리고 다시 로마로 전해졌지요.
고대로마에서는 사실 먹기만을 위해서 닭을 기르진 않았나 봅니다. 제 2차 포에니 전쟁(BS 218~201)때 마르켈루스 장군은 길을 인도해야 할 신성한 닭이 곡식을 먹으려고 하지
않자, 화가 나서 "물이나 먹어라"고 소리치면서 바다에 던져버린 일화가 있지요. 그때문인지 후에 한니발에게 대패하고, 결국 전사하고 말았지만...
현대 영양학적인 측면에서 닭고기는 닭 100g당 단백질 19.8, 지방 14.1g, 회분 0.6g, 철 1.2mg, 비타민A 140I.U.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고단백 식품으로 닭고기를 구성하는 아미노산은 쇠고기보다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상과 같이 닭고기는 고단백 식품으로 맛과 영양이 풍부하여 여름철 체내의 부족한 양기를 북돋아주는 최고의 건강식품이랄 수 있겠지요.
작년여름에 24기 현식선배랑 여름이 가기전에 삼계탕 한번 같이 먹자고 약속한 게, 벌써 일년이나 지나버렸습니다. 더 늦기전에 올해에는 꼭 먼저 전화해야겠네요. 근데 요즘도 대구에 있는 금산삼계탕은 배달되나요? 깍뚜기도 함께...?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몇몇 유명한 삼계탕집과 이글의 관련문헌을 공개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영석이가 추천하는 맛집과 관련문헌>
오거리삼계탕
신라삼계탕
치킨월드
오마이뉴스
먹거리의 역사 - 마귈론 투생-사마, 까치글방
초복 삼계탕집 풍경
첫댓글 아래 사진에 저렇게 길게 줄을 써 있는 삼계탕 집은 어디에요? 아 나도 한 번 복날 음식먹어봤으면... 선배 올라가면 저번처럼 삼계탕 사 주시나요?(아! 상완선배였지...ㅋㅋㅋ) 여하튼 영대문화 가족 모두 더위먹지 말고 건강하세요^^
인호야 설렁탕 아니었나? ㅡㅡ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