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조 씻기기 투
김미라
추석연휴
뼈다구가 얼얼하도록 밥을 해댔다
몽롱한 출근
학교 나무 퍼런 궁창
푸르고도 따수워
내 머리 짚어보던 엄마손 같은 날
평생 웃음을 멈추지 않을 것만 같은
생그런 아이들과
놀았다
놀다가 왼쪽 엄지 발가락이 겹질렀다
퉁퉁부은 코믹한 발가락
참아야됏 한마디로
고무신에 구겨넣고 질질
어색한 고향같은
도서관
책 냄새로 사람을 홀리는가
그렇지 않고서야
이 아까운 땡가을을 잠궈두고
여까지 모여 들었을까
코믹 발가락은 계속 무시
과제물을 기한 내에
해치우고 말겠다는 가련한 다짐
까만 비닐 봉다루에
저속한 압박으로 책들을 담는다
난 이 속에서도 땡가을에 미련을 둔다
애인 숨겨논 달뜬 기집처럼
가을을 창곁에 조용히
앉히우고
나도 앉았다.
새 씻기는 일이 뭐이 중한 일이라고
시까징 써댔던 자가 있단 말인가
헐~~~
88년 꽃미남 청년의 이력이
책 껍질에 박혀있다
끙~~~~
과제로 내가 연구할 작가가 그 자다
악~~~
발가락도 아프고
뜨건 햇살 짜증나
냅다 던져 버릴까부다
구관조 씻기기
첫댓글 공부를 주관적으로 멋지게 그려셨네요? 사투리를 섞으니 구수하며 잘 읽었답니다.
격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