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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친구의 소개로 5박 6일간 명상과 같은 수행을 하는 간화선 수행을 했다.
수행을 하며 휴대폰을 비롯한 전자기기를 멀리했기에 블로그 & 텔레그램이 멈췄다.
다음주는 해외 여행을 대학교 절친과 가기에 또 쉴 예정이다.
1일차
내가 이번에 진행한 간화선 수행 일정은 총 5박 6일이다.
수행 첫날 절에 가 법당에 앉아 있으면 주지스님께서 화두(생각할 주제)를 던져주신다.
그러면 수행자들은 주지스님이 던져주신 화두에 대한 정답을 5박 6일간 가부좌를 튼 자세로 수행을 하며 찾는다.
수행자들은 절에서 아침밥을 먹고 수행을 하고 점심밥을 먹고 수행을 하고 저녁밥을 먹고 수행을 한다.
졸린 사람은 따로 마련된 공간에서 잠을 자도 된다.
밤에도 수행하는 법당은 열려있으며 잘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어 잠도 절에서 해결해도 된다.
함께 수행하시는 분들 중에는 숙박을 절에서 해결하는 분도 계셨는데 나는 그냥 집에서 잤다.
수행자들은 밖에 나갈 필요도 없기에 하루종일 절에서 수행만 하는 것이다.
주지스님께서는 짧은 기간 내에 폭팔적인 집중을 해야지 화두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기에 잠도 절에서 자고 밥도 절에서 주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의식주 모든 것을 신경써줄테니 5박 6일, 144시간동안 한가지 주제에 대한 정답만 생각하라는 것이다.
나는 친구의 소개로 시작한 수행이였는데, 화두의 답을 찾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3수 4수 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셨다고 했다.
사실 하루종일 주식 호가창 & 차트를 보는 것이 익숙한 나에게 하루 종일 휴대폰도 안 보고, 스마트 워치 알람도 끈 상태에서 같은 자세로 같은 생각만 한다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첫날 수행을 할 때는 간화선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기에 크게 집중을 하진 못했다.
그냥 꺼진 MTS를 생각하며 개별 주식, 산업과 내 포트폴리오 위주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2일차
신기한 것이 명상도 하면 실력이 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첫날에는 30분마다 앉은 자세를 바꾸고 휴대폰(정확히는 MTS)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둘째날부터는 1시간 이상 수행에 집중할 수 있었고, 자세 또한 많이 바른 자세로 진행할 수 있었다.
1일차는 주식을 위주로 생각했다면 2일차부터는 수행을 할 때는 화두에 대한 답을 논리적으로 찾으려 했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며 내가 내린 답이 주지스님이 주신 화두의 답이 아니란 것은 느낄 수 있었으나 그동안 외면해왔던 내 자신과 내 모든 행동의 근본적인 동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되는 날이였다.
사실 이날부터 '간화선'에 대한 유튜브를 많이 찾아봤는데 '간화선'이 허구라는 내용의 유튜브도 보고 아직까지는 그 효용에 대한 신뢰를 잘 생각하지 못했다.
3일차
3일차부터는 점심 먹기 전 주지스님이 수행자들이 수행을 통해 얻어낸 답을 듣고 그 방향을 조정해주신다.
정답을 말한 사람은 이제 명상을 그만두고 일상으로 돌아가라고 말을 해주시고 오답을 말한 사람은 그것이 오답임을 알려주고 방향을 알려주신다.
3일차에는 나도 점심 먹기 전 논리적으로 내가 생각해 낸 답을 주지스님에게 말씀드렸는데 주지스님이 듣자마자 머리로 논리적으로 생각한 정답이니 그것은 정답이 아니라고 하셨다.
나에게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화두를 느껴야한다고 조언해주셨는데 그 말씀이 무엇인지 잘 이해할 수 없었다.
특히 3일차에 정답을 말하는 수행자분들중 몇 분께서 수행 과정에 발생한 신체의 변화를 말씀하셨는데 솔직히 그걸 들으며 그게 가능한가 싶으며 더 긴가민가했던 것 같다.
명상만으로 신체적인 변화가 온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다만 그날 주지스님께서 설법해주신 내용이 내 머리에 강하게 박혔다.
수행을 하는 사람은 무쇠의 뿔 속을 나아가듯 해야 한다.
무쇠의 뿔 속을 보면 처음에는 넓지만 나중가면 좁아진다.
그래서 나아가다보면 내 몸과 마음이 무쇠의 뿔에 콱 틀어박혀 못 움직이게 된다.
이 때 사람들은 고민한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고생해야 하나?? 이게 맞나??
여기서 막히는데 여기서 그만두는게 맞지 않나??
하지만 그 때 고민 & 생각하지 말고 더 강하게 밀어붙어야 한다.
마치 내 몸과 마음을 콱 틀어막고 있는 무쇠의 뿔의 끝을 뚫고 나갈듯 수행해야 한다.
일체의 의심없이 오로지 정답을 얻어내겠다는 생각만으로 그것을 뚫어내야 한다.
그래야지 깨달음을 얻어낼 수 있다.
출처 : 수불스님
스님께서는 깨달음에 관련해 말씀해주셨지만 나는 인생을 관통하는 명언이라고 생각한다.
업무를 하거나 주식을 하다보면 심적으로나 물리적으로 콱하고 막혀 답이 안 보일 때가 있다.
그 때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여기서 더 할 필요가 있나?? 멈춰도 대단한 수준인데??'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하지만 지나보면 그럴 때 '에이 C8 그냥 한번 해보자'하고 할 때 내 자신의 폭팔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고, 멈췄을 때에는 평범한 결과를 얻어왔던 것 같다.
사실 최근에도 주식을 하며 최근 느낀 점도 이 명언과 일맥상통한다.
'이 정도면 엄청난 성취인데?? 이 정도면 만족하며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지금 내 시점에서 무쇠의 뿔 끝을 뚫을 듯한 노력을 해낸다면 이번에도 큰 성취를 이뤄낼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4일차
4일차에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형이랑 1박 2일로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간 날 비가 왔는데, 비 맞으며 수영하는 기분이 너무나 상쾌하고 좋았다.
배영을 하며 물에 떠 있는데 빗방울이 내 몸과 내 얼굴을 때리는 기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여행하는 내내 틈틈히 화두에 대한 고민을 했다.
5일차
5일차는 여행에서 돌아온 후 저녁을 먹고 집에서 다시 수행을 하였다.
수행을 하는 도중 화두에 대한 나만의 깨달음을 얻었고 그 깨달음을 얻는 동시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내가 얻은 깨달음에 대한 내용은 적지 않을 계획이다.
타인의 깨달음을 보고 듣는 순간 '간화선' 수행은 수배로 어려워진다.
내가 보고 들은 타인의 깨달음을 '머리'로 생각하며 타인의 깨달음에 사로잡히기 때문이다.
나는 모든 사람들이 '간화선' 수행을 하며 자신만의 깨달음을 얻길 바란다.
깨달음을 얻게되면 신체의 변화가 온다는 주지스님의 말씀이 이 말씀이구나 싶었다.
눈물을 펑펑 쏟아낸 후 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는 것을 느꼈다.
깨달음을 얻은 후 지난 2년간 버리지 못했던 물건들을 모두 버리고 개운한 마음으로 잠에들 수 있었다.
6일차
점심에 주지스님을 뵙고 내가 얻은 깨달음에 대해 말씀 드렸다.
주지스님께서 내 깨달음에 대한 추가 가르침을 주시며 그 깨달음을 잊지 말고 살아가라 말씀하셨다.
현재
간화선 수행은 내가 살아온 전체 인생에 비하면 0.1%도 안 되는 정말 짧은 시간이였다.
하지만 그 깨달음을 얻는 순간 앞으로의 내 인생은 이전보다 2배 3배 더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고 지금도 그렇게 느끼고 있다.
간화선 수행은 불교에서 진행하는 수행 방법이지만 목사님도 수녀님도 하는 수행방법이다.
내 글을 읽은 사람의 일부만이라도 수행을 하며 깨달음을 얻고 보지 못했던 인생의 절반을 볼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