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방학 둘째 주, 연대와 6월 채비로(과천혁신교육포럼에서 16주년 생일잔치까지)[5. 24-5.29]
주말부터 달날까지 얼마나 영화를 봤던지 시리즈 몇 개를 돌파했다. 화면에 넋 놓고 살았지만 아직도 볼 게 많다. 여름 방학에 다시 도전하기로 마음먹는다. 봄 방학 둘째 주는 바깥 연대회의와 6월 여름학기 채비로 부지런히 몸을 놀렸다.
[과천혁신교육포럼]
5월 25일 불날 낮 2시, 안양과천교육지원청(교육장 전성화) 3층 대회의실에서 2021 제 1차 <과천혁신교육포럼>이 열렸다. 과천혁신교육포럼에 참여해 과천에서 혁신교육과 마을교육공동체를 가꾸어가는데 할 일을 가늠해보았다. <과천교육, 어떤 가치를 담을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과천혁신교육포럼은 과천의 다양한 교육주체들이 참여했다. 학부모, 교사, 시민단체, 과천시의원, 경기도의원, 교육지원청, 과천시 교육관계자들 65명이 참여하는 과천혁신교육포럼은 <경기도 지역혁신교육포럼 설치 및 운영 조례(경기도조례 제 6351호, 2019.10.1. 제정)>에 근거해 구성되었다. 조례에서 경기도 혁신교육포럼은 경기혁신교육을 바탕으로 지역교육현안의 정책과제 도출과 발전 방안을 논의하며, 교육자치를 구현하기 위한 협의체로 정의하고 있다.
개회와 1부는 안양과천교육지원청 김국남 초등교육지원과장 사회로 참석자 소개와 안양과천교육지원청 전성화 교육장 인사말씀에 이어 세 분의 공동부위원장을 선출했다. 이어서 안양과천교육지원청 정효미 장학사가 경기 혁신교육3의 철학과 가치를 바탕으로 “함께 크는 교육공동체 과천”이란 과천혁신교육지구와 과천혁신교육포럼 운영 방향, 분과 구성 및 연간 일정을 알려주었다. 기조 강연으로 경기도교육청 학교정책과 구순란 장학관이 <지역혁신교육포럼으로 여는 교육자치>를 주제로 경기혁신교육의 출발과 성장, 혁신교육의 성과와 발전과제, 지역혁신교육포럼, 과천혁신교육포럼에 담긴 기대와 희망을 들려주었다.
2부 희망의 시간에는 과천중학교 정신혜 선생님이 <존중의 가치를 실천하는 행복한 성장>이란 주제로 학교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학생주도 학생자치가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지 발표했고, 과천초 학부모 신주영님이 <설렘 속 배려의 가치를 배우다>를 주제로 과천초등학교 학부모로서 느끼는 신나는 교실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공간이 바뀌면 학교가 바뀌고 수업이 바뀔 수 있다“는 학부모 말씀이라 기억에 남는다.
과천혁신교육포럼은 여름과 가을, 두 차례 분과위원회(혁신교육, 미래교육, 교육자치, 안심교육)가 열리고, 겨울에는 4차 공개 포럼을 열어 성찰과 발전방안을 나눌 계획이다. 기후위기와 전환의 시대, 과천혁신교육포럼이 학교와 마을을 연결하며 행복한 교육자치를 일궈가는 장으로 자리잡아, 과천 학생들이 능력과 적성에 따라 학교 안과 밖 어느 곳에든 행복한 배움 속에서 성장하도록 돕는 포럼이 되기를 기대한다.
제도권학교 교사, 부모, 지역교육단체, 교육청과 과천시 교육관계자들이 함께 하는 자리는 형식과 내용을 늘 고민하게 한다. 교육자치를 위해 마을교육공동체와 교육자치회를 꿈꾸며 대안교육기관과 꿈의학교, 혁신교육의 연결을 생각해보았다. 주로 혁신교육포럼 안내가 큰 자리였지만 과천 교육에 대해 서로가 지닌 많은 생각들을 나누는 자리로 자리매김 되면 좋겠다. 저녁에는 법인 회의가 있었다. 회의는 짧게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뜻 깊다. 법인을 운영하는데 품과 정성을 내는 분들이 있어 한발 한발 나아간다.
[대안교육연대 회의와 교육청 회의]
26일 물날에는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회의의 연속이다. 아침나절 대안교육연대 정책위원회 회의에서는 6월 확대대표자회의를 위한 자료를 만들기 위해 일나누기를 했다. 대안교육기관법 시행령이 법 제정 취지에 맞게 마련되도록 현장 설문을 분석하고 대안교육기관들의 처지에서 꼭 담아야 할 것들을 찾는 일이다. 저녁에는 대안교육연대 교육과정위원회에서 기획한 수학교과 나눔 준비 회의다. 세 학교 수학 수업 사례를 나누고, 연산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이다. 우리학교 수학 수업을 소개하기로 한 터라 발표 채비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부족하지만 서로 나누고 공개하며 서로를 살찌우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낮에는 과천교육희망네트워크 총회에 참석하고, 경기도교육청 교육정책자문위원회 미래교육분과 회의를 다녀왔다. 미래학교 설립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대안교육기관이 미래학교임을 강조하고 교육청 차원에서 갈수록 학생 모집이 어려운 대안학교들을 지원하고 연결하는 정책이 필요함을 한참 이야기했다. 언제나 그렇듯 줄곧 이야기를 하고 주의를 환기하는 것만으로도 참여하지 않고서는 어렵다. 작은 힘이지만 대안학교가 미래학교의 보기임을 줄곧 이야기하고 있다.
[행정실과 채비]
27일 나무날에는 수학 수업 발표 채비와 이번주 토요일에 개교하는 꿈의학교 채비에 시간을 많이 썼다. 꿈의학교 개교에 필요한 실무와 알림을 물날부터 줄곧 했는데 다시 확인하고 채비해놓을 게 많다. 여름 자연속학교 잠집 계약과 실무 채비도 한참 걸린다. 아침나절 잠깐 과천동 주민자치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 오후 줄곧 학교에서 컴퓨터와 씨름한다. 오전에는 시청에 들려 서류를 채비해 은행에 가서 등기 관련 신청과 상담을 하고 돌아왔다. 등기관련 일이 그냥 되려나 싶었는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쉬운 게 없다. 당장 대출금을 상환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저녁에는 휴가를 다녀온 분들과 개학채비를 위한 교사이끄미 회의를 했다. 오랜만에 만나니 무척 반가워 과음했다.
[수학교과 나눔 발표]
28일 쇠날 아침나절에는 봄방학 모둠살이 하는 어린이들을 학교차로 과천과학관에 데려다주고 데리고 오는 기사 노릇을 했다. 과학관 규칙 때문에 입장이 어려워 가지 못한 아쉬움이 큰 어린이들이다. 오후부터 밤 늦게까지 대안교육연대 수학교과 나눔 발표를 위해 서울 혁신파크에 갔다. 학교에서 서류 처리를 하다보니 가는 길이 늦었는데 하리공원에서 우연히 만난 4학년 정우어머니가 고맙게도 선바위역까지 태워다주셔서 큰 도움을 받았다. 맑은샘, 성미산, 푸른숲, 세 학교 수업 사례를 발표하고 연산 이야기를 한참 하다 보니 계획한 시간이 훌쩍 갔다. 줌으로 하는 나눔이다 보니 피로도가 더 크다. 교육과정을 서로 나누고 다시 공부하고 또 나누는 대안교육의 애씀이 잔잔한 울림으로 남기를 기대했다. 부족하지만 맑은샘 수학수업을 정리해 발표하다보니 더 애쓸 게 자꾸 보인다.
[16주년 생일잔치]
29일 흙날, 아침 일찍 일어나 꿈의학교 개교 채비를 했다. 학교 가는 길에 화단 나무들을 보니 흐뭇하다. 올초에 가지치기 한 보람이 있다. 꾸준히 심은 나무 열매가 익어가고 굵어가는구나. 삶도 그래야 하는데 늘 부족함 투성이다. 일놀이꿈의학교 개교식은 일 년 약속을 정하고 안전교육 하는 날이다. 다음 주부터 본격 활동이다.
꿈의학교를 마치고 바로 생일잔치 채비하느라 교육공동체 식구들이 바쁘다. 줌으로 여는 교육공동체 생일잔치다. 미리 주문받은 음식을 채비하고, 줌 영상으로 진행하느라 애를 쓰신 분들과 함께 3시간 가까이 함께 줌으로 참여한 교육공동체 식구들이 또 새로운 역사를 썼다. 세 시간 넘는 생일잔치를 줌으로 여는 동안 진행하신 분들, 음식채비하고 뒷정리하는 분들과 줄곧 함께 하면 교육공동체의 힘을 다시 느낀 날이다.
학교를 나오다 학교 앞 느티나무를 쳐다봤다. 내 인생의 나무 가운데 하나다. 10주년 때 둘째 아이 동기부모들과 심은 느티나무가 그늘을 만들어낼 만큼 자랐다. 세월 빠르다. 나는 얼마나 교육공동체를 가꾸는데 애를 썼을까. 지난 세월동안 별처럼 빛난 분들이 모두 떠올랐다. 늘 함께 해서 영광이었고 고마움과 미안함이 가득한 세월이었다.
줌으로 잔치가 줄곧 되는 동안 옆에서 노학섭 선생과 후원의 날을 위해 찹쌀과 쌀누룩(이화곡)으로 빚은 이양주를 떴다. 29일 발효된 전통부의주다. 두 개 항아리에서 나온 양이 제법 된다. 부드럽고 은은하다. 후숙을 거치면 깊고 부드러운 맛이겠다.
쉼과 배움, 느긋함과 열정, 고마움과 미안함이 피어오르는 봄방학이 끝났다. 같은 날은 없고 꿈을 꾸고 열정과 책임을 안는 여름학기가 기다린다. 아무도 없는 빈 사무실이 아니라 아이들이 들고나는 시끌벅적한 교사실을 얼마나 기다렸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