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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내의 상태는 급속도로 나빠졌습니다.
처음에는 소금과 설탕을 구분하지 못하더니 점점 자신이 사는 곳이 어딘지 낮인지 밤인지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모르는 어린아이가
된 것입니다.
성인이 된 아들이 둘이나 있지만 아내는 아들들이 자신이 아들이라는 것도
모릅니다.
혼자 두면 일상생활을 할 수 없어 잠시라도 떨어져 있을 수 없습니다.
아내가 치매를 앓은 뒤로 남편은 서울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내려왔습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한적하게 살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서입니다.
남편은 치매에 좋은 것은 무엇이든 다 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울고 싶은 날이 웃는 날보다 더
많지만 눈물을 보이면 아내도 따라 울기 때문에 마음것 울지도 못하는 남편은 아내를 다른 사람에게 절대 맡길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나 절대 버리지 마요”
라고 한 아내의 말 때문입니다.
치매 아내를 돌보고 있는 노부부가
또 있습니다.
강주한(80), 김수자(75)부부입니다.
아내는 3남매를
키우면서 선생님으로 재직한 사람입니다.
충명했던 아내는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물건의 이름도 잊어버린지 오래입니다.
밤이 되면 집에 가자고 보채고 몰래 나가려고 해서 문도 걸어 놓은
상황입니다.
치매를 앓고 있는 아내를 돌보는 것이 남편에게는 너무나 벅찬 일입니다.
아내를 요양원에 맡길 생각도 했지만 몸은 힘들고 결혼해서 가정이 있는 아들딸에게는 절대 짐을 지우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육체적으로 힘들고 정상적인 대화를 할 수 없지만 아내는 강주찬 씨에게 남아 있는 여생의 영원한 반려자입니다.
남편의 소원은 같은날 같은 시간에 함께 생을 마치는 것이라고 합니다.
(옮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