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리학 대가’ 하서 김인후 선생 춘향제
하서 김인후 선생의 학덕을 기리는 춘향제가 10일 전남 장성군 황룡면 필암서원에서 열렸다. 맨 앞 가운데에 서 있는 여성이 춘향제 초헌관을 맡은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다. 장성=정승호 기자
조선시대 성리학 대가 하서 김인후(1510∼1560) 선생을 기리는 춘향제(春享祭)가 10일 전남 장성군 황룡면 필암서원(사적 제242호)에서 열렸다.
춘향제에는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전 이화여대 총장), 김영록 전남도지사,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 김상엽 울산김씨 대종회장, 김상백 울산김씨 문정공대종중 도유사, 선상규 전남 보성 유림 원로, 박대하 전남 전교협회장, 이성규 경남 김해 유림, 서정택 경기 유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위원장은 초헌관으로 임명돼 하서 선생에게 첫 술잔을 올렸다. 초헌관은 종묘나 능에서의 제례에 삼헌을 할 때 처음으로 술잔을 신위에 올리는 직임으로 지금까지는 남자가 맡았다. 앞서 이 위원장은 2020년 경북 안동 도산서원 향사(서원 제사)에서 서원 역사 600여 년 동안 최초의 여성 초헌관을 맡은 데 이어 1590년 창건한 필암서원 향사에서도 초헌관을 맡았다.
이 위원장은 제를 마친 뒤 서원 내 청절당에서 ‘인성교육과 서원’을 주제로 강론했다. 그는 “교육에 대한 폭넓은 반성과 도덕 재무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며 “바른 심성을 가진 인재를 키우는 인격도야에 큰 비중을 두었던 조선시대 서원의 가치는 미래를 향한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서는 퇴계 이황(1501∼1570)과 쌍벽을 이루는 조선 중기 유학자로, 1540년 별시문과에 급제하고 1543년 홍문관 박사 겸 부수찬이 돼 세자(인종)를 가르쳤다. 필암서원은 호남 유림이 하서와 제자 고암 양자징(1523∼1594)의 학덕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했고, 2019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한국의 서원 9곳 중 한 곳이다.
장성=정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