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사랑 특별봉사, 거제도를 다녀와서
류 종 열(32기)
지난해에 하늘의 복을 받고 좋은 인연을 만나서 구당침뜸을 알게 되고, 1년 넘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공부하여 금년 4월 정회원 시험에 합격하는 영광을 얻었다. 항상 자랑스런 마음과 ‘배워서 남주자’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가슴에 새기며 틈나는 대로 대전지부 선화동과 대화동의 봉사활동에 참여하였다. 그러던 중 여름에 휴가기간을 틈타서 거제도에 특별봉사를 나간다는 공고를 보게 되었다. 마음속으로는 참여하고 싶었지만 실력도 없는데 초진환자를 받는 거제도에 가는 것이 무리라고 생각되어 신청을 하지 않고 있었는데, 출발 며칠 전까지 신청자 명부에 6명 밖에 없는 것을 보고나서 없는 실력이지만 열심히 해 보겠다고 신청자 명부에 이름을 써 넣었다.
기다리던 7월 30일 새벽잠을 설치고 6시 30분에 집합장소인 대전월드컵 경기장에 도착했다. 미리 기다리고 있던 박현구 팀장에게 몇 명인가를 물었더니 뜻밖에 참여인원이 13명이라는 것이었다. 회원들이 차량 3대에 나누어 타고 침상과 각종 기구를 싣고 멀고 먼 거제도로 향하였다. 여름휴가 절정인 주말에 남쪽바다로 가는 길이어서 차량정체를 무척 걱정하였는데 좋은 일로 가는 길이라서인지 날씨도 좋고 정체도 없어서 약속시간에 거제도에 도착하였다. 가는 길 읍내 한복판에 ‘구당 침, 뜸 무료봉사’라는 현수막이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뜸사랑 대전지부에서 몇 년 전에 대전철도청에 봉사활동을 1년간 하였는데, 그때 인연이 되었던 분의 형님인 김희천씨가 거제도의 라이온스 클럽회장이며 하나방송 거제센터장으로 지역 발전에 힘쓰고 있었는데, 지역의 주민들을 위하여 사비를 들여서 우리들을 초청하여 행사를 주최한 것이었다. 미리 기다리고 있던 김회장의 안내를 받아 봉사활동 장소인 거제면주민자치센터에 들어갔다.
입구에는 안내를 맡은 몇 분의 봉사대원이 있었고, 안에는 일찍부터 와서 우리들을 기다리는 많은 주민들이 있었다. 차 한잔 마실 여유도 없이 침대를 펴고 세트를 정리하고 봉사 활동을 시작할 준비를 하였다. 몇 분의 회원은 주민들과 상담을 하며 차트를 정리하고 순서를 정해주며 미리 약속한 듯이 임무를 분담하여 진행되었다. 활동을 시작하기 전 잠깐의 회의를 통해 남해안의 시골 어르신들이 질병 특징들을 소개하고 구당 선생님의 가르침대로 구당기본침과 무극보양뜸을 기본으로 하고 환자의 특징에 따라 약간을 증가하여 치료하기로 하였다.
그간의 봉사활동을 통해 아는 회원도 있었지만 절반 정도는 처음 보는 회원이었는데 무언의 눈짓 하나로 마음이 통해 서로 돕고 보조하며 봉사활동을 시작하였다. 경험이 있고 노련한 회원은 적시에 와서 처음 시작하는 회원들의 활동을 도와주고, 신입 회원은 선배 회원들을 보조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익히면서 물이 흐르듯이 활동이 전개되었다. 치료를 받은 주민들은 너무 좋아하는 것이었다.
점심때가 되었는데 기다리는 주민들이 너무 많아 식사할 시간도 없었다. 할 수 없이 교대로 식사를 하면서 활동을 계속하였다. 이렇게 봉사 활동은 쉬지 않고 진행되어 오후 6시가 훨씬 넘어서야 끝이 났는데, 무려 67명을 치료하였다. 준비해간 차트가 50 여장에 불과하여 차트 뒷면에 이면지 활용으로 인적사항과 병증과 주호소증을 기록하면서 진행하였다. 원래는 첫 날만 봉사활동을 하고 둘째 날에는 오전에 가벼운 관광을 하고 오후에 대전에 올라올 계획이었다. 그러나, 치료를 받은 주민이 내일에 오면 되는가를 물어서 “내일은 계획이 없습니다”라고 답하였는데, 크게 실망하고 낙담하는 표정이었는데, 필자 외에도 여러 회원들이 이런 일을 겪었다는 것이었다. 또한 사전에 거제도 김회장과 우리 지부와의 의사소통 미비로 몇 분은 둘째 날에 오기로 약속하였다는 것이었다. 저녁에 대책회의를 열어서 250km를 달려왔는데 바다 구경도 못하는 것도 아쉬울테니 6시부터 8시까지 새벽 관광을 하고 아침 식사 후에는 봉사활동을 계속할 것을 전회원의 찬성으로 결의하였다.
봉사활동은 주민센터 다목적실에서 진행되었는데, 잠도 그곳에서 자도록 안배되었었다. 넓은 방에 에어컨도 있고 비교적 깨끗하였으며 요가용 매트도 있어서 호텔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잘만 하였다. 그러나 하루 밤을 보내는데 정말 많은 사연이 있었다. 같은 실내온도이지만 회원들마다 느끼는 체감온도가 다르니 자다가 덥다고 생각한 회원이 설정온도를 내려 놓으면, 얼마 후에 또 다른 회원이 춥다고 느껴져서 다시 올려놓았는데, 밤새도록 몇 번이나 냉온탕을 오갔는지 모른다. 아침에 일어나니 어떤 사람은 추워서, 어떤 사람은 더워서, 어떤 사람은 필자가 누웠던 진료용 침대의 삐거덕거리는 소리에 잠을 설쳤다는 것이었다. 이런 악조건하에서 잠자는 청하는 방법도 뜸사랑 회원답게 누구는 백회혈에, 누구는 태연혈에, 누구는 신문혈에 자기의 체질에 맞추어 침을 꼽고 잤다는 것이다.
새벽 일찍 기상하여 김회장의 안내에 따라 몽돌해수욕장, 바람의 언덕, 신선봉, 해안도로 등을 돌아보고 식사를 마친 후 주민자치센터에 들어가니 9시에 이미 20명 가까운 주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저런 희망을 저버리고 우리가 관광을 떠났으면 어찌했을까 하니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와 같이 봉사활동은 계속되었고, 거제도 김회장이 11시 이후에 오는 주민들을 돌려보냈음에도 점심시간을 훨씬 넘긴 1시경에 활동이 종료되었다. 우리들의 노력으로 108번뇌가 사라지려는지 봉사활동을 받은 주민의 수가 108명이 되었다.
치료를 받은 주민들은 그 효과에 너무 좋아하고 기뻐하며, 이를 계속 받기 위해 대전에 오겠다는 주민들도 상당히 많았고, 또한 뜸과 도구를 구입할 방법을 묻는 분들, 무극보양뜸을 뜨는 방법에 대한 교육 참가 등 많은 관심을 보여 주었다. 박현구 팀장과 거제도 김회장이 협의하여 대책을 강구하기로 하였다.
이틀동안 주민들을 안내하고 우리 회원들의 뒷바라지를 성심껏 해주신 ‘금강 플러스, 행복 플러스’라는 봉사단체 회원이신 남옥숙씨와 홍영희씨는 “처음에는 무료 봉사라서 그 효과나 활동을 반신반의했는데, 회원들이 극진한 정성으로 치료하는 것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으며, 그 효과에도 충분한 믿음이 간다”고 하였다. 왕복 6시간의 긴 여정, 모두 12시간의 강행군 활동, 열악한 취침조건 등으로 몸은 녹초가 되었지만 너무나 큰 보람을 느낀 활동이었다. 많은 비용과 노력, 시간을 들여 우리를 초청하여 행사를 주관해 주신 거제도 김희천 회장님, 경상도 음식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맛있는 진수성찬과 푸짐한 간식을 손수 집에서 네 끼나 차려주신 김회장 사모님, 현지에서 도와주신 여러 봉사회원님들께 감사를 드린다.
마지막으로 우리 회원들에게 구당침구를 배울 기회를 주셔서 이렇게 보람있는 행사에 참가하여 기쁨을 느끼게 해 주신 구당 선생님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올립니다.
첫댓글 소중한 경험과 봉사에 감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