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낭길잡이★ 유럽 배낭여행(http://cafe.daum.net/bpguide) 유럽! 가슴 설레는 곳으로 함께 떠나보아요~^^ 1.유럽여행을 하게 된 동기가 있나요? 남들 다 한번씩은 일 핑계대고 갈 때, 큰 돈 안들이고 갈 수 있을 때 '제대로 보려면 한달 이상은 있어야 한다'는 이상한(?) 오기에 사로잡혀 있다가 출장 때문에 가게 된 열흘간의 네덜란드 여행(정확히는 암스텔담)이 여행관을 바꾸게 했지요.
열흘 동안 다닐때는 모르겠더니 돌아온 후 그 여백이 너무 커서 뭔가 채우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오만가지 생각이...
그때부터 가진 건 시간이요, 없는 게 돈이라 생기기만 하면 여기저기 다녔고(진득하게 돈모을 재주가 없어 주로 동남아 패키지 ㅎㅎ), 나갈 기회만 되면 빠지지 않고 다녔지요. 덕분에 남들 따라 암스텔담, 프라하, 부다페스트, 비엔나, 로마를 다닐 수 있었고, 언젠가는 두달동안 차를 몰고 가족여행을 다니리라 마음먹고 있었지요.
2.다녀온곳은 어디인가요?
인천에서 헬싱키 경우 파리 in, 로마 아웃 헬싱키 경우 인천. 헬싱키는 갈아타는 곳 동선과 대기시간도 대체로 2시간으로 매우 짧고 . 스탑오버도 가능한 것 같으니 헬싱키도 들러보면 좋을 듯 하네요. 우리는 도저히 일정이 안맞아 포기했는데, 사실 무척 아까운 기회를 놓쳤다는 생각이 지금도...
파리(5박6일)-베른(중간에 잠시 들름)-인터라켄(3박)-루체른-인터라켄-베네치아(1박)-피렌체(2박)-피사-피렌체-로마(4박)
실제 여행준비는 애들이 했지요. 파리 가이드는 파리에 다녀왔던 큰애가, 이탈리아는 아스테릭스 만화 덕분에 로마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보통 이상은 되었던 둘째가, 스위스는 내가... 결국 스위스는 휴양여행이 되고 말았지요. 일정도 없이... 계획도 없이 내일은 어디 가볼까? 식으로...
* 출발전 인터라켄에서 일찍 융프라우 오르고, 오후에는 베른 다녀오라는 조언을 들었는데, 찍고 다니는 여행이 아니면 특히 동선과 시간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시도 자체를 안하는게 나을 듯 합니다. 융프라우 꼭대기만 아니라 오르내리는 길목을 즐기는 것도 상당히 좋을 듯하고 그 경우 하루는 잡아야지요.
* 아쉬움이 남는 건... 여행준비는 일정짜는 것이 1/3이고, 나머지는 일정 사이에 채워야 할 내용들이더라는 거죠. 특히 박물관이나 미술관, 우리가 지나치는 건물들... 에 대한 상식 수준의 내용이라도 준비를 했으면 여행이 2배는 더 즐거웠으리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여행준비는 공부하듯이, 여행은 즐기면서... * 어딜 가든 고흐의 그림이 눈에 크게 밟히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데, 아직도 왜 고흐의 그림이 그다지도 유명한가에 대한 미술사적 상식은 수준 이하라... 특히 애들에게 그림이든 조각이든 뭔가 설명해줄 수 있는 준비를 못한게 제일 큰 아쉬움이지요.
항공: 어른 4명요금 핀에어 인천-헬싱키-파리, 로마-헬싱키-인천 346만 숙소: 파리민박(가족실 120유로) 100만, 베네치아 민박(가족실) 150유로, 피렌체민박(6인실에 우리만) 46만, 로마 민박(가족실) 55만, 인터라켄 백패커스 호스텔(4인실) 245유로 교통: 스위스 패스 46만, 파리-베른 290유로, 인터라켄-베네치아 160유로, 베네치아-피렌체 160유로, 피렌체-피사 왕복 42유로, 피렌체-로마 180유로 ... 모두 4인기준 성인요금
총 환전액 3500유로, 200스위스 프랑 항공과 민박, 스위스 패스는 원화지급 총금액은 3500유로+200스위스프랑+346만+민박 200만 환율 평균 1700원으로 계산 약 600만원+24만원+546만+기타=약 1200만
5.환전은 어떻게 했나요? 500유로 씩 자주 환전... 환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서 1780원대에서 1600원대까지... 비용은 모두 유로로 환전해갔어요. 그리고 여벌로 카드 2장.
파리 숙소는 호텔 예약(했으나) 도착해보니 방이 없다는 황당한 대답에 호텔 로비에서 인터넷 검색으로 인근 민박집 수소문 밤 열두시에 들어갔어요. 다행히 민박집에서 픽업하러 와주었지요. - 파리 둥지민박은 김밥을 싸주던데, 배고픈 배낭여행객들에게는 유용한 식사대용 혹은 간식거리가 됐어요. 많이 걸어 다니느라 자주 먹어야 했기 때문이지요. - 스위스 인터라켄 백팩커스 호스텔은 미리 예약... 아이들이 미성년이라 도미토리는 안되고 4인실 배정(어른 28유로, 아이 21유로) 아침 제공... 16세 미만 애들은 20% 할인되고, 스위스 패스로 3박째는 50% 할인(우리 모두에게 가장 만족스런 숙소였음) - 베네치아... 피렌체는 전날 수소문해서 구했어요. 떠나기전날 스위스에서 하루를 더 머물건지를 고민하다가 이동하게 되었기 때문에 급하게 수소문했지요. 네베치아 숙소는 토스카나 스토리 소개로 비발디 민박 숙박(깨끗하고 음식이 좋았고, 공간도 넉넉했어요. 역에서 조금 멀다 싶은 느낌이 들기는 하던데 우리는 왕복 차량으로 픽업해 편하게 다녔지요). 토스카나 스토리는 예약문의를 했으나 일정 확정을 못한채 출발하게 되어 결국 머물지 못했는데, 지금도 생각하면 아까운 숙소였지요.
- 피렌체는 한군데 예약했으나 이동중이라 예약금 못넣고 중간에 연락이 잘 안되어서 예약이 취소되고 다른 곳 소개받아 갔으나 사전 정보가 없었던 탓으로 가장 안좋았어요. * 미리 예약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2군데 정도는 미리 명단을 확보하는 것이 좋을 듯 하네요.
- 로마 가고파민박은 사전 예약, 역 근처(역안 플랫폼에서 계산해도 200미터가 안되는 거리)라 다니기 편했고 인터넷으로 보던 것보다 깔끔했어요.
7.먹는 것은 어떻게 해결했나요?
아침, 저녁은 민박에서 해결 점심은 다니던 경로의 인근식당에서 대충(!) 해결 - 그래도 만만한게 한국에선 1년에 한번 갈까한 맥도**, 버거*에 자주 가게되더라 * 그래도 맥... 버...가 좋았던 건 어딜 가나 화장실이 개방되어 있다는 것 - 양을 가늠하기 어려워 대체로 2인분을 시키고 나눠 먹어도 되는 경우가 많았고, 부족할 때 더 시켜도 되더라 - 음료는 거의 안시켰으나(작은 배낭에 간식거리를 넣고 다녔는데, 물과 음료를 넣고 다니기도 했기 때문) 그래도 콜라는 자주 마시게 되더라. 가능하면 물을 가지고 다니자. * 여행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물값, 음료값 너무 비싸다. 어느 식당에서도 이런거 가지고 눈치주지 않더라. 코스요리 아닌 다음에야 눈치볼 일도, 눈치 받을 일도 아닌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흐리고 비올 때 노천카페나 식당에서 남들 억는 거는 낭만적이고 운치있게 보이던데, 우리 애들 먹는거 옆에서 보니 왜 그렇게 처량맞아 보이던지. 참 미스테리한 일이었네요.
거기서 거기인 것 같은 음식들이 아무래도 한골목 들어간 곳이 더 싸더라. 조금만 더 발품팔자.
사실 여행전에 맛있는 것. 고유음식을 하나씩은 먹어보자고 나름 가장 많이 준비한 게 가볼만한 식당과 음식이었는데, 먹는 것 자체가 목적이고 정말 작정하지 않으면 준비한 게 소용없드만요. 이동경로와 시간대를 가정하고 여러군데를 준비하지 않으면 사실 가보기가 힘들었어요. 그리고 여행책자의 정보들이 틀린게 많거나 찾기 어렵게 되어 있다는 것도 확인했지요.
대체로 음식들이 비슷비슷하고 맛집으로 알려진 곳도 그다지 특이한 점은 발견하지 못했으니 근처에서 조금 돌다보면 좋은 곳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출발하기 전부터 사고가 생겼다. 여행사에서 보낸 스위스패스가 중간에 사라졌다. 봉투는 왔는데 알맹이가 없었던 것. 담당직원도 7년 동안 일하면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애엄마는 어떡하냐고, 보상받을 수 있는거냐고 걱정이 태산이다. 보상이야 받을거라고 생각했지만 나가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했다. 결국 이러저러하게 보상문제가 처리되고 나가기 이틀전에 스위스패스를 재발급받긴 했지만 이게 다가 아니었다.
- 헬싱키 공항의 info 아줌마. 후덕한 인상에 내가 탈 비행기... 하고 물어보는데 비행기 방금 떠났다..고 하면서 당황하는 나에게 안심하라며 말도 천천히 해주고 처리를 해준 핀란드 아줌마. 그리고 그 옆에서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지켜보고 지루한 공항에서, (그리고 황당했던 호텔에서도) 잘 버텨준 큰애와 작은애.
- 파리 공동구매로 예약한 호텔에 전화를 했을 때, 그리고 혹시나 착오일까 밤 11시에 갔을 때 '방이 없다, 아니 아예 예약이 안됐다면서 한국 에이전시 책임'이라고 우겼던 파리호텔 매니저 X(인천출발 23시간만에, 중간에 비행기 놓치고 긴장하면서 밤 늦게 도착했는데 너거 방이 없네? 예약도 안돼 있네? 라는 말을 들었을 때 애들 마음이... 솔직히 지금도 옆에 있으면 몇대 쥐어박고 싶음). 나중에 확인해보니 오버부킹해놓고 뻔뻔한 짓을 했던 것으로 짐작되네요. 늦게 가면 이런 일이 생길까봐 헬싱키에서부터 전화질을 해댔구만... 전화기 들면서부터 빈방없다고 떠들더니...아-! 한번더, 썩을 X.
- 파리의 여인들. 파리는 곧 패션이라는 등식을 깼지요. 옛날 교복위에 입던 겨울 모직외투같은 옷이 주류더라. 화장한 여자 찾아보기 힘들었고, 남자든 여자든 옷차림이 왜 그렇게 초라해보일 정도로 수수한가. 그래도 낡아 보이지는 않더라. 그리고 도시 자체도 비슷한 느낌을 주더라. 하루가 멀다하고 보도블럭 갈아엎는, 그 옛날 궁전처럼 으리하게 관공서만 지어대며 사람을 뒷전으로 놓는 한국의 관료들이 절절하게 생각나더라. 프랑스라는 나라, 나누어 쓰느라고 헛되고 치장하는데 쓸 돈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더 부러웠다.
- 파리의 횡단보도. 첫 2일 동안 초록불에 횡단보도 건너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었다. 신호등과 관계없이 각자의 판단에 따라 길을 건너면 되는 곳. 예전 프라하나 부다페스트에서도 그랬던 것 같기는 한데 이 정도로 심하진 않았다. 이탈리아도 마찬가지고. 질서개념이 없는 건가? 생각했다가 운전자들 자체가 그런 걸 감안하고 운전하는 걸 보고 다른 한편으로는 차 우선주의 문화인 우리와 비교되는 것 같기도 하고 나름 보행자 우선권 같은 걸 고집하는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3일째부터는 우리도 진정한 파리지앵이 될 수 있었다
- 스위스라는 나라 자체. 깊게 보지는 못했으나 복받은 나라, 복받을만한 국민이란 생각이 들었네요. 사람을 갈라놓는게 이념과 말과 출신인데, 말과 출신이 다 다르면서 하나의 나라를 이루고 지키면서 산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싶었지요. 워낙 커서 어지간한 인간의 손길은 동화시켜 버리는 듯한 산세와 그 산을 이용할 줄 아는 나라라는 생각이 듭디다.
- 베른 스위스칼 가게 점원. 인터라켄 가는 길에 베른에 들러 구경 좀 하자 내렸는데, 아무 정보가 없다. 구시가지가 유네스코 유산이라는 정보외에는 사실 아무 준비도 안했던 것. 할 수없이 역 앞을 중심으로 한시간 정도 돌아다니는 것으로 베른 관광을 마쳐야 했다. 떠나기전 봐두었던 스위스칼 기념품가게로 갔다. 구경하고... 고르고.. 계산하기 직전, 그 여점원 왈. 스위스에서는 18세 미만에게는 칼을 안판다.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는 미성년자(인 우리애들)에게 칼을 팔 수 없다. (허걱 그래서?) 그런데 성인인 당신에게는 팔 수 있다. 부모인 당신이 애들에게 주면 되고 우리는 아무 문제없다.. --: 해서 나는 칼을 2개 사고 나왔다. * 혹시 스위스 칼을 사야하고 백팩커스에서 숙박한다면 스위스칼은 인터라켄에서 사자. 투숙객에게는 10% 할인해준다는 걸 떠나는 날 알았다.
- 인터라켄에서 루체른 갈 때. 스위스 패스 보여주며 표달라고 했더니 '역 앞에 버스있고 기사에게 패스 보여주고 버스타라'는 말까지는 알아들었는데... 왜 버스를 타라 그러지? 묻고 듣기를 세번, 나중에 표파는 나이많은 아줌마가 화를 내더라. '세번이나 말했다. 패스 보여주고 버스타라'고. 지금까지 살면서 기차타려고 하는데 버스타란 말은 처음 들어봤다. 전날 눈이 많이 왔다던데 기차가 안다니나? 짐작하고 버스로 갔다. 옆에 있던 신혼부부의 목소리가 들린다. '기차 안다니나봐'. 기사는 루체른으로 갈거냐 물어보더니 타란다. 어디까지 가냐니까 리예드? 까지 간단다. 헉 루체른도 아닌 알지도 못하는 곳에서 내려? 어떻게 하나? 돌아올 때는 별일 없으려나? 타야하나 말아야 하나? 잔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애엄마가 일단 타잔다. 탔다. 10분을 가더니 버스가 선다. 조그만 역(이름은 생각이 안나는데)이다. 알고 보니 인터라켄 오스트에서 루체른으로 직접 연결되는 기차는 없고 두 역 사이를 버스로 연결하고 있었던 거다. 루체른에서 올 때도 그 역에서 내려서 버스로 인터라켄으로 왔다. 매표원이 어느 역으로 가라고 한말을 독일어 지명이 섞여 있어 알아듣기 힘들었던 거였다. 하마터면 종일 인터라켄에서 동네 구경만 할 뻔 했다.
- 스위스를 떠나는 날 백팩커스에서 본 두 꼬마애들. 기차타러 나오는데 로비 소파에 두 꼬마가 앉아있다. 큰애가 7-8살 정도 되보이는... 오 대견한데, 그 나이에 이런 여행을 다니다니? 말을 건네보았으나 답이 없다. 입은 살짝 나와 있고... 갈길이 바빠 그냥 나오는데 이미 말을 섞어본 둘째가 거든다. 쟤네들 로마에서 왔대. 재미있데? 아니 재미는 하나도 없고 힘들기만 하대. 하긴 어린 나이에 풍경의 차이를 알기가 쉽지 않을테고 긴 동선과 빠듯한 일정이면 힘들지 싶데요. 나중에 기억도 잘 안날테고... 해서 아주 어렸을 때는 휴양형 여행을 하고 배낭여행은 좀 더 큰 다음에 하는 것이 길게 봐서 남는거다 싶네요. 우리 애들도 어렸을 때 여행 중 기억에 남는 거는 세부나 발리같은 휴양형이지, 오랜 시간 다니면서 이것저것 구경했던 거는 가물가물한 듯 싶더라구요.
- 피렌체에서 로마 갈 때 기차에서 만난 할머니. 노인만 아니고 말만 잘 통했으면 욕을 한바가지 해주고 싶었던 할머니. 기차에 오를 때 몸이 불편한 남편이 옆사람에게 밀려 넘어질뻔한 것을 붙잡아주고, 가방까지 기차에 올려줬드만 정작 자리잡고 앉을 때 자기 머리 위로 가방올리지 말라며 소리지르고 큰애와 애엄마를 밀쳤던 어이상실 할머니. 난 처음에 가방을 올리다가 그 할머니를 쳤나 했다. 알고보니 자기 가방과 짐을 올려야 되는데 내 영역 침범하지 말라는 거였다. 더 웃기는건. 거기가 자기 자리도 아닌 바로 내 자리였다는 거. 하도 어이없어 거기 내자리요 그랬더니 자기 남편 옆자리에 앉아야 된다고 자기 좌석번호만 말한다. 노인네라 그냥 자리도 바꿔주고 말았지만 속된 말로 정말 싸X지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노인네들이 다 저러면 경로사상이 없어지지 싶었다.
- 로마에서의 소매치기. 사실 소매치기가 많다고 해서 스웨터 속에 주머니가 달린 여름티를 입고 다니긴 했다. 모든 돈을 거기 넣어 둔 채 나름 긴장도 해가면서... 그런데 들리는 소문은 과장된 측면도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배낭 하나에 다 쑤셔넣고 털레털레 괜찮게 다녔다. 그렇게 다니길 15일째, 로마를 떠나기 이틀전 나보나 광장에서 방향을 못찾아 100미터 거리를 오가면서 버스 정류장을 찾아 헤매다가 물어 물어 겨우 중앙역행버스를 탔다. 그런데 아까부터 들어갈 자리가 있는데 한녀석이 애엄마 뒤에 바짝 붙어 몇정거장을 간다(나중에 애엄마 말로는 하도 바짝 붙어있길래 변태인줄 알았다고 --:). 그 녀석이 이번에는 내 옆으로 와서 선다. 사실 처음에 좀 이상한 놈이라 생각은 했지만 그닥 신경을 쓰지는 않고 있었는데, 뭔가가 자꾸 내 파카 주머니를 찌른다. 꼭 붐비는 버스에서 옆사람이 든 가방이나 핸드백이 찌르는 것처럼... 그래 아무생각없이 뭔가 봤더니 그 녀석이 들고 있는 우산이 내 주머니를 향하고 있고 그 밑에 그녀석 손이 1/3쯤 내 주머니 속에... 그 녀석을 쳐다 봤더니 쑥쓰러운 듯 씩 웃는다. 순간 내입에서 튀어나온 말.. 야 이 자식아 씰데없는 짓 하지말고 손 빼라. 내 표정이 아주 험악해졌나 보다. 그녀석 얼굴이 굳어지더니 뭐라 뭐라 한마디 하고는 내려 버린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나도 아주 시비조로 나갔던 거 같은데 아차 싶더라. 말도 안통하는 이탈리아에서 일당이 있었을지도 모르고 애들도 함께 있었는데... 그냥 눈치챘으니 조용히 사라지라는 신호만 보냈어도 될 일이었다 싶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는 하도 악명이 높아서 걸리면 중벌을 내리기 때문에 많이 나아졌다는 것이었고. 파리도 그렇고 로마에서도 상당히 많은 경찰들이 순찰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주 외진 곳만 아니면 밤에도 걱정하지 않고 충분히 다닐 수 있었다)
- 담배피는 매너의 형편없음. 남녀노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담배를 펴대더라. 역안 대합실, 하다못해 기차역 지하구내, 미술관 입장하려는 줄안에서, 갓난애가 옆에 있어도, 발디딜 틈없이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서도 꿋꿋하게 담배들을 펴대고는 그런 매너답게 꽁초는 불도 안끄고 아무데나 휙휙 버리더라. 그리고 파리의 경우는 그 만큼의 개똥들... 껌자국...
- 여행 다니는 내내, 미술관 박물관 등지에서 본 아이들(어른들도 비슷했지만) 중 안경 쓴애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나만 느낀건가 싶기는 하지만... 어쨌든 걔네들이 우리 애들보다 여유있고 자유로워 보이는 것만큼은 사실이었다.
- 마지막 인상적이었던 곳. 카타콤베 위의 가로수길... 로마의 마지막날 천사의 성에서 비를 맞으며 해골사원으로 갔다가 민박집으로 가기에는 이른 것 같아 둘째의 가이드대로 아피아가도를 갔지요. 카타콤베 전 정거장에서 내려 한 200여미터를 올라가는데 카타콤베 분기점 3거리에 도미네 쿼바디스 성당이 조그맣게... 10여명의 젊은 여성들이 우리 앞에서 들어갔고 조용히 성가를 부르데요. 그 느낌 묘합디다. 길건너 카타콤베 표지판이 있는 입구로 들어갔더니 여기가 세계 최대규모의 무덤이 있는 곳인가 싶게 그냥 넓은 잔디밭에 가로수길... 한 2킬로미터를 그냥 걸었네요. 아피아가도와 쿼바디스, 무덤과 그 위로 펼쳐진 가로수길의 산책... 더없는 평화로움... 제국의 정복과 박해, 스스로 못박힘과 무덤과 평화... 순간 아 이래서 종교를 믿는건가 하는 생각이...
계절 좋을 때 유럽 일주. 겨울 유럽도 좋기는 하지만 6월 경의 유럽은, 겨울에 가는 것보다 비용으로 쳐도 2-30%의 프리미엄이 있는 것 같네요. 특히 가족단위로 가게 되면 낮이 길기 때문에 걷는 중간에 쉬는 여유가 많다는 것. 앉아서도 그 분위기를 따뜻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 이것만으로도 추가되는 비용을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지 싶어요.
그리고 이집트. 로마를 보고 나니 이집트는 더 대단할거 같다는 상상력이 새록새록...
더 되면 세렝게티와 마추피추
예전 일할 때 직책..
11.나중에 떠나는 분들에게 특별히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아는 만큼 보인다.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느낌이 그렇다는 거지요. 예전에 부다페스트 가는 길에 가이드가 보여 주었던 블루밍 선데이... 부다페스트에 관해 알려준 건 없었어도... 부다페스트가 달라 보이더라... 관련된 책과 영화를 많이 보자. 안내책자 말고... 그림과 문화 공부는 가능하면 돈을 주고서라도 배워서 가자...
누구나 하는 이야기지만, 두려워말고 떠나라는 것. 급하니까 이탈리아어 프랑스어도 알아듣게 되더라. 실제로 시테섬에서 일요일 여는 새시장(실제로는 꽃시장)을 찾는다고 길을 물어보았는데, 그 남자 영어를 못한다. 당황해서 불어로 뭔가를 설명하는데, 손가락 써가며 몇가지 동작 첨가하니 길을 찾을 수 있었다. 참고로 내가 동원한 단어.. 플로렌스, 플로라, 플라워+ 마켓, 맑셰를 조합한 단어들이었다...
심호흡을 크게 하고 다니자..나는 여행 내내 긴장하고 다녔지요. 입술이 부르틀 정도로. 내 식구의 안전과 동선 등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긴장하고 있었던 듯. 마지막 로마에 도착하니 실제 긴장이 좀 풀리드만요. 새삼 그동안 나를 끌고 탈없이 여기저기 다녔던 가이드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더군요. 이와 관련해 팁은 묻고 또 묻자는 것... 실제 그네들 영어 유창하게 하는 사람 드물고 친절하다. 아무나 붙들고 두번세번 물어보자. 그래야 고생덜합니다.
여행준비는 그래도 꼼꼼이 하자. 기본이 충실하면 응용도 쉽다. 갈곳, 동선, 시간배분 등을 충실히 준비하면 오차가 크지 않다는 거지요. 우리는 그러지 못해(물론 잘못된 여행책자의 정보도 있었지만-개장시간 등) 노트르담 사원과 생샤펠 교회만 세번을 다녀왔지요. 로마에서는 판테온만 대여섯번을 지난 것 같고요... 물론 동선이 달라 다 나름대로의 느낌이 달랐지만 시간을 아끼고 많이 다니려면 기본기에 충실해야겠지요.
카페에 올린 정보를 충실히 보자. 많은 도움이 되었던 건 역시 초보자들의 눈으로 보고 경험한 정보들이었지요. 내 눈높이에 맞는 정보들이기 때문에 그 유용함은 말로 못합니다.
느껴지는 게 있으면 무조건 사진을 찍어두자. 돌아와서 보니...내 얼굴이 나온 인증사진... 느낀대로 이야기가 되는 사진이 따로 있더라는 거지요. 일기는 필수. 벌써 가물가물합니다.
*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생각나는대로 추기.
파리 시내가 의외로 작다. 시떼섬을 중심으로 남쪽 방향 종점까지 25분 정도거리... 굳이 시내를 고집하지 않아도 되고 저녁에도 다니기 괜찮더라.
파리 지하철. 대놓고 무임승차하는 인간들 예상외로 많더라. 지하철 티켓이 안먹는 경우가 많고, 무인인 곳이 대부분이다. 처음에는 우째 이런 일이? 하다가 다른 표로 일단 승차를 했다. 처음에는 그 표를 버리려고 하다가 애들이 티켓을 서로 모은다고 가지고 있었다. 도착해서 혹시나 하고 '인포'에 물어봤더니 다른 표로 교환해준다. 지하철 역 인포에서는 어디든 교환해주니 지하철 티켓이 안되면 가지고 있다가 언제든 아무 인포나 가서 표 내밀고 Door is not open 콩글리시하면 된다. 어른쥐든 어린쥐든 쥐새끼 안찾아도 충분하다.
파리 박물관 패스. 짝수 단위로 판매.. 4일권 50유로? 아주 유용하다. 특히 가족단위로 애들이 있으면 더... 대부분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애들은 무료인 듯 하긴 했어도 어른들 것만 있으면 애들은 덤으로 어디든 그냥 들어가더라. 줄도 안서고... 대신 부지런히 다니자.
콜로세움갈 때, 지하철역 나가면 바로 길건너 가던데, 그러지 말고 지하철 역 왼편으로 50미터만 더 가보자. 그쪽 지형이 언덕처럼 되어 있어 보통 사진에서 보는 콜로세움 전경이 거기서 보인다. 예전에 갔을 때는 오전에 갔다가 밤에도 갔었는데, 그 느낌이 정말 달랐다. 그렇게 보면 콜로세움 입체형상이 그려진다.
포로로마노 2008년 겨울만 해도 무료였는데 유료로 바뀌었음. 팔라티노언덕과 포로로마노 입장료를 따로 계산해서 받았던 것 같은데 팔라티노 언덕으로 가면 포로로마노와 곧바로 이어져있고 표를 받는 곳도 처음 한곳이기 때문에 팔라티노나 포로로마노 한군데 입장권만 사도 될 듯. 포로 로마노에서 나가는 출구가 개선문 뒤로 돌아 언덕쪽으로 올라가면 하나 더 있음. 그쪽으로 나가면 바로 옆에 베드로가 갇혔던 지하감옥이 있음. 2월 초에는 공사중이어서 못들어갔는데 어차피 나가는 길목이니 한번 들러도 좋을 듯... 말 그대로 지하감옥을 실감할 수 있는 곳.
로마패스 3일권 25유로, 출발전 21유로에서 23유로로 올랐다는 최신(?) 정보를 읽고 갔는데 비행기타는 사이 올린 듯.. 우리는 그닥 활용을 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했는데도 25유로 만큼 썼으니, 올랐어도 로마패스는 유용할 듯. 민박에 있던 학생들은 포로로마노와 콜로세움 입장 패키지를 12유로에 구입했다고 하던데 구체적인 정보는 못들음. 로마패스 3개째부터는 50% 할인이라 하던데, 천사의 성은 아니었음. 유럽인에 적용하는 할인율 정도. 8유로->6유로.
베네치아. 시간이 없어 무라노 등 못가고 광장 건너 성당(이름이?) 종탑에만 다녀왔는데 왕복 2유로. 자기 동선을 감안해 계산해보면 굳이 12시간권(16유로)을 사지 않아도 될 듯. 여행책자에는 이 정보가 없이 12시간 권부터만 나와 있었다. 바포레토 정류장 표지판에는 정보가 헷갈리게 나와 있다. 그냥 행선지 말하고 얼마? 어디서? 하면 다 말해준다. 4명이 60유로 버릴 뻔 하다가 8유로로 그냥 왕복만 했다.
피렌체. 소위 냉정과 열정에 속지 말자. 6유로 내고 두오모 종탑을 힘들게(솔직히 별로 볼게 없었다) 올라갔더니 건너편 더 높이 솟아있는 돔위에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내려다 본다. 허걱? 저건 뭥미? 결국 돔에도 올라가고야 말겠다는 둘째의 집념에 다리가 괜찮은 나만 동행하기로 했다. 역시! 두오모 종탑이 왜소하게 보인다. 피렌체의 적색 지붕들이 주는 파노라마는 더 멋있다. 올라가는데 8유로. 두오모 사각 종탑은 밖에서 인증샷하고 곧바로 성당 오른쪽으로 돌아 종탑 올라가는 입구를 찾는다. 올라가는 경로는 종탑과 비슷하나 몇가지를 더 본다. 성당 내부를 빙 둘러싼 테라스가 나온다. 둘레로 스테인드 글라스와 천장화를 본다. 다른 반원형의 통로로 나오니 뒤에 사람이 있으면 먼저 보내고 둘러보아도 좋다. 동냥팁 하나. 성당안으로 들어가면 정면만 아니라 뒤도 반드시 보란다. 그리고 높은 곳에서 성당 바닥 문양도...
피사의 사탑. 여행책자에는 1번 버스타라고 나와 있는데(우리를 포함한 네팀이 한참 해멨음-이상하다 싶으면 바로 물어보고, 아는 것도 한번 더 묻자)... 피사 중앙역에서 내리면 광장 비슷한 정면 길 건너에 호텔이 하나 보이고 가까이서 보면 기둥옆에 버스 정류장 표시가 되어 있음. 거기서 로사 표시가 된 버스 승차하면 됨. 중앙역 안 매점에서 1유로짜리 버스 티켓을 구입하면 되고, 아예 어떤 버스를 타라고 메모를 붙여놨음. 탑에 올라갈 생각이 없으면 티켓이 한시간 유효하기 때문에 인증샷 하고 서두르면 왕복 1유로. 시간을 넘겨 역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티켓 구입했더니 1.5유로... 근데 역으로 돌아갈 때 티켓을 사는 사람은 나밖에 없더라... 4명 6유로 버렸다는 생각을 처음해봤다. ㅎㅎ 참고하시길.
피사의 사탑은 올라가는데 인원 제한이 있고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올라갈 생각이면 사탑 지나 매표소에서 미리 표를 구입하자. 그래야 시간 절약할 수 있다.
인터라켄에서 루체른 갈 때는... 동역에서 버스타고 10분 정도 가서 다른 역과 연계된다. 올 때도 마찬가지. 의외로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더라. 기차 끊겼나봐? 하는 소리가 많이 들렸다.
루체른에서 인터라켄 올 때 매시 50분에 panorama classic을 타면 되는데 7시대에는 이 기차가 보드에 나오지 않는다. 대신 갈아타는 기차가 있다. 갈아타더라도 5분 이내에 연계되기 때문에 전혀 불편함이 없다. 열차 차장에게 물어보면 된다. 물어보았을 때 이 기차타고 갈아타면 되고 2분 후에 출발한다는 소리에 정신없이 타느라 역이름도 까먹었다.
루체른 유람선 탈 때. '역에서 나와 오른쪽 방향'이란 정보만 듣고 갔다가 한참을 해멨다. 겨울이라 제한 운행을 하는데 표구입과 승선은 역을 등에 두고 정면으로 길 건너면 승선장이 있고 바로 옆에 매표소가 있다. 우리는 처음에 오른쪽으로 갔다가 매표소도 문이 닫혀있고 정박된 배에도 사람이 없고, 해서 왼쪽으로 더 가봤더니 매표소가 있는데 역시나 닫혀 있다. 조금만 더 왼쪽으로 가봤어야 했는데... 거기가 역을 등에 두고 정면 매표소... 그냥 돌아가자고 했다가 기차 시간이 남아 어슬렁거리다가 발견... 루체른까지 가서 유람선도 못탈뻔 했다.
루체른 역에서 왼쪽으로 나가면 맥... 버거..가 있다. 화장실 좋더라. 역 지하에도 McClean 화장실이 있다. 2프랑. 아깝더라.
융프라우 올라갈 때, 가능하면 먹을 것 마실 것 충분히 가지고 가자. 아무 생각없이 올라갔다가 컵라면 작은 거 하나 먹고 고산병에 비실대다가 돈은 돈대로 쓰고 배는 배대로 움켜쥐었다.
전날 대형슈퍼에서 먹을 것과 마실 것을 미리 준비해두었다가 작은 배낭에 가지고 다니자. 아주 유용하다.
|
즐거운 유럽여행! 함께 나누는 추억!
★배낭길잡이★유럽 배낭여행
(http://cafe.daum.net/bpguide)
첫댓글 알차고 좋은정보 잘봣습니다.. 파리의 여인들... 그리 화려하거나 사치스럽지 않습니다.. 명품에 열광하는것은 일본과 한국 중국여자들이더군요.. 우리도 이제 실속을 찾을때가 된듯하기도하고...
파리는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낡게만 보였던 로마가 오히려 화려하다는 느낌도 들데요. 서울은 더 화려하지만 매력을 못 주는 것 같고... 골목길을 시간나는대로 돌아다닐 수 있다는 거, 패키지론 맛볼 수 없는 배낭여행의 즐거움인 듯 합니다. 남의 손에 이끌려 다닐 때는 이런게 전혀 안보였거든요.
여행 소감이 실감나게 잘 느껴지네요. 마지막 11번 내용글에 공감합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