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U-12 서울시대표 9명 조련한
'성동 유소년 축구클럽' 고용필 감독
90㎡(30평) 공간에서 기적을 만든다. 협소(狹小)한 그 곳에서, 특출한 성적을 쌓고 축구를 가르치는 감독이 너무 젊어 또 놀란다. 그 주인공은 성동 유소년 축구클럽 약관(弱冠) 고용필(23세) 감독이다.
'성동 유소년 축구클럽'(성수1가1동)소속 9명의 선수들이 2013 U-12 국제교류축구대회 서울시 대표선수로 발탁됐다. 클럽감독인 고용필은 뛰어난 지도력을 인정받아 서울시대표 코치로 선임되는 영광을 안았다. 고 감독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일찍이 세계축구의 흐름을 읽고 노력한 결과물이다. 나이가 젊어 쉽사리 믿기지 않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판이(判異)하다.
고용필은 축구명문 광희중학교 1학년 때까지는 축구선수였다. 그가 바랬던 축구선수였지만 한 때 좌절할 수 밖에 없었다. 어려운 집안형편과 작은 키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그는 부모를 원망하지 않았고 축구를 포기하지도 않았다. 고용필은 뛰어난 스피드와 돌파력, 성실한 연습태도를 갖춘 축구광이다. 고등학교 재학시절인 2006년 Joga3 풋살(Futsal)대회부터 2009년 NIKE5 대회까지 4년 동안 꾸준히 이벤트에 참가하여 나이키 엘리트 선수로 선발됐다. 나이키는 어린 선수들에게 선진축구를 습득 시키기 위해 선수발굴과 육성의 최고 권위자인 영국 아스널 벵거 감독의 훈련에 참가시켰다. 세계적인 축구스타들과도 함께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웨인 루니의 맨유싸커 스쿨에 참가하고 브라질 호나우지뉴 선수 초청경기에도 출전했다.
고용필 감독은 나이키 선수로 활동하면서, 성수동에 거주하는 유치원부, 초.중등학생부 75명에게 축구를 가르치고 있다. 선수반 25명 취미반 학생 50명에게 공을 차는데만 그치지 않고 학생들의 신체적, 감성적, 인지적 능력발달을 목표로 지도하고있다. 축구수업 후에는 성수문화복지회관의 도움을 받아 무료 과외수업도 병행한다. 축구하는 학생들은 공부를 못한다는 편견을 불식시키기 위해, 축구는 물론 공부에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고 감독의 행적(行跡)에서 보여 주듯 축구와 공부 2가지를 모두 소화한다. 지난 날의 자신을 되돌아보며 가정형편이 어려운 일부학생에게 무료수업도 병행한다. 그 또한 어린 학생들의 전문지도를 위해 한국방송대학교 청소년 교육학과에 재학 중이다. 체육부문 전문가로서, 생활체육지도자 축구3급 자격증 등 무려 7개의 스포츠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고 감독은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젊으니 거칠 것이 없지만 주위환경이 너무 열악하다. 변변하게 연습할 공간조차도 없다. 좁은 지하공간에서 연습하고 대회를 며칠 앞두고서 야 에스콰이어 뒷 편 유수지운동장(성수1가2동)에서 잠깐 훈련한다. 유수지운동장은 거친 맨땅이며 어린 학생들에게는 어울리지도 않은 성인규격운동장이다. 그런 환경에서도 특출한 결과를 만들어 낸다. 고 감독은 "나이는 아직 어리지만 일찍 선진축구를 배우고 익혀 선수 조련하는 방법을 배웠다"면서 "이름만 말해도 알만한 유명클럽에서 몇 명의 학생을 자기팀으로 보내라고 한다. 우리는 모든 선수, 학부형과 함께 간다"며 의지를 불태운다.
'성동 유소년 축구클럽'은 지난 10일 전국 893개 팀이 참가한 '2013 인천공항 유소년클럽축구 리그'에서 4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유소년 축구의 성공없이 국가대표팀의 성적을 바라기는 무리다. 성동의 브랜드를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희망으로 거듭나고 있는 '성동 유소년 축구클럽'. 자라나는 꿈나무에게 어른들의 관심이 절실히 요구된다. 훈련할 수있는 운동장이 우선 필요하다.
학부형 김종열(세정엔지니어링 대표)씨는 "어린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 주고 바른길로 인도해주는 고용필 감독과 성원해 준 학부형들께 감사 드린다"며 11월 27일 19시 라성컨벤션에서 후원의 밤을 갖는다.
홍명보 축구국가대표감독, 최순호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과 기념촬영.
▶ U-12 서울시대표 9명 발탁선수 명단
이성현, 김민호, 김재모, 유재형, 고영서, 이남경, 정지민, 김민욱, 이채욱.
[박종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