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EA 50K 국제 트레일 러닝 대회
2015년 5월 10일, 1회 대회를 시작으로 국내 논스탑 트레일 러닝 대회중 최초로 ITRA(국제트레일러닝협회) 인증을 획득한 대회로, 국내 트레일 러너들 사이에선 한번쯤 꼭 달려봐야 하는 "메이저 대회"중 하나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트레일 러닝 붐을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레이스 디렉터 두 분이 있는데, 유지성씨와 안병식씨이다. 작년 가을 참가했던 TransJeju 100K를 기획, 주관했던 분이 안병식 디렉터라면, 이번 KOREA 50K 대회는 유지성씨가 대표로 있는 런엑스런이 주최, 주관하며 동두천시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대회이다. 매년 봄, 경기도 동두천시 왕방산 일원에서 열리며 올해는 58K, 27K, 10K 등 총 3개 종목으로 58K 640여명(참가신청 기준)등 총 1500여명(외국인 220명 포함)이 참가하는 국제 트레일 러닝 대회이다.
작년 Trans-Jeju 100K와 비교해 보면, 총 참가자수는 이번 대회가 많은 반면, 외국인 참가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거리가 100K 대회에 비해 비교적 짧은 편이기도 하고, 제주도는 대회 전후로 관광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외국인 선수들에게 어필하는 것 같다. 내년에는 Korea 50K도 100키로 코스를 신설한다고 하니, 좀 더 많은 국내외 선수들의 참가가 기대된다.

대회 개요
UTMB(몽블랑 울트라 트레일 러닝 대회)와 같은 국제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ITRA가 인증하는 대회에서 일정 포인트를 따야 하는데, 이번 대회는 58km와 27km를 제한 시간 내에 완주하면 각각 4 포인트와 2 포인트를 인증 받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목표하고 있는 UTMB 종목중 하나인 CCC에 참가 신청하기 위해서는 8 포인트가 필요한데, 작년 TransJeju 100K에서 4포인트를 땄기 때문에 이번 대회 58K를 무사 완주하게 되면 참가 신청 자격(참가 확정이 아니다. 일단 신청 후 추첨으로 선발 ^^;;)이 생긴다. 대회별 포인트는 코스의 거리와 난이도에 따라 부여되는데, 작년 제주 100km보다 훨씬 짧은 58km 대회임에도 포인트가 4점으로 같다는 것은 이번 대회 난이도가 꽤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읽어본 많은 후기들이 "기대"보다는 "걱정"을 하게 만든다.
트레일 러닝 자체가 산악에서 장시간을 뛰기 때문에 참가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각 구간(CP, Check Point)별 제한 시간(Cut-Off)을 두는데, 해당 구간을 이 제한 시간내 완주하지 못하면 자동 탈락이 된다. 이번 대회는 결승점(CP5)을 제외한 총 4개의 CP가 있는데, CP3와 CP4가 제한 시간을 초과하거나 스스로 대회를 포기하는 선수가 많은 것으로 악명이 높단다. 실제로 작년 58k 완주율이 60% 정도라고 하니, 과연 완주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대회 출발 직전까지도 떠나질 않는다.
이번 대회 58K 완주 제한 시간은 총 14시간. 연습 차원에서 참가했던 지난 2월 돌산지맥 30K 기록이 7시간을 훌쩍 넘어갔으니 걱정이 될 만하다.

대회 코스도 및 고저도 (총거리 57.7km, 총고도 3450m)
CP2~CP3 (11.5km)및 CP3~CP4(16.5km) 구간이 무시무시하다.
전체적인 거리나 고도만 봐서는 화대종주나 Trans-Jeju랑 별반 차이가 없어보이지만, 초반에 급격한 상승이후 중,후반에는 완만한 오르막이나 내리막이 대부분인 두 대회와는 달리 이번 대회는 오르내리막의 연속이다. 이런 형태의 코스의 쓴 맛을 돌산지맥 대회에서 맛본 적이 있다. 초반 코스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에 오버 페이스를 하다가 중, 후반 난코스에서 퍼져버린다거나, 내리막에서 신나게 속도를 내다가 바로 이어지는 오르막에서 지쳐버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번 코스는 22km 지점이후 약 800m 고지를 두번 올라갔다 와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
나주 금성산 21km 뛰고, 바로 월출산 천왕봉을 두번 올라갔다 온 다음, 입가심으로 금성산 21km를 한번 더 뛰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 ㅎㅎ
무엇보다도 각 구간별 Cut-Off 제한 시간이 있기 때문에 체력 안배와 페이스 조절이 이번 대회의 가장 큰 관건이다. 물론 훈련을 충분히 했으면 그런 걱정도 줄겠지만, 훈련은 달랑 쥐꼬리만큼 해놓고 걱정만 태산이다. 그래, 몸이 못따라가니 작전이라도 잘 짜보자! ㅎㅎ 이번 대회 대부분의 준비를 산이나 트랙에서가 아닌, 책상머리에서 하게 된다. ^^;;
대회 준비
일반 마라톤 대회처럼 대회 한 달 전이나 신청하면 충분하겠지 싶어 미루고 있다가, 그래도 혹시 몰라 3월 초, 홈페이지를 통해 58K 신청을 하려고 봤더니... 마감했단다. ^^;; 아놔.... 이번 대회를 놓치면 포인트를 얻기 위해선 강릉이나 거제 100K 대회를 나가야 하는데, 그건 거리도 멀고 훈련도 안되어 있다. 주최측에 문의했더니, 10km로 신청한다음 종목 변경을 하면 된단다. 휴... 일단 배번은 확보했고... 이제 남은 7주 동안 몸과 마음 준비만 하면 된다.
과연 몇 시간이면 완주할 수 있을까?
2017 지리산 화대 종주 47km, 총고도 3300m, 12시간 37분
2017 TransJeju 103km, 총고도 3400m, 18시간 10분
2018 돌산지맥 33km, 총고도 2200m, 7시간 44분
2018 KOREA 50K 58km, 총고도 3450m, ?시간 ?분
"KOREA 50K"라는 검색어를 가지고 인터넷을 뒤져보는데, 성공담 그리고 실패담이 반반이다. 실패담이라는게 원하는 기록을 이루지 못했다는 실패담이 아니라, 대회 자체를 포기했다는 실패담이다. ;; 풀코스 기준 4시간대 주자도 완주했다는 후기도 있는 반면, 써브-3 주자도 중도 포기했다는 얘기도 있다. 또한 완주했든 못했든 공통적으로 CP3과 CP4 가는 길에 지옥을 맛봤단다. ㅠㅜ 실제로 지난 돌산 지맥때 나랑 비슷한 시간에 골인했던 20대 러너가 했던 이야기가 기억난다.
"저도 화대종주도 해보고 제주도도 가봤는데... 작년 동두천 대회때 CP4에서 회송차 타고 왔어요...;;;"
그나마 희망적인 후기가 하나 있었는데, 나랑 비슷한 주력(풀코스 기준)과 나이를 가진 철인 선수가 작년에 11시간 목표로 갔다가 10시간 35분 기록으로 골인했단다. (올해도 참가했는데 CP3에서 포기했다고...ㅠㅜ) 그 선수가 잡았던 구간별 목표 시간을 토대로 대회 페이스표를 짜봤다. 목표는 10시간 50분.
14시간 완주를 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판국에 어이없이 목표를 Sub-11 으로 잡은 이유는 오직 하나... 이 녀석 때문이다.

11시간 이내 완주자를 위한 특별 기념품: Silver bell
이번 대회는 좋은 기록으로 완주하는 선수들을 위해 특별 기념품을 준비했는데, 9시간 30분 이내 완주자에게는 "Golden bell"를, 11시간 이내 완주자에게는 "Silver Bell"을 수여한다. 기념품이 왠 "종"인가 했는데, 알프스 지역 목동들이 가축을 몰때 사용하는 종을 모티브로 한 것같다. 몽블랑 대회 동영상을 보면, 실제로 주로에서 이런 형태의 종을 흔들며 주자들을 응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금"과 "은"은 바라지도 않고 "나무"로 만든 종이라도 주면 좋으련만, 이 추가적인 기념품을 얻기 위해서는 11시간 안에 들어와야 한다.


대회용 구간별 페이스표
위 페이스표에 맞출 수 있다면, 출발후 10시간 50분 후인, 오후 3시50분에 출발점인 동두천 운동장에 들어올 수 있다.
트레일 러닝은 (제 경우 ^^;;)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페이스(~분/km)보다는 시속(~km/h)으로 목표를 많이 잡는데, 위 페이스표의 평균 시속은 5.5km/h 이다. 페이스로 하면 대략 11분 페이스. 약간 빨리 걷는 수준의 속도이다. 이 정도면 뭐가 어렵겠나 하는데, 급한 오르막의 경우 속도가 2~3km/h 까지 떨어지고, 그만큼 늦어진 시간을 내리막에서 단축해야 하니 급경사 길을 빠른 속도로 달려 내려와야 한다. 물론, 지리산 치밭목 내리막 같은 경우, 오르막보다 더 속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출발~CP1과 CP1~CP2 구간은 각각 11.5km로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다고 하니, 대략 2시간 내외로 목표 시간을 잡았다.
CP2~CP3 구간 역시 11.5km, 600m 고지와 737m 왕방산을 넘어가야 되지만 아직 힘이 남아 있을 대회 전반부이고, 여기에서 늦어질 경우, 목표 시간에 들어올 확률이 거의 없기 때문에 무리인줄 알면서도 앞 두 구간과 비슷한 2시간 10여분대로 목표시간을 잡았다.
그래고, 문제의 CP3~CP4 구간.
구간 거리가 16.5km로 가장 길고, 무엇보다 왕방산에서 힘을 소진한 후, 이번 대회에서 가장 높은 국사봉(754m)을 다시 올라야 하는데 도무지 어림할 수가 없다. 그래서 참고 했던 철인 선수 기록을 바탕으로, CP3에서 휴식 시간 15분을 포함 총 3시간 30분 정도로 목표를 잡았다. 그리고 마지막 9km는 거의 평지라고 하니 1시간 10분 소요될 것으로 예상. 도합 10시간 50분!!!!
Silver Bell 가즈아~!!!
이제 목표 기록이 생겼으니 몸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 핑계 저 핑계로 운동이 안된다.
참가 신청하고 3월 한달 동안 꼴랑 100키로를 뛰었다. 그것도 풀코스 1회 참가를 포함해서...ㅠㅜ 대회를 3주 앞둔 4월이 되니 이제 발등의 불이다. 큰 대회를 앞두고 2~3주전엔 반드시 본 대회 50~60% 강도에 해당하는 장거리 훈련을 해왔었는데, 이번엔 같이 할 사람도, 뛸 대회도 마땅치 않다. 장거리 연습은 풀코스 참가로 한 셈치고, 고도에 대한 훈련이 전혀 안되어 있어서, 왕방산과 국사봉 높이와 비슷한 월출산을 목표로 삼았다. 문제는 고도는 비슷한데, 거리가 짧아 (도갑사~천왕사, 9km) 두번 왕복하는 걸로 계획을 잡는다. 혼자서라도 갈까 했는데, 마침 김써브님과 산전문가 승희형님이 흔쾌히 동행을 해준단다. 최고의 엔진이 앞에서 끌고 고성능 네비(^^)가 뒤에서 방향을 잡아주니, 밤길인데도 너무 편하게 다녀왔다. 도갑사에서 천왕봉을 거쳐 천황사까지, 그리고 다시 정상을 지나 도갑사로 넘어오는데 대략 5시간 조금 넘게 걸렸다.

월출산 왕복 종주 (대회 2주전)
중간에 손목 GPS가 한 번 튀어서(높은 건물 사이나 산중에서 가끔 연결이 끊기는 경우) 거리가 조금 길게 나왔는데 대략 17km정도 되는 것 같다. 거리가 조금 짧긴 하지만, 800 고지를 두 번 올랐으니 오르막 연습은 어느 정도 된 것 같다. 대회 1주전 하프 정도를 뛰고 마무리 할까 했는데, 클럽 단체 대회 준비하느라 10km 뛰는 걸로 만족해야 했다.

대회 장비
장비는 작년 제주 대회와 비슷하다. 대회 당일 무척 더울거라는 예보가 있어서, 반팔 반바지에 쿨토시를 착용하고, 가벼운 윈드브레이커 하나와 갈아 신을 예비용 양말 하나만 배낭에 챙겼다. 보충제로는 물에 타먹는 high5 2:1과 제로정 각 2 개, 젤과 양갱, 초코바 섞어서 8개, 아미노바이탈 3개, 그리고 식염 포도당 10알 등을 준비. 이번 대회는 드랍백(중간에 필요한 개인 물품을 미리 맡겨 놓는 것)을 운영하지 않는 대신, CP3(34km 지점)에서 컵라면과 주먹밥을 준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늘 먹던 햄버거가 좋을 거 같아 대회 전날 구입, 담아가기로 했다. 날이 덥다고 하니, 기존 앞주머니 500m 물병 2개 외에 빈 300m 물병을 추가로 배낭에 챙겨 넣고.... 준비 끝.
대회 하루 전인 토요일 오후, 퇴근 후 바로 용산행 KTX에 몸을 실었다.
6시경 용산역 도착, 다시 지하철 1호선으로 동두천 중앙역까지 1시간 반. 멀다...;;;; 동두천 중앙역에서 사전 물품 검사 및 배번을 받기 위해 대회장인 동두천 종합 운동장으로, 주최측이 운영하는 관광버스 셔틀을 타고 도착했다.

"산악 스포츠의 메카" 동두천 종합 운동장 (황사와 미세먼지로 공기가 뿌였다. ㅠㅜ)

후원사 콜롬비아외 트레일러닝 전문용품 협찬사 부스 (늦은 관계로 결국 구경도 못했음 ^^;;)

8시에 시작한 대회 오리엔테이션. 특이하게 야외에서 진행. 거의 끝나가는 분위기.

배번 확인. 왼쪽 상단부터 오른쪽 하단까지 나이순으로... 저 분이 보고 있는 쪽이 대략 62년생 배번.

우측 상단, 이 외국인이 보고 있는 쪽이 대략 내 연령대 배번. 아래쪽 페이지는 거의 20~30대 참가자 배번. 트레일 러닝은 국적 불문, 젋은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많다.

기념품 & 배번 수령

인증샷 한장 박고, 미리 예약한 모텔로...

기념품 및 배번 (기념티를 포함해, 양말, 버프, 물에 타먹는 보충식부터 휴대용 썬크림까지... 참가비가 비싸서 그런지 뭔가 푸짐하다... ㅋㅋ)
숙소 가까운 식당에서 순대국으로 늦은 저녁을 먹고, 대회 당일 먹을 햄버거 두 개를 사서 숙소로...
알람을 새벽 3시에 맞추고 낯선 동네, 낯선 방에서 잠자리에 든다.
To be continu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