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하고 위험한
육체적으로 망가지고, 정신적으로도 멍든 채, "덩치들"의 호위 속에서, 알 수 없는 비밀을 품은 앨범을 들고, 오아시스는 막다른 골목에 몰린 상태에서 영국 아레나 침공을 시작했다. 하지만 팻 길버트의 목격담에 따르면, 그들은 아직도 전투의욕을 잃지 않았다. "덤벼봐, 이 어린 새끼들아!"
사진 : 케빈 웨스텐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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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7일 아침, 노엘 갤러거가 토론토의 호텔방에서 밴드 웹사이트에 올릴 투어 일기를 쓰려고 앉았을 때, 그는 어떤 예감으로 가득차 있었다.
"으으음.. 오늘 밤에 페스티벌이 있다." 그는 초조해했다. "근데 예감이 별로 안좋다." 토론토 V 페스티벌 공연장으로 배를 타고 이동한다는 이야기를 듣은 후, 노엘은 선박 사고를 당하는 환각에 시달렸다. 하지만 그의 말이 씨가 됐음을 증명해준 것은 토론토 아일랜드 파크 주변의 차가운 물이 아니었다.
그날밤, 공연 도중, 이후 47세이며 세 아이의 아버지인 다니엘 설리번으로 밝혀진 한 남자가, 무대 뒤에서 갤러거를 무지막지하게 덮쳐서 노엘의 갈비뼈 3개가 부러졌다. 그날 출연자 중 한 명인 폴 웰러에 따르면, 설리번은 끌려나가면서도 "이게 끝이 아니야, 갤러거!"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사고 직후 또다른 캐나다인 3명이 경호를 뚫고 대기실까지 들이닥치기도 했다. 오아시스는 포위공격을 당했던 셈.
"난 뭔가 잘못되리라는 걸 감지하고 있었어." 노엘이 말한다. "애들은 '멋진 밤이 될거야'라고 했지만, 나의 동물적 육감은 알고 있었지. 난 절대 미신 따위는 믿지 않지만, 그 일이 일어나니까 '이럴 줄 알았다'는 생각이 들더군..."
뉴욕의 소규모 공연을 취소시키고 10월 영국 투어까지 연기할 뻔하게 만든 갤러거 피습 사건은 오아시스의 발전단계에 있어 중대한 시기에 발생했다고 할 것이다. 2000년 2월에 발매됐던 '난해한' 4집, Standing On The Shoulder Of Giants 이후로, 오아시스는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고 있는 중이었다. 이번 세기 들어 새 멤버인 겜 아처, 앤디 벨과 함께 녹음한 Heathen Chemistry (2002)와 Don't Believe The Truth (2005)는 미적지근한 호평을 얻었고, 상대적으로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오아시스는 더이상 새로이 보여줄 것이 없다는 인식을 갖게 했다.
그러나 앨범 판매량은 현상유지 정도 하고있던 반면, 세계적인 라이브 밴드로서 오아시스의 인기는 돈을 긁어모으는, 롤링스톤즈틱한 프랜차이즈 상품으로 접어드는 단계로 보였다. 진정한 '전설'의 위치 - 유행의 부침(浮沈)을 초월하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특권 - 가 손만 뻗으면 닿을 곳에 있었던 것이다. 싱어 리암 갤러거가 선언하듯, "난 의심의 여지없이 지금 우리 밴드가 지난 어떤 때보다 백만배는 뛰어난 최고의 상태라고 생각해. 사람들이 공연을 보러 와주기만 한다면, 그들이 앨범을 사지 않더라도 용서해 줄 수 있다"는 거다.
그리고 이것은 다 된 밥에 코빠뜨리기로 악명높은 오아시스가 아니었다면 현실화됐을 것이다. 토론토 사건 전부터 <모조>는 이미 10번의 영국 가을 투어를 밀착 동행 취재하며, 2008년 오아시스의 현주소를 조감해보기 위해 협상 중이었다. 그들이 원래 스케줄을 거의 유지하며 (영국에선 에덴 프로젝트 공연만이 유일한 희생양이 됐다) 투어를 재개한다는 뉴스가 터져나왔을 때, 우리는 짐을 싸서 맨체스터로 올라갔지만, 눈에 띄게 처져있는 노엘 갤러거는 독한 진통제를 먹으며 누워있었고, 오아시스의 정규 7집이자 어둡고 사이킥한 Dig Out Your Soul의 10월 7일 발매가 임박했던 관계로 초조함만이 감돌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은밀히 들려오는 소문까지 있었다. 완전히 다른 버전의 Dig Out Your Soul이 있는데 갤러거 형제 간의 케케묵은 싸움 때문에 땅 속에서 썩고 있다고? 궁금했다. 정말로. 갈수록 더 궁금해져만 갔다...
* * *
지금은 2008년 10월 11일 토요일 오후, 맨체스터는 회색 양털 구름에 덮여 있다. 고급스러운 로리 호텔 - 오아시스가 셰필드 아레나 공연 사이에 묵고 있는 - 에서 모두들 지난밤의 과도한 음주에서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밴드와 스탭들이 모두 바에 집합하니 벌써 오후 3시 반이다.
맨처음 등장한 사람은 노엘이다. 다크진 바지와 모드풍의 녹색 자켓을 입고 있다.[주: 이번 투어는 이 옷만 입을 작정? 예쁘긴 하더군요ㅋㅋ] 그는 생수 한 잔을 조심스럽게 홀짝이고 있는데, 그의 안색은 잿빛이고 움직임은 눈에 띄게 뻣뻣하다. 하지만 갈비뼈 통증에도 불구하고 그의 표정만은 당당하다.
"어젯밤 여기 바에 노동전문변호사들이 엄청 많이 왔었어"라며 그는 웃는다. "그 사람들이 계속 '정말로 사람들을 잘라야 됩니까?'라길래 난 시종일관 '그렇다'고 대답했지. 그랬더니 한 명이 '재고용하실 의향은 없으신가요?'해서 난 '아니. 난 그냥 그 친구들한테 꺼지라고 말했고, 그들은 다신 내 방문 앞에 얼씬도 못할거야'라고 했지. 그는 '아.. 제 얘기가 별로 설득력이 없었나 보군요?'하더군"
테이블 주변에서 낄낄대는 웃음이 퍼져나간다. 그때 고고하고 도시적인 옥스포드 출신의 베이시스트 앤디 벨과 도인과도 같은 투어 키보디스트 제이 달링턴(노엘은 그의 메시아 같은 몸가짐과 놀라운 머리/수염 조합 때문에 그를 '수의'*¹라고 부른다)이 우리 모임에 합류한다.
*¹ : The Shroud. 예수님의 장례식때 사용됐다고 알려진 토리노의 수의를 말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들은 공연 전엔 술을 삼간다. 그걸 생각해보면 지난 9월 Dig Out Your Soul 북미 투어에서의 사건이 더더욱 어처구니가 없다. 노엘은 설리번의 공격이 느슨했던 페스티벌 경호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 경호원들은 기타치는 흉내를 내느라고 너무 바쁜 나머지 그 놈을 못봤지. 솔직해지자구. 이런 일은 정상적이라면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야. 우린 아직도 그가 왜 이런 짓을 했는지 전혀 모르겠어."
현재 160만번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 중인 유튜브 인기 동영상에서 리암이 설리번을 향해 복수의 펀치를 날리려고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리암은 말한다. "놀라긴 했지...하지만 의심의 여지없이 누구든 무대 위로 올라오는 놈은 작살내 버릴거야."
런던으로 돌아온 후 노엘은 진통제를 처방받고 주치의로부터 쉬어야된다는 얘기를 들었으며, 그로 인해 Dig Out Your Soul 홍보 계획은 카오스에 빠지게 됐다. 한편 리암와 앤디 벨은 유럽에 홍보 여행을 갔다가, 9월 21일, 이탈리아의 코모 호수에서 리암의 36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등 함께 휴가를 보내기도 했다.
노엘의 회복을 돕기 위한 '물리치료'의 일환으로, 오아시스는 런던 악톤에 있는 블랙 아일랜드 스튜디오로 돌아가 다시 리허설을 해야했다. 토론토 사건이 그들의 추진력을 멈춰버린 결과, 그들은 또다시 전투력에 있어서 심리적 후퇴를 맞게 된 것이다. 그 주가 끝날 무렵, 노엘 본인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그가 투어를 계속할 수 있을만큼 회복됐는지 확신하지 못했다. 세 번의 영국 공연을 마쳤고 16번이 남아있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그는 약 때문에 몸이 처진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꼭 모래 위를 걷는 기분이야. 진통제를 안먹고 공연을 하려고도 해봤지만, [갈비뼈의 고통을] 알고 있으니까. 진통제는 약물이고 중독성이 있다고들 하지. 지난 주에 진통제에 좀 의지를 했더니 너무 빠져들게 되더라구. 진짜 걷는 데 힘이 하나도 없어.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투어를 접는 수밖에 없으니까."
그러면 왜 투어를 접지 않는가? 팬들이 배신감을 느낄 것 같아서?
아니, 그렇다기 보다는... 내 여친이 말하더군. '당신 괜찮아? 일은 제대로 처리하고 있어?' (웃음) 하지만 난 괜찮아. 난 13년 동안이나 실업수당을 받았다구. 난 중산층이 아냐. '왜 나만 이런 일이?' 이런 생각을 하며 앉아만 있진 않는다구. 난 사람들이 가끔 열받고 미친 짓을 한다는 걸 이해할 수 있어. 그냥 괴상한 일이 일어난 것 뿐이야.
하지만 아직 준비가 안됐다면 왜 굳이 계속하는 건가?
왜냐하면 난 월드 투어 시작하기 전 1년 내내 집에만 틀어박혀서 음악 잡지를 보며 생각했거든. '저 씨xx, 내가 완전 밟아주겠어. 저 뚱뚱한 새끼 좀 보라지, 저런 놈이 설치고 다니다니!' 그래서 내가 집을 떠날 때 쯤엔 세계를 정복할 준비가 돼있었단 말야. 시동은 진작에 걸렸으니, 계속 악셀을 밟는 게 맞는 거겠지.
(part 2에 계속)
thanks to Louise (stopcryingyourheartou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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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잡지 특집 번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유안님이 올리시키도 했던 모조 특집 스캔을 드디어 입수했네요^^
읽어보니까 똑같은 내용 반복도 아니고 재미있어서 연재 시작합니다ㅎㅎ
모두들 주말 잘보내세요~
p.s. 3번째 사진에 나온 메모는 투어 DJ인 필 스미스가 공연 시작 전에 틀어주는 셋리스트라고 합니다. 한 번 찾아서 들어봐야 될 듯^^
아...그리고 리암 사진은 공연 전 목풀고 있는 장면이라고 합니다ㅋㅋ
첫댓글 ㄴㅁㅇㅅㅎㅈㄱㄷㄴㅇㅎㅅㅁㄴㄷㅎ;ㄴㄷ뭄누ㅏㅣㅅㅁ이수ㅏㅜㅁㄷ주사ㅣ ㅁ 일단 사진에 개발리고 시작
리암 목푸나여???????????????????????????? 대체 언제부터???!?!?!?!?!?!?!?!?!?!?! 신기해?!?!?!??!?!?????!??!?!?!?!?!?!?!?!
하 노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중간에 노엘 넘 귀엽네여...
사진들이 너무 귀여워요 >_< 모조 풀린줄 알고 놀랬네요 ㅜㅜ 화요일이란 얘기를 들은 것 같은데 .... 노엘 피습당한 얘기는 지금 봐도 가슴이 아파요 ㅠㅠㅠ
아, 이 오아시스 특집이 실려있는 모조 잡지는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요? ㅠㅠㅠㅠㅠㅠ 정말로 사고 싶어요 사진이 정말 예술
저렇게 고통스렀을줄이야. 글로 보니 생생하게 고통이 느껴지네요.
사진이 진짜 고품격이네요. 꼭 사야지! 그러나 저러나 피습 때 얘기는 아무리 읽어도 열이 받아요-_-
리암도 목을 풀긴푸는구나...;; 해석 감사합니다~
ㅈㅓ 사진들 너무 멋있어요...........................그리고 노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진 잘나왔네요. 큐매거진보다 모조께 사진이 더 맘에 듭니다.+_+ 근데 다만 이번달하고 지난달에 씨디를 넘 많이 질러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잡지 도저히 살만한 여유가 안되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구 인터뷰 오늘도 잘 읽고갑니다^^ 항상 고맙습니당~~
노엘 옆에 앉고 싶은 건 나뿐인가.....흐 모조 구입해야겠다 ㅜㅜ
갈비뼈 3개가 부러졌는데 보통 아프겠어요 ㅠㅠㅠ 흑흑.. 안쓰럽당;; 그나저나 리암씨 목푸는거 넘 귀엽네요.. 순간 뭐하는 거지 했음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노엘 마지막 코멘트 역시 노엘 다운 ㅋㅋㅋㅋㅋㅋㅋ
의자에 앉은 노엘 형님 너무 멋있다 ㅠㅠ 언제나 인터뷰 번역 기다리는 건 떨려요 ㅎㅎ
하여간...노엘은 존경할 수 밖에 없엉요. 저런 정신력이 있으니...역시 live forever같은 명곡도 나오는거겠져. 아 스승님. 쇼파사진 멋지네옄ㅋㅋㅋ
아 사진 크기에 쓰러지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리암 저거 목 푸는 거였어요???? 난 걍 또 왠 생떼 쓰나 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죽이실려고,..사진을 ..으악 발려버렸내여
MOJO사진 뜨고난 뒤 인터뷰 내용이 뭘까 엄청 궁금했는데 이렇게 읽게 되었네요 ㅠㅠㅠㅠ 아아 노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멋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헉 사진..노엘 ㅜㅜ 아진짜..흑흑
난 왜 '한편 리암와 앤디 벨은 유럽에 홍보 여행을 갔다가, 9월 21일, 이탈리아의 코모 호수에서 리암의 36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등 함께 휴가를 보내기도 했다.'에서 노엘이 말한 '리암과 함께 이상해지고있는 앤디벨'이 생각날까 ... 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재미있게 읽었어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