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시골 할머니댁에 갔던 6살배기 아들은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밭에 갔다가
풀섶에서 작은 달팽이 한마리를 발견하곤
두눈을 반짝이며 기뻐하더군요.
서울살이에 보는 것이라곤 바퀴벌레와 파리, 모기
운좋은날엔 나비 한마리 보는게 전부인 아이들은
느릿느릿 풀잎위를 기어다니는 고 자그마한 달팽이가
너무도 신기한 존재였답니다.
달팽이를 집에 데려가자고 조르던 아이의 성화에
그러자고 했더니 어디서 구해왔는지 플라스틱병을 구해와
넣어달라고 하더군요
풀몇잎이랑 같이 넣어서 서울로 왔습니다
그날 하루종일 달팽이만 관찰하던 아이는 다음날 유치원에도 데려가고 싶은지 머뭇거리다가...여동생이 못만지게 높은데 올려놓아 달라고
부탁하고 떨어지지 않은 발걸음을 떼더군요.
아마...
유치원에서도 내내 달팽이만 생각했겠지요...
집에 오자마자 달팽이를 찾는것이..후후
움직임이 둔해 지는것이 얼마 못살것 같더군요
엄마..달팽이 왜그래...
자나보다..그래..자나봐 엄마...
그럼..잘 자게 조용히 놔둬야 겠다... 달팽아...이달팽...이달팽...
어느새 저하고 같은 성을 붙여서 이달팽이라고 부르고 놀더군요.
오늘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달팽이에게로 달려간 아들은 시무룩하니..
엄마 달팽이 죽었나봐..
안움직여..어쩌지...
그래..죽었나보다.. 난 그냥 건조한 말한마디를 툭 뱉었습니다.
그럼 어떡해야해..? 쓰레기통에 버려야해?
응..
아들은 쓰레기통에 달팽이를 버리고 와서는 고개를 파묻고 울더군요
막연하게 죽음이란 의미를 깨닫고 있던 아들은 달팽이가 죽었다고..
이제 달팽이랑 놀수 없다고...그렇게...긴 시간을 울더군요
아무생각없이 달팽이를 버리라고 했던 나자신이 참 미워지더군요
아이에겐 너무도 소중한 존재였던 달팽이를...
그 작은 생명에게서도 아들은 같이 숨쉬고 움직이는 친구로 생각했을 텐데..애정을 느끼고 사랑을 느끼며 같은 생명체로 느꼈을 텐데..
생명경시풍조가 판치는 요즘 세상에 아들의슬픔은 나에게 커다란 경종을
울려 주었습니다.
달팽이가 더 좋은 세상에 간거라고..
하늘나라에 가서 잘 살거라고...
그렇게 위로해 주지만 쉽게 울음을 그치지 않습니다
나도 아들과 부둥켜 안고 울수밖에 없었습니다.
첫댓글 모자간에 애뜻한 동질감을 느겼군요! 좋은일로 느겼으면 더 좋았을걸....
원영이는 좋겠네.....
원형입니다..ㅋㄷㅋㄷ
원형이하고 지수 잘 있지요?.....
그럼요~ 애들이 매일 깡촌아저씨 사진 보여달라고 난리네요..애들한테 뭘 먹였길래 애들이 깡촌 추종자가 되었을까..? 흠..의심스럽군..아무래도..그때 먹었던 과자가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어서리...
이쁜 이모는 안 찾든가? 이자식들이 한대씩 맞아야겠네~
애들이 이쁜이모라고 하니까 못알아듣네..어허...이런..어케 알려줘야 누군지 알아들을까....ㅋㅋㅋ
이런~~ 얼라들이 아직 미의 기준이 안갖춰졌군...내가 사진보낼테니 이런 얼굴이 이쁜거다라구 날이믄 날마다 교육하도록~!
얘들아 눈가려라~~ 눈버린다.... 이제..애들에게 거짓말을 강요하게 생겼네..오호~통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