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일본 아사히 신문 [The Asahi Shimbun] 2013-11-21 (번역) 크메르의 세계
[컬럼] 한국 군의 베트남전 만행과 일본의 식민지 범죄
Vietnam's nationalism at the heart of economic gains; overcomes historical baggage
* 필자소개 : 이토 마사코 (Masako Ito)
'교토대학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학 대학원'(Graduate School of Asian and African Area Studies at Kyoto University) 소속 부교수. 베트남 현대사 전공. 1964년 히로시마 출생. 도쿄대학 문학부 졸업. 도쿄대학 인문학 대학원 박사. 저서: <베트남 내 소수민족 분류의 정치학>(Politics of Ethnic Classification in Vietnam)(2013: Kyoto University Press & Trans Pacific Press) 등. 이토 교수는 원자로의 베트남 수출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
한국의 박근혜(Park Geun-hye) 대통령은 지난 9월 베트남 방문 기간에 자신의 전임자들인 김대중(Kim Dae-jung)이나 노무현(Roh Moo-hyun) 전 대통령이 보여준 선례를 뒤따르지 않았다. 즉, 한국 군의 베트남 참전 및 한국 군이 당시 민간인들에게 저지른 잔학행위에 관해 사과하지 않은 것이다.
한국의 진보성향 신문인 <한겨레>(Hankyoreh)는 박 대통령이 이끈 한국 대표단이 일편단심 "세일즈 외교"에만 초점을 맞췄다며 비판했다. 한국 대표단이 추구한 '세일즈 외교'에는 원자로 수출 및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의 결론 도출 같은 문제들이 포함됐다.
일본의 한 우익 언론은 <한겨레>의 보도를 인용하면서, "베트남이 한국으로부터 역사에 관한 정치적으로 올바른 해석이나 사과, 혹은 규명을 추구하지 않은 채 미래지향적 협력관계에 초점을 맞춘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이 기사는 또한 베트남의 그 같은 태도가 "한국이 일본에 대한 태도나 일본에 가하는 압력과 관련하여, 한국에도 교훈이 돼야만 한다"는 데로 나아갔다.
한일 관계가 점차 긴장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필자는 최근 일본에서 한가지 견해가 힘을 얻기 시작한 것을 느끼고 있다. 그것은 한국이 일본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사과를 요구하면서도 베트남에 대해선 사과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는 것이다.
<한겨레> 보도의 지적은 물론 타당하다. 하지만 일본이 [한국에 대해] <한겨레>와 동일한 비판을 할 권리를 갖고 있는 것일까?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이 점을 인지하지 못한다. 하지만 1944년 겨울에 시작되어 이듬해 봄까지 이어진 일본의 베트남 점령기간에, 베트남 북부지방에서는 심각한 기근이 발생했다. 당시 베트남인 약 2백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은 일본을 비난하지 않는다.
베트남은 프랑스, 미국, 중국의 침략으로 인해 고통받은 나라이다. 게다가 일본과 한국도 거기에 가담했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의 구호는 "과거에는 눈을 닫고 미래로 향하자"는 것이다. 베트남이 외국과 상호 비극적인 역사적 관계에 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것은 바로 이 점 때문이다. 그리고 심지어 일본도 베트남의 이 같은 방식으로부터 이익을 얻었다.
그렇다면 베트남은 어찌하여 과거사 문제를 들추지 않는 것일까?
간단히 말해, 모든 베트남 국민들이 공통적인 역사를 공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과거 남-베트남에 관계를 맺었던 베트남인들은 현 정부가 주장하는 "역사적인 전쟁의 영광된 승리"라는 관점을 공유하지 않는다. 따라서 모든 국민들을 포괄하는 베트남 민족주의가 존재하려면, 그 핵심에 "역사"를 품고 있을 수가 없다.
베트남 정부는 그 대신 경제발전을 그 자리에 대체했다. 베트남 정부는 쓸데 없이 과거를 상기시키지 않는 것이 낫다고 결론내렸다. 그러한 일은 외국으로부터 들어올 경제적 지원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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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Izumi Sakurai) 2008년 베트남 빙딩(Binh Dinh) 지방 주민이 모자이크 그림을 통해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 군이 보여준 만행들을 설명하고 있다. |
전쟁 피해자들의 방치
베트남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은 전쟁의 피해에 관한 담론을 억제하는 가운데, 베트남 전쟁기의 진정한 피해자들을 방치하는 보이지 않는 결과를 초래했다.
필자는 최근 '헤이본샤 출판사'(Heibonsha Ltd., 平凡社)를 통해 <전쟁 기억의 정치학: 한국 군에 의한 베트남인 전시 학살 문제 및 화해의 길>(Senso Kioku no Seijigaku--Kankokugun ni yoru Betonamujin Senji Gyakusatsu Mondai to Wakai e no Michi [The Political Science of Wartime Memory--The Path to Rapprochement Over Wartime Atrocities Against the Vietnamese by the South Korean Military])이란 책을 출판했다. 이 책은 한국 군이 베트남인들에게 가한 해악에 관해 정부 차원, 지방 차원, 피해자 개인 차원 등 각급 차원에서 살펴본 연구서이다. 이 문제는 베트남 내에서는 그다지 다뤄지지 않던 주제이다.
필자는 이 책에서 베트남 전쟁기의 잔학행위가 발생했던 지역들에서 한국에서 온 NGO들이 치유책을 추구하고 있는 것에 관해서도 다뤘다. '한겨레 신문사'가 발행하는 주간지 <한겨레 21>은 10월호에서 베트남 전쟁을 재검토하는 시리즈들을 시작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일본에서 보여지는 것은 역사를 무시하면서 역사해석의 비판에 대한 적개심만 표출하는 것 뿐인 듯하다. 오늘날 심지어는 우리 일본의 과거와 어떤 방식으로든 직대면하려 했던 이전의 시도들조차 위태로운 상황에 빠진 것처럼 보인다.
그런 노력들에는 1993년 고노 요헤이(Yohei Kono, 河野洋平) 당시 관방장관이 "위안부 여성들"(comfort women)에 대해 사죄했던 것도 포함된다. 위안부 여성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군에 의해 강제로 동원되어 매춘에 나서야 했던 여성들을 말한다. 또한 1995년 무라야마 토미이치(Tomiichi Murayama, 村山富市) 당시 총리가 한반도 침략 및 식민통치에 사과했던 담화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 모든 내용들은 모든 국가가 "과거를 없애는 대신 과거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관점을 수용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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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리 '크메르의 세계'는
행동의 문제나 윤리적 관점의 문제에 관해
매우 심플한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21세기에 누군가 떠드는 말이
지구 반대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보편타당한 말이 아니라면,
게다가 그런 말을 자국 공동체 내에서 주장하는 자가 있다면..
그의 세상 보는 눈이 이중기준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념, 국적, 민족을 가리지 않고
누군가의 주장만을 관찰합니다.
그 사람 말이 최소 3개 대륙에서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 수 있다면,
우리 '크메르의 세계'는 그 사람의 말을 지지하고 동의해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토 교수의 글은 우리에게 또 다른 관점에서
역내 역사 문제를 생각해보도록 만들어 준다고 생각되었고,
그래서 번역해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민족", "애국", "국익", "통일"... 이런 용어를 즐겨 쓰는 사람들은
이념의 좌우를 막론하고, 이미 미쳤거나, 향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만 할 것입니다.
누군가 "국가"를 말하는 위치에,
우리 크세는 "공동체"라는 말을 사용할 것이며..
누군가 "국익"을 말하는 자리에서..
우리 크세는 "공익"을 말할 것입니다.
원래 양아치 모리배들일수록
"애국"과 "애족"의 전선에 나서면서
자기 개인의 위선적 삶을 스스로 위안받곤 하는 법입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차라리 "내 자신의 이익", 즉 "개인의 이익"을 말하는 이들은
차라리 안전하고 솔직한 사람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가와 민족을 파는 자들이야말로, 가장 위험하죠.
그와 거의 동급은 "종교"를 삿되게 파는 자들도 있습니다만...
그러나 한가지 유의할 점은
우리 크세가 인정하는 "개인의 이익"이란
공익과 무관한 이들, 즉 공무원이 아닌 비지니스맨으로서의 개인의 이익이란 점이죠..
따라서 사익(개인의 이익)을 솔직하게 추구하려는 이들은
공직(정치인+공무원+종교인+교수나 교사 등등)에 있으면 안 되는 겁니다..
공직 내놓고 장사를 하면서 그러면,
저도 뭐라고 안 합니다..
저는 지난주 일본 "오사카"를 다녀왔습니다. 다녀온지 딱 10년만 이었습니다.
10년 전에는 "도쿄" 부근이었습니다. 모든것이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은터라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웠습니다.
굳이 가고 싶지는 않았으나 일본 제 2의 도시라는 점 그리고 최대의 상업도시라는 점때문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여정중에 "도톤보리"라는 사찰을 가게되었는데 우리의 사찰과 많이 닮은 모습이었기에 친근감이 많이 들었습니다.
입구에서 안내를 맡아주신 분께서 백제에서 불교가 전례되어 절의 형태가 우리의 절과 매우 흡사하는....
하지만 사찰을 안내문이나 설명서에는 백제, 한국이란 단어는 눈을 씻고 찾아보려해도 없더군요.
그들만의 사고방식, 그들의 문화.....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민간 교류를 담당하고 있는 저로서는 요즘 도쿄에 대해서 느끼는 것이 몇년전과 너무 다르네요. 한국어 공부하는 사람도 많고 한국어를 말하는 사람도 많이 늘었습니다. 이런 좋은 분위기가 정치적으로는 잘 풀리질 않는 것 같아 많이 아쉽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오.. 보아즈 님,
요즘 고생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보아즈 님 계실 때 도쿄에 함 또 가봐야 할텐데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