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여 년 전 멕시코의 고원지대에서 작은 풀이 자라고 있었다. ‘테오신테(Teosinte)’라는 야생의 풀은 키는 작고 알갱이는 돌로 부수어야 할 정도로 단단했다. 사람들은 먹거리로 이용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조금 더 큰 키에 조금 덜 단단한 알갱이를 가진 풀을 골라 씨앗을 심었다. 2000여 년의 세월이 흐르고 그 알갱이는 크기가 커지고 한 번에 수확할 수 있는 옥수수로 길들여졌고 인간세상의 먹거리로 퍼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길들여 것이 옥수수일까? 사람들일까? 인간이 야생의 풀에서 옥수수를 만들어 냈지만 사람들의 저장식량이 되었고 정착생활을 가능하게 하여 삶의 방식을 바꾸게 되는 시초가 되었다.
고대 마야문명은 옥수수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무리가 없다. 마야인들의 창조신화에 따르면 신들이 흙으로 만든 인간은 무너져 내렸고 나무로 만든 인간은 영혼이 없었다. 마침내 옥수수의 신 ‘신테오틀(centeotl)’이 노랗고 하얀 반죽으로 빚어 진정한 인간이 되었다고 한다. 마야인들에게 옥수수는 생명이었고 신이었다. 해마다 수확 철에는 신에게 제사를 지내며 감사드리고 축복을 내려 달라고 기원하였다.
옥수수는 스스로 씨앗을 퍼트릴 수 없는 식물이다. 바람이나 새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고 오직 사람들이 땅에 심어 주어야만 다시 자라날 수 있다.
인간은 왜 옥수수에 매달려야만 했을까? 다른 작물에 비해 수확량이 많았고 저장이 쉬웠으며 먹는 방법을 여러 가지 다양하게 할 수 있었다. 옥수수를 중심으로 마을이 생겨나고 먹고 남은 옥수수는 권력과 계급을 만들었다.
옥수수가 인간의 배를 채워준 대신 심고 가꾸고 수확하면서 의존하게 만들었다. 또한 인간의 문명을 이끌었고 그 문명은 더 넓은 세상을 만들었으며 그 시작은 9000년 전의 작은 풀 한포기로부터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