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데라바드(꼴곤다 성)
오늘은 Colonda Fort 관광에 나섰다.
매연이 진동하는 거리의 한복판을 질주하는 무법자와 같은 오토릭샤를 타고 여관에서 12km나 떨어진 꼴꼰다 성을 찾아갔다. 매연 때문에 숨이 막힐 지경이며 눈이 아프고 목이 알싸한 것이 고문을 당하는 기분이었다. 외곽지대로 벗어나니 조금 나아졌다.
꼴꼰다 성은 꾸뜹 샤 왕조 때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17세기 델리의 무굴제국군이 꼴꼰다 왕국으로 진군하였다. 꾸뜹 샤 왕조의 마지막 왕인 Abul Husan은 무굴의 아우랑제브 황제의 대군에 맞서서 8개월 동안 꼴꼰다 성에서 저항했으나 내부의 반역자에 의해서 요새가 함락되고 말았다 한다.
지금은 완전한 폐허로 옛날 영광의 흔적만이 광대한 지역을 차지하여 세월의 무상을 느끼게 한다.
오토릭샤가 성문을 들어서서 그냥 달렸다. 성채 안에는 시가지도 형성되어 있었고 많은 민가들이 꽉 차 있다. 민가 옆으로 난 큰 길을 따라 한참을 들어가니 또 다른 성문이 보였다. 거기서 꼴꼰다 성 입장권을 판매하였다. 1인당 100루피로 꾀 비싸다.
성문은 육중하다. 문의 앞부분에 굵고 끝이 뾰족한 쇠를 일정한 간격으로 촘촘하게 박아놓았는데 그것은 적의 공결이 있을 때 코끼리가 대문을 밀고 들어올 것에 대비하여 만들어 놓은 것이라 한다.
성안으로 들어가니 성벽의 두께가 무척 두껍다. 성안에도 두꺼운 석축 구조물이 즐비하며 그 구조물들의 규모가 장대하고 엄청 많다. 당시 돌을 취급하는 장비도 발달하지 않았을 터인데 이 엄청나게 많은 석축을 구축하느라고 시간과 인력이 얼마나 소모되었을까? 석축으로 이루어진 공간들은 일상생활공간이 되었을 것이고 또 군사방어용으로도 사용되었을 것 같다.
석축의 내부에는 힌두교의 신을 모신 사원을 비롯하여 왕을 중심으로 왕의 가족들을 위한 공간이 가장 화려하고 넓고 안전한 곳에 위치하였을 것이고 계급과 서열에 따라 차지하는 공간과 위치가 조금씩 달랐을 것이다.
그리고 육중한 석축 건물들은 궁정생활에 필요한 물품과 장비 보관, 적군의 침입으로부터 방어 및 공격을 위한 각종 장비의 보관 배치 등등으로 사용되었을 것이다. 우물이었을 것 같은 곳도 보이고 짐승우리 같은 곳도 보이고 고관들의 거실 및 회의장 같은 것도 보였다.
산 정상으로 오르는 곳곳도 성벽이 겹겹이 이어진다. 성벽은 다른 곳의 성과 마찬가지고 바위와 석벽 등 지형지물을 활용하여 구축하였으며, 성의 정상을 오르는 석벽 곳곳에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하여 겹겹으로 성을 구축하고 군사시설물을 배치한 장소가 보였다.
또 석벽 밑으로는 해자를 만들어 적의 접근을 차단하려하였다. 왕을 비롯한 귀족과 고관들이 살았을 산 정상 건물은 화려하고 전망이 가장 좋았다. 전망대 구실을 하는 정상에 기묘하게 생긴 바위들이 몇 개 포개진 곳에 힌두교 사원이 있는데 힌두교도들이 들어가서 경건하게 예배를 올이고 나오는 모습이 줄을 이었다.
120m의 정상 왕궁건물 옥상에 올랐다. 사방팔방으로 평원이 시원하게 전개된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시야가 흐려서 멀리보이지 않았다.
산 정상을 중심으로 멀리 외곽 평지에 원형을 이루는 성벽이 뚜렷하게 둘러있다. 오토릭샤를 타고 올때 처음 만났던 성벽이 바로 산정에서 본 외곽 평지의 성벽이었던 것이다. 외곽에 있는 성벽보다 훨씬 안쪽으로 또 성벽을 쌓았는데 외곽의 성벽과 그 안쪽의 성벽 사이에 지금도 많은 민가가 들어서서 시가지를 이루고 있었다.
안쪽 성벽 안에는 옛날에 만들어 놓은 석축건물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대부분 파괴되고 무너지고 지금은 그 흔적만 대충 짐작할 수 있다. 또 어떤 것은 당시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도 많았다.
산 정상의 왕궁, 전망대, 힌두사원, 우물로 쓰였을 것 같은 깊은 웅덩이, 높게 쌓은 석축들, 전망대, 성벽 안의 여러 형태의 건축물<회의장, 일상생활 공간, 생활용품 및 각종 장비의 보관실, 가축우리 등등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성의 정상에서 내려왔다.
서양 늙은이들이 몇 명 보였을 뿐 동양인은 우리 부부만인 것 같았다.
성을 내려와서 야자수 1개씩 사서 마셨다. 돌아올 때 오토릭샤가 마음에 들지 않은지 아내가 내려서 다른 것을 가라타자고 하는 것을 그냥 타고 왔다. 그랬더니 갈 때보다 10루피가 더 나왔다.
점심을 먹고 Chapel Rd 로 가서 100불을 4,220루피로 환전하였다
M.G Rd 부근에 있는 Seventh Day Adventist School에 들어갔다.
그 부근에 고등학교와 또 다른 학교가 있는데 외형상으로 보아 그들 학교보다는 시설면에서 조금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학교의 명칭에서 얼른 학교의 성격이 어떤 것인지 파악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학교의 마당으로 들어서보았더니 아이들이 벌 떼처럼 우리 부부를 에워쌌다. 그래서 얼른 관리실로 보이는 곳을 찾아갔다. 마스터라는 분이 맞아주었다.
학교를 구경하고 싶다고 하였더니 이층에서 학생들이 공부하는 곳으로 안내해 주었다.
여자 선생님이 아이들과 무엇인가 하고 있었는데 내가 교실 창문으로 다가 서자 일순에 교실의 공부 분위기가 깨지고 말았다. 미안하여 주춤하였더니 교장이 선생님과 몇 마디 주고받더니 나를 교실 한쪽자리에 앉히고 수업을 관찰하라고 하였다. 그러나 선생님과 아이들의 눈이 모두 내게로 쏠려서 더 이상 선생님의 수업이 어려워졌다. 선생님도 수업을 포기하고 말았다.
정말 미안하였다. 교장과 선생님에게 공부에 방해를 주어 미안하다고 했더니 괜찮다고 한다. 정말 괜찮은 것이었는지? 지금도 미안하다. 아이들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야단이다.
학생들이 무척 순진하였다. 교장과 선생님도 매우 호의적이었고 학교를 구경하도록 많은 배려를 해주었다. 나의 영어 능력이 모자라 학교에 대해서 자세한 것을 알아볼 수가 없어서 답답하였다. 여하간 교장과 N. Vasautha Isaac선생님에 대하여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인사를 하고 학교에서 나왔다. 그런데 아직도 그 학교의 성격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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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선배님 여행기 정말 자세하고 알차네요...사진도 멋지게 올리시고...^^
무미건조한 글 읽어주어 고맙습니다.
선배님의 멋진 여행기를 저도 늘 즐겨 읽습니다. 한편으로는 부럽고 또 감탄과 존경의 마음으로요. 절은이들도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는 꿈같은 여행인데..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선배님의 귀한 여행기를 대하면서 후배에게도 꿈이 생겼습니다.. 뭔지 아시죠? 세상을 두루 보고 싶습니다..
글재주가 없어서 내가 읽어봐도 통 재미없는 글이라 부끄럽습니다.
선배님 글솜씨가대단하세요 감동적이네요 사진도 잘보았네요 근데 무지 부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