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초복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후덥지근한 날씨에도 전북 김제 청운사 4000여평의 백련지에는 연꽃을 구경하러 온 인파로
북적였다. 6월말부터 오는 27일까지 ‘아름다운 연꽃세상’을 주제로 펼치는 ‘제2회 하소백련 축제’ 소식을 들은 불자들과 일반인들이 공연이 없는 평일에도 청운사를 찾아 백련향기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었다. 청운사는 5년 전 아산 인취사에서 백련을 분양받아 연꽃 밭을
조성해 ‘하소(蝦沼)’라고 이름 지어 지난해부터 백련축제를 열고
있다. 청운사주지 도원스님은 “올해 방문객은 40만 명을 목표로 한다”며 “한달이 넘는 5주 동안 10회의 공연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사찰 연꽃축제 확산 일로
남양주에 위치한 조계종 제 25교구본사 봉선사는 지난 19일 교구본사로는 처음으로 ‘연꽃축제’를 열어 영산대재와 산사음악회, 국악한마당, 놀이마당을 마련해 지역민과 하나 되는 자리를 마련했다. 강화
선원사도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3500여 평의 휴경지에 조성된 연꽃 밭에서 ‘제1회 논두렁 연꽃축제’를 열어 더러움이 물들지 않고,
그 속에서 찬란하게 꽃을 피우는 연꽃의 특성을 알렸다. 선원사주지
성원스님은 “연꽃을 구경하게 하는 자체만으로도 지역포교의 큰 밑거름이 된다”고 말했다.
백련을 보급시킨 근원지는 아산 인취사. 인취사주지 혜민스님은 15여
년 전 간송미술관 최완수 연구실장으로부터 세 뿌리를 얻어 1000여
평의 백련지를 만들었으며 매년 백련시사회를 열고 있으며 김제 청운사, 칠곡 망월사, 남양주 봉선사, 제주 법화사, 논산 관촉사 등지에 분양해 희귀한 백련이 전국적으로 퍼졌다. 인취사는 올해로 10회째 백련지에서 시와 서화를 즐기는 ‘백련시사회’를 열고 있다.
#지자체 문화축제로 활용
연꽃을 이용해 지역문화축제를 내실 있게 펼치고 있는 곳도 있다. 올해로 7회째인 무안군은 ‘순백의 연꽃 화합의 대축제’라는 주제로
오는 8월14일부터 17일까지 ‘무안 백련대축제’를 연다. 10만여 평의 일로읍 회산연꽃 방죽에서 펼치는 축제는 이제 무안군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지역 문화축제로 자리를 잡았다.
오는 26일부터 8월1일까지 전주 팔경의 하나인 전주 덕진공원 연꽃
밭에서 펼쳐지는 ‘연꽃 예술제’도 전통 있는 축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전통적인 연꽃지를 활용한 울진군의 ‘울진 연호축제’와
정읍의 ‘피향정 연꽃축제’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들 지방자체단체가 펼치는 연꽃축제는 사찰에서의 연꽃축제와는 성격이 다르지만 불교를 상징하는 연꽃을 소재로 하고 있어 불교계의 관심이 병행된다면 포교에도 효과가 기대된다.
#백련 茶 출시 ... 蓮 음식도 인기
연꽃을 활용한 차도 상품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순천대학교 한의학연구소장 박종철 교수팀과 결합해 순천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주)바이오 굴바라와 김제 청운사. 인도말로 연꽃을 의미하는 ‘굴바라’라는 회사명으로 백련차를 보급하고 있는 홍철용 대표는 전라도 지역의 40여만 평의 백련지를 확보해 매년 3개종에 걸쳐
1만여 통의 백련차를 생산하고 있다. 익산 원광대학교와 산학연구를
하며 백련차를 생산하고 있는 김제 청운사도 백련차를 생산하고 있다. 청운사 도원스님은 중국의〈제다신보〉와〈고반여사〉에 의한
제다법을 근거로 백련(白蓮)의 우수한 성질을 활용해 차를 생산, 보급하고 있다.
백련이 차에 활용되는 이유는 녹차의 성질을 이으면서도 백련이 가진
성질을 계승하는 상승작용이 있기 때문. 특히 백련은 카페인이 없고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혈액순환에 효과가 있어 차인들에게 애용되기도 한다.
차와 더불어 음식에도 연(꽃)이 활용되고 있다. 예로부터 연이 다양하게 식용과 약용으로 애용되어 왔으나 그 명맥은 이어오지 못했다. 그러다가 최근 들어 사찰음식이 건강식으로 떠오르며 연을 이용한 40여종의 음식의 조리기술이 시중에 소개되고 있다. 대표적인 음식은 연근과 쌀을 이용한 ‘연근 죽’과 연잎과 연근, 연밥을 이용한 ‘연근
밥’, 연근을 이용한 ‘연근 김치’, 연근정과 등으로 건강과 관련되어 특별한 음식으로 분류되고 있어 대중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포교용 문화상품도 ‘주목’
불교를 상징하는 꽃인 만큼 포교용 문화상품으로도 연(꽃)은 주목받고 있다. 매년 부처님오신날을 즈음해 펼치는 제등행렬에 연등이 제작되어 활용돼 오고 있으며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손수 제작한 연꽃등이 법당 장엄용과 가정용, 차량걸이용으로 인기가 높다.
대표적인 스님은 가평 연화세계(사) 주지 정명스님. 스님은 1999년부터 연꽃등을 연구해 다양한 색상과 크기의 연꽃등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정명스님은 “창작 등으로 일반 시중에 보급하지 않고 필요한
사찰의 주문을 받아 제작하다보니 비용부담이 있지만 봉우리부터 활짝 핀 연꽃에까지 만들 수 있고,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2년 전부터 차량걸이용 연꽃등을 보급하고 있는 대구 왕산기획도 사찰개원이나 큰 행사시 교통안전 기원 차량걸이용 연꽃등을 보급하고 있어 포교용 문화상품으로의 가능성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부처님이 탄생하실 때 마야부인의 주위에는 오색의 연꽃이 피어났다는 설화가 있듯이 연꽃은 불교를 상징하는 꽃이다. 연꽃은 불상좌대와 사찰지붕, 기와의 막새 등 불교와 관련된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또 부처님오신날에는 형형색색의 연등을 만들어 제등행렬에 동참하고 있으며 불교가 융성하였던 고려시대에는 연꽃, 연근, 연밥까지도
신성시했다. 불교에서는 연꽃을 깨달음을 얻은 부처님을 상징하기도
하고 생명의 근원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예부터 ‘불로식(不老食)’이라고 하여 약용과 식용되어 왔다.
〈본초십유〉에는 “오래 먹으면 늙지 않고 흰머리가 검게 된다”고
했으며〈산동중약〉에는 “혈을 잘 순환하게 하고 어혈을 제거 한다”고 기록돼 있다.〈명의별록〉에는 “장복하면 사람의 마음을 맑게
하고 기분을 좋게 한다”고 했으며〈동의보감〉에는 “오래도록 마시면 인체의 온갖 병을 낫게 하고 몸을 좋게 한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