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매트릭스>를 감상했다면 모두 알고 있겠지만 우리들은 사실 기계에게 사육되고 있다.
기계들은 우리가 조작해야만 명령에 따르는 것처럼 위장하고 있다가 그들에게 시선을 떼는 순간 "인류 사육 계획"을 시작한다. 그들은 점차 조직적이고 교묘하게 우리 주위를 둘러쌓기 시작했고, 이제 그들에게서 벗어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여기 스미스 요원보다 더 악랄한 5개의 제품이 있다. 잠시 빨간약을 먹고 이들의 실체를 밝혀 보도록 하자. 아마도 지하철 손잡이를 잡은 손이 떨려 오는 것을 느낄 것이다.
공기청정기 : 샤프전자 KC-860K
사실 지구는 어느 순간부터 인간이 살기에 적합한 환경이 아니게 되었다. 바이러스로 가득차 있고, 건조하며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샤프에서 내놓은 KC-860K는 이런 현실을 우리에게 숨기며 마치 깨끗하고 쾌적한 느낌이 나도록 위장하고 있다. 샤프 KC-860K는 4개의 센서로 먼지, 냄새, 습도, 온도를 항상 체크하며 맑은 공기를 공급한다. 오염된 방 하나를 정화시키는데 8분이면 충분하고, 바이러스, 알레르겐, 곰팡이균을 완전 분해해 버린다.
특히 습도가 낮으면 자동으로 기화식 가습 기능을 발동시키고, 습도가 높으면 가습기능을 멈추는 자동 가습 기능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필터 교환 시기가 되면 자동으로 알려주어 오염된 공기와 접촉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물론 이 모든 음모는 27dB의 낮은 소음으로 우리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은밀하게 수행된다.
TV : 삼성 파브 LED TV 7000
정부와 기계들은 우리가 PC에 접근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네오처럼 PC에 접근하여 기계들의 비밀을 해킹할까 두려워 하기 때문이다. 빛의 TV라 일컬어지는 "삼성 파브 LED TV 7000"는 기계들의 이런 전략을 숨기고 있는 가장 무서운 TV이다. 우선 컨텐츠 라이브러리가 있는데 어린이를 위한 동화, 영어 컨텐츠와 요가, 골프 가이드, 게임, 요리 방법등을 리모컨으로 바로 실행할 수 있다. 또한 인터넷 라인만 연결하면 리모컨으로 뉴스와 날씨, 주식, 동영상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PC를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PC에 있는 컨텐츠(사진, 동영상, 음악 등)를 무선으로 불러올 수도 있다. 도무지 컴퓨터에 접근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인류가 가만히 누워서 리모컨으로만 모든 것을 제어하는 동안 기계들은 행복하게 인류를 사육해 갈 것이다.
로봇청소기 : 유진로봇 아이클레보 알파.
기계들은 언젠가 인류와의 싸움에 대비하여 인류의 근육을 퇴화시키려는 음모를 펼치고 있다. 특히 유진로봇이 내놓은 아이클레보 알파는 비교적 손이 많이 가는 집안 청소를 책임지고 있어 도무지 우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7개의 적외선 감지 센서와 3중 필터, 그리고 케이블 감김 방지 장치까지 되어 있어 보다 똑똑하게 청소를 한다. 이동 속도도 초당 30cm로 매우 빠르므로 우리가 손쓸 겨를이 없다. 또한 브러쉬를 이용한 구석 청소, 4가지 방식의 방청소 모드를 통해 게으른 우리보다 훨씬 더 꼼꼼하게 청소를 해낸다. 마지막으로 자동충전 기능과 예약 청소 모드를 가지고 있어 우리는 손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되고 우리의 근육은 영영 퇴화될 것이다. 인류에게 더 이상 희망은 없어 보인다.
내비게이션 : 파인드라이브 보이스 3.0
자동차 안이라고 해서 기계에 대한 복수를 입에 담지 말라. 내비게이션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으니까. 최근 출시한 파인드라이브 보이스 3.0은 우리가 하는 말을 알아듣고 반응하며 기계들에게 전송한다. 인식 가능한 어휘 수는 무려 45만개. 물론 이런 기능은 길안내를 위한 것처럼 위장하고 있지만 속아서는 안된다. 다른 단어도 모두 알아듣지만 못 들은 척 하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FineGPX라는 기술로 단 몇 초만에 위성과 연결하여 우리 자동차의 위치를 파악하고, 위성에게 송신한다. 게다가 10m의 대축척과 건물에 있는 회사의 이름과 몇 층에 있는지까지 모두 파악하고 있어 우리는 어디로도 숨을 수 없다. TPEG을 이용한 실시간 교통정보도 사실 빠른 길을 알려주는 기능이라기 보다는 우리를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있다는 경보일지도 모른다. 이제 안에서도 밖에서도 기계의 감시를 벗어나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에어컨 : 2009년형 LG 휘센
그녀가 날 감지해주면 좋겠다.
생각해 보자. LG 휘센 에어컨에 "인체 감지 로봇"이 붙어 있어야 하는 이유가 과연 무엇인지. 물론 표면상의 이유는 있다. 사람이 위치와 움직임에 따라 바람을 보내 준다는 것이다. LG 휘센은 사람의 숫자와 움직임을 파악하여 이동 방향을 따라 바람을 보내주고, 가까워지면 약하게 멀어지면 강하게 바람을 조절해 준다. 하지만 그런 이유보다는 인간을 감시하고 움직임을 체크하려는 이유가 더 설득적이지 않은가? 게다가 인간이 청소를 빌미로 에어컨을 분리할 수 없도록 로봇청소 기능을 탑재해서 에어컨이 알아서 필터까지 청소한다. 특히 사육당하는 인간이 아프지 않도록 환절기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난방 기능과 바이러스 필터, 열대야 숙면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그들의 배려가 두렵다.
* 출처 : http://kr.blog.yahoo.com/gizmokorea/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