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받았다>
-2004. 1. 1. 목. 백장미-
작은 아들 녀석이
모친의 글이 담긴 책을 들고
꽤나 감개 무량 하는 방학이구나.
하기사
글을 다 읽고
다 소화 하기는 무리지만
잠시 잠시
책 속으로 눈을 박는 모습이
참으로 진솔함이 일더라.
반나절을 젊게 사는 난
아직도 반시간이나 내년이 남았다만
넌
새해 아침 새로운 기원을 하고 있을테지.
책
고맙게 잘 받았다.
새해 선물로 말이다.
니 덕분에
아들에게 더 멋진 엄마가 되는구나.
평소엔
옷 잘 입고 센스 있고 활달한
아주 젊은 모친에다 점수를 주더니
확 다 날려 버리고
책이라는 관점으로 돌려
보는 눈이 중후해지네
이젠
나도 중후해 질 때가 오나?
새해 복 많이 받아라.
더욱 건강하고 말이다.
<새해 첫날 저녁에>
-2004. 1. 1. 목. 신형호-
새해 하루가 벌써 저물어 가는구나.
지금쯤 그곳에도
갑신년의 햇살이 반짝이겠네.
책 잘 받았다니 반갑다.
그 책 덕분에 아들에게
엄마의 또 다른 면을 보여주게 되어서
새삼 감회가 다르겠구나.
올해는
둘째 놈이 고3이 되는 해라
모처럼 해맞이를 하러 갔었다.
멀리는 갈 엄두도 못 내고
팔조령 산장 있는 곳으로 가기로 했지.
집사람은 감기가 심해서
집에서 쉬기로 하고
둘째 아들놈과 같이 올라갔었다.
오늘은 날씨가 너무 맑아
올라가는 내내 바라보이는 경치와
산 능선 주위는 온통 운무가
짙게 깔려 있더구나.
7시 40분쯤 일출시간에 맞추어 가니
예년과는 달리
사람들이 몇 배나 많이 올라오더구나.
산정상에 도착하니
종진이가 정답게 맞아주고
산장 삼층 옥상으로 올라가니
엄춘석이가 남편과 함께 올라오더라.
전에도 일출날 여기서 만났었는데
올해도 같이 와서 또 만났네.
초등학교 때 짝궁인 인연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일까?
좀더 있으려니
하동환이가 친구 부부와 함께
또 아내와 함께 올라오고...
새해 첫날부터
친구들을 많이 만났네.
멀리 동쪽 끝 산 정상 부근은
구름인지 안개인지
잿빛으로 너무 짙게 깔려있어서
일출시간보다 좀 더 늦게 지나서야
붉그스럼한 태양이
잘 익은 홍시 하나
수줍은 살결을 살며시 내밀듯이
천천히 또렷하게
눈동자 속에 떠오르기 시작하더구나.
저마다의 소망과
건강과 마음의 평화를 비는 가운데
어느덧 동그랗게 우뚝 솟아
그 황홀한 빛을 온 세상에
골고루 비추이고...
춘석이와 함께
국수와 떡국 한 그릇씩을 먹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었다.
새해에는
좀더 맑고 건강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과
언제나 편안한 마음으로 한해의 삶이
잘 펼쳐지길 바라면서
새해 첫날 하루를 접어 보았다.
너의 가정에도
새해 복 많이 받고
늘 즐거운 일만 일어나길 바랄게.
카페 게시글
메일 보관방
20여 년 전 이메일을 펼쳐보며 191
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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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07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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