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월요일과 화요일 이틀간 강원도로 가족여행을 다녀 왔습니다.
이 여행은 처음에 야엘이 본인의 생일을 맞아 가족여행을 하고 싶다고 해서 추진하였던 여행이었습니다.
가족과 합의하에 계획없이 주님께서 인도하시는 여행을 하겠다고 생각하고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제 마음에는 먼저 다녀오신 동역자분들의 일정이 염두안에 있었습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귀한 것들을 갖고 싶어 하는 마음이 제 마음안에 항상 내재되어 있습니다.
그것보다 주님을 따라가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말입니다.
저의 일상도 이러함을 깨닫습니다. 스스로 귀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마음이 가 있습니다.
그것이 진정 예수님 그분 한분만을 생각했던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우상인 것인지 저 조차도 헷갈립니다.)
경제적인 면도 있지만 기억에 남는 여행을 위해 이번에도 텐트에서 야영을 하기로 했습니다.
함백산 부근의 화장실과 식수대가 있는 산속 무료 야영장을 미리 봐 두었고 그곳을 찾아가 보았으나
저의 생각과 다르게 다들 여긴 아닌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1시간 반을 더 운전해서 동해안으로 갔습니다.
가까운 장호항으로 갔지만 이곳은 입소문으로 상업화가 많이 되었고
야영을 할 수 있는 캠핑장이 이미 꽉 찬 상태였습니다.
이미 6시를 훌쩍 넘은 시간이었고 빨리 텐트를 쳐야 했기 때문에 근처 해안에
캠핑할 만한 곳을 이곳저곳 찾아 보았습니다.
그러던 중에 원평 해수욕장이라는 해변을 발견했고 이 해변은 아직 야영장을 오픈하지 않아
주인장께서 1만원만 내고 야영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아무도 없는 해변에 우리가족만이 야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얼마전 갔었던 서해안과는 또 다른 깊이감이 있는 소나무 해변이었습니다.
거기에 우리식구 밖에 없어 고즈넉하고 좋았습니다.
그런데 텐트를 치고 식사준비를 하는 도중에 어두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야영장이 완비가 된 것이 아니라 주위가 어두웠기 때문에 우리가 가지고 간 작은 라이트로는
식사준비를 하기에 쉽지 않았습니다.
저는 6시간 정도 운전을 했기 때문에 많이 피곤한 상태였고 거기에 어둠이라는 갑작스런 상황에
저도 모르게 짜증을 내고 있는 저를 보게 되었습니다. 상황에 순응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생각지도 못한 다른 상황에는 또 화가 납니다. 참 저도 저를 잘 알수 없습니다.
왜 이렇게 짜증을 내는지.. 무엇이 두려운 것인지..,
어찌어찌 준비한 음식을 먹고나니 남편이 수퍼에서 마시멜로우 한봉지와 폭죽4개를 사가지고 왔습니다.
마시멜로우를 구워서 입에 넣으니 살살 녹으며 맛있었습니다.
이어서 막대폭죽에 불을 붙여 어두운 바닷가에서 작은 축제를 하듯 우리만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남편은 작은 이벤트로 가족을 기쁘게 해 주고 싶어 하는데 저는 항상 남편과 코드가 달라 남편의 마음을
알아 주지 못했고 고마움도 없었습니다.
남편의 성의를 기쁘게 받아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선물은 삶 자체에 녹아 있다는 것을 말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다른 어딘가에 숨겨져 있는 것이 아니구요..,
주님과 코드가 같게 되면 발견하게 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다음날 오전에 바닷가에 발을 담그며 아이들과 놀며 소소한 시간을 보내고 나서
10시쯤 예수원으로 출발했습니다.
해안에서 부터 굽이굽이 산길을 넘어 예수원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이었습니다.
사진으로만 보던 예수원을 직접보니 친근감이 들었고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사람의 손으로 직접 만들었다는 것이 듣던 대로 놀라웠습니다.
이곳의 모든 것이 자연과 어우러졌고 조화롭고 아름다웠습니다.
예수님의 취향을 조금 들여다 본 것 같았습니다^^
예수원의 감동을 뒤로 하고 2시가 다 되어 함백산의 '밥상머리' 식당으로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순박한 산골마을을 만날 수 있었고 밥상머리 식당을 금방 찾았습니다.
소문이 많이 났는지 월요일인데도 식당안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주문을 하고 40분정도 밖에서 기다린 후에 밥상머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듣던대로 밑반찬도 백숙도 맛있는 식당이었습니다.
(솔직히 이식당에 대해 많이 들었고 기대가 커서인지 이 또한 제게는 큰 감동이 오지 않았습니다.
감동이라는 것은 누구가 한테 들어서는 맛보기 힘든 일 같습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은 뜻밖의 만남에서 이루어 지는 일인 것 같습니다.
온전히 주님께 맡기지 못한 것을 깨닫게 됩니다..,)
배부르게 맛난 음식을 먹고 나니 시간이 어느덧 3시가 훌쩍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식당 바로 위에 있는 함백산 야생화 공원에 가고 싶다고 했고 그곳으로 이동했습니다.
(남편은 곧바로 곤돌라를 타러 갔으면 했습니다.,)
야생화 공원에서 갖가지 작은 야생화가 잡초들과 같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습니다.
꽃들이 작고 존재감이 없어 어떻게 보면 다 잡초처럼도 보였습니다.
그럴거라 생각은 했었지만 기대한 것보다 너무 소박해서 아니면 이미 사진으로 보았기 때문에
제겐 그다지 큰 감동으로 와 닿지는 않았습니다.
함백산 정상에 갈 수 있는 곤돌라를 타기 위해 하이원 리조트로 갔습니다.
동역자분들이 가셨던 오투 리조트는 몇해전 부터 곤돌라 운행을 중단했기 때문에 하이원 리조트 내의
곤돌라를 타라고 식당분이 안내해 주셨습니다.
하이원 리조트를 가는 도중에 강원랜드도 있고 유명한 리조트가 모여 있어 화려하고 대단했습니다.
복잡해서 주차요원에게 물어보니 곤돌라를 타려면 마운틴 리조트로 가라며 다시 안내해 주었습니다.
헤매다가 결국 마운틴 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탔습니다.
곤돌라 정상까지는 20분이 걸리고 중간에 마운틴 허브라는 곳에서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올라 간다고 합니다.
5시에는 내려오는 곤돌라를 타야하기 때문에 올라가기 바쁘게 내려와야 할것 같았습니다.
요일과 시간대가 그래서인지 우리말고 내려가고 있는 한팀정도만 눈에 띄었습니다.
곤돌라를 타보니 처음에는 생각보다 아찔하고 무서웠습니다.
곤돌라를 타고 아래를 내려다 보니 산 전체가 야생화 공원처럼 야생화가 만발했습니다.
만항재에 가지 않아도 정상에 올라가서 충분히 야생화 구경을 할 수 있었을 걸 그랬습니다.
남편 말대로 만항재에 가지않고 왔었다면 정상에서 보는 함백산과 야생화 구경 모두를 했었을 텐데.,
전망대는 올라가 보지도 못하고 잠시 내렸다가 둘러 보고 다시 내려 와야 했습니다.
아쉬움은 있었지만 곤돌라를 탈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됩니다.
이렇게 1박2일의 일정을 마치고 차를 운전하고 집으로 오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했습니다.
여행의 선물로 높이 날으는 독수리처럼 높이 올라 멀리 보라고 높은 산으로 초대하셨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제게는 이런 마음이 더 깊게 생각되어 집니다.
이름없는 야생화를 보며 별 감흥이 없었던 저를 생각하게 되었고
함백산 꼭대기에 가 보고 싶어하는 제 모습을 보며 나 역시 이름없이 하나님을 섬기는 그런 작은 한사람이 되기보다
하나님으로 인해 꼭대기에 오르고 싶어하는 야망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님은 항상 이름없는 작은 야생화가 되라고 하시고 작고 소소한 일상에 감사하라고 하셨습니다.
주님을 따라가다 보면서 어찌 이리 우리는 주님과 동상이몽일까 생각하게 됩니다.
주님은 어디에 계실까.... 주님을 어찌해야 가까이 뵐 수 있을까..
주님은 함백산 제일 꼭대기에 계신 것도 아닐 것이고 제일 깊은 어딘가에 계신 것도 아닐 것입니다.
........
하루하루 여행과 같은 우리의 삶을 통해 제 안에 계신 그분을 더 가까이 경험하고 그분과 더욱 친밀해 지고
주님의 마음 깊숙한 것을 알고 싶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주님께 온전히 맡기겠다고 하였지만 여전히 맡기질 못하는 저을 보게 된 여행이었습니다.
다음 여행은 꼭!! 주님께 온전히 맡기는 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가족여행을 허락하여 주신 주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아멘! 할렐루야!
첫댓글 가족분들과 함께 하시는 여행 영상이 아름다운것 같습니다.~^^ 주님께서 자매님께 가족 여행 선물을 허락하시는 것 같아요.
야생화 공원에 야생화가 만발해 있지 않아 자매님의 말씀처럼 잡초밭처럼 보이네요^^ 기대와 전혀 다른 인도하심에서도 당황하거나 불평하지 않는 것~ 우리의 인생 여정을 통하여 훈련받는 지점이지요~~
아빠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참 잘 놀아주시네요~^^ 짧은 일정 속에서도 좋은 코스로 잘 다녀오셨네요~ 항상 여행은 기대와 다른 일들이 벌어져요~ 좋은 일이든 나쁜일이든 말이예요~ 근데 저 역시 여행에선 좋은 일만 있었음 하는 기대와 욕심이 작용하는 것 같아요..^^;; 자매님 말씀처럼 평범한 일상의 삶을 여행으로 여기고 거기서부터 즐길 줄 안다면 어느곳에 가서든 어떠한 일을 만나던 즐거울 수 있겠네요~!! 좋은 글 ,영상 잘 보았어요~!